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4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우석균 옮김 / 민음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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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
칠레의 작은 어촌 마을인 이슬라 네그라에 사는 시인 '네루다' 의 우편물을 가져다 줄 전담 우편배달부가 되겠다고 자처한 17살의 '마리오'. 그는 유명한 시인을 만나며 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시인에게 시쓰기에 대하여 물어 보지만 시인은 '메타포' 에 대하여 이야기 해준다. '메타포' 그것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상이 모든것들,한마디로 시는 우리 일상이나 마찬가자라는 것이다. 글을 읽지 못하는 마리오의 아버지까지도 네루다의 시집을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그는 국민시인이면서 우편배달부에겐 너무도 인간적인 사람이다. 

그에게 우편물을 가져다 주는 것을 즐기면서 시인과의 대화며 그의 시집에 사인까지 받고 그의 시를 모두 암송하게 되기까지 마리오에게도 시는 일상이 되어 갈즈음 우연히 주점에서 첫눈에 반할 정도의 아름다운 아가씨 '베아트리스'를 만났다. 그녀는 과부인 엄마와 함께 주점을 하는데 그녀 또한 마리오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엄마는 마리오의 사탕발림이라며 둘의 관계를 인정해주지 않으려 하기에 마리오는 그만 애가 탄다. 그런 둘의 관계를 좀더 좁히기 위하여 마리오는 네루다에게 부탁을 하고 네루다의 중재로 그들은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70년대 칠레는 아옌데의 죽음과 민주화로 가기 위하여 심하게 몸살을 앓는 때, 네루다는 노벨상을 받고 파리에 머무르기도 하지만 끝내는 병을 얻어 고국으로 돌아오고 만다. 하지만 그에게 시간은 얼마 남지 않고 병중이다. 그 자신 또한 자신의 '검은 물' 과 같은 미래,죽음을 본다. 그런 그에게 마리오는 그에게 온 전보를 외어 들려 주지만 그에겐 소용이 없다.

스카르메타의 말처럼 작품속에는 '인간적이면서 유며있고 바닷가의 집에서 일상이 詩인 네루다' 를 너무 잘 그려냈다. 노벨문학상을 받아 국민적 추앙을 받지만 그렇다고 그가 하늘의 별이 아닌 땅에서 빛나는 '바닷가의 시인' 이었음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시를 어느 틀에 얽매어 넣기 보다는 보이는 것, 듣는 것, 맛보는 것,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시의 소재이고 시 그 자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시는 내것이 아닌 읽는 이의 것임을,모두의 것임을 말하고 있다. 

'장모님은 글을 읽는 게 아니라 삼겨버리잖아요. 글이란 음미해야 하는 거예요. 입 안에서 스르르 녹게 해야죠.'
아이스크림도 아닌 글이 입 안에서 스르르 녹게 해야 하는 것은 어떤 맛일까. 과부인 장모는 네루다에게서 온 편지를 빠르게 읽고 마리오는 짧은 글마져 한 자 한 자 되새김질 하듯 천천히 녹여낸다. 시인 네루다를 그리고 칠레의 작은 어촌 마을 '이슬라 네그라'를 아름답게 그려내고 시의 모테인 글마져 감미롭게 녹여 내며 읽어야 한다는 글 읽는 맛까지 지적해주는 멋진 소설, <안데스의 땅 남극의 바람,칠레> 란 책을 보고 너무도 가고 싶었던 곳인데 지금은 지진으로 인해 많은 사상자와 위기에 처한 나라 칠레, 언제 기회가 되면 네루다의 작은 어촌 마을을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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