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의 지겨움 - 김훈 世設, 두 번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김훈 그의 소설과 에세이집을 읽다보면 그의 직업이었던 기자생활이 몸에 베인듯한 글의 특성을 느낄 수가 있다. 날카로운듯 하면서도 직관적이고 논리정연하게 잘 손질이 된 글들에서 노련한 그를 만날 수가 있다. 최근의 에세이집 <바다의 기별>도 읽어 보았지만 나름 이 책이 그를 알기에 또한 그의 다른 소설들인 <칼의 노래>와 <현의 노래> <남한산성>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 더 괜찮았다.
 
그는 스스로 기계치라고 한다. 차보다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컴퓨터를 이용하기보다는 직접 연필로 쓰고 지우고 그에겐 지우개가 평생의 글동무처럼 등장한다. 어쩌면 아나로그적이라 그를 시대에 뒤떨어진 작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만의 고집이 한편으로는 좋다.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쓰고 맘에 안드는 부분은 지우개로 쓱쓱 지워가며 그만의 세계를 완성해 나간다는 것은 어쩌면 그의 노력이 더 기울어진듯 하여 더 애정이 간다.
 
이 책에는 그가 소설의 근간이 되었던 곳들을 여행하며 만났던 철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이나 역사와 어우러진 이야기들과 책이 2003년에 나온 것이란 월드컵과 축구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그런 반면에 연장을 사랑하는 작가의 특별한 취미가 나오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소설을 쓰기 위한 곳들을 여행한 곳에서의 느낌들이 있어 좋았다.
 
작가 김훈을 좀더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인간적인 그의 모습을 감추는 것 없이 호주머니를 뒤집어 보인것처럼 그를 대한것 같아 느낌이 좋았다. 이 책도 한 자 한 자 아날로그 방식인 연필로 꾹꾹 눌러쓰며 어깨의 아픔을 감내하며 썼으리라 생각을 하니 문장 하나 더욱 아껴가며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컴퓨터로 작성을 하고 글을 쓴다면 쉽게 쓰고 쉽게 수정하고 모든 일들이 쉽게 시작되고 끝날터인데 자신의 힘을 들여 손글씨로 썼다는 것은 정말 인내를 요하는 일인것 같아 더욱 존경스럽다. 그 고집이 계속될때까지 난 그의 팬이 영원한 될것이며 더욱 그의 글을 아껴가며 읽을 것이다.
 
책속에 <저절로 되어진 것들의 힘>에서 나온 것중에 고형렬이 쓴 연어에 대한 인용부분이 맘에 들어 옮겨 본다.
'연어들은 자신의 몸과 자신의 몸을 준 몸을 서로 마주보지 못한다. 이 끝없는 생명의 반복인 무명고 보시는 인연이고, 그 인연은 세상의 찬란한 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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