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문자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직은 그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이게 겨우 두 달 정도 사귀었다고 하지만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데 그가 죽었다. 그것도 뒷통수를 무언가 대단한것으로 가격을 당한 후에 쓰레기처럼 바다에 버려졌다면 그의 죽음을 믿어야 할까. 아니 그를 누구라고 받아 들어야 할까. 그랬다. 편집장이 친구 후유코가 괜찮은 남자가 있다고 하면서 소개시켜준 가와즈는 키도 훤칠하고 프리랜서 작가라는 것만 알지 그에 대한 것을 자세히 알지 못하는데 그녀는 추리작가이고 그는 작가여서일까 처음 만남부터 말이 잘 통하여 서로에 대하여 깊이 알지 못하면서 사귀지 시작했다. 그들의 만남을 후유코는 늘 꼬치꼬치 캐묻듯 한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죽은 것이다. 이유도 모르고 그에 대하여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

그렇다면 제목처럼 ’11문자’ 란 무엇일까. 그가 남긴 것 자료들은 추리작가인 그녀에게 좋을듯 하다며 그의 여동생은 그녀에게 전화를 한다. 자료를 주겠다며. 그집의 열쇠도 돌려줄겸 그의 집을 찾은 나는 그의 집에서 그와 함께 일했다는 이상한 카메라맨 니자토를 만난다. 하지만 그녀는 이삿짐을 챙겨준다는 핑계로 무언가 중요한 것을 찾고 있다. 그것이 그의 죽음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까. 모든 자료가 나에게 배달될 것이라 하자 그녀는 나와 만나자는 약속을 제차 다짐하며 한다. 가와즈의 동생에게서 그가 죽던 마지막 날의 스케즐표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의 ’스포즈센터’ 를 알게 되고 그녀와 친구 후유코는 그 스포츠센터를 취재겸 찾아기로 한다.

스포츠센터의 사장이면서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지만 딱히 집히는 것이 없는 가운데 니자토와 만나기로 했는데 그녀마져 나와 만나기로 한 날에 갑자기 변사체로 발견이 된다. 그렇다면 가와즈와 니자토의 죽음 사이에는 무언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일까. 니자토가 가와즈의 자료중에 원하던 것이 지난 해에 갔던 ’해난사고’ 와 관련한 것이란 것을 알게 되고 그 해난사고에 무언가 알지 못하는 큰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감지하게 되는 후유코와 나, 이 소설도 <백마산장 살인사건> 처럼 여자 둘이서 사건을 풀어 나가면서 독자는 그져 사건을 지켜보는 제3삼자로 만든다. 아직 들어나지 않는 사건이지만 서서히 수면위로 떠 오르는 사건 속에서 해난사고시에 함께 요트에 탔던 사람들이 차례로 죽음에 이른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해난사고에서 단 한명 죽은 이를 찾아 나서고 그 인물들을 탐문해 나간다.

이 소설은 경찰이나 그외 탐정이 등장하지 않고 추리작가가 사건을 풀어 나가는 독특함이 있다. 밀실사건이 아닌듯 하지만 지난 해에 함께 요트에 탔던 인물들과 관련하여 살인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갇혀진 사건이라 할 수 있고 해난사고시에 함께 했던 인물들이 사건을 풀어 나가는 중에 추리작가의 탐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녀보다 한발 앞서서 살인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범인은 그녀의 움직임을 미리 알고 행동한다는 것이 된다. 누굴까. 그렇다면 해난사고는 왜 일어난 것이고 어떻게 단 한 명만 죽게 된 것일까. 그것도 수영을 제일 잘한다고 알려진 인물이 파도에 밀려가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소설은 구어체로 쉽고 빠르게 읽어나가며 사건을 풀이해볼 수 있다. 그러다 너무 빠르게 읽다보면 중요한 것을 놓칠 우려도 있다. 스포츠센터의 사장 딸인 앞을 못 보는 유미의 증언 속에 숨은 비밀은 무엇일까. 그녀는 어른들은 모두 거짓을 말하는데 그녀만은 진실을 전해준다. 하지만 사장은 그녀의 말은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꾼 꿈처럼 말을 한다.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일까. 왜 그들은 요트여행을 함께 떠나게 되었고 다른 이들은 모두 섬에 도착했는데 수영을 제일 잘하는 이가 죽었을까. 죽은 인물 탐색을 하고 요트에 함께 승선한 인물중에 사라진 여자도 찾아 내고 죽은 이의 유품중에 단 하나였던 것이 없어지면서 사건은 조금씩 풀린다. 그러다 그들은 다시 요트여행을 하게 된다.죽은 인물들을 뺀 나머지 사람들과 추리작가와 후유코도 함께 그들이 지난 해에 했던 그 여행지를 그대로 간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는 살인사건, 그건 다름아닌 지금까지 나인 추리작가와 함께 했던 친구 후유코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것이다. 그녀가 팬션에서 나가 난 후의 상황에 대하여 결정적 증거가 되는 것을 설명해주는 유미, 앞을 못보는 어린아이라고 하여 제하면 큰 오산이다. 중요한 인물이 된다. 그리고 처음 죽음을 잘 상기해야 한다. 

소설은 반전에 반전을 가져온다. 마지막 순간에. 거기에 히가시노의 재미가 숨겨져 있다. 독자가 미처 그냥 지나친 그 작은 틈에 반전을 하나 더 숨겨 놓음으로 인하여 가져다 주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추리작가와 함께 읽으면서 독자가 스스로 범인검거를 하듯 추리해 나가는 기쁨을 안겨준다. 히가시노의 작품은 하나를 잡으면 다른 책을 또 잡고 읽게 만든다. 마력이 있다. 어렵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으며 함께 추리해 나가며 범인을 색출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유희를 즐길 수 있게 하며 살인사건은 한 사건에 머무르지 않고 연관되어 계속적으로 일어난다. 끝인가 하는 순간에 한번 더 제대로 꼬아 주시어 ’반전’ 을 줌으로 하여 한번 더 생각해보게 만든다. 처음에 스포츠센터 사장이 제대로 했다면 지금까지의 살인사건이 일어났을까. 처음의 시작은 미미했다. 하지만 그 시작은 보일듯 말듯 했지만 그 결말은 끔찍하다. 이런 미묘한 차이가 거대한 죽음도 불러 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무인도로부터 살의를 담아’ 라는 11문자, 해답은 해난사고에 있다는 것이다. 그 시작부터 제대로 단추를 끼었더라면 모든 것은 정상의 자리에 있었을 것이다. 삶과 죽음의 차이란 이렇게 미묘하고 간발의 차이인듯 하다. ’더 이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거에요.’ 모든 것이 끝나고 해보는 후회는 하나마나이다.읽는 동안 지적유희를 즐길 수 있고 반전에 반전에 더해져 재밌는 추리소설이다. 어렵지 않게 잠시 작가의 재미에 빠져보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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