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의 행복론 - 끊고斷, 버리고捨, 떠나라離
야마시타 히데코 지음, 박전열 옮김 / 행복한책장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유독 못하는 것 중에 하나가 '버리기' 이다. 우리집은 다른 집에 비해 짐이 많다. 짐이 많다는 것을 난 느끼지 못했는데 십여년 살던 아파트에서 평수를 넓혀 이사를 하려고 짐을 싸다보니 남들의 배,이삿짐센터 사장님이 놀라신다,어른들처럼 짐이 많다고.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리 많다고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른 집에 비해 지금은 더욱 많아졌다. 그 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첫째가 베란다마다 꽉꽉 들여 놓은 '화분' 이다. 처음부터 많은 것은 아니었는데 작은 것을 키우고 번식시키다보니,아니 다른 집에서는 죽던 식물이 우리집에 오면 잘 살아서인지 베란다마다 꽉 찼다. 또 한가지는 '책' 몇 년 전에는 거실이 허전했는데 책을 워낙에 좋아했는데 아이들을 키우며 잘 읽지 못하다가 아이들이 손에서 벗어나는 시기가 오면서 차츰 찾아서 읽게 되고 빠져들게 되다보니 몇 년 사이 거실을 가득 채우게 되었다. 아니 이젠 꽂차 놓을 곳도 없다. 책장이 모두 차렸다. 그래서인지 요즘 부쩍 생각하는게 '버리기' 이다.

단사리, 끊고 버리고 떠나라. 단사리란 한마디로 ' 물건을 정리하면서 자신을 발견하고, 마음속의 혼돈을 정리함으로써 인생을 쾌적하게 하는 행동 기술.' 이란다.사람마다 다 차이가 있겠지만 '물건을 정리하면서 자신을 발견하고 마음속의 혼돈을 정리함' 까지는 마음에 드는데 '인생을 쾌적하게' 는 그럴까? 라고 의심해본다. 여기엔 개인차가 따를 것 같다. 짐이 없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꽉 들어찬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인데 책을 읽다보니 잘 버리지 못하는 사람의 유형으로 '1.현실도피형 - 일이 매우 바빠 집에 있는 시간이 적고, 정리할 시간은 더더욱 없는 타입. 2.과거 집착형 - 더 이상 쓸 수 없는 과거의 유물을 껴안고 있는 타입. 3.미래 불안형 -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불안 요소에 투자하는 타입. 이란다. 읽어보니 난 <과거 집착형, 미래 불안형> 에 조금은 가까운 듯 하다. 과거에 추억이 쌓인 물건들을 잘 버리지 못하는 것을 보면 '과거 집착형' 인데 어찌보면 대부분의 물건들은 미래에 쓰임을 위해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것이 다음에 사용을 하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미래엔 더 좋은 것,아님 다른 것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 물건은 잊혀져 쌓여 한마디로 쓰레기가 된다는 것이다.

<생각 버리기 연습> 이 유행이라면 이 책은 그야말로 '집안 비우기' 라고 해야 할 만큼 집안에 안쓰는 물건들을 버리거나 치우거나 나누어 줌으로 인하여 집안에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는 것이다. 물건으로 가로 막혀 있던 기를 잘 통하게 한다는 것인데 집안에 너무 물건이 없다면 적막하거나 외롭거나 쓸쓸하게 느껴진다. 한마디로 '사람사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이 되는데 작가는 쓰지 않는 물건들이 쌓여 있는 것은 한마디로 '쓰레기장' 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하긴 그렇다. 대부분 쓰지 않는 물건들은 썩지도 않거니와 놓여 있는 그대로 세월만 보내며 먼지가 쌓여간다. 하지만 그 물건이 있던 자리르 치우며 그만큼의 사람이 행동할 수 있는 원할한 공간이 생긴다는 것이다.넓은 집도 물건들에 점령을 당해 좁아 보일 수 있고 짐이 많아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할 수 있는데 단사리를 실천하다보면 그런 큰 돈을 절약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물건이 주일까 내가 주일까를 잘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물건들은 '다음에 쓸 수 있겠지.' 아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라면 이것은 물건이 주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내가 필요한 물건인가' '나에게 꼭 있어야 하는 물건인가' 라는 주가 '나 자신' 으로 놓고 본다면 생각은 달라진다는 것이다. 물건에 지배를 받지 않고 물건에 대한 집착을 끊고 버리고 하다 보면 물건에 대한 잡념도 없어지고 모든 것에서 행복이 온다는 것이다.현대는 대량사회 물질만능사회이니 당연히 넘쳐나는 물건들 옷들 식품들로 구매욕을 부추긴다. 요즘은 마트에서 1+1 이 있어 구매욕을 더욱 불사른다. 공동구매는 또 어떠한가. 좀더 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에 구매하지 않아도 될 물건을 '싼맛에' 하며 구매하여 '다음에 입지,다음에 먹지,다음에 쓰지.' 라고 하며 구매를 할 수도 있다. 그것이 소비자를 부추기는 판매전략들인데 충동구매처럼 이끌려 가다보면 넘쳐나는 물건들로,아니 쓰지 않는 물건들로 물건의 지배속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슴이 뜨끔하기도 한다. 한번쯤 이런 경험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구매해 놓은 것들이 잘 사용이 되면 모르지만 그냥 뒤에 쌓여지게 된다면 그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옷장 뿐만이 아니라 흔히 냉장고 속 또한 먹지 않는 식품들로 넘쳐나다는 것. 아 나도 이 부분엔 공감이다. 우리집 냉장고에도 먹을 수 있는 것보다 먹지 못하는 것,아니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다음을 위하여 넣어 둔 것,쟁여 둔것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냉장고가 제대로 기능을 할까. 몇 프로는 남겨 두어야 원할한 기능을 한다는데 냉동실엔 정말 빈틈없이 넣어 두어 답답하다. 그렇다고 그것을 속 시원하게 덜어내는 것은 또 아니니 이 책을 읽으며 여러번 뜨끔 뜨끔했다. '버리지 못하는 것 이면에는 물건에 감정을 이입한 결과,자신이 버려지고 싶지 않다=버리고 싶지 않다 하는 매커니즘이 작동하는 것입니다.결국 사실은 잘 못 버리는 타입이어서가 아니라, 자기 내부의 문제인 것입니다.' 생각해 보니 맞는 이야기다. 잘 못 버리는 타입이 아니라 물건에 정말 감정이입을 시켜 냉동실에 쟁여 놓고 옷장에 쟁여 놓고 여기저기 보이건 안보이는 공간이건 쌓아 두고 있는 것은 그 물건에 감정이입을 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 책을 읽었으니 '행동' 해야 한다.

한사람을 떠나 보내고 나면 그 사람이 쓰던 물건들을 정리하다 보면 '단사리' 에 대하여 정말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지난해 연말 친정아버지를 보내 드리고 바로 집에 오자마자 아버지의 물건을 정리하여 버리게 되었다. 그냥 놓아두면 엄마가 울적해 하실 듯 해서였다. 그런데 옷장의 옷도 그렇고 신발도 그렇고 아버지는 늘 한 두벌 아니 두어개의 신발만 신으셨는데 왜 그리 입지 않고 신지 않은 것들이 많은지. 농사일에 허름한 것을 걸치셨는데 옷장에서 나온 것은 그렇지가 않았다. 신발 또한 마찬가지였다. 버리기도 태우기도 아까워 필요한 곳에 보냈는데 그 옷들에 모두 추억이 담겨 있다. 누가 사주었거나 무슨 일이 있을 때 입으시라고 사 드렸건만 아껴둔다고 아니 그냥 모셔두기만 한 것이다. 신지 않았던 새 신발과 옷, 그 모든 것을 보며 참 많은 생각을 했는데 나 또한 내 물건이 무척이나 많다. 그렇다고 그 물건들을 모두 사용하는 것은 아닌데 물건의 지배를 받고 사는 것은 아닐까 가끔 생각해본다. 이제는 과감히 버리고 정리하고 나누고 해야 할 듯 하다. 집안에 신진대사를 원할히 하고 물건이 아닌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 바꾸어 나가야 할 듯 하다. 단사리,지금도 늦지 않았다 바로 지금 실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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