초밥이 먹고 싶다고

 

 

 

 

 

 

 

 

 

새해 시작부터 감기로 입맛도 잃고 오늘은 겨우 일어나 그나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는데

어제는 정말 머리도 너무 아프고 정신도 없고 밥맛도 없고 저녁엔 된장국이 먹고 싶어

전에 사다 놓은 냉이를 넣고 콩나물과 바지락 두부를 넣고 된장국을 끓였는데 맛도 도대체 모르겠고

중요한것은 된장냄새도 된장맛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저 밥한술 말아 후루룩 후루룩 흡입하듯

먹고는 오한이 나서 약을 먹고 누워 있었다.아침에 일어나보니 입술은 또 부르트고 몰골은

정말 몇날 며칠을 앓아 누웠다 잃어난 사람같다. 갑자기 이렇게 맛이갈 수 있나...

옆지기가 정말 못봐주겠단다. 목소리까지 나오지 않으니...

 

그런데 옆지기가 어제 저녁을 먹으며 '내일은 회식을 옆집 아저씨네 일식집으로 가..' 라고 한다.

갑자기 옆집 아저씨네 가게 이야기를 하니 초밥이 먹고 싶다. 새우튀김도 먹고 싶다.

바싹한 새우튀김과 초밥을 먹고 나면 기운이 날 듯 하다. 큰놈도 몹시 가고 싶어 하는 곳이고

먹고 싶어하는 곳이라 몇 번을 가자고 조르고 있는데 옆지기만 혼자가고..

저녁을 먹기 전, 옆지기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 옆집아저씨네 초밥 사다주지 않으면 굶을거야..'

무슨 최후통첩을 하듯 옆지기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다.그러다 퇴근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

전화가 왔다. '밥 먹었어 안먹었어.. 그러면 내가 택배로 보낼께..아니 내가 가지고 갈까..'

택배는 옆집의 시집간 딸이 잠깐 왔는데 그언니에게 보낸다는 것이고 자신이 가져오겠다는 것은

2차를 가지전에 택시를 타고 오게 오겠다는 것이다. 술도 마셨는데 말도 안된다. 거리도 있고..

어떻게 하려나 하고 있는데 한참후에 현관벨이 울리고 옆집 언니가 택배(?)를 가져왔다.

초밥에 된장국을 넣어 보내신 것이다. 그것도 공짜로.. 큰딸이 와 있다니 큰딸주라며 보내주셨다는데

고마워서 난 얼른 옆집언니에게 줄 애기들 책을 골라 주었다. 애기들 데리고 오면 가끔 책을 챙겨

주었더니 고맙다고 하는 언니,실은 동생이지만 언니라고 부른다. 내가 더 고마운데...

 

큰딸과 난 저녁을 먹었는데도 초밥앞에서 한참을 디카를 들이밀다가 초밥에 젓가락을 가져갔다.

맛있다. 간장이 안들어 있어 간장을 만들었다. 배가 부른데도 들어가는 초밥,살을 뺀다는 큰딸은

'어우..어우... 이래도 되는거야..' 하며 몇 개 집어 먹다가 젓가락을 놓았다.

나도 물론 마구마구 맛을 보았다. 맛을 모르겠지만 암튼 코로 확 밀치고 들어오는 매운내, 초밥이다.

그렇게 초밥을 먹고 오늘 하루종일 함께 한 연잎차를 마시고... 아고 너무 먹었다. 배가 부르다.

정말 미쵸 미쵸..먹고 기운낸다는 것이 아니라 먹고 배가 부르니..나머지 두팩은 내일 먹을 것으로

잘 두었다. 날이 추우니 망정이지.. 보조주방에 잘 두었는데 아침에 맛이 괜찮으려는지.

암튼 초밥을 먹었으니 감기가 뚝...떨어져 나가겠지. 친구들도 전화 목소리를 듣고는,

'너 자고 일어났구나... 목소리가 잔 목소리인데..' '아니 감기가 심하게 걸렸거든..'

왠 감기냐는 친구들..시골에 갔다 온 날부터 갑자기 으슬으슬 하더니 갑자기 심해진 감기,

한해 액땜인듯 입술까지 부르트고 정말 새해 시작부터 난리다.내일은 좀 덜하겠지.

내일은 날도 춥다는데 큰딸과 시내를 두루두루 돌아다녀야 할 듯 하다. 나갈 수 있을까.

 

2012.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RINY 2012-01-04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푸짐하게도 포장해서 보내셨네요! 부럽습니다.

서란 2012-01-05 12:36   좋아요 0 | URL
넘 많이 보내주셨어요..그것도 공짜에 직접 택배까지~~ㅋㅋ
이웃을 잘만나야해요..옆집이 바로 일식집이라 서로 도움을 주고 이런 횡재까지~
가끔 정말 좋아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