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림의 옛 그림과 뛰노는 동시 놀이터 신현림 동시 놀이터
신현림 글.그림 / 살림어린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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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듣고 그림을 그린다거나 글을 써 본 다거나 하는 것으로 창의력을 키워 나가는 수업을 본 적이 있다. 아니 아이들에게 그렇게 해주면 정말 좋다고 하여 나도 아이들이 어릴적에 클래식을 틀어 주고 생각나는 것을 말해 보게 하기도 하고 자주 음악을 들려 주곤 했다.그래서였는지 음악에 대한 감각이 조금 남달랐다. 그렇다면 그림을 보고 글을 써 본다면 어떨까? 그것도 동시를 말이다. 시가 어렵다고 할 것이 아니라 그냥 그림을 보고 느낀 것을 글을 쓰듯 써 보면 된다. 그런데 그것이 다른 그림이 아니라 해학과 풍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우리 '옛그림' 이라면 어떨까.


시인 신현림,그녀는 오래전에 그녀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티비 프로를 보고는 <해질녁에 아픈 사람> 을 읽어 봤다.늘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사진에 담던 그녀,그리고 포토에세이를 써서 자신의 내면을 표현했던 그녀가 이런 모습으로 나오니 새삼스럽지도 않다. 그녀라면 능히 해낼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생 딸을 둔 그녀, 딸아이의 눈높이에서 때론 어른의 눈높이에서 그림을 보며 써낸 동시는 읽다보니 기발하다고 해야 하나,남이 하기전에 먼저 생각해 낸다는 것이 대견하다.


옛그림 들로는 강희안의 <고사관수도> 심사정의 <하마선인도> 이암의 <모견도> 김홍도의 <서당> <씨름> 신윤복의 <단오도> <미인도> 등 조선시대 그림들이 등장을 했다. 우린 그저 그림의 제목과 그림풀이에만 관심을 기울였지 이렇게 동시를 쓸 생각을 못했으니 읽다보면 재밌기도 하고 미소를 짓게 되기도 하고 그림을 이렇게 쉽게 풀어 쓸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르듯이 '옛그림' 을 보는 눈이 모두 다를 수 있다.그것도 조선시대도 아니고 세상이 한참 변한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그림에 대한 풀이나 해석보다는 이런 방법이 더 쉽고 가깝게 다가가는 방법이 될 수도 있겠다.


강희안의 <고사관수도>를 보고는, 숨기 좋은 곳을 찾다가 - 방에서도 졸려/ 학교에서도 졸려/ 온종일 졸리고 졸려// 엄마 잔소리에/ 머리가 찰흙 뭉치같이 부들부들/ 팔다리가 후들후들// 숨기에 좋은 곳을 찾다가/ 그나마 물가에 엎드리니/ 마음이 편안해지네/ 향기로운 산 공기에/ 엄청 기분이 좋네// 바위 위에서 여유롭게 엎드려 물을 바라보는 모습을 이렇게 표현해 놓았다.그림의 뜻이야 다르지만 이렇게 써 놓으니 그 또한 그런것 같다.


이암의 <모견도> 어미개가 새끼를 품고 있는 모습이 참 한가롭고 여유있어 보인다.포근하게 엄마품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젖을 찾기도 하는 그림은, 나도 강아지면 좋겠어 - 나도 강아지면 좋겠어// 숙제도 시험도 없이/ 아무 걱정도 없이/ 따사로운 엄마 등에 폴짝 뛰어들어/ 복슬복슬한 털에 묻혀/ 잠만 자고 얼마나 좋을까? 보슬보슬 비 내리듯/ 부슬부슬 오는 잠 속에/ 파묻히고 싶어// 새끼들만 어미 품을 찾아들까? 정말 어른들도 힘들면 부모의 품을 그리워 한다. 숙제 걱정도 없고 아무 근심이 없어 보이는 새끼 강아지들,그런 강아지들의 여롭고 한가로움이 무척 부러운듯 한 표현이다.이런 그림 하나를 제시하고 아이들에게 동시를 써보라고 하면 각양각색의 글이 나올 듯 하다. 아이들의 정신세계는 어른들 보다 더 창의성이 있으니 재밌는 글들이 많이 나올 듯 하다.


옛그림들과 동시가 있다면 뒷부분에는 조선시대 대표 회화 이야기가 나온다. 본격적인 그림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앞부분에서 창의력을 키웠다면 이젠 정말 그림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교과서에 나오는 옛 그림들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그림을 보고 내 마음을 표현했다면 그 그림이 갖는 시대적이나 그외 이야기들을 한번씩 읽으며 그림과 다시 한번 눈도장을 찍을 수 있다.디저털 시대 아이들에게 우리 옛 그림이 아나로그 식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며 어른들에게는 상상력의 폭을 좀더 넓혀주지 않았나싶다.참 신선한 발상이었다고 본다.그녀의 톡톡 튀는 삶이 이 책에 많이 녹아나지 않았나 싶고 아이의 눈높이서 본다면 창의적인 일들이 무긍무진함을 나태내 주는 책이었다.

<이미지 저작권은 출판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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