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테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세상이 화안해요....... 그녀의 삶을 화안하게 만들어준 한마디의 인연.


산벚꽃나무 그늘아래에 쓰러져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그사람이 한 말은 '세상이 화안...해요..' 였다. 그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었을까 그녀에게. 미국에 이민을 가서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죽음과 막내동생을 죽음을 맞이하고 한국에 돌아와 마지막 비상구처럼 찾아 들었던 결혼마져 실패를 하고 오빠의 일을 도와가며 늦은 시간 출근하여 아침이면 집에 돌아오는 그녀, 얼마전까지 함께 했던 엄마마져 신부전으로 미국의 오빠에게 들어가고 팔린 집에서 혼자 생활하는 그녀에게 어느날 산벚꽃바람처럼 찾아온 그남자의 한마디에 닫혀 있던 그녀의 삶이 비로소 열리는 듯 했다.

그런 인연으로 그녀의 집에 애인인 사비나와 함께 기거를 하게된 네팔 청년 카밀, 애인을 찾아 안정적이던 네팔의 카펫공장일마져 팽개치고 코리안드림을 위해 가족의 생계를 떠맏아 한국에 온 애인 사비나를 찾기 위해 그녀를 목숨처럼 여기던 청년은 그녀의 집마당을 청소해주기도 하고 널부러져 있던 나무들로 의자도 만들고 테이블도 만들고 부엌을 정리하기도 음식을 만들기도 하며 그녀의 삶에 차츰차츰 발을 들여 놓기 시작했다. 일찍 엄마를 잃었던 카밀에게 모성본능처럼 자신이 지웠던 아이를 다루듯 카밀을 모성으로 받아 들인 그녀, 사비나가 떠나고 난 빈자리를 그녀가 차지했지만 그녀에겐 사랑이 카밀에게도 사랑이었을지...

외국인노동자로 늘 쫓기듯 하면서 옮겨다니며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신체의 일부분이나 목숨을 잃어도 사람취급받지 못하는 그들, 카밀은 점점 그들의 대변인처럼 그들편에 서게 되고 그녀는 그의 아이인 애린을 낳게 되지만 그들에게는 커다란 벽이 가로 놓이게 되고 외국인노동자이 살아 남기 위하여 처절한 몸부림은 시작되어 그는 아내곁에 있기 보다는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데 그런 그를 바라보던 선우는 그를 도와 그들의 편에 서게 되며 오빠마져 그들을 돕게 되지만 그들의 마지막은 카밀의 마지막 불꽃처럼 타오름으로 인해 선우마져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된다. 

나마스테, 히말라야를 한번도 가지 않은 그녀가 그의 어머니의 환생처럼 꿈속에서 히말라야를 느끼며 그를 보듬고 그와 하나가 되어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해 하나가 되어 뜻을 함께 한다는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화두를 던지는 작가. 우리가 기피하는 3D업종을 그들이 차지하고 있기에 어쩌면 우리 경제가 무탈하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우리가 그들을 대하는 것은 어떤가. 단일민족이라 하여 유색인종에 유독 옹색한 우리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작가의 불꽃같은 화두에 카밀의 맑은 영혼이 깃든 깊은 눈이 보일듯 하다. 

세상이 화안해요, 선우의 세상을 환하게 밝혀 주었던 카밀의 한마디처럼  그녀와 그의 마지막삶 또한 환하게 밝히듯 분신으로 마감을 한다. 그 길만이 그가 살길이었고 모두가 살길이었음을 시사하듯 마지막 비상구처럼 그가 찾아든 죽음은 세상을 환하게 밝혀주었는지.때묻지 않은 네팔 그리고 히말라야 그곳에서 희망을 안고 찾아온 코리안드림을 꿈꾸는 사람들이 과연 그들이 쫓던 꿈을 찾아 떠날수 있었는지 그들이 꿈을 찾을 수 있게 그들을 받아 들였는지, 한남자로 인하여 더 넓은 세상을 안고 받아 들였던 그녀를 놓지 못하고 작가의 다른 작품 <촐라체>를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사랑에 얽힌 외국인노동자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만들어 준 작품 <나마스테> 그 말이 이뻐 몇 번을 불러보며 작품을 내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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