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금산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시인의 이 시 '남해 금산' 뿐만이 아니라 시집에 실린 시들을 두세번씩 읽었다. 시인의 시는 한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연결된 서사시 같은 기분이 든다. 시인의 시들을 처음 접한 기분은 뭐랄까 신선함 보다는 한번 들여다 보아서는 알지 못하는 무언가 깊은 내막을 간직한것 같은 느낄 수 있다. 마지막 부분에 나온 김현님의 해설에서도 보면 '깊은 주위를 기울이지 않으면 이성복 시를 읽어나가는 독자들은 시들 사이의 거리가 넓고 깊은 것에 우선 당황하게 된다. 때로는 환상소설의 한 장면처럼 납득하기 힘든 정황 묘사가 나오는가 하면, 때로는 그 이유가 선명히 설명되지 않은 절규가 터져나오고 있는 그의 시들은 그것을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 보낸 시간을 헛되이 만드는 듯한 절망감과 허망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라고 해설이 되어 있다. 나의 처음 막막함이 잘 표현되어 있는 듯 하다. 글은 읽는 사람의 몫이라 하지만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나 어떻게 시들을 받아 들여야 하나 할때가 종종 막막하여 읽은 시들을 소리내어 다시 읽어보기도 하고 속으로 다시 읽어보다보니 세번정도씩은 곱씹듯 읽은 듯 하다. '어려운말로 이야기 하지 맙시다..' 처럼 난 그의 시들이 '남해 다도해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작은 섬과 섬사이의 간격' 처럼 느껴졌다. 그 틈사이에는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여러가지로 정의할 수 있는 것들이 잘 숨겨져 있 듯 그의 시에도 어떤 절박함과 희망이 적절히 숨겨져 있어 읽는이가 찾아야 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강 저렇게 버리고도 남는 것이 삶이라면 우리는 어디서 죽을 것인가 저렇게 흐르고도 지치지 않는 것이 희망이라면 우리는 언제 절망할 것인가 해도 달도 숨은 흐린 날 인기척 없는 강가에 서면, 물결 위에 실려가는조그만 마분지 조각이 未知의 중심에 아픈 배를 비빈다. 언제 시간이 되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읽어봐야 겠다. 나 또한 시를 좋아하고 습작하는 것을 즐겨하는데 어려운 글을 쓰지는 못한다. 아직 인생의 심오한 맛을 모르고 살아왔고 그 깊이를 알지 못하기에 나의 글들은 그저 낙서에 불과한데 한 줄 그 언어들에 인생이 삶이 그물에 걸려 퍼득이는 물고기처럼 살아야 함을,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문득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