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마음을 만지다 - 시가 있는 심리치유 에세이
최영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단비에 젖은 듯한 마음......촉촉하고 시원해서 좋다.


워낙에 詩를 좋아하고 시를 쓰기를 좋아했다. 책을 읽다보니 내가 시를 쓰고 싶다고 느끼고 쓰게 된것도 마음을 다치고 나서부터인것을 알았다. 심하게 마음을 다치고 나서 아픈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난 혼자 넋두리처럼 시를 쓰기 시작했다. 글쓰기를 좋아했고 낙서하는것을 좋아했기에 시가 내 마은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을줄은 몰랐다. 아이 낳고 살림하다가 우연하게 시작했으니 식구들은 모두 믿질 않았다. 그렇다고 전공한것도 아닌데... 날마다 아이들은 '진짜 엄마가 쓴거야..' 하면서 물어 보았지만 난 쏟아 내놓고 나면 마음이 비워지는 것을 느껴 날마다 무슨 일과처럼 하루에 3편정도의 시를 쓴것 같다. 여고시절이나 예전에는 좋아하는 시들을 줄줄이 외고 다니기도 하고 문학소녀 아닌 이가 없겠지만 유독 시를 좋아했다. 그래서일까 잠재되어 있던 언어처럼 줄줄이 엮이어 나오는 단어들은 날 행복하게 만들었다고 봐도 좋다.

어느날은 작가의 말처럼 내가 쓴 시를 소리내어 읽어보기도 하고 프린트를 하여 식구들에게 자랑을 하기도 했다. 그것이 나의 스스로의 치유방법이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시와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면 우울증으로 힘들었을것 같은 시기, 그 시기를 벗어나지 못했을것 같다. 옆에서 지켜보았던 친구들도 대단하다며 어떻게 치유를 했는지 묻곤 했는데 역시 난 '시를 썼기에 그 시간을 넘긴것 같다.' 아무 의미없이 말하곤 하였는데 책을 읽다보니 마음에 상처를 치유해주는 시의 능력을 내 마음은 어떻게 알고 스스로 치유능력을 키웠던 것일까.

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마음이 다치는 일이 일어났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는데 일은 커지고 타인에 의해 안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말았다. 정말 뚜껑이 열리는 기분으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을때 책을 들었다. 한줄 한줄 읽다보니 내가 지금 단비를 맞고 있는 것처럼, 소나기가 내리는 빗속을 지나쳐온 것처럼 책을 읽으며 스스로 치유를 해 나가고 있었다. 한편 한편 읽다보니 마음이 가라앉고 스스로 정화가 되어 있었다. 좋은 구절을 옆에 있는 남편에게 읽어주며 함께 하다 보니 '좋은 책은 혼자서 읽지 말고 나누자..' 하는 남편. 시가 마음을 만지고 지나간것일까...

처음에는 그냥 읽던 시들이 작가의 말을 따라 한번 소리내어 읽게 되었다. 소리가 내게 와서 콕 콕 박히는 느낌, 나의 소리이지만 소리에 익숙하기 보다 정말 문명의 이기때문에 소리를 점점 잊고 살아가는데 시를 읽다보니 아름다운 소리를 찾은듯한 느낌이다. <'이' 발음은 심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가가 있고 '아'라는 발음은 폐와 관계가 있기 때문에 가슴속에 맺혀 있는 감정을 풀어준다. 마음이 답답할때 '아아아..'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우' 하는 소리는 생식기에 자극을 주어 짜릿짜릿한 느낌이 들게 한다는 것이다'> 하고 소리가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읽어 주었더니 그런것 같단다. 앞으로는 날마다 하루에 한편 시를 읽어야 겠단다.

인생을 파괴시키는 것은 혀와 말만으로도 충분하다.
쉽게 뱉어내고 쉽게 지나쳐 버렸던 말들이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한마디 말이라고 꼭꼭 씹어 뱉어야 할것 같은 것처럼 소중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감정을 억제하며 내 안에 쌓아두기 보다는 내뱉어 내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을 한번 더 느껴본다. '울고 싶을 땐 울어라. 참으려고 안간힘을 쓰지 마라.우아하게 소리 없이 눈물만 뚝뚝 떨어뜨리지 마라. 고여 있는 것을 퍼내야 된다. 울고 싶을 땐 큰소리로 엉엉 목 놓아 울어라. 실컷 울고 나면 울음이 조금씩 잦아 들면서 마음은 서서히 평안을 되찾아갈 것이다.' 그래서 였을까.. 어린시절 엉엉 울다보면 어느새 새근새근 자고 있었던, 지금은 언제 그렇게 엉엉 큰소리로 울어보았나 까마득하다. 그만큼 마음의 찌꺼기들을 내 안에 쌓아두고 살았던것 같다. 이제는 내 몸의 노폐물을 뱉어내야 할것 같다. 한편의 시를 소리 내어 읽어보기도 하고 감정의 억제하기 보다는 감정에 솔직하며 그렇게 살고 싶어졌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정말 마음이 개운해졌다는 것이다. 소나기 내리는 빗속을 한차례 지나쳐 온것 같기도 하고 단비에 젖은것 같은 느낌, 비는 소리와 함께 온다고 하더니 <시가 마음을 만지다>라는 책은 비와 같은것 같다. ' 우리는 살기 위해 사랑해야 하고, 사랑하기 위해 살아야 한다.' 오늘부터 내 삶을 더 사랑하며 살아야 할것 같다. 책에 소개된 시중에 한편의 일부분인 박노해의 너의 하늘을 보아中에서 옮겨본다.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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