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1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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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도 반려견을 십여년이 넘게 키우고 있기에 이 책의 웹툰및 에세이는 정말 100%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올 사월에는 11년동안 키웠던 치와와 '호야'가 갑자기 죽었다. 호야는 작은오빠가 새끼를 내서 언니에게 언니가 새끼를 내서 우리집으로 첫 해에 한마리를 가져온 것이 '호야' 였고 그다음에 암컷이 태어나 또 가져온 것이 지금도 십여년 살고 있는 '여시' 다.아기때부터 아니 그 어미의 어미부터 모두 알고 있고 녀석들의 어미 또한 지금도 건강한 상태는 아니지만 15동안 살고 있어 남들보다는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지난해에는 여시가 갑자기 위급상황이 왔다. 무얼 주워 먹었는지 몸 안에 염분의 농도가 맞지 않았던지 흉수가 가득 찼다. 처음엔 그 이유도 몰랐다. 물을 마시며 목 아래 물주머니처럼 철렁철렁 하게 물이 고여 있는데 여시가 점점 숨을 못 쉬고 죽으려 하여 24시동물병원에 데리고 갔더니만 '식도천공' 인 듯 하단다. 몸무게 1kg인데 거대한 링거병을 달고 작은 발에 작은 주사기를 꽂고 녀석은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는지 그 아픈중에도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몹시도 불안하고 싫어하며 울부짖던 녀석,하지만 나아진 것은 없고 내가 사는 곳에서 고칠 수 없고 긴급상황이라고 하고 서울의 커다란 동물병원으로 급하게 가게 되었고 흉수가 가득차고 심장이 좋지 않다는 결과가 나와 흉수를 주사기로 두개나 제거를 했다. 그래도 가망이 없이 축 늘어져 있던 녀석,병원비가 장난이 아니라 4일 입원후에 집으로 데리고 왔지만 남편은 거금의 병원비에 난리였지만 십여년 함께하며 내게 준 것을 생각하면 그정도는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날밤을 새며 한달여 간호한 끝에 건강하게 되었다.

그때만 생각하면 정말 아찔한데 그 후 갑자기 호야가 호흡곤란을 겪다가 갑작스럽게 숨을 먹었다. 그때도 살려 보겠다고 인공호흡까지 했지만 저녁 10시경부터 갑자기 시작된 호흡곤란은 새벽녁에서 마침표를 찍으며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 마지막 순간에 병원에 데리고 가서 겨우 산소기에 숨을 의지하고 있으면서 엄마를 바라보는 애타는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녀석 또한 심장과 폐가 좋지 않았던가 보다.하지만 미리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저 잘 먹고 잘 놀기에 괜찮을 줄 알았는데 11년 생을 급하게 마감한 녀석이 남기고간 빈자리는 말할 수 없이 컸다. 한동안 녀석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기도 하고 여시는 호야를 찾아서 집안을 돌아다니기도 하고,그런 녀석을 보면 불쌍하기도 하고 혼자 있지 않으려고 떨어지지 않는 녀석을 보면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할 때가 있었다.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정말 어린애를 하나 키우는 것과 같다. 먹이고 오물치우고 목욕시키고 아프면 보험이 안되는 병원비 앞에서 난감할 때가 있다. 그럴 경우에 포기를 하는 사람도 있고 거금의 병원비에도 치료를 해보는 사람들도 있다. 함께 하는 시간동안 사람이 채울 수 없는 빈 공간을 녀석들이 채운것을 생각하면 정말 잔잔한 이야기거리가 많다. 하지만 동물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 그런 사람일수록 한번 꼭 키워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생명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우리게에 주는지,함부로 할 수 없음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작가 또한 15년이나 된 늙은 개와 어린 고양이을 키우고 있다. 그들이 자신의 품으로 오기까지의 이야기며 한가족이 되면서 가족에게 안겨준 잔잔한 감동들이 내가 반려견을 키우며 느꼈던 사소한 것들이 모두 담겨 있는 듯 하여 미소를 지으며 읽었다.정말 꾸밈없고 선한 녀석들의 눈을 볼 수 있는 사람이면 동물확대를 하지 못할 것이다.

식구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제일 먼저 반기는 것도 반려견이다. 나가는 길이 현관에서 꼬리를 흔들고 올 시간이 지났는데 오지 않을 때는 현관앞을 얼마나 서성이며 기다리는지,어느 날은 현관앞 욕실매트에 앉아 있다가 누워서 기다린다. 밖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모르겠지만 가족을 기다리는 그 사소함마져 얼마나 큰 감동인지.키워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주인들의 발자국 소리는 모두 알아 듣고 짖지 않는데 다른 사람들의 발소리가 나면 짖는다.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그렇게 알아 듣는지. 우리집 또한 십여년이 넘게 키우다보니 '동물' 아닌 '영물' 이 되어 서로의 감정을 모두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녀석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기분이 나쁘거나 삐지면 금세 표시가 난다. 기분이 좋으면 온집안을 돌아 다니며 얼마나 또 꼬리를 흔들어대는지 그 사소함이 없었다면 가족간의 대화도 덜 했을 것이다. 하지만 반려견으로 인해 가족간의 대화거리도 더 생기고 집안에서도 분위기메이커로 한자리 톡톡이 차지한다. 그런 녀석들의 사소함이 모두 글과 그림속에 담겨 있다. 십여년을 함께 키웠다면 동물이 아니라 '가족' 이다. 그리고 반려동물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적어도 동물을 키울 자격조건이 갖추어지는 듯 하다.중간에 어떠한 이유로 녀석들을 버린 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인 듯 하다.

작가가 반려동물을 키우며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세상을 보고 경험한 듯 하다.식물 하나를 키우면서도 모든 정성을 주다 새롭게 커나가는 하루 하루가 이채로운데 사람으로 말하면 탄생에서 죽음까지 경험하게 되는 15년이란 세월을 동물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희로애락 모두를 경험하고 생사까지 경험하는 그야말로 인생의 길을 보는 것과 같은 경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도 나이가 들어가면 하나 하나 그 기능이 떨어지듯이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눈이 보이지 않게 되거나 귀가 들이지 않게 되거나 성인병이 오거나 다리를 못 쓰게 되거나,그것이 사람보다는 더 빠른 시간이라는 것이,사람보다 더 빠른 시간을 앞서서 보내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더해져 키우던 동물을 보내고 나면 우울증 또한 깊어진다고 하는데 한번씩 키웠던 사람들은 그 '정' 이 무서워서 다시는 못 키울것 같다고 흔히들 말한다. 늙은개가 귀가 들리지 않는다고 하니 점점 다른 기능들도 잃어갈텐데 세월을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여야하겠지만 녀석이 가고 없다면 그 빈자리 또한 클 듯 하다. 우리집 개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단숨에 읽어버린 이야기지만 잔잔한 감동과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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