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지 2 - 마동왕자 서동대왕
김정산 지음 / 서돌문학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네 아버지는 금왕의 조카이신 부여선 어른이시다.' 
삼한지 2권은 서동과 선화공주의 이야기로 시작을 한다. 마를 캐서 팔며 홀어머니와 살던 서동이 부여선의 서자지만 왕위에 오른다. 그가 마를 팔며 생활을 하며 백제와 신라 국경이나 백성들의 생활을 익히 알고 있어서인지 그는 왕위에 올라 파격적인 정치를 한다. 왕의 곁에서 왕권을 흐리게 했던 늙은 신하들을 물리치고 그가 맘에 들어하는 젊은신하들로 교체하기도 하며 백성들에게 좀더 편한 삶을 누릴 수 있거나 왕권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신라와의 국경다툼을 하는 싸움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라는 누군가 그에겐 장인이고 아내의 나라이다. 그런 신라를 건들인다는 것은 외교적으로도 문제가 크게 발전된 소지를 갖고 있는데 밀서를 통해 장인의 마음을 안정시키듯 하는 그의 능통한 외교에 감탄을 하기도 해 보지만 언제나 왕의 곁에는 바른 신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반대파들도 있는 것이다. 

'방장한 혈기는 비록 강하나 사리를 판단하는 지혜로움이 없고,젊은 신하의 의기는 비록 뜨겁고 순수하나 노신이 깊이 생각하는 분별력에는 미치지 못하는구나.만물의 이치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경계하지 않는 것이 없으니 국사를 펴는 조정의 일 또한 어찌 예외일 수 있으랴. 과인은 그간 썩은 악습을 고치기 위하여 늙은 중신들의 존재를 일부러 무시하였거니와,앞으로는 젊어서 강하고 뜨거운 것과 늙어서 현명하고 지혜로운 것을 모두 중히 여기리라.' 

골고루 인재를 등용하려 노력을 했던 그, 그리고 그를 도울 부여씨들이 속속 귀국을 하니 백제는 안정을 찾는 듯 하다. 이 부분은 드라마 <서동요>를 재밌게 보아서일까 드라마로 기억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읽기에 편했다. 하지만 작년인가 언뜻 기억되는 일로 <선화공주>가 신라의 공주가 아닌 백제의 어느 부족의 족장의 딸이라는 설이 밝혀져 <서동요>에 대한 전설이 고쳐져야 한다는 기사를 읽고는 서동과 선화공주의 전설이 얽힌 '궁남지'를 찾았던 기억도 떠올려 보았다.치수안민을 한 왕인 무왕의 재위기간 동안은 안정적인듯 하지만 세마리의 용이 요동치듯 하던 삼한, 서로 한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려던 몸부림속에 자신과 백성을 지키려는 처세술이 대단한듯 하다.

큰 비는 장시간 오지 아니하고 큰 바람은 오래 불지 않는다.
왕의 자리에 재위하여 왕권은 강화되었지만 대외적으로 강한 바람이 불고 있으니 백제와 신라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위로 고구려와 수나라는 밀고 내려오려 하기에 더욱 틈에 끼인 형세처럼 불안하기만 한 백제이며 수나라의 심란한 움직임으로 고구려의 을지문덕 또한 나라를 지키려 하는 굳은 의지가 들어난다. 나라의 안녕을 위해 바른말을 고하던 주괴와 귀유가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으며 죽음으로 올바름을 말했듯이 '진실' 보다는 '거짓' 이 난무하던 전장터와 같던 시기, 과연 큰 비는 장시간 내리지 않고 큰 바람은 오래 불지 않을지. 

삼한지를 손에 잡으면 다른것을 할 수가 없다. 고구려 신라 백제의 모든 이야기들과 한반도를 탐내는 자들이 용호상박의 시대인듯 얼켜 재미를 더해준다. 하지만 생각보다 빽빽한 글자들에 가끔 혼란을 겪기도 하지만 재밌다. 기간을 정해두고 읽는 것보다 시간을 잊은듯이 읽어야 할 소설인데 열권의 압박에 움찔해본다. 책을 읽으며 작가의 섬세하면서도 정교한 서술과 철저한 고증에 한번 놀래며 책에 등장한 사자성어에 밑줄을 그어가며 읽어본다. 역사소설을 읽다보면 한자공부도 덤으로 되는듯 하여 좋은데 이참에 사자성어를 읽혀볼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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