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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그램의 희망 - 삶의 매순간은 신성하다
강인식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평점 :
하늘은 모든것을 가져가시고 희망이라는 단하나를 남겨주셨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님, 2006년 7월 2일 지질탐사의 마지막 코스인 데스밸리를 향해 사막을 달려 가던 중에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목 아래로는 움직이지 못하는 큰나큰 아픔을 안으셨지만 넘어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 다시 강단에 서고 장애인을 위한 모범의 거울처럼 살고 계시는 '한국의 스티븐 호킹'.
사고 당사자에게는 그 날과 그 순간이 영원히 나의 삶에서 지워져 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몇 백번이고 들때가 있다. 내가 만약 예전과 다른, 큰 상처를 입게 되었다면... 이 책을 접하는 순간 나 또한 작년에 아찔한 산악사고를 당하였지만 다행이 행운이 나에게 따라 지금은 온전하게 이렇게 아무곳도 상처를 입지 않은것처럼 말끔히 사고를 벗어났지만 그 순간만 생각하면 정말 생과 사과 교차하던 아찔한 순간이었고 누구나 후천적 장애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장애자에게 너그러운 열린 사회가 아니기에 심각한 장애를 안고 다시 우뚝 일어나 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한다는 것은 정말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싶을 만큼 대단한 일이다.
작가는 44년 동안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나 과학자로의 생활을 유감없이 해 보았기에 앞으로 살 날은 다시 얻은 '긍정의 힘' '리사이클(재활용) 인간'이라 표현했는데 그 말이 너무 가슴에 와 닿는다. 보통의 삶에서 휄체어의 삶으로 바뀐 것을 자신도 받아 들이기 힘들겠지만 주위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도 받아 들이기 힘들것이다.하지만 표지사진처럼 휄체어에 앉아 환하게 웃으시는 사진을 접하니 괜히 눈물이 나려한다.서서 보는 세상과 앉아서 보는 세상은 너무도 다르겠지만 아직 서서 보는 삶이기에 너무도 작아 보이지 않는 것들에 감사를 모르며 사는 것이 책을 읽는 내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눈앞에 뭔가 보였을 때 벌떡 일어나 앉는 것, 호기심에 따라 몸을 움직이는 것, 기어가는 벌레에 반응하고 등 밑의 작은 돌을 피해 몸을 뒤척이는 것,그렇게 나의 감각이 다른 사물과 교통하는 그 모든 것... 그때는 몰랐다. 그것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꿈에도 몰랐다. 그날 밤이 잠을 자며 몸을 뒤척일 수 있는 마지막 밤이 되리라는 사실을.... 42p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정말 미미한 것에도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이.. 하지만 그는 0.1그램의 희망을 발견했다. 아니 0.1그램도 안되는 희망으로 책을 펼쳐드는 모든 독자를 울리고 그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횡경막을 이용해서라도 정상인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것만 보아도 나는 큰 행운아다.그리고 또 이런 생각도 한다. 다시 주어진 제2의 인생을 가볍게 볼까 봐, 또 내가 방심을 할까 봐 하늘이 AD라는 감시자를 붙여 준 것이 아닐까.. 나는 언제나 운이 좋았다. 위기나 기회의 순간마다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남들과 조금 다른 길을 가고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지금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나는 하늘이 내린 행운을 누리고 있다. ....78,79p
보통 사람의 40%에 해당하는 폐의 기능으로 모든것을 하시는 교수님이 나보다 더 값진 '하루'를 살고 계신것 같다. 일분 일초도 헛되이 살지 않을 것 같은 삶에 앞으로 보다 큰 행운들이 있기를 바랄뿐이다.
'형, 다쳤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체급을 올렸다고 생각해.형은 라이벌이 없어서 체급을 올렸고, 지금 겪는 어려움은 높은 체급에 도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254p 그가 더욱 자신있게 일어 설 수 있었던것은 옆에 든든한 지원자들이 많았기 때문인것 같다. 아직도 그에게 힘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가 사회에서 당당한 자리를 지킬 수 있는것 아닐까. 그를 장애자로 보지 않고 챔피언으로 바라보아준 든든한 지원자, 그 글을 읽으며 눈물이 났다. 그분도 현재 암투병 중이시라는데 하루빨리 그 싸움에서 이기고 교수님을 보러 고국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긍정의 힘과 자신의 목표의식... 그가 사고이후 환하게 웃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과 좌절이 지나갔을까.. 긍정의 힘이 없었다면 사고이후 6개월 아니 3개월만에 다시 사회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 사고 이후 장애는 단지 자신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기회' 가 되지 않았나 싶다. 포기하지 않고 '삶의 매순간은 신성하다' 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자신의 꿈을 이루고 사회를 향해 나아갈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이상묵 교수님의 사고와 사고후의 그의 삶을 이야기 하기보다는 '꿈' 을 가지고 있는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 같다. 꿈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재활용의 인간' 을 받아 들이며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장애와 비장애를 판단하는 것은 '보는 눈'에 따라서 다르고 그것이 사회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몸소 보여주시고 계시는 교수님이 정말 대단하다.
하루하루 나태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할때마다 '0.1그램의 희망' 을 이제는 생각할 것 같다. 그리고 내 삶에도 목표를 가지고 좀더 자신있게 부딫히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삶을 지탱해주는 것은,사회에 필요한것은 비장애가 아니라 바로 '긍정의 힘' 인 것 같다. 이것이다 저것이다 구분하지 말고 어떠한 자세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사느냐에 따라 가치가 있고 없음이 삶이 곧 희망일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것 같다. 이 가을에 난 값진 '희망' 을 건진것 같다. 아주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알고 내 삶의 목표를 가지고 보다 더 자신있게 살아야 됨을 교수님의 웃음에서 건져본다. 그리고 교수님이 더이상의 아픔이 없이 교단에서 지식을 전파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고 이혜정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