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 손미나의 로드 무비 fiction
손미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그녀의 전작인 번역서 <엄마에게 가는 길>에서부터 <스페인 너는 자유다> <태양의 여행자> <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 를 읽으며 그녀 혹시 여행작가가 아닌 진짜 작가로 전역하는 것은 아닌가 했는데 정말 맞았다. 첫 장편소설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는 그의 전작들을 읽은 독자라면 그녀의 여정이 고스란히 소설 속에 녹아나 있다는 것을 알것이다. 커피와 탱고에 남다른 액착을 보였는데 이 소설에 녹아나 있고 스페인및 그녀가 여행하였던 곳들은 이 소설속에 멋지게 부활하여 꼭 여행소설을 읽는 기분도 든다. 그렇다고 로맨스만 있는 소설일까 아니다 추리소설격이기도 하다. 그림에 대한 남다른 박식함을 드너랬으니 예술소설도 한 몫을 한다.그렇다면 그녀의 첫 장편소설은 너무도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보며 합격점,아니 그녀는 어디에 이런 끼를 감추고 있었는지 김탁환님의 말처럼 '어떻게 하면 소설가가 될 수 있어요?' 했던 그녀 '이 여잔 소설가가 될 수밖에 없는 영혼이었어' 라는 말이 딱이다.아나운서에서 여행작가로 그리고 아젠 완전한 작가로 변신한 그녀의 꿈, 도대체 그 끝은 어딘인지 어디에 그 많은 열정이 숨어 있는 것인지 알고싶다.

작가가 되고 싶은 장미 7년간 꿈을 키워 오고 있지만 대필작가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물리칠 수 없는 '미끼' 가 걸려 들었다. 이작품을 끝내면 그녀의 작품을 출간하겠다는 것,그렇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이 일을 성사시켜야지.그렇게 하여 하게 된 '최정희 화가의 자서전 대필' 최정희 그녀는 아버지가 대기업 총수이며 그녀는 파리에서 그림 공부를 한 화가이다.그런데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여 일년전에 죽었다. 그런데 그녀에겐 파리의 애인 '테오' 가 있었다. 둘은 어떤 사랑을 나누었을까? 장미 그녀의 임무는 그들의 사랑을 따라가 보는 것이다. 알려지지 않은 최정희,레아와 테오의 사랑을 찾아 멋지게 대필작가로 성공하고 그녀의 작품을 내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삐그덕이다. 리옹역 트랑블루에서 시간이 남아 지체하며 디저트도 먹고 지체하다가가 아뿔싸 가방이 바뀌고 말았다. 자신의 운명이 담긴 레아에 대한 자료가 담긴 가방이 바뀐 것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방을 열어 간신히 가방 주인에 대한 단서를 잡고 그가 의사라는 것과 사는 곳을 알게 되고 그의 집으로 찾아가는 장미,하지만 자신의 가방은 이미 다른 곳으로 보내진 뒤란다. 어쩌란 말인가.책임을 느낀 의사 로베르는 함께 가방을 찾아 주겠다며 그녀의 여행에 동행을 하게 된다. 한편 테오는 자신의 꿈을 찾아 파리에 와 밑바닥 생활을 하며 꿈을 키운다. 그러다 레아를 만나게 되고 둘은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된다. 나이차와 문화적 차이가 있었지만 열렬히 사랑했던 그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소설은 레아와 테오의 사랑과 로베르와 장미의 사랑으로 이어져 있다. 네사람이 엮어내는 인생과 사랑 그리고 꿈을 찾아 가는 열정, 그들은 어찌보면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다. 꿈을 가지고 있지만 부모님들은 다른 길을 원한다. 레아 역시나 사업에만 딸의 모든 것을 이용하려는 아버지, 로베르 역시나 자신의 뚯과는 다르게 선택하게 된 '의사' 였지만 아프리카에서 회의에 빠졌다가 장미를 보고는 확실하게 자신의 꿈을 굳힌다. 테오 역시나 아버지의 뜻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꿈을 좇아 파리에 왔다가 레아도 만나고 꿈도 이루게 된다. 레아와 테오의 사랑의 여정을 좇아 가던 중이었던 로베르와 장미 역시나 사랑을 느끼게 된다. '파리에서는 누구나 사랑을 하고 프로방스에선 누구나 꽃을 밟는다.' 라는 부제처럼 파리에서 젊은 연인들은 사랑을 하게 되고 '미모자' 꽃을 찾아 나섰던 그들은 꽃과 함께 사랑을 이룬다.

소설은 끝이 보이면서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사랑과 그림이 얽혀있고 아름다운 여행지들이 얽혀 있어 때론 여행서처럼 때론 예술서처럼 그리고 사랑을 꿈 꾼다면 로맨스로 읽으면 된다. 하지만 난 추리소설을 좋아해서인지 '레오와 테오' 를 찾아가는 여정이 추리소설을 읽는 기분이다. '인생의 폭풍은 원래 갑자기 몰아친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뜻밖의 사건에서 비롯되는 그런 일들은 보통의 경우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가 없어 그냥 단념하게 되는데 드물게 이겨내는 사람들이 있다구요.' 간간이 쓰인 문장들을 읽다보면 그녀가 세상에 아니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때론 자신에게도 말을 한다. ' 아가씨는 용감하니까 아마도 잘 해낼 것이오. 아, 그 악마의 이름은 '두려움' 이 라오.그럼 행운을 빌겠소. 언제나 신의 은총이 함께하기를...' 처음 소설을 쓰면서 얼마나 두려움이 컸을까, 그 두려움을 이겨내라는 스스로에게 하는 격려가 아닐까. 그리고 전작에서 탱고에 대한 애정이 두었던 것을 끌어낸다. '탱고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자세는 상대를 이해하는 겁니다.누가 되었든,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먼저 느껴보세요. 그 사람의 마음을 읽어보세요. 귀에 대고 말을 속삭이는 대신 가슴으로 대화해보세요. 온르은 아무런 동작도 배우지 않을 겁니다. 단지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추어 네 발로 함께 걷는 연습만 할 거에요.탱고는 사랑과 같아요...'

그렇다면 그녀는 이 소설에 대하여 뭐라고 하고 싶었을까? '소설이란 건 어차피 다 자전적이란 말도 있어요. 그 여자가 결국은 나일지도 모르죠. 온 세상을 다 둘러보면서 멋지게 살고 잎은데 그럴 수 없게 하는 현실의 벽은 너무 높고... 원래 백 퍼센트 창작이란 건 없다잖아요. 어딘가에서 보고 듣고 읽고 어떤 방법으로든 머릿속에 입력된 것이 어느 순간 튀어나오는 것일 뿐. 난, 어쩜 내 얘기가 하고 싶은 건지도 몰라요. 그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거고...' 그녀는 이 소설을 통해 그동안 그녀 안에 내재된 이야기들을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어쩜 이 소설을 통해 '배설' 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레아일 수도 있고 혹은 테오일수도 있고 어떤 때는 로베르일수도 있으면 혹은 작가를 꿈꾸는 장미일 수도 있는 그녀 손미나, '자네에겐 젊음, 열정,미래가 다 있잖아. 용기를 내보게.막상 걸음을 떼고 나면 두려울 것이 없는 게 인생이더군. 사랑... 참 흔한 거 같지만 정말 소중한 감정은 평생 한 번 느낄까 말까 한 거지.그런 거라면 놓치지 말게. 무슨 말인지 알지?' 그녀 어쩌면 새로운 열정과 사랑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안에 내재된 열정이 너무 많아 숨기지 못하고 배설해야 하는 그녀,'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아니라 그녀가 미모자를 아주 멋지고 아름답게 그려냈다.이 소설을 읽고나니 그녀 앞으로 쏟아낼 이야기들이 더 많을 듯 하다. 레오와 테오의 사랑을 이어주었듯이 로베르와 장미의 사랑을 이루어 주었다면 다음엔 누구일까,아니 어디에서부터 시작할까? 기대된다.'막상 걸음을 떼고 나면 두려움 것이 없는게 인생이더군' 이라는 말처럼 이제 그녀 소설에 첫 걸음을 떼었으니 이젠 그 길이 두렵지 않을 것이다. 그녀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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