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독 밀리어네어 - 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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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은 내면에서 오는것...


원작을 읽기전에 영화를 먼저 보았다. 영화의 감흥이 아직도 가시지 않아서일까 영화와는 약간 다른 원작, 그래도 영화의 여운때문일까 읽는 동안 그 맛이 더 살아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영화에서 주인공의 이름은 자말이었지만 원작의 이름은 '람 모하메드 토머스' 이다. 힌두교 이슬람교 기독교적 특성이 모두 가미된 이름 람, 그는 태어나자마자 성당앞 쓰레기통에 버려진 고아이다.신부님이 그를 키워 주었지만 신부님마져 그가 여섯살이 되던 해에 뜻하지 않은 사고로 죽으면서 태어나면서 부모에게 버림받은 삶은 파란만장하게 이어진다. 

그는 태어나면서 부터 길에서 살아 남는 법이라도 익힌것처럼 그때 그때 위기를 기회로 여기듯 잘 헤져나가며 산다. 고아원에서 만난 살림, 타지마할 관광안내원을 하면서 우연하게 가게 되었던 홍등가의 니타,주물공장에서 일하며 살게된 집단주택단지에서 만난 구디야, 비련의 여주인공이었던 여배우, 그의 18년의 삶속에는 한시도 굴곡지지 않은 것이 없는 것처럼 인도의 생활상과 빈부의 격차, 힌두교와 이슬람의 부딪힘 등이 있지만 그래도 '희망' 을 잃지 않음을 보여주듯 람이 퀴즈쇼에서 우승을 하여 거액의 상금을 거머쥐어 인생역전을 할 수 있는 해피엔딩이라 짜릿함이 더하다.

그가 인생역전의 행운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행운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냥 오는 것일까.. 행운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람이 <행운>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자기 삶에 정직했으며 충실했기 때문이다.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이라 해도 퀴즈쇼에서 우승을 하지 못했는데 학교구경도 못한 람은 누구보다 자신의 삶에 정직하였기에 행운을 잡을 수 있었다. 퀴즈쇼의 정답은 그의 인생이었다. 하지만 정작 퀴즈쇼에서 우승하고 그는 구속된다. 그 앞에 나타난 여변호사, 그녀에게 그의 지난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진실되게 털어 놓으며 정답이 어떻게 나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말한다. 그녀가 왜 난데없이 나타났으며 누구일까.. 한치의 의심도 없이 자신의 행운의 1루피를 믿으며 모두를 털어 놓은 후에 그녀가 누구라는 것을 알게 된 람, 그가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던 행운의 1루피의 정체, 그의 행운은 1루피에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 만들어 내었던 것이다.

람의 파란만장한 삶과 퀴즈쇼의 긴박함이 잘 어우러져 그와 함께 인도의 역사와 현실이 잘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작가는 인도를 나름의 애착을 가지고 보고 있어서인지 해피하게 다루고 있다. 빈부의 격차가 많이 나서 희망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것 같지만 저마다 희망을 가지고 잘 살아가는 사람들, 그 대표적인 인물로 람은 '백만장자' 라는 꿈을 이루게 되었으니 그보다 더 희망적인 이야기가 있을까. 람의 인생 또한 사기 같으면서 현실이었듯이 퀴즈쇼 또한 사기극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계산대로라면 8개월여가 지난 후에 우승자가 나와야 수지타산이 맞는데 3개월만에 우승자가 나왔으니 그들에게는 그에게 우승상금을 줄 돈이 없다. 그리고 람의 인생을 약간 꼬이게 만들었던 정체불명의 남자가 그가 지금 만나고 있는 사회자라니...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어 더 재미가 있었던 듯 하다. 영화와는 다른 이야기로 결말이 넘 시시한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었는데 반전이 있어 원작이 더 나은것 같다. 작가의 처녀작이며 두달여만에 집필했다니 대단하다. 

'옛 친구를 만나는 것은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과 같다.'
영화보다 먼저 읽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영화에서의 영상이 원작을 읽는 내내 떠나지 않아 행복한 되새김질을 하며 읽을 수 있었던것 같다. 영화에서의 그 천진난만한 아역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고 있었는데 원작의 람 또한 오뚜기처럼 지쳐 쓰러지지 않고 그때 그때 잘 버티고 견디어 주며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가는 희망적인 인물이라 그를 응원하며 읽었던 것 같다. 불황기에 자포자기보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은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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