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2 - 시대를 일깨운 역사의 웅대한 산
한승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고통을 잘 비틀어 꼬면 소리가 되고 그 소시를 잘 내면 빛이 되고, 그 빛은 새가 되어 날아갑니다요..


다산의 무엇이 작가가 그렇게 오랜 세월동안 발목이 잡혀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한 것일까. 다산1에서는 경상도 장기에서의 유배생활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간 이야기지만 다산2편에서는 드디어 강진에서의 유배생활이 그려진다. 그의 둘째 형인 정약전은 흑산도(우이도)에 있고 그는 그가 있는 우이봉에 올라 그의 스승이나 같은 형을 먼발치에서 쳐다보듯 산의 정상에 올라 그리워한다. 어떻게 해서든 천주학쟁이가 아니라고 밝힌 다음에 한양으로 올라가려 노력하지만 그의 유배기간은 너무도 길었다. 그 유배기간동안 형제는 한번도 만나니 못하고 그의 형이 흑산도에서 운명했다는 소식을 들어야만 했다.작가는 그런 다산의 마음을 헤아렸는지 꿈속에서나마 몰래 둘이 만나는 것으로 그려 놓았지만 형을 향한 마음은 애틋하기만 하다.

다산, 시대를 일깨운 웅대한 산. 그의 큰 산을 잘 탄 초의, 반면에 그를 꺾으려 했던 혜장은 그의 산에서 헤매이다 죽고 만다. 얼마나 큰 산이었기에 그들이 그토록 그의 산에서 헤매이기도 하고 오르려 했을까. 유배기간동안 오백여권의 저서를 남겼다 하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해배가 되고 집에 돌아와서까지 집필에 전념하여 손에 마비증세가 오기까지 했는데도 그는 후세를 위하여 집필에 몰두했다. 그를 헤아려주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가하면 그를 우러러보며 큰 산으로 받들던 이들 또한 많았으니 소설로 만나는 정약용이지만 정말 대단하다. 

그의 유배가 풀리던 날 강진 사람들은 강진의 태양이 한양으로 옮겨가는 것처럼 모두가 나와서 그를 울며 배웅했으니 그 속에 그와 이루지 못한 사랑을 간직한 연두색 머리처네의 여인 또한 그를 배웅했지만 정약용은 가족을 위해 그여인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 사람이 진실하다면 통하듯이 그의 본심을 알고 무리를 지어 그를 따르던 강진의 사람들 그가 오랜시간동안 머물렀던 '다산초당'을 몇년 전에 여행을 갔다가 앞에서 그냥 지나치고 만것이 후회가 된다. 그가 태어난 두물머리도 가 보고 싶고 강진도 다시 가고 싶어졌다. 그의 발자취가 얼마나 큰지 보고싶다. 

소설은 <흑산도 하늘길>을 읽은후라 그런지 두소설이 주고받듯 연관이 있어 흐뭇하게 읽었다. 이곳에서 아직 젊은 '초의'를 만났는데 작가의 또 다른 소설 '초의' 로 만나고 싶다. 작가가 13년 동안 동거동락한 '다산' 이 한사람의 인간으로 아버지로 스승으로 생생하게 잘 그려져 다산과 관계된 다른 책들을 찾아보게 만들것 같다. 그가 남긴 방대한 자료의 책들도 기회가 되면 읽고 싶다. 그저 국사시간에 줄줄이 외웠던 제목만이 아니라 책을 펼쳐 그가 한 자 한 자 새겨 넣은 진실을 대하고 싶어졌다. 작가 한승원과 만나는 역사와 인물은 인간적이게 만나서일까 더 가슴으로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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