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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가계부 - 클래식과 경제
고규홍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올해가 모차르트 250주기라고 한다. 친숙한 이름들 이지만 그들이 어떤 생활을 했는지 잘은 모르지만 지금의 유명세로 본다면 그당시에도 부와 명예를 누렸을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음악가들도 있고 나름 생활방식이 달르기에 부와 명예가 있어도 궁핍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 예술가들도 있음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찌되었든간에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더욱 느꼈다.
넉넉한 생활이 아니었는데도 거액의 돈을 프리메이슨에 헌금을 한 모차르트, 그의 삶은 궁색함이었지만 음악은 열정이 넘쳐나니 그의 위대함이 엿보인다. 영화 <카핑 베토벤>에서도 보여졌듯이 베토벤은 돈에 관해선 꼼꼼했던 것 같다. 조카의 뒤를 돌봐주고 있었지만 음악을 시키려던 조카는 다른 길을 감에 따라 실망을 한 그, 어려움에 처해 토지를 소유한 부유한 동생에게 원조를 요청하지만 거절을 당하면서도 당당하게 '너의 도움 따윈 필요 없다.' 하며 강하게 나갔던 그가 남긴 '가계부' 그의 꼼꼼함이 있었기에 불멸의 음악이 남아 있지 않을까 싶다.
아들에게 돈을 물려주기위해 돈에 집착한 파가니니, 그의 현란한 기교가 벌어 들인 부유함이 그가 악마적인 삶을 살았다 해도 결코 미워할 수 없다. 피아노 한 대조차 없었던 슈베르트는 그런 속에서도 아름다운 가곡들을 탄생시켰으니 부와 천재적인 음악성은 결코 같은 길을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과 돈과 줄다리기를 하듯 했던 베를리오즈,사랑의 아픔이 탄생시킨 <환상 교향곡>, 그 주인공과의 삶도 10여년을 끝으로 파경으로 치닫고 다른 여인을 만나 평안한 삶을 누리려던 노년에도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은둔생활을 하며 고독하게 생을 마감한 그, 부와 천재성은 같은 길을 가진 않는가 보다.
부유한 은행가의 아들이었던 멘델스존, 그의 삶이 말해주듯 그의 음악은 따스하지만 '피아노의 신동'으로 불리던 쇼팽은 허기를 피아노로 달랬다고 하니 극과 극의 삶이다. 한편 법률가의 길을 버리고 음악가의 길로 들어선 슈만, 그가 어머니께 보낸 편지에서 기억하고 싶은 글이 있다. ' 세계를 자유롭고 아름답게 하는 제 앞의 음악은 저를 놓아주지 않습니다.음악은 영원히 꺼지지 않을 불멸의 신비입니다. 도저히 음악을 버리고는 살 수 없습니다.' 그의 편지글이 말해주듯 가난도 음악을 막지는 못하는 듯 하다. 그의 열정이 있었기에 불멸의 음악은 지금도 우리 곁에서 숨을 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세계테마기행에서 이탈리아 편에 베르디와 푸치니 편이 방송이 되었다. 그들의 가정형편부터 음악성까지 달랐지만 베르디는 철저하게 자신의 음악을 관리하여 부를 모았으며 사회에 환원도 한 반면에 푸치니는 돈을 많이 모았음에도 유산을 한푼도 내 놓지 않았음이 비교가 되었다. 그런가 하면 브람스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면서 스승의 아내인 클라라를 도와주며 살았던 로맨티스트 라고 해야 하나.. 드뷔시의 삶이 가장 마음이 아팠다. 살아서는 그렇게 가난하게 살면서도 영원한 음악을 남겼는데 죽어서는 지폐의 모델이 되었다니 이런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
아이가 피아노를 치던 때가 있어 <쇼스타코비치의 왈츠>를 좋아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의 삶도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으며 정치권력과 음악사이에서 고뇌했을 그의 삶이 새롭게 다가왔다. 어떤 음악인의 뒤에는 알게 모르게 후원을 해 주던 후원자가 있기도 하고 돈이 있으면 생이 짧았던 천재들의 삶, 모은 재산을 다시 후배들을 위해 사회에 환원을 했던 음악인들도 있고 자식에게 거대한 유산을 물려 주기도 했지만 가난하게 생을 마쳐야만 했던 삶도 있고 저마다 가계부는 다 다르지만 음악의 천재성과 열정만은 남달랐던 것 같다. 부보다는 음악의 열정에 더 생을 바쳤던 그들이 <베토벤의 가계부>처럼 꼼꼼하게 올해는 계획적인 삶을 살아보라는 충고처럼 들려온다. 그들이 돈을 벌기 위해 피아노 레슨을 하던가 창작보다는 지휘봉을 잡거나 악보를 출간하기도 하고 이중계약을 하기도 했던 것은 어느 정도의 돈이 있어야 자유롭게 창작도 하고 삶이 좀더 자유로워 질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산수실력이 엉망인 베토벤이 남긴 가계부가 나왔으니 올 한해는 허리띠를 졸라매며 살아볼 일이다. 절약을 하며 살아도 '삶의 열정'은 식지 않는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해주고 있는 듯도 하다.
☆ <음악속으로>편의 색이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 좀더 환한 색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