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체 (반양장) -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64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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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몸만 부쩍 성장을 하는 콩나물처럼 너무 키가 커서 비실비실이다. 아니 정신적인 면이 함께 따라주지 못하여 몸은 어른이면서 생각이나 행동은 애인 청소년들이 많다.거기에 사회는 외모지상주의로 성형이 일반화되어 남보다 조금만 못하면 모든 면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치부되고 있다.그런 속에서 아이들은 외모에 대한 집착도 강하고 키에 대한 집착도 강하다. 하지만 모두가 클 수 없고 모두가 완벽한 훈남 훈녀일 수는 없다. 개인마다 모두 다른 '개성' 이 있고 그 개성이 중시되어야 하는데 개성이나 개인의 능력보다 외모가 중시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렇다면 사회의 통념에 속하는 군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그것이 한참 성장하는 성장기의 청소년이라면 어떨까? 그들이 '난장이' 아니 '난쏘공' 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라야 한다면 마음의 상처가 몹시 클 것이다. 여기 그런 쌍둥이 합과 체가 있다. 그들의 아버지는 난장이다.그 한마디가 가슴에 콱 박힌다.

처음엔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앙 올린 작은 공' 에 대한 오마주일까 했는데 읽다보니 약간은 빌려 왔다고 할 수 있겠지만 엄연한 성장소설이다.자신의 외모에 대하여 그것도 제일 민감한 키에 대하여 아버지와 자신들에게 멍에처럼 씌어진 것에 대한 이야기이니 다소 무거울까 했는데 유쾌하고 통쾌하고 마지막엔 감동까지 선사하니 재밋게 읽을 수 있는,아니 합과 체가 정말 합체가 되어 성장통을 잘 이겨내는 이야기를 따라 가다면 그 속에 우리네 이야기가 있고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웃으면서 가슴 한 켠이 쓰리고 아프다. 가끔 딸들이 자신의 외모에 대하여 키에 대하여 민감한 이야기를 할 때가 '지금' 이기에 더욱 와 닿는다. 왜 자신들은 완벽하게 되고 싶지 않을까.하지만 그게 어디 자신들의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생긴대로 사는 세상에 플러스 되는 세상이니 합과 체가 느낀 가슴의 바윗돌 같은 무게감을 함께 느껴며 읽게 된다.

합과 체의 아버지는 난장이다. 아버지가 어떻게 유랑단을 쫒아 다니며 일을 하게 되었는지 그런 아버지가 미인이라 마찬가지인 엄마를 어떻게 만났는지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합과 체 또한 유전적인 이유로 더이상 키가 크지 않을 것이라 한다. 그렇다면 늘 1,2번을 도맡아 하는 그들에겐 영원한 1번이어야 할까? 무슨 다른 '비기' 같은 것이 없을까? 그나마 다행히 합은 공부를 잘하지만 체는 그와 반대이니 늘 눈에 들어오는 쌍둥이들이다. 그런 그들이 우연하게 약수터에서 도사님을 만나 계룡산에 여름방학동안 들어가 훈련을 하게 된다. 둘이서.자연속에서 둘의 노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고 훈련하고 이겨내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점점 형제는 와해되어 가고 급기야 사람이 되기를 포기한 호랑이처럼 굴을 뛰쳐 나오듯 33일을 채우라는 말을 듣지 않고 24일을 버티다 집으로 컴백홈, 하지만 달라졌을까.아니다 키는 그대로이다. 그렇다면 '비기'라는 것은 있었을까.

합과 체는 계룡산생활동안 자신들은 느끼지 못했지만 스스로 강해졌다는 것을 모른다. 그러다 개학 후 체육시간 농구시합네서 둘의 단결된 힘과 강인한 체력이 드러나게 된다.그리고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쑥 컸다는 것을 체육선생님이 지적을 해준다. 왜 자신들은 자신들이 성장했음을 몰랐을까? 그것은 합과 체에겐 '단신' 이라는 것은 아버지가 난장이였기에 완벽한 단점이었다. 하지만 계룡산생활은 단점을 벗아날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을 키울 수 있는 밑바탕이 되는 생활을 했기에 어쩌면 그들은 몸도 마음도 성장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의 단점을 이겨내기 위하여 열심히 하다보니 그것이 장점'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처음부터 모두를 가지고 있었다면 그만큼 노력을 덜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모자라기 때문에 남보다 더 노력하게 되기 때문에 남보다 더 뛰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이 장점이 될 수 있는,난장이면 어떤가,' 합,체, 니들은 아버지가 가지고 노는 이런 공 말고,너희들의 공을 찾아야 해. 너희만의 진짜 공.' 아버지가 난장이라고 자식들을 아버지처럼 키웠다면 그들은 아버지와 똑같은 삶을 물려 받거나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남들이 난장이라고 놀려도 한번도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자신만의 공을 굴리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던 아버지는 합과 체는 자신들에게 맞는 공을 찾기를 원했다.

'누구 하나 제 모습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없는 법이니라.문제는 다른 사람이 널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라 네가 너 자신을 어떻게 보느냐,그거 아니더냐?' 라는 할아버지의 말처럼 하느님조차 완벽할 수 없다고 보는 할아버지는 체에게 용기를 준다. 겉모습이 아닌 자신감을 가지고 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가지려면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들이 그 밑바탕을 만들어 주기 위하여 할아버지는 비기가 있다는 말로 그들이 계룡산생활을 하러 떠나라고 한다. 현재 자신이 있던 위치에거 조금 벗어나 보면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볼 수도 있고 찾을 수도 있다. 그 방법을 제시해 주는 할아버지는 진짜 도사인지도 모른다. 조금은 황당함 아닌가 했지만 그속에서 스스로 깨우쳐 나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는 할아버지의 방법이야 말로 비기중에 비기이다. 꼴찌에게 박수가 아닌 합체에게 박수를 보낸다. 키도 분명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중요한 요인이 되겠지만 작다고 하여 늘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작은 것이 더 강점이 될 수 도 있을 때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과 생각 그리고 자신감이다. 한 뼘 키가 자란 만큼 마음도 정신도 성장한 합체,그들의 꿈은 이제부터 별이 되기 위해 날아 오르기 시작했으니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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