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살인게임 - 왕수비차잡기 밀실살인게임 1
우타노 쇼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우타노 쇼고,작가에 반한 것은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를 읽고 나서이다. 그 책을 읽자마자 바로 <밀실살인게임> 과 그 후속편 <밀실살인게임 2.0>을 구매해 놓았지만 다른 책들을 읽느나 기회가 오지 않았는데 더이상 참지를 못하겠다. 전편이라도 읽어야지.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읽었다고는 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맛을 보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지난 추리소설의 상식을 뒤엎는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읽었던 추리소설을 모두 일고 이 책에만 빠져 들어야 한다.

소설은 회색부분과 일반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회색부분에는 두광인과 그의 오빠 그리고 가족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그렇게 소설의 축을 이루는 두광인, 잊을만 하면 회색부분으로 나온다는 것은 소설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두광인의 집안은 평범했다. 아버지 엄마 위로 오빠라고 볼 수 있기도 하고 형이라고 할 수도 있는 사람이 있고 그리고 두광인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두광인도 오빠도 은둔형 외톨이가 되었고 가정은 그야말로 콩가루가 되고 말았다. 두광인은 오빠보다는 덜하지만 그는 집에 있어도 없는 것으로 치부된것이 벌써 몇 년째인지 모른다. 두광인의 집안을 설명하면서 이 소설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여기에서 나오는 살인은 전부 실제 일어난 일이다. 그들 각자의 손으로 직접 저지른 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두광인, 044APD,잔갸군,aXe,반도젠 교수로 나오는 다섯명의 사람들은 인터넷 상에서 추리살인게임을 펼친다. 살인은 전부 실제 일어난 일이니 범인은 출제자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살인에 쓰인 '트릭' 은 무엇일까. 그들은 단지 '써보고 싶은 트릭이 있어서' 살인을 한다. 사람 목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 나만이 알고 있고 한번 사용해보고 싶은,남보다 살인에 우월성을 가지고 싶어 기묘한 트릭을 사용한 살인을 하고 그 살인에 대한 파일과 내용을 전해주면 나머지 사람들은 살인에 쓰인 '트릭'을 정해진 시간이나 기간내 찾아내는 것이다. 밀실살인게임이라고 했지만 책에서 많이 언급되는 것처럼 밀실이라는 것은 그곳에 트릭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말만 밀실이지 그들에겐 밀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컴퓨터 화면에 이상한 모습과 변조된 목소리로 로긴하는 그들은 아직 오프라인에서 만난적이 없다. 그들의 이름도 직업도 나이도 모른다. 단지 살인게임을 위해 뭉쳤다. 그들의 살인게임이 시작되었다.

먼저 aXe부터 자신이 저지른 살인을 말해준다. 파일도 전송하여 모두에게 공유하게 하지만 점점 살인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연쇄살인이 되어 간다. ' 명탐정은 대개 연쇄살인을 막지 못하는데, 탐정이 수수께끼 풀이를 행하는 때는 바로 범인이 연쇄살인을 완결했을 때.' 라고 말하며 연결점이 보이지 않는 살인은 계속적으로 일어난다. 그 살인에서 무엇이 공통점일까 나머지 네 명은 이런 저련 대유를 해보지만 찾을 길 없고 두광인은 직접 장소를 찾아가 탐문해 본다. 그러다 그들이 알아내게 된 것은 '12간지' 이다. 그리고 한사람의 살인이 종결되면 바로 다음사람에게 넘어가는데 그 또한 자신이 범인이다. 자신이 사용한 트릭이 뭔지 남들이 발혀야 한다. 그렇게 계속되는 살인게임 속에서 그들은 만족감을 얻으며 다른 사람의 살인에 대하여 논쟁을 하고 트릭을 찾아 보려 노력한다. 이 작품속에서 '인간의 존엄성' 이란 완전히 무시된다. 그저 살인이 목적이 아닌 '사용하고 싶은 괜찮은 트릭' 이 목적인 그들에게 목숨이란 자신의 가족도 죽일 수 있는 것이다. 

'세간 사람들은 오로지 사건의 엽기성에만 흥미를 보이며 범인의 프로파일링에 기를 쓰고 있지. 하지만 너희들은 그런 짓을 하며 골머리 썩일 필요 없어. 범인은 바로 이 어르신, 다가야 모 씨에게 깊은 원한을 품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거니와, 세사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리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니며,미쳐서 그런 것도 아니야. 동기는 바로 리얼 추리게임이지.' 얼마나 더 리얼해야 거기에서 흥미를 느낄까. 그동안 온갖 방법의 추리소설에 휘둘린 독자들을 어떻게 하면 더 흥미롭고 짜릿한 리얼추리게임에 빠져들게 할까. 생각은 바로 그런 것에서 시작된 것 같다. 작가야 말로 정말 비상하지 않은가. 독자의 입맛을 정확하게 꼬집어 낸 것이다. 밋밋한 맛에 길들여진 독자들을 리얼하면서도 짜릿한 한방에 보낼 살인게임을 계획해낸 작가의 의도대로 누구나 이 작품을 읽으며 신선하고 리얼함을 느낄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독특하면서도 섬짓하니 말이다.

'어쩔 도리가 없지. 출제자가 범인이라는 전제를 두고 있는 이상, 이른바 '범인 맞추기' 를 할 수 없으니까 '트릭 맞추기'  에 치우칠 수밖에 없네. 그리고 트릭 하면, 그 대표격은 밀실이지. 다음으로 알리바이. 밀실과 알리바이는 트릭계의 비차와 각이니만큼, 소재를 생각할 때 아무래도 그 두 가지로 생각이 기울기 십상이지. 이건 숙명일세.' 출제가가 모두 범인이니 독자도 소설속의 미친 그룹의 사람들도 '트릭맞추기' 게임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추리소설은 '범인' 을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누가 범인일까 하면서 범인에 올인을 하여 소설을 읽어나갔다면 이 소설은 범인은 문제를 내는 출제자인니 트릭을 맞추어 보라는 것이다. 살인게임을 조각이 딱딱 들어맞도록 퍼즐을 잘 맞출 수 있는 숨겨진 트릭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 그들을 정말 스릴로 몰아 넣는 마지막 게임이 시작 되었다. '지금까지의 탐정 놀이에는 한 가지 약점이 있었어. 지적 흥분은 얻을 수 있었지만 스릴은 제로에 가까웠지.' 그럴수밖에 혼자서 살인을 하고 나머지 사람이 트릭을 찾아내는 방식이니 '스릴' 을 느끼지 못한 것이 당연하다. 작가는 여기에서 덧붙여 스릴을 느끼게 해 줄 놀라운 게임을 마지막에 제시해 놓는다. 그리고 '계속해서..' 하고는 끝내니 2권이나 마찬가지인 <밀실살인게임 2.0>을 읽어보지 않을 수 없다. 그 살인게임은 어떻게 되었을까 몹시 궁금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화면속에서 서로 대화하고 파티를 하던 그들이 한 명의 그룹원이 죽음에 이르면서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되고 탈을 쓰기 않은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꾸미지 않은 목소리를 들으면서 실제 살인게임에 빠져들게 된다. 그렇다면 그 후는 어떻게 될까. '왕수비차잡기' 란 일본식 장기에서 왕과 비차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위치에 놓는 한 수를 가리킨다고 한다. 두광인이 어떤 인물인가 밝혀지게 되고 사건은 겁잡을 수 없이 흘러가게 된다. 그렇다면 왜 중간중간 두광인와 그의 가족의 이야기가 나왔을까, 소설의 마지막에 접어들게 되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오프에서도 직접 사건을 조사하지 않는데 오로지 두광인만 사건현장에 직접 조사하러 다닌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이야기만 중간중간 나온다. 왕수비차잡기라 했으니 범인이면서 살인게임 문제 출제자이면서 이젠 스릴까지 맛보게 될 그들, 독자가 얻는 왕과 비차는 무엇일까. 독자 또한 작가의 의도에 따라 트릭을 찾아 나서게 되고 마지막 살인게임에서 스릴을 느끼보려 하는데 소설은 끝난다. 그렇다면 다음권에서 그 스릴을 맘껏 느끼게 해준다는 이야기인듯 하다. 

그의 소설은 점점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에서도 다른 작가에게서 느끼지 못한 신선함이랄까 그런 묘한 매력을 느꼈는데 이 추리소설로 인해 더 빠져 들게 되었다. 이런 살인이야 없어야 하겠지만 정말 묘한 구성으로 그동안 생각해내지 못한 추리소설의 묘미를 주는 소설이다. 그들이 그렇게 모였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데 그런 그들이 리얼살인게임을 하고 있으니, 독자 또한 그 게임에 빠져들게 하는 묘한 스릴감에 책은 금방 읽게 된다. 처음엔 머리가 조금 복잡한듯 하더니 읽고나면 이런거구나 하고 알아차리게 되겠지만 무엇이든 먼저 생각해 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한 것이다. 빨리 <밀실살인게임 2.0>을 읽고 싶다. 작가에게 독작에게 주는 트릭은 무엇인지 찾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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