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지키는 개 별을 지키는 개 1
무라카미 다카시 지음 / 비로소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인터파크 김영사 북피니언 깜짝 이벤트로 받은 책이다. 제목에서도 느끼겠지만 이벤트도 '개' 에 관한 이야기였다. 지난 4월에 11년가 키우던 우리집 '호야' 가 죽고 난 그이야기를 썼다.그리고 남겨진 십년지기 호야단짝 여시 이야기까지. 그랬다. 난 치와와 두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녀석들에게 잘 해주는 것도 없이 키우고만 있었는데 호야가 죽고 나니 너무도 많은 것들을 못해주었다는 것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그녀석이 내게 주고간 것들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함께 있을 때는 몰랐지만 녀석이 가고 나니 생각나는 잔잔한 것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그리고 지금 나와 여시는 녀석의 빈자리를 아직도 느끼고 있다. 물론 우리집 식구들도 그렇지만... 막내는 '치와와 한마리 더 키울까' 했더니 키우지 말란다. 강아지가 죽으면 슬픈 일이 또 생기니 싫단다. 여시로 슬픈일은 끝이라며 펑펑 울었다. 난 호야가 죽고 난 후 그렇게 울었는데 막내와 이야기하며 또 그렇게 호야 생각에 펑펑 울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또 울었다.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나 보다. 이 책은 만화라 금방 읽을 수 있다. 해바라기 밭에 개 한마리, 무척 행복한 듯 하지만 내용은 참 슬프다. 작가는 짧은 만화를 그리다 연작만화를 처음 그렸다고 하는데 이런 사소한 일상에서 오는 잔잔함을 잘 표현하는 듯 했다. 그래서일까 이 내용이 영화화 된다고 하니 영화로 되면 한 번 더 보고 펑펑 울어야겠다. 상자에 넣어져 있던 강아지 한마리 활기차 보이는 여자아이에 의해 개는 가정을 갖게 되었다. 아빠와 엄마와 딸이 있는 집에.그렇게 정착을 하여 살면서 개의 밥을 주는 것은 엄마,오물을 치워 주는 것도 엄마인데 산책을 시키는 것은 아빠 몫이다. 개의 이름은 해피, 식구들이 밥을 먹을 땐 우리집 호야처럼 식탁 밑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식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아빠와 산책을 할 때는 아빠와 친구처럼 말동무가 되는 녀석 해피, 그런데 녀석을 데리고 산책을 밤에 나가던 아빠가 낮시간에도 데리고 나가게 되고 집에는 무언가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세월이 흐른 것이다. 아빠에겐 지병이 있었던 듯,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고 딸과 아내는 아빠 곁을 그렇게 떠나가고 아빠와 해피만 남겨졌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보니 고물 차 한대, 그곳에 모든 것을 실고 해피와 아빠는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집도 없으니 말이다.그렇게 둘은 없으면 없는 대로 차안에서 먹고 자고 모든 것을 해결해 나간다. 그러다 해피가 아프게 되고 아빠는 그래도 돈이 될 만한 것들을 간추려 팔아 병원비를 해결한다. 동물이 아프면 정말 병원비가 장난이 아니다. 보험이 안되기에 사람들은 잘 키우다 동물이 아프면 버리는 수가 많다. 우리도 여시가 작년에 아파서 서울에 있는 병원에 입원시키게 되었는데 남편은 병원비 때문에 포기를 하라고 했다.하지만 그동안 키워 온 정이 있는데 어찌 그러는가 죽을 때까지 책임을 져야지.그러지 못할것라면 처음부터 키우지 말았어야지.내가 원해서 키우긴 했지만 말이다. 책의 내용으로 돌아가면 아빠는 값나가는 것으로 대신 해피의 생명을 살려낸 것이다. 결석이 있어 급성신우염이 생겼었나 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결석이란 것이 당해보면 정말 아프다. 그렇게 하여 차 안에는 더이상 값나가는 물건도 없고 차로 여행을 하다보니 기름값도 많이 드는데 해피병원비 때문에 쪼들리게 되어 기름이 있어 마지막까지 갈 수 있었던 곳은 캠핑장, 그래도 그곳에서 그들은 얼마간의 시간을 버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고 아빠의 병은 더욱 악화되어 가고 그러다 아빠는 차 안에서 마지막을 맞이한다. 아빠가 죽은 줄도 모르고 해피는 아빠를 위해 온갖것을 가져다 주면서 곁을 지킨다. 그러다 해피도 그곳에서 생명을 마감한다. 처음 만화가 시작된 것은 캠핑장에서 발견된 고물차에 죽은지 일년에서 일년반이 지난 어른 시체 한 구와 함께 개로 보이는 죽은지 삼개월이 지난 동물의 사체가 나온다. 그렇게 하여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차 안의 남자에 대한 신원이 밝혀지지 않아 사회복지과에 근무하는 '오쿠쓰' 씨에게 연락이 가고 그는 차에서 발견된 종이를 보고는 역추적에 들어가며 그 남자의 이야기를 더듬게 된다. 하지만 미리 죽음을 예견한 그는 가명으로 모든 것을 했기에 그가 누군인지 알 수가 없다. 그는 신원불명의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더듬다 자신의 과거와 과거 속 '개' 의 이야기까지 더듬어 올라간다. 그리곤 개가 주인이 죽은지도 모르고 그 곁에서 지켰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는 '개와 그 남자의 마지막 여행' 이 분명 행복했을 것,즐거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죽은 남자가 만약에 자신을 열어 오쿠쓰씨 같은 사회복지과 직원을 만났더라도 그런 죽음을 맞이 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애견은 그냥 동물이 아닌 '반려동물' 이라고 한다. 사람과 함께 긴 시간을 함께 살면서 희로애락을 함께 한다. 애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은 개가 아파서 병원비로 많은 돈을 지출하거나 개가 죽거나 하여 며칠동안 식음전패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개가 죽으면 '화장문화' 도 사람못지 않게 해주기도 하는데 그런 일련의 일들이 '사람에게나 하지..' 하면서 혀를 끌끌 찬다. 하지만 함께 오랜 시간을 함께 살아 본 사람들은 그 마음을 안다. 그들도 가족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나도 물론 녀석들과 십여년이 넘게 살다보니 내 가족처럼 생각을 한다. 사람이 아파도 병원에 가는데 키우던 개가 아프다고 그냥 방치하여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이 돈이 많이 들고 않들고가 아닌 것이다. 이야기 속에는 개가 두마리 등장한다. 죽은 남자의 개인 해피와 사회복지과 직원과 함께 하던 개,죽은 남자와 함께 한 개는 사람도 못 할 일을 한다. 그가 죽은 후에도 그를 지킨 것이다. 사회복지과 직원과 함께 한 개는 그는 처음에 그 개를 미워했지만 할머니도 돌아 가시고 그 후에 할아버지마져 돌아가시고 나니 혼자 남겨진 그의 곁에는 그가 미워하던 개만 남겨졌다. 비로소 그 개가 보인 것이다. 그리곤 개의 마지막까지 지켜준다. 개와 무슨.. 이라고 하겠지만 말을 못할 뿐이지 그들도 인간과 교감을 할 수 있다. 언젠가 자신이 혼자 남겨질 때 혹시 아는가 그런 일이 없으란 법은 없다. 자신의 외로움을 그들과 나눌 수 있고 덜어줄 수 있다. 마음의 문을 어떻게 여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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