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단 한번의 약속 - 김수연 산문집
김수연 지음 / 문이당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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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내게 어머니 같은 존재이다.채근하지도 묻지도 않는다.내가 가는 대로 제 안쪽을 내주며 묵묵히 지켜보는게 전부다.
 
 
그의 아픔을 읽어야 그가 왜 책전도사 되었는지 알게 되었을때 목이 콱 메인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 아이를 먼저 가슴에 묻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아픔인지 알기에 더욱 구구절절 그의 말들이 가슴에 와 박힌다. 6살난 아이를 가슴에 묻으며 그 아이와 한 약속을 지키기라도 하듯 책전도사로 나선 작가, 감히 누구도 먼저 나서서 하지 못한 일을 아픔만큼 성숙해지듯 열매를 맺었다는 것이 정말 감격스럽다.
 
그가 세운것은 ’작은 도서관’일지 모르지만 그 작은 도서관에서 <희망의 빛>을 전해 받은 우리 어린 꿈나무들이 장차 얼마나 큰 빛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 아파트에도 이동도서관 차량이 매주 화요일이면 찾아온다. 처음엔 낯설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당연하게 받아 들이면서도 난 한번도 그 이동도서관을 찾아가 본적이 없다. 내가 읽어야 할 책들이 우리집 책장에도 넘쳐나고 있기도 하지만 난 워낙에 빌려 읽는 책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린시절 없던 그 시기에는 학교도서관에서 혹은 친구들의 책을 빌려 읽기도 했지만 그런 서러움인지 모르지만 나자신이 거쳐간 책들을 내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어 난 열심히 책을 읽고 모으고 있다. 책이 쌓여가는 것만큼 행복한 것은 없는것 같다.
 
날마다 읽어야 할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내가 읽어야 할 책들도 쌓여갈때, 한권을 다 읽고 다른 책을 잡아 들었을때의 책냄새와 첫페이지를 넘기는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의 책을 읽다보니 내가 느낀 점들이 구석구석에 나와 있어 더욱 공감이 가기에 한번 잡고는 놓지 않다가 오전을 다 소비하여 읽고 말았다. 무언가 그가 남기고간 강원도 산골의 맑은 시냇물 자국처럼 내 가슴엔 시냇물이 흘러 내리는 것처럼 ’졸졸졸..’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언젠가는 나도 많은 책은 되지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책이 필요한 곳에 기부를 하고 싶기도 하다. 아님 책을 나누고 싶은 사람들끼리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기도 하다.
 
인생의 커다란 상처를 치유하듯 목회생활과 책전도사생활을 함께 하시는 행복한 그, 그의 활짝 웃는 얼굴에 어디 그늘이 있을까 싶다. 하지만 남모르는 아픔이 빚어낸 튼튼한 나무는 전국어디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으니 그는 진정으로 웃을 수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의 건강한 웃음이 전이된것일까.. 라고도 생각해 보았지만 자신에게 당당하게 거짓없이 나눔을 아낌없이 몸소 실천하며 살고 있는것 같아 부럽기까지 하다.
 
그가 혼자 하려 했다면 그 모든일들이 힘들었겠지만 천사가 나타나 돕기라도 하듯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말 누구도 흉내내지 못하는 거대한 열매를 만들었다는 것이 대단하면서도 책을 아끼고 사랑하고 독서를 일상으로 해야 하는 마음이 곳곳에 나타나 독서를 잘 하는 방법을 강조해 놓은 책들보다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가난한 사람도 책을 읽으면 부자가 되고 부자는 책으로 말미암아 존귀해진다. 좋은 부모,좋은 자녀되기를 바라는 마음! 좋은 삶, 좋은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 시작은 바로 좋은 책을 읽는 것이요,좋은 책을 나누는 일이다. -55p
독서란 타인의 삶을 엿보는 마음의 창이다 -104p
자신의 자녀가 잘되기를 바란다면 돈 대신 책을 물려주어야 한다....세상에서 가장 값진 유산,가장 고귀한 유산은 바로 자식에게 책을,아니 책 읽는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217p
 
나 또한 엄마의 책 읽는 습관을 물려주고자 노력하며 한 해 동안의 독서 목표를 세워 보았다. 어려울것이라 생각한 것이 지금은 목표치에 거진 도달했다. 내가 정한 숫자에 다달아보니 일년이란 세월이 얼마나 날 살찌우고 배부르게 했지만 세삼 쌓인 책들을 보면 정말 행복하다. 책에 관심이 없던 가족들도 한권 한권 늘어가면 제목이라도 한번 훓어보든가 아님 빼어서 살짝 맛이라도 본다. 책에 대한 관심이다. 시험의 연속선상에서 늘 시간에 쫓기는 딸들은 읽고 싶은 책들이 많아서 좋다며 나름 방학을 노리기도 한다. 나의 하루하루가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예들이다.
 
작가의 평탄지 못한 삶과 책을 나눔으로 인하여 다시 얻은것처럼 새로운 삶을 읽으며 앞으로도 그늘에서 도움을 주는 손들이 더욱 많아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도시에서 먼 곳,마을마다 작은 도서관이 있어 책 읽는 행복한 풍경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선진국의 원동력은 <책>이다. 라는 말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독서를 많이 할것 같은데 일본보다도 뒤처지고 도서관은 더욱 모자란다니 문맹퇴치율이 높으니 IT공화국이니 하는 말보다 늘 책과 하는 국민이 되었으면 좋겠다. 독서는 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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