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진정 사랑한다면 당신 앞을 막아설 운명은 없습니다...
 
이 소설은 대단히 위험하다. 일단 책을 잡으면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을 때까지 절대 손에서 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랬다. 이 책을 잡는 순간부터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며서 순식간에 읽어 나가듯 스피드 함에 몸을 맡기고 그저 눈운동을 힘차게 해 나간것 같다 전작 <스키다마링크>을 읽은 후 바로 집어든 책인데 어찌 이렇게 색깍이 확연히 다른 책인지, 나 또한 단숨에 읽어 나갔다.책도 요즘은 디자인시대라 그런지 겉표지도 무척이나 이쁘다. 은하수위에 남자가 앉아 있듯 하고 여인은 손안에는 은하수를 잡듯 하면서 있는 겉표지..
 
줄리에트는 프랑스에서 미국 뉴욕으로 날아와 자신의 꿈인 배우가 되고 싶어 하지만 카페의 종업원으로 함께 살고 있는 룸메이트가 결혼하여 나간다하니 집세도 혼자 감당하지 못할것 같아 모든것을 포기하고 프랑스로 돌아가려고 한다. 룸메이트는 변호사 시험에 합격도 하고 잘 나가는데 그녀는 초라하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종업원이며 꿈을 접고 자신의 고향인 프랑스로 돌아가 시골에서 살 생각을 하고 있다가 마지막이라 생각한날 우연히 룸메이트와 옷과 가방으로 치장을 하고 거리로 나선다. 옷이 달라지니 거리도 그녀가 늘상 보아 왔던것 하고는 달라 보이는데...
 
닥터 샘 갤러웨이는 날마다 아내의 묘지에 들렀다가 병원으로 향한다. 아내와 그는 베드포드 - 스타이브슨트 라는 같은 곳 출신이며 우울한 어린시절을 보내었고 그곳을 함께 탈출하다시피 했다. 그의 아내 페데리카는 우울하면서 가난한 생활을 벗어나기 위하여 마약운반책을 하기도 하다가 위급한 일이 발생하여 그와 함께 그곳을 탈출하였다.아내와 그는 자신들이 성장한 곳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부유하다고 생각되는 삶을 살고 있지만 아내는 늘 그곳을 벗어나지 못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것이다. 아내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닥터 갤러웨이는 소아과 담당으로 죽음에 다다른 안젤라라는 소녀와 각별한 감정을 나누며 있다가 어느날 우연히 길을 건너는 여인을 칠뻔한 교통사고를 내면서 줄리에트와 필연처럼 만나게 된다.
 
그들은 첫눈에 사랑에 빠지듯 하여 함께 이틀을 꿈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줄리에트는 프랑스로 돌아가야 할 운명이라 갤러웨이가 잡아주길 바라지만 그는 망설이기만 하고 그녀를 잡지 않아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비행기에 오른다. 하지만 그녀를 보내고 그녀가 없는 공간에서 느끼는 공허함에 뒤돌아 보지만 그녀는 떠나고 없다. 그런데 그 비행기가 추락사고가 난 것..그렇다면 줄리에트는..... 하지만 줄리에트는 그 비행기가 이륙하려던 순간에 승무원들과 옥신각신하며 그 비행기에서 내리지만 비행기 폭파범으로 오해를 받아 경찰에 연행되는 어려움에 처한다.
 
그녀를 구하기 위하여 방법을 모색하다가 우연히 만난 ’그레이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십년전에 머리에 총을 맞고 죽은 경찰이라는 것. 하지만 그녀는 갤러웨이 앞에 나타나 줄리에트를 데려가려 보내진 ’죽음의 사자’라 한다. 천신만고 끝에 줄리에트는 경찰에서 풀려나게 되지만 그녀를 데려가겠다는 그레이스 때문에 고심하는 갤러웨이는 그레이스와 자신이 과거에 어느 사건에 얽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이 줄리에트 대신 가겠다고 다짐을 한다. 하지만 그레이스의 딸이 마약에 물들어 있는 것을 구하기도 하는 것을 보며 모성애와 갤러웨이를 이해하게 되는 그레이스,마지막 죽음으로 향하는 케이블카에 과연 누가 동승을 했을까.. 다행히 결과는 해피엔딩이라 한숨을 내쉬었지만 정말 재밌게 읽었다. 스피드도 있고 이야기 구성도 괜찮고 흥미로움을 이끌어 주는 소재인듯 하여 빠져들며 읽었다.
 
구해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가 아픔의 상처를 간직하고 아픔에서 헤어나오려 발버둥친다. 한마디로 <구해줘> 하고 소리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닥터 갤러웨이를 보기만 해도 겉으로는 의사이면서 부유한 집에서 살고 있으니 그를 성공한 의사로 보이지만 지난시절 부모에게 버림받고 할머니손에 키워졌으며 가난한 동네에서 살았다. 거기에 아내마져 그 추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자살을 하고 마니 그 또한 구해달라고 소리치고 있는듯 보이며 줄리에트를 만나 아픔의 구렁에서 벗어나 <희망>을 만나게 된다. 줄리에트 또한 자신이 꿈을 접고 바닥생활을 하다가 겨우 희망인 갤러웨이를 만나고 그의 아이를 임신하지만 비행기 폭파범에 죽음의 사자마져 그녀를 데려가기 위하여 기다리고 있다.그레이스 또한 전직경찰로 잘 나가는 여인이었지만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의 결혼과 사랑하는 경찰동료에게는 사랑한다는 말한마디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되고 자신이 왜 죽었는지조차 모르며 그녀가 낳은 딸인 조디는 엄마가 죽고 입양이 되지만 마약에 빠져 들어 결국에는 그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매이다 엄마를 우연하게 만나고 갤러웨이에 의해 구제받게 된다. 그레이스의 동료경찰이었던 루텔리는 그레이스를 사랑하지만 함께 일하면서도 그녀에게 사랑한다는 말한마디 못하고 있다가 그녀가 결혼을 하게 되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속으로만 감정을 감추고 있다가 그레이스가 죽음의 사자로 다시 나타나자 결심을 굳히는 그녀와의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는 소심한 남자로 나온다. 모두가 아픔을 가지고 있으면서 작가는 그들을 그들에게 작가나름의 희망을 선사한다. 신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어쩌면 당사자들이 찾아 나선 희망이라 할 수 있겠다.
 

’옳고 그름은 우리가 판단할 몫이 아니야. 우리는 단지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책임질 수 있을 뿐이지. 하느님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고, 스스로 책임을 지게 하셨으니까...
 
페이지 : 265  



’때로는 인간이 아무것도 바꾸어 놓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페이지 : 427  


 
기욤 뮈소, 그의 작품들은 읽으면 읽을수록 그의 매력에 빠져든다. 프랑스 출신이면서 미국적인 소설로 폭넓은 독자층을 불러 일으킨것도 같고 빠른 전개가 읽는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생과 사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면서 그래도 죽음보다는 생이 희망이 넘치고 더 의미가 있음을 그는 말해주고 있는 듯 하면서 밑바탕에 깔린 사랑과 용서와 이해, 사랑의 상처가 있는,마음의 상처가 있는 사람들을 그는 그의 특유의 방법으로 치유를 해주고 있다. 어찌보면 샘의 역할을 자신이 바로 이 소설속에서 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구해줘...>를 외치는 사람들에게 그는 신이 아닌 인간의 힘인 사랑으로 치유의 힘을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읽고나면 가슴이 따듯해지듯이...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그 말을 받아들일 수 없어요. 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운명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힘겹게 싸워왔어요. 나는 이 도시에서 최악인 빈민가에서 태어났어요. 어느 모로 보나 범죄자가 될 운명이었죠. 하지만 나는 안간힘을 다해 주어진 운명과 싸웠고, 마침내 벗어나는 데 성공했어요."
"그런 얘기는 이미 충분히 했잖아요. 난 당신에게 인간의 구체적인 행동 하나하나까지 미리 정해져 있다고 말한 적도 없고, 삶이 단지 미리 쓰여 있는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과정이라고 말한 적도 없어요.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인간에게는 결코 거역할 수 없는 섭리가 있다는 거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