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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 스피치 - The King's Speec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자신감을 잃으면 인생의 반을 잃는다,킹스 스피치 2011

감독/ 후퍼
출연/ 콜린 퍼스(조지 6세), 제프리 러쉬(라이오넬 로그), 헬레나 본햄카터(엘리자베스)....
인생에서 자신감이 얼마나 중요한가.
자신감을 잃으면 인생 모두를 잃는 것이란 말을 어느 책에선가 읽었는데 영화의 내용이 딱 그말에 어울린다.모든것을 가졌지만 말더듬이 때문에 자꾸만 움츠러 드는 버티, 그의 말더듬이를 고쳐야만 하는 절실함이 다가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형이 왕위를 물려 받게 되지만 형은 두번이나 결혼에 실패를 한 심슨이라는 여자에 빠져 왕위를 계승할 자격도 여력도 없다. 마침내 형은 아우인 버티에게 왕위를 내 놓고 사랑을 택한다. 나라밖은 세계대전으로 소란스럽고 영국은 독일과 맞서 싸워야만 한다. 독일엔 열정적이면서 달변가인 '히틀러' 가 있다. 연설로 그를 이겨야만 하는데 말더듬이인 그가 어떻게 국민들에게 그런 정세를 전할 수 있을까.
아내인 엘리자베스는 그의 말더듬이를 고쳐보려고 언어치료사를 남몰래 구하러 다닌다. 하지만 성질이 급하고 남을 잘 믿지 못하는 그가 과연 말더듬이를 고칠 수 있을까.우여곡절 끝에 만난 언어치료사는 학위도 없고 자격증도 없지만 말더듬이를 많이 고쳤다고 한다. 하지만 그 둘의 첫 만남은 그리 좋지가 못했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말하면 능숙하게 마이크앞에서 말을 하는데 자신의 말을 들으면 왜 자꾸만 더듬게 되는지.그의 행동을 살펴보던 로그는 그가 환경에 의해 심한 말더듬이가 되었음을 알아낸다. 5살 이후 왼손잡이던 그가 아버지의 강요에 의해 오른손잡이가 되고 자신과는 비교도 안되고 모든 것을 가진 형, 그리고 자신의 밑으로 있던 동생은 간질로 인해 갇혀 지내다 어린 나이에 죽게 된다. 이런저런 요인으로 하여 말더듬이가 되었고 그것을 고쳐보거나 그의 마음의 소리를 듣기 보다는 아버지는 그를 강압적이고 위압적이게 대하여 그의 말더듬이는 더욱 심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말더듬이를 고칠 수 있을까.
자신의 그림자 뒤에 숨은 남자 버티, 그 그림자를 벗어날 수 있을까.
로그는 그를 첫만남부터 친구로 한다. 공작도 아니고 가족만 부르는 이름인 버티로 부르며 그에게도 로그라 부르라며 친구로 대하며 그의 마음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보려 하고 그의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 보려고 한다. 하지만 버티는 신분을 운운하며 닫힌 마음의 빗장을 풀지 않으려 한다. 말더듬이는 바로 마음의 병이기도 했던 것이다. 주위에 친구하나 없이 어깨에 항상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던 버티, 로그에게 천천히 마음의 문을 열며 자신의 그림자를 벗어나는 시도를 해 보지만 그리 잘 되질 않는다. 아니 학위도 없고 박사도 아닌 로그를 믿을 수가 없다. 로그는 버티가 처음 상대한 평민 영국인 아니 호주인 이었던 것이다.그런 버티를 보면서 로그는 그가 큰 인물임을 감지하지만 자신의 그림자에 숨어 벗어나지 않으려 하는 것을 본다.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이젠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형도 왕의 자리를 내 놓았고 아버지도 돌아가셨으며 독일은 선전포고를 해 왔다. 모두가 그를 보고만 있는데 적보다 무서운 마이크의 공포에서 벗어나야 한다.큰 힘을 가지고 있지만 늘 형의 그늘에 가려져 자신감을 잃고 살아온 버티, 로그는 그에게서 자신감을 찾아준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면서 그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주면서 그의 곁에 머문다. 진심이 통했던 것일까. 버티는 로그의 도움으로 멋지게 국민들을 향한 연설문을 낭독한다. 그야말로 '판도라의 상자' 라고 하는 라디오를 통해 그의 말더듬이는 판도라의 상자에 남아 있던 마지막 '희망' 처럼 멋지게 성공하여 희망을 안겨준다. 연설문을 낭독하러 들어갈때는 어깨에 모든 짐을 짊어질듯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던 그가 연설문을 마티고 나오면서 일약 스타가 되었다. 그야말로 판도라의 상자에서 마지막 희망을 거머쥔 사나이가 된 것이다. 열정적이며 달변가인 히틀러보다도 더한 성공을 거둔 듯한 그, 이젠 마이크 공포가 아닌 방송은 그의 체질처럼 되었다.
처음부터 신분을 넘어서 '친구' 로 그를 가르치고 만났던 로그, 그둘의 우정은 뜨겁고 눈빛으로 통한다. 마음의 짐으로 인하여 자신 스스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자신의 그늘 속에 숨어 자신감을 잃었던 그가 자신감을 되찾고 나니 세상이 모두 그의 편이 되었다. 우리 인생에서 자신감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무엇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에 따라 일을 성공시킬수도 실패할수도 있다. 계속 자신이 만들어 놓은 안일한 울타리인 그늘속에 갇혀 있었다면 그가 왕이 될 수 있었을까.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스스로 포기하듯 자신감을 잃고 그 상태로 있었다면, 말더듬이를 고치려 하지 않았다면 조지 6세를 기억할 수 있었을까.
어떻게 보면 가정환경도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부모가 무조건적으로 자식에게 강요만 한다고 하여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 속에서 알 수 없는 말더듬이도 나올 수 있고 언젠가는 부모의 뜻과는 어긋나는 그런 잘못된 점이 발견될 수 있다. 강요가 아닌 자식의 눈높이에서 그리고 서로간에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대화가 얼마나 소중한 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점점 가족간에도 대화가 사라지고 있다. 서로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듯 서로의 사이에 울타리를 쳐 놓고 대화를 단절해 버린다.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부모의 뜻을 알고 자식의 뜻을 알 수 있겠는가. 그러면서도 서로에게 바람은 굽히지 않는다. 좀더 서로의 마음을 열고 진정한 대화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 비단 그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버티와 로그가 거리를 산책하는 장면에서 안개에 휘덮힌 영국의 거리처럼 버티의 앞날 또한 말더듬이를 고치지 못하면 안개속과 같을 것이라는 것처럼 로그의 말을 듣지 않고 혼자서 화를 내며 안개속을 걸어가던 모습이 생각난다. 그 길을 로그와 함께 걸었다면 빨리 안개속을 벗어날 수 있었을텐데 왜 그를 믿지 않았던 것일까. 학위 자격증 그런 것이 중요할까.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그의 능력을 보지 못한 버티의 무능 또한 말더듬이를 고치는데 방해가 되었지만 끝까지 그를 포기하지 않는 버티, 그리고 그를 놓지 않은 로그의 끈끈한 우정이 돋보였던 영화.킹스 스피치를 보면서 자식에 대한 나의 교육의 현주소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은 나만이 느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