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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때문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용서는 널 자유롭게 해줄거야....
기욤 뮈소의 작품들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서 사랑의 아픔을 잘 치유하는 소설이라 재미도 있으면서 읽고나면 마음이 따듯해진다. 전작들에서 나타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오가듯 이 작품에서도 현실과 과거를 오고가며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스릴감도 있고 그런 속에서 따듯하게 녹아나는 '치유'가 가슴을 짠하게 덮여준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의 소설의 밑바탕을 이루는 <사랑>,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과거의 아픔이 되었건 현재의 아픔이 되었건 마음의 상처를 간직한 사람들. 마크는 첫눈에 반한 바이올리스트 니콜과 결혼을 하지만 그를 만나는 순간에 그녀는 임신중이었다. 자신의 아이도 아닌 딸을 무척이나 사랑했던 마크,그런 딸이 다섯살이 되던 해에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유괴의 가능성을 두었지만 딸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고 마크는 그런 아픔을 온 몸으로 받아 들이듯 집을 나가 거리의 부랑자의 생활을 한다. 그런 남편을 우연히 노상강도를 만나 위험에 처한 순간에 만난 니콜,남편의 도움으로 노상강도의 위험에서 벗어났지만 남편 마크는 상처를 입기도 했지만 그동안의 힘든 생활을 말해주듯 온몸이 병들어 있어 몹시 걱정을 하며 남편의 친구인 같은 정신과 의사 커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에비> 그녀의 아픔도 역시나 마크의 아픔만큼 대단하다. 엄마와 함께 사는 그녀는 가장노릇을 하며 병에 걸린 엄마를 수발까지 한다. 누군가 간을 기증한다면 엄마를 살릴 수 있는,그런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컨테이너의 힘든 생활도 이겨내며 청소와 공부를 병행하던 그녀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엄마가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순간에 엄마의 새 생명과 같던 '간'은 다른 사람에게 이식되고 엄마는 죽게 된다. 그런 일이 의사가 돈을 받고 행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된 에비는 의사를 죽이기로 맘을 먹는다. 그런 순간에 의사 커너를 만나게 된다.
<앨리슨>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하여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게 되지만 그녀의 방탕한 생활로 인하여 이미 그녀는 몸과 정신이 병들은 상태,비가 몹시 내리는 날 새로운 희망과 각오로 집으로 향하다가 우연히 아이를 치어 죽게 만든다. 그 일을 아버지가 덮어 두고 그녀도 그 일을 계기로 정신치료도 받고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려 하지만 잊을 수 없는 아이의 죽음,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하여 그녀도 정신과 최고 의사 커너를 찾는다.
마크와 에비 그리고 앨리슨의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하여 커너의 비행기에 탑승한 세사람, 그들은 과거와 현실을 오가듯 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씻고 서로를 용서하며 현실로 돌아온다. 의사 마크와 커너 역시 과거 아픔이 있는 사람들... 그 아픔을 털어내듯 커너는 자신의 아픔을 대신하듯 사람들을 치료해준다. 어쩌면 작가 자신처럼... 기욤 뮈소의 작품에는 전작에서도 그렇듯이 이렇게 의사가 등장하면서 아픔을 치유하는 전개로 이야기는 해피엔딩을 선사한다. 그래서인가 전작과 비슷한듯 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 그는 <이야기꾼> 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서인가 다음 작품도 기다려진다.
기욤 뮈소는 그들의 아픔을 깊숙히 침투해 들어가면서도 다치지 않고 어루만지듯 상채기가 남지 않도록 잘 다스려준다. 자신의 육체는 더 할수 없는 아픔의 흔적을 간직한,과거 아픔의 낙인처럼 남은 상처를 간직하고도 남을 치료하는 커너, 화를 가슴에 담아 놓으면 더 큰 병이 된다는 것을 말해주듯 자신들의 아픔을 다른 사람들에게 털어 놓으며 과거를 치유해 나가는 것을 보면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는것'처럼 아픔도 나누면 반이 되는것 같다. 그의 작품을 읽고 나면 내 내면의 아픔까지 치유를 받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그 또한 소설에 등장하는 의사처럼 독자들에게서 아픔을 나누는 의사노릇을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는 것일까....용서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어떤 현실을 맞고 있을 것인지....
나는 사랑 이야기가 없는 작품을 상상할 수 없다. 사실 인간의 모든 행위는 사랑 혹은 사랑의 결핍에서 비롯되는 것 아니겠는가. 따라서 사랑이라는 독특한 감정을 기술하는 것은 나에겐 언제나 일종의 도전이다 -기욤 뮈소
"용서하라는 것이지 무조건 잊으라는 뜻은 아니야. 죄 자체를 없던 일로 하자는 뜻도 아니야. 복수는 증오심을 키울 뿐이지만 용서는 널 자유롭게 해줄 거야..' -24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