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선재 스님 사찰음식 시리즈 1
선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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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보약이다' '재철음식이 보약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 다른 먹거리보다 정말 재철 재료를 찾아 먹는 것도 요즘은 어렵다. 비닐하우스에서 철을 잊게 하는 재료들이 마트에 늘 똑같이 있기에 무심코 재철음식인양 즐겨 먹게 되기도 하고 서구화된 음식문화로 인하여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 퓨전요리 그리고 외식에 길들여져 있고 채식보다는 육식을 선호하게 되니 그만큼 병 또한 늘어가고 있다. 예전에는 못 먹어서 생긴 병이라면 요즘은 너무 잘먹고 너무 먹어서 생기는 병이다. 오죽하면 '다이어트' 가 붐이겠는가.

'섭생을 잘하면 약이 따로 없다' 는 말처럼 음식으로 병을 고쳐보려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이미 화학조미료와 서구화음식에 길들여진 우리는 쉽게 먹거리나 음식을 바꾸기가 쉽지는 않다. 고기를 늘 먹던 사람이 풀이라고 하는 채소 위주의 반찬을 먹는다면 하루도 못가 우린 '밥상에 풀 밖에 없네' 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또 그렇게 말하게 되기도 한다. 질기고 거친것 보다는 부드럽고 잘 넘어 가는 것과 씁쓸하고 약이 쌉싸름한 것보다는 달콤한 것에 익수한 식문화, 하루 아침에 바꾸기가 쉬울까. 하지만 구수한 우리의 장문화와 맛깔스러운 나물반찬을 먹다 보면 잊었던 고향의 맛처럼 푹 빠져들 수 있는 것이 우리의 먹거리다.

선재스님의 이야기는 티피에서 유명해진 듯 한데 난 나물이며 그외 장류등 또한 산사를 찾는 것을 좋아하기에 선택해 보았는데 너무 좋다. 음식은 재료를 키우는 것에서부터 다듬고 씻고 요리하고 식탁에 올라 먹는 것까지 정성과 마음이 깃들어져야 한다는 것을 한번 더 새겨본다. 정성으로 준비한 음식이 더 맛있고 모두가 함께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정성스런 마음이 담기지 않은 먹거리라면 먹는 사람조차 정성스럽게 먹지 않는다. 먹는 자세 또한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다. 우리는 흔히 내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비로소 '섭생' 을 다시 생각해 본다. 내 몸에 혹은 내 병에 무엇이 좋고 나쁜가를 따지게 된다. 병이 나지 않으면 맘껏 먹고 즐긴다. 이상신호가 발견되면 바로 그 다음부터는 나도 그렇지만 좋은 것만 검색하여 그것만 찾게 되고 먹게 된다. 하지만 그 전에 좀더 신경을 쓰기란 힘들다.

'모든 사람을 부처님이라 생각하고 부처님께 지극하게 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음식을 해야만 진정한 요리사다. 여러 사람에게 요리를 해 주는 직업적인 요리사뿐만 아니라 가정주부도 마찬가지다. 음식을 할 때마다 식재료에 깃든 불성에 감사하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듯 지극한 마음으로 가족에게 음식을 만들어 줄 때 그 음식을 먹은 분들이 제 안에 깃든 부처님의 성품을 회복하게 되는 것이다.' 음식을 만드는 것도 농산물이나 그외 식재료에 관계해서도 모두가 '내 가족의 먹거리' 라고 생각하고 한다면 탈이 없을 터인데 돈에 대한 욕심이 들어가면 음식이 아닌 '독' 으로 변하는 수도 있다.식재료도 중요하지만 식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준비하는 마음 또한 얼마나 중요한지 배운다.

사찰음식은 양념을 많이 쓰지 않는다. 우리가 주로 먹는 맵고 짜고 시고 자극적인 것이 아닌 오신채를 쓰지 않기에 좀더 음식의 원재료가 갖는 풍부한 맛을 더 느낄 수 있고 영양가도 더 높은 듯 하다.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자극적으로 변하듯 음식 고유의 재료가 갖는 그 깊은 맛을 풍미하며 먹는 다면 '음식' 이 아니라 보약이 될 수 있고 먹는 즐거움을 더욱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아프고 나서야 먹는 것이 중요함을 깨우친 선재스님처럼 스님의 말씀 하나하나에는 모두가 약이 되고 득이 되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너무 넘쳐나게 채우기 보다는 '비우는 섭생' 모자람이 더 중요함을, 그리고 건강함을 깨우쳐 주고 비싸고 값진 음식이 아니라 우리 들에 산에 널려 있는 보잘것 없는 것들도 약이 되는 좋은 먹거리이고 음식의 재료임을 깨우쳐 준다. 뭐든 재철에 먹어야 영양도 풍부하고 몸에도 이로운 듯 하다.

모든 음식이 다 약이 되는 선재스님의 사찰음식 이야기는 보기 좋은 것이면서도 먹어서 내 몸에 좋은 것들이다. 밥을 먹을 때 첫 술부터 어떻게 해야 우리 몸에 좋은 지, 내 몸이 원하는 것은 왜 내 몸에 좋지 않은지 좀더 먹거리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하고 음식이 아닌 약을 먹듯 밥상 문화도 바뀌어야 함을 본다. 풍부한 양념과 소스가 주는 달콤한 맛이 좋은 것이 아니라 식재료가 갖는 원래의 깊은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요리가 그리고 자신에게 맞고 우리가 즐겼던 것을 이젠 한번쯤 뒤돌아 보게 하는 먹는 것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하는 조용조용한 이야기들이 눈길을 끈다.몇 가지는 내가 먹어 보았고 좋아하는 것들이 있어 '사찰음식 레시피' 를 유용하게 볼 듯 하다.당장 만들어 보고 싶은 음식도 있고 양배추김치는 나도 몇 번 담아 보았는데 아삭아삭 하니 정말 맛있다. 배추하고는 또 다른 맛이다. 스님과는 다르게 난 그냥 김치 담는 방법과 똑같이 했는데도 맛있었다. 다른 요리들도 해보고 싶은 것이 많다. 레시피북이나 이 책은 손이 잘 닿는 곳에 놓아두고 자주 펴 보아야 할 듯한 유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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