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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가는 길 - 일곱 살에 나를 버린 엄마의 땅, 스물일곱에 다시 품에 안다
아샤 미로 지음, 손미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네가 가난한 자의 자식인지 부잣집에서 태어났는지 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란다. 어떻게 값지게 살 것인지에 대해서만 생각하면 돼. 동포들을 도우면서.좋은 일을 하면서 말이다... ’아샤, 너는 갠지스의 딸이란다.’
손미나가 스페인 유학시절 읽고 눈물을 펑펑 흘리고는 출판사를 찾아가 한국에 소개하고 싶다고 하여 나오게 된 책이다. 아샤(희망이란 뜻)는 태어나면서 부모와 헤어져 수녀원에서 살다가 7살에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로 입양이 되었다. 당시 그녀가 입양이 되려던 것이 아니라 그녀의 양부모는 쌍둥이자매를 입양하려 했는데 우연찮게 입양하던 때에 쌍둥이중 하나가 잘못되면서 아샤가 또 입양이 된 것이다. 어쩌면 그녀의 이름처럼 희망이 그녀의 운명에 작용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우리 모두,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테니까..
그이 양부모는 그녀를 만나기전부터 그녀에 관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녀를 입양하기 전의 일은 모르지만 입양되는 순간부터 기억하게 하려고 쓴 부모의 일기에서도 그녀를 얼마나 사랑과 애정으로 키웠는지 알 수 있고 그녀 또한 그런 양부모 밑에서 구길살 없이, 바로셀로나에서는 그녀가 이상하게 여겨졌지만 그녀 나름의 길을 찾아 올바른 성인으로 잘 자랐지만 자신의 뿌리에 대한 생각은 언제나 그녀와 함께 했다.
봉사활동을 위해 인도를 20년만에 처음 찾은 그녀, 그녀를 맡아 키워주고 그녀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주기까지 머물렀던 수녀원을 찾아 자신의 지난 날을 찾아 보려 했지만 자세하게 자신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지 못한다.하지만 다시 7년후에 찾았을때 그녀는 뜻하지 않은 ’언니’의 소식을 접한다. 그녀에겐 언니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 언니를 찾아 수소문 한 결과 언니의 소재를 파악하고 찾아 나서려던 순간에 형부가 수녀원으로 찾아 오고 그녀가 살아 있음을 확인한 형부로 인해 언니네 동네는 잔치분위기.
촬영팀들과 언니네 집을 찾아 나섰지만 그녀와 언니 사이엔 언어의 차이가 있었다. 그래도 눈빛과 마음으로 통하는 핏줄의 힘, 이곳에 와서 비로소 자신이 이곳이 뿌리라는 것을 알겠듯이 보이는 사람 모두가 비슷하다. 여기도 아샤 같고 저기도 아샤 같다. 그녀 언니 또한 그녀와 비슷하다. 언니를 만남으로 인하여 더 많은 자신의 지난날과 만나게 되는 그녀, 비로소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에 안착한다.긴 만남을 하지 못하고 수녀원으로 돌아온 그녀는 비밀리에 그녀의 언니인 우샤를 다시 찾아가길 바라고 그녀와 함께 하는 몇 사람들과 언니를 찾아간다. 갑자기 방문한 그녀의 출현에 놀라하는 조카들의 ’이모’ 소리,에 내 눈에서도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다.
언니에게서 자세하게 자신의 어떻게 해서 고아원에 가게 되었는지 듣게 되고 자신을 낳고 세달후에 돌아가신 엄마의 부재때문에 이복언니인 그녀의 엄마와 나이가 비슷한 언니에게 맡겨져 젖을 먹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양부모가 될 뻔한 그녀의 이복언니 사쿠바이를 찾아 나선다. 이복언니인 사쿠바이를 찾아감으로 인하여 자신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듣기도 하고 마지막을 함께 했다는 언니 사쿠바이의 말에 자신의 엄마는 죽었지만 모두의 기억속에 아직도 아름답게 존재 하고 있음을 느낀다.
왜 우리는 누군가가 실제로 어떤 사람인가 하는 문제보다 어디에서 왔는지 혹은 어디 출신인지에 더 관심을 갖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해답은 없었다..자신의 뿌리와 고향인 인도를 찾았다가 평범한 음악선생님의 삶에서 TV진행자로 NGO에서 활동을 하기도 하고 작가의 삶을 살고 있는 그녀, 그녀가 수녀원의 나선형 계단을 올라 수녀님에게 ’엄마와 아빠를 만들어 주세요..’ 하고 말하지 않았다면 ’바로셀로나로 보내주세요..’ 하고 말하지 않았다면 그녀의 현재 삶은 자신이 다시 찾게 된 언니의 삶과 어쩌면 똑같을 지도 그 삶이 자신의 삶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언니와 자신의 이름이 바뀌어 자신이 언니의 <희망>을 뒤바꾸어 가진것처럼 자신의 <희망>을 찾아 스페인에 입양이 된 것이며 다시 찾은 고향에서 언니와 그외 가족들과 부모님들에 대한 이야기며 자신의 뿌리를 찾고 나서 더욱 자신의 인생을 다시 보게 된 아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부정적인 면이 ’입양’ 에 대한 종지부를 찍 듯 그녀의 삶은 많은 이슈가 되기도 하고 가슴 뭉클하게 한다. 그녀의 양부모가 그녀에게 쏟은 ’부모의 정’ 은 배 아파 낳은 자식만 자식이 아니라 ’가슴으로 낳은 자식’ 도 충분히 자신의 자식이 될 수 있으며 입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
인도,극과 극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나라. 불과 몇 미터의 거리를 두고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돈을 가진 서구화된 사람들과 그야말로 무일푼의 빈곤충 사람들이 함께 사는 곳이며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영화 산업을 자랑하고 세계적인 지식인들을 배출하며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는 나라이면서 동시에 믿기 어려울 정도로 구시대적 사고방식과 옛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 인도를 가족을 찾고 자신의 지난날을 찾음으로 인하여 멀게만 느껴졌던 인도를 그녀는 다시 품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샤의 첫번째 인도 여행까지는 다큐멘터리를 보듯 무덤덤하게 읽어 나갔는데 갑자기 언니를 만나고 가족들과의 상봉에서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이 시야를 흐렸다. 역자가 눈물을 펑펑 쏟았다는 것이 나와 같은 부분이 아닐까. 자신의 잃어버렸던 부분과 ’혼자’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따듯한 자신의 핏줄로 채워짐으로 인하여 양부모와는 다른, 뿌리의 정으로 인하여 가슴 뭉쿨해지는 카타르시스적 이야기를 전해준 아샤의 ’엄마에게 가는 길’ 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모든 사진들에서 그녀의 환한 웃음이 있어 더욱 행복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