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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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가슴으로 읽게 하는 한비야님의 책...


작가를 처음 접하게 된 책은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으로 네권을 모두 작년에 읽었지만 어찌어찌 미루다 보니 리뷰를 쓰지 못한 유일한 책이 되었다. 너무 감동적이면서 쓸말이 참 많은 책이라 생각했는데 그 감동들은 한해가 지나고 고스란히 썰물처럼 밀려 나가고 내게 남겨진 것은 그녀처럼 나눔을 많이는 실천하지 못하지만 포인트가 생기면 기부를 하듯 지구촌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어 놓았다.그리고 오지여행에 관한 책과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를 전해주는 책들에 좀더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김혜자님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에서의 인용구절처럼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인 '머리에서 가슴'이란 가깝고도 먼 거리가 내게도 있었던지 가슴에서 머리까지 도달하는데 너무도 많은 시간이 지나고 다시 작가의 책과 지구촌 아이들과 오지에 눈과 마음을 돌리게 만들어 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를 가슴으로 읽게 되었다. 얼마전 기숙사에 있는 큰딸이 나와 '엄마도 이 책 읽네.. 나도 읽고 있는데..' 하며 웃음짓던 책,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을 읽고 난 후 읽어서인지 그 후의 그녀의 활약들이 더 가슴에 와 닿았던 것 같다. 그녀가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을 여행하며 만난 수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속에서 그녀가 못다한 뒷일을 해결하듯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씩씩하게 행군을 하는 그녀, 삶은 때론 나보다 더 못한 이들을 생각하며 행복을 찾듯 힘든 상황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의 해맑은 얼굴이 좋아 미소지으며 읽고 무언가 한가지 숙제를 하듯 해야될 것만 같은 숙제를 던져주는 책을 만나 다시 나눔을 생각해 본다.

어찌 이 한 권에 그녀의 고달프고 행복함이 모두 담겨질까만은 행간에 숨겨진 그녀의 못다한 아쉬움을 읽어내기라도 하듯 푸념처럼 늘어놓은 솔직한 말들도 애교처럼 웃고 넘어가게 만들어준다. 결코 평범하지 못한 길을 가는 그녀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바아니지만 자그만한 체구에서 어찌 저렇게 강단지고 씩씩함이 흘러나오는지 늘 꿋꿋하게 헤쳐나가는 작가에게 무탈하고 건강하기만을 바라며 다음 이야기를 고대하듯 새로운 소식을 기다리는 그녀의 팬이 되었으며 딸들에게는 그녀를 멘토로 생각하기를 늘 강조하였는데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은 이제서 그녀를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어떤 일이 내 가슴을 뛰게 만들까? 늘 내 하루를 생각하고 미래를 생각해 보지만 아직은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만나지 못한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긴급구호를 하는 그녀에게 힘들고 벅차 보일듯도 한데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고, 내 피를 끓게 만들기 때문..' 이라며 당당하게 말하는 그녀,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돈 버는 데만 쓰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때문이에요.' 라는 말은 황금만능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일침을 가하며 지금 현재 나 자신을 한번 생각해보게도 만든다. 내 자신, 오늘 하루 나의 일로 인하여 가슴이 뛰고 피를 끓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모두가 공평하게 분배를 받고 공평하게 누릴 수 있다면 한곳에서 포식할때 반대편에서 굶어죽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의 배고픔을 넘치게 채우기 보다는 조금은 위를 비워두는 '천년의 학' 처럼 하루 한 잔 커피값이라도 지구촌으로 눈을 돌린다면 세상은 아주 조금 더 달라질 것이다. 미미한 변화가 좀더 살기 좋은 모두가 웃으며 살 수 있는 지구촌을 만들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녀의 책을 읽고나면 정말 차 한잔 값이라도 기부를 해야할것만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지구촌에 좀더 보고 듣는 눈과 귀를 키워주기도 하고 우물안의 나를 밖으로 꺼내주어 그녀와 함께 지도 밖으로 행군하게 만든다. 올 가을에 딸과 함께 읽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서 풍성한 수확을 거두어 한가위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이야기거리가 넘쳐날 것 같다. 더불어 위보다는 밑을 내려다 보면 나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알려주며 내 현재의 위치가 얼마나 행복한지 느끼게 해주는 한비야님, 늘 건강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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