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청춘, 시속 370㎞ - 제9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72
이송현 지음 / 사계절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고 했다. 비상하고자 하는 꿈을 간직한 날개, 동준의 날개에는 어떤 꿈이 담겨 있고 응사로 거듭난 매잡이 아버지에게는 어떤 꿈의 날개가 있을까? 돈벌이도 안되는 응사로 잘 다니던 회사도 때려 치고 매잡이 응사로 거듭난 아버지,그런 아버지 덕에 370km로 날아 오르지는 못해도 그 속도와 버금갈 정도로 급속도로 가정의 경제가 곤두박질 치고 있어 엄나는 우리 곁을 떠났다. 돌아 오지 않을 것이라 하고는 용인의 친구분이 하는 식당으로 일을 하러 갔다. 그래도 아버지는 응사로의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더욱 응사일에 매달린다. 조금만 더 하면 세계인류무형유산에 등재를 할 수 있다며 전통고수자로 받는 월 70만원, 매사료값도 되지 않은 정부보조금을 받아 가며 가정이 허물어지는 것도 모르고 아니 나 동준의 한 인생이 급하강 하는 것도 모르고 매잡이 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나 동준은 청춘사업에도 바쁘고 아버지를 닮아서일까 '스피드' 에 빠져 있다. 만리장성의 배달꾼 안중근형의 오토바이를 겨우 마련한 용돈을 주면서 얻어 타면서 무엇에서도 느끼지 못하는 스피드에 빠져 희열을 느끼고 있다. 그런면에서 아버지와 난 닮은 것일까? 피는 땡기는 것일까? 나와 아버지가 즐기는 스피드는 다른 것이다.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로드스타는 아니어도 그 비스구리한 중고오토바이 하나를 장만하는게 꿈이라면 꿈이다. 하지만 지금은 겨우 중근이 형의 오토바이를 얻어 타면서 그 기분을 만끽하고 있는데 기회가 왔다. 아버지 밑에서 매잡이 일을 배우던 형이 일을 그만두고 자신이 아버지 일을 배우겠다고 나서는 동준,그래 겨울방학동안 새대가리와 함께 하면 중고오토바이는 내 손에 들어오겠지 라고 생각하며 그토록 싫어하던 새대가리의 똥을 치우고 함께 하는 일을 하게 된다.

아무리 짐슴이라도 자시늘 좋아하지 않은 사람은 알아 보는 것이다. 늘 새대가리라고 놀려서일까 말보로에서 이름을 따온 보로녀석이 자신의 왼팔에 근사하게 앉이 않는다. 쉬울 줄 알았던 일이,아니 아버지가 하던 일이 별일 아니라고 여겼는데 점점 함께 하고 하다보니 빠져들게 된다. 자신이 마음의 문을 여니 맹금류이지만 자신과 통한 것일까,아니면 타고난 자질 때문일까 보로 녀석과 하나가 된 듯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부터 무언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그리고 자신의 전부라 여겼던 여자 친구의 비밀도 알게 되고 자신을 뺀 모든 이들의 삶이 행복할 것이라 여겼는데 절친인 똠양꿍을 보아도 엄마가 필리핀 이라는 이유로 그 또한 정착하지 못하고 부유한다.그런가 하면 나예리 또한 새아빠라는 이유로 자신을 타인에게 자신의 마음의 문을 제대로 열지를 못하고 부담스러워 한다. 그렇다면 나 동준은 어떤가 매잡이 아버지 밑에서 비록 기울어 가는 가세이지만 행복한 것일까? 생일날에 미역국도 제대로 얻어 먹지도 못하면서.

아버지를 닮아 가고 싶지 않았는데 맹금류인 보로와 함께 하다보니 자신 또한 아버지를 닮아 가고 있음을 느끼고 그 속에서 희열을 느끼는 동준을 보고 한사람도 아닌 아들까지 매에 빼앗기는 위기감을 느낀느 엄마, 이혼을 하겠다고 하지만 동준은 엄마와 아버지가 이혼을 안하길 이대로의 가정이라도 지켜지길 원한다. 아버지와 우여곡절 끝에 겨울에 있는 매시연회를 근사하게 치루면서 한 뼘 더 성장하고 성숙한 삶을 보게 된 동준은 새로운 인생관과 세상을 보는 매의 눈처럼 냉철함과 날카로움 그리고 창공에서 세상을 바라보듯 좀더 폭 넓은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처럼 누구도 알아주지 않은 전통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누군가는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을 느끼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동준은 그야말로 이제야 '존재하는 것에는 날개' 가 있듯 비상할 수 있는 눈과 힘과 지혜를 가지게 된다.

돈벌이도 안되는 매잡이 아버지와 사춘기의 아들,잘 버무려지지 않을 것 같으면서 그들은 '스피트' 와 '전통' 으로 잘 버무려져 한 발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간다.전통을 지키려 가정이 위기에 맞았을 때 과연 어른들이 어떻게 대처할까? 했는데 어느 가정이나 아버지보다는 '엄마' 의 목소리가 크면 이긴다. 위태위태한 가정도 지켜 나가면서 그런가하면 청소년들의 이야기들이 버무려져 한참 가정을 핑계로 혹은 다른 이유로 아웃사이더가 되려는 친구들이 힘든 시기를 서로의 힘으로 잘 이겨내는 것을 보면서 부모도 필요하지만 친구가 그 시기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늘 서로의 힘이 되어주는 똠양꿍과 똥준, 서로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친구인 그들이 '매' 라는 맹금류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고 세상을 향해 날아오를 수 있는 '날개'를 가지게 된다. 자신이 비상할 수 있는 날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날아보려고 파닥여보지 않는다면 그건 정말 큰 불행인 것이다. 인생이나 공부나 연애나 모든 것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성장해 나가게 되고 그 안에 자신만의 비상법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동준이 보로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처음에 포기를 했다면 영원히 자신은 응사로 거듭나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보로가 새똥을 자신에게 떨어 뜨리던 자신은 먹지도 못하는 소고기를 날마다 먹던 보로와 함께 하면서 매의 마음도 읽고 자신의 마음도 성장시켜 나가게 됨으로 하여 시행착오중에 '비상' 할 수 있는 길을 보게 된 것이다.

'매가 사냥할 때의 속도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고.최고 시속 370킬로미터로 하강하며 꿩이나 토끼를 낚아채는 모습 앞에선 그 어떤 스피드 스포츠도 명함을 못 내밀 거라고 말이다.하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시속 370킬로미터 따윈 관심 없다.' 관심이 없었을까,그래도 좋다. 자신이 보아온 환경은 어쩔 수 없는 것, 응사로 갖추어야 할 것들은 이미 배우고 몸에 익혀 왔는지 모른다. 아버지의 삶을 보아 왔기에 자신은 훗날 아버지와 같은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다는 것을 느꼈기에 그는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것이다. '매의 눈동자를 바라볼 때, 나는 아버지의 가슴이 어떻게 뛰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해맑은 눈동자로 매의 눈동자를, 전신을 훑어보는 아버지, 매와 평생을 함께 살고 싶다고, 그 꿈을 지키고 싶다던 아버지, 지금도 꿈을 먹고 살며 비록 출세는 못했지만 성공한 인생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 아버지 인생 성공하셨어요.' 아버지와 함께 하며 비록 가정은 돌보지 못했지만 '응사로의 전통고수' 로는 아버지가 성공한 삶을 살고 있음을 깨닫는 동준, '창공을 나는 나의 보로는 열일곱 나의 추억이며 아버지의 또 다른 이름이며 아버지의 전통이며 내 청춘의 새로운 이름이다.' 무엇엔가 미칠 수 있는 것이 청춘인 듯 하다. 자신은 그저 스피드와 바이크에 미쳐 있었다면 아버지는 그것을 넘어 '전통' 을 지켜려고 했던 단단한 분이시다. 어디에도 흔들리지 않고. 그런 아버지에게서 삶의 단단한 뿌리를 보게 된 동준의 비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비록 겨울까지만 아버지와 함께 이고 새로운 계절부터는 엄마와 함께 이지만 이 삶도 싫지 않다.

요즘 청소년들은 부모는 자신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는 '도깨비방망이' 쯤으로 안다. 배고픔을 모르고 자라났고 또 그런 시대에 살고 있기에 남보다 못한 것을 이해하지도 받아 들이려고도 하지 못한다. 그런면에서 동준은 의젓하다. 매는 더 높이 비상하지만 자신들의 삶은 그럴수록 곤두박질쳐도 불평하지 않고 받아 들인다. 아니 이 가정이 깨지는 것만 막고 싶다. 왜, 전통을 지키려는 아버지도 이해를 했고 가정을 지키고자 하는 엄마의 입장도 이해를 하기 때문이다. 두사람 사이에서 자신 또한 한가정의 소속임을 느끼고 어느 한 쪽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이해하며 합심해 보려 노력하는 사춘기 청소년 동준, 어린 듯 하면서도 제법 어른스럽다. 자신이 설 자리를 제대로 알고 좌절하지 않고 비상할 수 있는 꿈을 간직한 든든한 아들고 거듭남이 대견하다. 동준이 내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이며 함께 고난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것 같아 그들이 날아 오르려는 세상은 더 넓고 청명하기를 그리고 꼭 비상하길 바래본다.목표를 정해 놓고 좌절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보로가 그의 왼팔에 앉았던 것처럼 피가 뜨거워지는 그 순간을 언젠가는 느끼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