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희망만을 말하라 - 엄홍길의 희망으로 가는 한 걸음
엄홍길 지음 / 마음의숲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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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다. 불가능을 가능하다고 상상할 때 반드시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은 모두 나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것을.’ 1,000미터 산도 오르기 힘든데 그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미터 16개 봉우리를 모두 올랐다고 하니 대단하다. 내겐 ’히말라야’ 라는 말만으로도 벅차오른다. 설산으로 그려지는 그곳을 자신의 목숨을 내 걸듯 하며 그가 산으로 향하는 것을 보며 아찔아찔함에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보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가 산이 아닌 ’사람 산’을 정복하려고 한다니 무거운 숨을 내쉬어본다. 

실패라는 것은 꿈을 향한 도전을 했다는 경험이라고 한 말이 와닿는다. 히말라야를 오르며 자신의 짐을 함께 나누어 등짐으로 져다주던 셰르파가 죽고 나서 그 또한 ’두려움’ 에 좌절을 하기도 했지만 법정 스님의 <무소유> 를 읽고 마음을 비우고 다시 산으로 향했다는 부분을 읽고 뭉클했다. 그 세르파의 고향인 팡보체에 초등학교를 지어주기로 한 그의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산에서 내려와 그동안 산을 오르며 그가 본 무너져 내리는 자연환경을 보고는 환경운동가로 변신을 꾀한 그가 다시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산으로 향했다. <세 잔의 차> 에서도 모텐슨은 산행중에 길을 잃고 있다가 마을 주민에 의해 구조가 된 후 그들이 나누어준 ’세 잔의 차’ 를 마시고 그들의 가족이 된 후 ’학교’ 를 지어주는 일로 그들의 고마움에 보답을 하게 된다. 엄대장도 잠깐 언급을 했지만 그 내용 또한 본문에도 나오기도 하고 산악인들이 직접적으로 보고 느낀 것이 무엇보다 우선적인 것이 ’교육과 의료’ 인 듯 하다. 혼자서는 하기 힘든일을 ’엄홍길 휴먼재단’ 을 설립하여 이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듯 히말라야에 학교를 지어주는 일을 시작을 했으니 그의 사람을 오르는 일은 이제 시작인듯 하다. 

’뛰어난 사람만 인생을 잘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동기다. 진정 무언가를 원한다면 온 마음을 다해 뛰어라.’
하루를 살아가면서,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동기’ 를 가지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사람의 길이 정해지는 것 같다. 어떤 꿈을 가지고 실행에 옮기면서 자신의 길을 자신이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그사람을 성공이냐 실패로 좌우하겠지만 ’1%의 불빛이 99%의 어둠을 밝힌다.’ 라는 말처럼 1%의 빛을 가지고도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그가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히말라야 오지를 다니면서 그들의 열악한 사정을 나몰라 할 수도 있었을텐데 자신을 돕던 셰르파와의 약속처럼 그들을 돕기 위하여 학교와 의료에 힘을 쏟기 시작한 그의 <나눔> 은 이제 봇물이 터진듯 하다. 

’길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내 앞의 인생이 어둡다고 말하지 말라. 그리고 라인홀트 메스너가 말한 오프 로드(Off Road), 그것은 바로 ’ 길밖의 길’ 이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늘 새로운 길이 시작되고 있다.’  어려운 일에 봉착하면 ’난 안돼’ 라고 자주 말을 한다. 나부터 그런 말을 달고 살던 때가 있다. 하지만 다시 땅을 짚고 일어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위기를 기회로 여기고 그 터널을 벗어난다는 것은 의지가 두려움을 이기는 사람만이 가능한 일인듯 하다. 하지만 모두 할 수 있다. 적은 자신의 안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능성을 골반뼈가 부러져 장애로 이어진 ’밍마참지’ 를 우리나라에 데려와 수술과 재활로 새로운 삶을 찾아 주어 ’용기의 날개’ 를 달아준 그가 날개 달린 천사는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가난한 사람은 돈이 없고, 돈이 많은 사람은 마음이 없다.’ 
이 책을 읽으며 따듯한 ’마음’ 을 가져본다. 난 과연 돈이 많은 사람인가 가난한 사람인가. 많이 가져서 행복한 사람보다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내가 누리고 있는 행복이 너무도 크고 많다는 것을 이제는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잠시 생각해본다. 어둠을 밝히기 위한 1%의 불빛이 되기 위하여 더 많이 비워야 한다는 것을 느껴보며 그가 만들어갈 ’사람 산’ 이 잘되길 바래본다. 그는 1%의 불빛 뿐만이 아니라 1%의 희망으로 세상을 밝게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헤르만 헤세의 글이 인용되어 옮겨 본다. 그가 동지였던 셰르파의 어머니를 찾아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아들이 되고 다리를 져는 꿈 많은 소녀에게 용기의 날개를 달아 주기도 하고 교육의 헤택이 먼 팡보체 마을에 학교를 지어 주기도 하며 두번째 학교를 짓기 위하여 분주한 그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1%의 희망’ 이다. <세 잔의 차>에서도 언급했듯이 희망은 처음부터 많아서 나누어 준 것이 아니라 ’1달러’ 에서 시작되었다. 작은 것이 모여 어둠을 밝히는 ’희망’ 이 되었던 것이다. 그가 보여주고 있는 ’희망’ 과 환경을 지키기 위한 그의 행보에 더 많은 희망이 함께 하길 바래보며 더불어 내가 티비에서 본 ’세계테마기행’ 과 ’남자의 자격 - 지리산 산행’ 편이 언급이 되어 너무 좋았다. 즐겨 보는 프로인 ’세계테마기행’ 에서는 사막여행이라 언젠가 한번은 사막에 가보고 싶어 로망처럼 보았던 기억이 되살아나 미소를 지으며 읽었다. 8,000미터의 히말라야도 오지에 학교를 지어주는 일도 사막여행도 지리산 등반도 모두가 처음엔 ’한걸음’ 부터 시작을 한다. 첫술에 배부르려 하지 말고 천천히 히말라야를 오르는 야크처럼 느린걸음으로 ’희망’ 과 ’꿈’ 을 향해 걷다보면 자신의 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의 희망을 바이러스처럼 충전시킬 수 있음이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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