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람(1DISC)
디파 메타 감독, 리사 레이 외 출연 / 에스와이코마드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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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가둔 올가미, 아쉬람 2005 

 

감독/ 디파 메타
출연/ 리사 레이(깔랴니), 존 에이브러햄(나라얀),...

여인의 삶과 관습이란, 많은 질문을 하게 하는 영화
1938년 인도의 바라나시, 그곳에서는 남편이 죽으면 여인들은 가족과 떨어져 과부들만 있는 곳에서 함께 기거를 하는 '갇힌 삶' 을 살아야만 한다. 길에서 과부를 만나는 것도 불행이요 그들과 말을 해서도 만져도 안된다는 정말 기막힌 관습에 나이 어린 쭈이야는 팔려가듯 간 결혼에서 늙은 남편이 죽자 과부들이 모여 기거하는 곳에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버려지듯 그곳에 내팽개쳐지고 만다. 아직 어린 쮸이야는 혼자만의 삶이 아닌 엄마의 품을 더 그리워하고 아직 부모의 그늘에서 자라야만 하는 어린 아이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녀의 남편이 죽었다는 이유로 세상과 격리되어 과부들 속에서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살고 있다.

그곳에서 만난 어여뿐 '깔랴니' 는 다른 과부들과는 다르게 머리를 길게 기르고 있다. 그녀와 갠지스강에 길에서 주운 강아지를 데리고 나갔다가 강아지가 도망쳐 가는 통에 쭈이야는 강아지를 잡으러 달려가게 되고 그러다 핸섬하게 잘 생긴 젊은 남자 나라얀을 만나고 만다. 나라얀은 그렇게 쭈이야와 깔랴니를 보게 되고 첫눈에 깔랴니에게 반하게 되지만 그녀가 과부라는 이유로 부모와 그리고 관습과 맞서게 된다. 하지만 그는 영국에서 신식공부를 하고 왔기에 과부가 결코 자신의 삶이나 인생에 해가 되는 '걸림돌' 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부모와 관습, 그동안 지켜져 왔던 고정관념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 그리하여 상사병에 걸리듯 그녀를 향한 열병에 시달리는 나라얀 사이를 오가는 귀여운 쭈이야. 하지만 깔랴니는 과부들의 생계를 위하여 과부촌의 큰언니격인 사람의 지시를 받아 몸을 팔고 있었다. 그렇다면 과부를 보면 제수없다는 관습은 어떻게 된 것일까. 

한편 시대는 점점 변하고 있다. 새로운 인물 간디에게 기울어져 가는 사람들, 그리고 낡은 헌법은 바뀌어 과부가 개가를 해도 된다는 법이 발표되지만 자신들만의 울타리에 꽁꽁 숨어 지내듯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져 사는 과부들은 그 새로운 것을 받아 들일 수가 없다. 깔랴니 또한 나라얀을 본 순간부터 그를 사모하게 되고 그 자신은 남편의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처녀와 다름없지만 남편을 만나기전에 그가 죽었다는 이유로 과부가 된 것이다. 그런 사실을 듣게 된 나라얀은 그녀와 결혼할 생각을 하고 어머니께 말씀드리지만 결코 어머니의 낡은 관습을 타파하기엔 너무 시간이 없다. 그리고 아버지는 젊은 여자를 집으로 끌여 들이고 있다. 

자신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하던 새로운 '사랑' 에 눈을 뜨게 되는 깔랴니, 하지만 나라얀과 결혼하겠다는 것이 쭈리야의 말에 의해 밝혀지게 되고 그는 강금을 당하게 된다. 그래도 그녀는 그곳을 떠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열심히 기도한다. 그러다 과부촌 사람들도 깔랴니의 뜻을 받아 들이게 되고 나라얀과 함께 그의 집으로 향하다가 깔랴니는 배를 돌리게 한다. 그녀가 지금까지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던 곳이 바로 그의 집이고 그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과부촌에 돌아와 슬픔에 잠긴 그녀는 자신의 현실을 비관하여 갠지스강에 빠져 죽고 만다. 그녀가 죽고 난 후 비로소 결혼을 다짐하고 그녀를 찾는 나라얀, 하지만 그들의 낡은 관습에 막혀 빚나가고 그녀가 이루지 못한 현실만 남아 있다. 과부가 이대로 낡은 관습에 얽매여 삶을 박탈당하기 보다는 새로운 삶을 원했던 한 여인에 의해 쭈리야는 나라얀에게 보내지고 그녀가 쭈리야를 나라얀이 떠난 기차를 보내고 뒤돌아 본 현실 세계엔 아직도 낡은 관습이, 그녀가 헤쳐나가야 하는 무서운 현실이 남아 있다. 그렇게 영화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며 긴 여운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영화를 설 명절에 찾아보게 되었다. 딸들과 함께 앉아서 보며 눈물을 흘렸다. 여인의 삶이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하고 남편에 의해 결정지어지는 '뒤웅박 팔자' 라는 말처럼 바라나시의 깔랴니와 같은 과부들이 처했던 삶이 결코 현실에서는 없으란 법은 없지만 시간이 멈춰버린듯한 영화가 끝나고도 끝내 말을 잇지 못하게 만든 안타까움이란. 인도 힌두교들 때문에 인도에서 촬영을 못하고 그와 비슷한 스리랑카에서 갠지스강가를 완벽하게 재현낸 세트에서 이루어진 영화는 현지에서 뽑은 신인 '쭈리야' 때문에 더욱 빛난 영화이기도 하다. 주연 여배우와 남자 배우들의 아름답고 멋진 모습에 더 슬픔이 깊게 베이기도 했지만 쭈리야의 천진한 연기에 더욱 영화가 깊이를 들여낸 영화이다. 이런 보석과 같은 영화를 이제 보게 되었다는 것이 정말 값지게 받아 들여진 명절이다. 삶이란 어쩌면 모두에게 감옥이며 수행터일텐데 유독 과부에게만 자유를 박탈했다는 것이 몹시 씁쓸하다. 영상이 아름답고 음악이 슬프도록 처절하여 더욱 아름다웠던 영화이며 언제 기회가 되면 한번 더 보고 싶은 영화이다. 쭈리야의 맑은 눈동자를 잊을 수가 없다. 삶이란 자신이 만들어 가는 울타리인데 사회의 관습에 의해 자유와 삶이 억압받는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삶은 무엇일까. 조금만 자유를 억압받아도 튕겨져 오르는 현대인들의 삶과는 너무도 비교되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구속을 쭈리야의 맑은 눈동자를 통해 볼 수 있다.현실과 맞지 않는 낡은 법은 때론 과감하게 바꾸거나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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