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그림자의 책 뫼비우스 서재
마이클 그루버 지음, 박미영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그는 자신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세상에 아무런 물적 흔적을 남기지 않았어.우리가 그에 대해 확실하게 아는 모든 사실을 글로 쓴다면 명함 크기의 종이 한장이면 충분해.그는 태어나고 세례받고 결혼하고 세명의 아이를 낳았고 유언장을 쓰고 법률 서류 몇장에 서명하고 그리고 죽었지.그런 기록들과 무덤을 제외하면 그의 존재의 유일한 물적 증거는 <토머스 모어>라는 희곡 문서에 남은 그의 필적으로 추정되는 견본 하나뿐이야.....그 작자는 연기나 마찬가지였어..          ㅡp114
 
처음 이 책을 접했을땐 무척 흥미로우면서도 딱딱한듯 했다.브레이스거들의 편지와 미쉬킨과 하스의 이야기 그리고 롤리와 크로세티의 이야기 세부분으로 나뉘어진 이야기는 서로 다른듯 하면서도 세익스피어의 마지막 희곡에 대한 이야기로 점점 모여진다.브레이스거들의 편지에서는 어떻게 세익스피어가 마지막 희곡을 쓰게 되었는지 그 원본이 어디에 감추어졌는지에 대하여 자세하게 편지글처럼 중간중간 끼워져 있다.
 
미쉬킨은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로 어느날 한 남자가 맡긴 서류때문에 사건에 휘말려 들어간다.한편 그의 친구 하스는 변호사로 그와 학창시절을 함께 했으며 지금도 함께 하는 친구로 세익스피어에 관심이 있으며 세 명의 아내가 있다.벌스트로드는 세익스피어를 연구하는 최고 권위자로 가짜에 한번 속아 그의 명예는 땅에 떨어졌지만 여전히 세익스피어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그런 그에게 어느날 우연한 사고로 인하여 고서점 옆 식당에서 불이나 고서점이 피해를 입으며 크로세티가 들고 나온 '처칠여행기'를 롤리와 함께 분해하던 중에 책 표지의 파지로 쓰인 종이에 쓰인 글씨가 16세기의 글 같아 관심을 기울이던 크로세티는 조심스럽게 잘 말려 그 글을 살펴본후 놀라운 글이라는것을 알아차리고는 다른 표지의 파지도 뜯어내자고 롤리에게 요구하여 다른것들도 함께 얻게 된다.
 
크로세티와 롤리는 낡은 파지들을 살펴본후 그 파지에서 세익스피어라는 단어가 나옴으로 인하여 놀라운 물건이라는 것을 알고는 빌스트로드에게 찾아간다.빌스트로드는 브레이스거들의 편지가 별다른 뜻이 없는것인양 크로세티에게 얼마의 돈을 주고는 편지를 산다.그 전에 크로세티는 브레이스거들의 편지를 도서관에 가서 복사해 두고 다른 암호편지는 자기 집으로 부친다.
 
빌스트로드는 브레이스거들의 편지가 진짜인지 확인하기 위하여 영국으로 롤리와 함께 떠나 암호편지 해독에 필요한 격자창까지 손에 넣었지만 의문의 죽음을 맞고 롤리도 함께 행방불명이 된다.한편 미쉬킨은 빌스트로드의 손녀라고 하는 미란다의 방문을 맞아 그 편지를 그녀에게 넘겨주었지만 편지와 함께 그녀는 사라지고 만다.
 
집으로 배달된 암호편지를 엄마의 친구 클림(암호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보지만 해독을 못하고 있던중 미쉬킨과 함께 영국으로 향하게된 크로세티,미쉬킨은 그의 아내와 크로세티의 관계를 의심하고 크로세티를 멀리 하지만 크로세티는 암호편지를 해독할 수 있는 격자창을 가진 롤리가 러시아 사람들에게 붙잡혀 있다가 탈출하여 그의 허벅지에 문신으로 해 놓은 격자창으로 암호편지를 해독하고 롤리에 대한 의심도 푼다.
 
'그 천주쟁이 색스퓨어에 대한 D경의 계획과 우리의 감시활동에 대해 전부 적혀 있소.그는 생활방식에 있어서 무신론자였소.허나 내가 국왕의 이름으로 명하여 스코틀랜드 인 M에 대하여 희곡을 쓴 자는 분명히 그요.비록 나는 죽고 그 역시 죽더라도 그의 손으로 직접 써서 오직 나만이 아는 곳에 놓인 그 희곡은 여전히 살아남아 영원토록 그곳에 있게 되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묘한 기분이요.  ㅡp145
 
미쉬킨 형의 도움으로 영국에서 세익스피어 마지막 희곡이라는 원본을 찾아 내지만 미쉬킨은 가짜라고 말한다.교도소에 수감중인 가짜를 진짜처럼 위조하는 사람을 만나 브레이스거들의 편지는 물론 모든것이 잘 짜여진 연극처럼 가짜라고 생각한 미쉬킨은 마지막 희곡의 원본이라고 크로세티와 롤리가 찾아낸 원본을 하스에게 보이기로 한다.하스의 별장에서 모두가 모이기로 했는데 가짜라고 여긴 원본은 진짜라고 판명이 나고 원본을 벽난로의 불속으로 던져 넣은것을 꺼내려던 하스는 화상을 입어 러시아 마피아 집단의 마지막 난투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크로세티는 자신이 겪은 일들을 영화를 만들려고 한다.
 
'연극이란 무엇이나가? 화요일이면 새것을 올리고 7일 후면 그들은 뭐 다른 것 없소,이것은 전에 들었소, 하고 외친다네.이는 한푼 두푼 장사이며 음유시인과 곰 싸움의 중간에 자리한느 것이라네. 바람과 그림자처럼 무게라고는 없다네.  ㅡp487
 
세익스피어는 아직도 그가 존재했는지 존재했다면 그가 실제로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그러기에 이런 소설도 나오지 않았을까.그를 우리가 만날 수 있는것은 그의 이름으로 남겨진 소설뿐이다.그가 천주쟁이였는지 왜 마지막 희곡을 은폐하려 했는지 모든것은 이 소설에서는 의문이면서 마지막 희곡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우리를 시험하려 한다.마지막 희곡이 존재함을 믿으라는 것처럼 사건은 얽혀들면서 처음엔 무척이나 딱딱한듯 하지만 읽고나면 한줄로 엮어진 이야기처럼 일직선상에 놓이면서 사건이 풀린다.
 
무거운듯 하면서도 가끔 젊은 크로세티가 있어서인지 현대적 감각이 부여되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그 시대에는 무척이나 머리를 써서 암호속에 감추어둔 것들이 컴퓨터라는 문명의 이기로 쉽게 풀려지는 것에서는 약간 머리를 갸웃하게도 만들었지만 모두가 세익스피어라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존재의 인물에 대한 열정과 믿음은 더욱 흥미를 자극한듯 하다.조금은 버겁게 여겨질 페이지,하지만 백여페이지 읽다보면 술술 넘어간다.작가의 이력이 소설의 밑바탕에 깊게 깔린 소설인듯 하여 더욱 흥미있던 소설 바람과 그림자의 책,읽고나니 세익스피어가 소설속에서 말한 것처럼 아무것도 없다.하지만 유한한 존재로 남겨진 그 무언가의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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