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비령 - 스쳐 지나가는 별들의 노래
이순원 지음 / 굿북(GoodBook)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여잔데 그래요?... 잘 모르겠어. 둘 다 바람꽃 같기도 하고....
그러면 왠지 쉽게 시들 것 같지는 않네요. 형도 여자도....


은비령, 그런 곳이 있기나 한것일까.. 은비령으로 가는 찹니다..은비령요.... 여기 살아도 모르지요? 은비령이라고.. 처음 듣는데요,은비령이란 얘긴... 한계령에서 가리산으로 가는 길 말입니다... 그는 그만이 아는 곳 <은비령>에서 뜻하지 않게 공부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와 함께 한 세월은 구개월, 그리고 몇 년뒤에 우연히 운전면허시험장에서 그를 만난다. 결혼을 하여 옆에 바람꽃 냄새가 나는 여자와 행복한 모습으로 그. 그것이 그가 본 그녀가 웃는 모습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소식을 접한 것은 그가 격포바다에서 사망했다는 소식. 죽은 친구의 아내이자 죽은 친구의 친구인 그들은 그가 죽은지 이년후에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 

이 소설에는 남자가 만나는 여자를 <바람꽃>에 비유를 한다. 군대에 있을때 어느 병사의 여친도 바람꽃과 닮았는데 그의 친구의 아내도 바람꽃을 닮았다. 가냘픈듯 하면서 독을 품고 있는 바람꽃은 눈속에서도 홀로 피어나는 강인함을 가진 꽃이다. 독성이 있어 쉬 시들지 않는 꽃이라는 의미로 남편을 잃은 그녀지만 시들지 않을것 같은 바람꽃에 비유를 해서인지 그녀보다는 바람꽃이 더 생각이 나게 한다.

은비령의 신비함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것으로 <엔야>의 음악을 믹스해 놓았다. 엔야하면 신비스러우면서도 태고적 그 무언가가 깨어나는 듯한 느낌이 드는 듯한데 은비령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음악매치인것 같다. 거기에 눈과 별이 어우러진다면 한 폭의 그림이라도 그려질 듯 한 풍경이다. 그곳에서 친구를 만나고 자신들만의 비경을 정해 놓기도 하고 별을 보며 다시 사랑을 싹틔우는 곳 은비령, 그곳엔 무언가 신비한 힘이 깃들여 있을것만 같다. 신혼여행때 이곳을 지난적이 있는데 저녁 어스름 무렵에 이곳을 지나는데 가도가도 끝업는 고개와 태백산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밤을 맞이하는것 같은 오싹함에 떨었던 기억이 있어 한동안 소설속의 기분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몸으로 가장 멀리 있을 때 마음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느낌...
을 관측하며 멀리 있는 듯하지만 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을 보며 그들은 사랑을 확인한다. 황순원의 <소나기>가 사춘기 시절의 푸사랑 이야기라면 이순원의 <은비령>은 아름다운 로맨스라고 하고 싶다. 이혼을 한 남자와 남편을 사별한 여자가 만나 사랑을 확인하는 곳 은비령, 무수한 별들이 그들의 사랑처럼 빛나고 바람꽃과 닮은 그녀는 쉬 시들지 않을 것이다. 이 소설은 알고 있었는데 태백산맥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부분이 궁금했고 <바람꽃> 이야기도 궁금하여 다시 읽어 본 소설이다. 마흔이 넘으면 제2의 사춘기라더니 일탈을 꿈꾸지는 않지만 소나기를 읽은 느낌이 들 듯 다시 스멀스멀 무언가 가슴을 기어다니는 것에서 바람꽃을 생각나게 한다. 내가 처음 바람꽃을 만난 곳은 마곡사 앞 천변에서 였는데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무슨 꽃인줄도 모르고 찍어 오고 나서 하루종일 찾아 헤매다 '꿩의 바람꽃' 임을 알고는 잊지 못하는 꽃, 바람꽃. 사랑이 느슨해졌을때 한번 읽어보면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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