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1 - 아프리카.중동.중앙아시아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7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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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떠나는 여행,그것은 나 자신과의 여행이다. 
여행이란 결국 무엇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서 수많은 나를 만나는 일이다...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을 돌았다니.. 나는 지금까지 걸어서 지구를 얼마나 돌았을까. 한바퀴를 돌기나 한것일까. 하루에 한시간씩 짬을 내어 걷기를 한다는 것도 그리 쉬운일은 아니다.동네 뒷산을 하루에 한번씩 운동겸 산책삼아 오전 한시간 걷기를 한다고 맘을 먹어도 문을 열고 나가 실천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님은 늘 아침에 망설이는 나와 부딪히며 느낀다. 그런데 여자 혼자의 몸으로 세계 오지를 걸어서 그들과 똑같이 먹고 자고 느끼며 여행하기란 그리 쉬운일이 아닐터인데 그녀가 쏟아내는 이야기들은 정말 대단하다. 

여자혼자의 몸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했다면 큰 오산이다. 그녀가 거침없이 쏟아내는 말들은 거짓없이 진실된 이야기들이 가끔은 걸러지지 않은 그녀만의 말들로 쓰여져 더 와 닿는것 같다. 아버지와의 약속, 그 중대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하여 삼년여 잘 다니던 직장을 뒤로 하고 6년여 긴 여행을 떠나기 위하여 먼저 발을 디딘 아프리카,중동, 중앙아시아편은 그녀가 여행이 끝난후에 몸담게 될 터전이 되기도 하는 곳이다.

열정, 그녀의 여행기에는 행간마다 열정이 보인다. 사진이 없이 자신의 글로만 채운 여행기라 그런지 더 작가와 가깝게 만나는 느낌도 들고 좀더 현지의 사람들과 가깝게 만나기 위해 직접 그들과 함께 동물벼룩과 싸우며 잠을 자기도 하고 그들과 함께 손으로 밥을 먹기도 하며 그들이 사는 방식으로 현지인처럼 생활해보는 그녀, 가끔 만나는 사진속 얼굴은 현지인이라 해도 될것 같기만 하다. 여행을 겉핥기식이 아닌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느끼고 그보다 더한 여행이 있을까. 여행을 간다면 차를 타고 휑하니 갔다니 한번 둘러보기만 하고 다시 차를 타고 오다 보면 서운한것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직접 걸어서 그들과 함께 먹고 자고 일하고 그녀의 열정이 없이는 힘든 여행일듯 하다.

진실, 거짓없이 그녀가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고 어떤 느낌으로 어떻게 마감을 했는지 그리고 피부로 느낀 현지의 속사정들이 보태지도 빼지도 않고 진실되게 써내려갔기에 꼭 한번 그녀가 간 루트대로 따라서 그녀가 만났던 사람들을 만나고 그녀가 걸었던 길을 걸으며 만났던 풍경들을 만나고 싶게 만든다. 남에게 보여지기 보다는 자신의 여행일기를 적어나가듯 글로 풀어 나갔기에 더 여행기의 고전처럼 느껴지는가보다. 요즘은 여행기하면 반은 사진들이 눈을 즐겁게 하는데 그녀처럼 글로 모두를 채우기란 힘들듯하다. 사진으로 보여지기 보다는 글이 어떤면에서는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것 같다.

희망, 좌절하고 있는 자가 그녀의 책을 펼쳐든다면 곧 희망으로 채워지는 자신을 느낄 것이다. 무언가 바로 일어나 하고 싶은 욕망을 불어 넣기라도 하는것처럼 그녀의 이야기들은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 어느 난관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다른 길을 모색하면서 자신의 여행을 이어나가는 그녀를 보면 당차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당당하기도 하다. 작은 몸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책을 읽다가 가끔 그녀의 사진을 다시 한번 더 들여다 보기도 한다. 

내가 비록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을 돌지는 못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공감하고 함께 한것만 같은 기분을 전해주는 그녀만의 이야기꾼 기질도 한몫을 하는것 같다. 그리곤 바로 내 희망이 숨어 있는 그곳으로 떠나기 위한 가방을 싸야 될 것만 같은 로망을 안겨주는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은 한번씩 읽었던 책들인데 다시 읽어도 새롭다. 처음 마셔보는 '딸기우유' 도 그렇고 로즈엄마의 넉넉한 품도 그녀에게 잠자리와 먹을 것을 제공해 주었던 많은 사람들이 다시금 새록새록 내 발목을 잡는것을 보면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녀처럼 한번은 떠날것만 같다. 

'세상의 바다를 헤쳐 나가는 내 인생이라는 배의 선장은 바로 나라는 것,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대신하게 해서도 안 된다는 것, 바다가 고요할 때나 폭풍우가 몰아칠 때나 나는 내 배의 키를 굳게 잡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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