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으로 바라본 하루 - 일상 속 어디에나 있는 수학 찾기
오스카 E. 페르난데스 지음, 김수환 옮김 / 프리렉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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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분으로 바라본 하루

책의 표지가 인상적이다. 지하철역에서 적분 공식이 보이더니 극장에서 최적의 위치를 구하는 공식이 보인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의 중력 가속도가 설명되더니 우주의 나이를 구하는 공식까지 보여준다. 그러고 보니 정말 일상 속 어디에나 수학이 있고 모든 현상을 수학식으로 표현이 가능하다 싶다.

이 책의 원 제목은 “Everyday Calculus Discovering the Hidden Math all Around Us”이다.

컴퓨터 관련 도서로 유명한 프리렉 출판사에서 수학과 관련한 에세이를 출간했단 말에 머리에 약간의 기름칠을 해 보자는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정말이지 끝까지 읽었다는 것이 스스로 대견스러울 따름이다. 오랜만에 접한 미분과 적분, 그리고 낯선 무슨 무슨 상수들을 보니 호기심보다 부담감이 컸다. 이 책의 저자도 마지막 부분인 <끝맺는 말>에서 여기까지 다 읽었다면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해준다.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느 책에서 이야기하듯 7번은 반복해서 읽어야 할 것 같다.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하지만, 머리에 확실히 기름칠은 한 것 같아 기쁘다.

우선, 이 책의 7개의 장에서 이야기하는 주요 내용에 대해서 간략한 설명부터 해 볼까 한다. 1장은 함수는 수학의 구성 요소로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는 서론을 제시한다. , 제목과 같이 일상 속에서 수식들을 찾아 보자는 이야기이다. 2장은 미분은 변화를 설명하기 때문에 변화가 있는 모든 곳에서 도함수를 찾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미분은 작게 나눈다는 의미이고, 이러한 함수를 도함수라고 부른다. 함수란 한자어에 칼을 의미하는 도를 붙인 것이다. 3장은 종종 문제를 수학화하거나 수식으로 표현하면 더 잘 이해되기도 한다. 1+1+1+1…을 무한정 쓰는 것은 결국 정수 n을 의미하는 것과 같다. 무한히 큰 n으로 표현할 수 있다. 4장은 미적분과 일반적인 수학은 겉보기에는 연관이 없어 보이는 현상들을 서로 연결해 준다. 5장은 최적화의 수학의 통해 미적분은 우리의 삶을 향상하는데 도움을 준다. 직장에서 집으로 가는 여러 길 중에서 어느 길이 연료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극장이 수입 극대화를 위해서 영화표를 어느 정도 할인해 주는 것이 효과적인지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6장은 적분이 미분의 반대 개념으로 상호관계를 설명한다. 특히 모든 변화 그래프의 면적을 적분으로 계산하는 방식과 경우를 통해 일상에서 그 예를 설명한다. 끝으로 7장은 미분과 적분으로 문제를 분석하면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끝을 맺는다.

오랜만에 함수며 그래프들을 보았다. 특히 삼각함수, 지수함수, 로그함수를 X, Y 좌표에 표현할 때의 곡선의 차이를 새삼 되짚어 본다. 일정한 간격과 크기로 파동과 주파수를 표현하는 삼각함수를 보면서 아 이것이 음파구나 하는 생각도 오랜만에 해 본다.

저자는 수학 교수이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 직업으로 선택한 것 그 이상으로 느껴진다. 하루를 살면서 모든 것들을 수식과 그래프로 본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라웠다.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지만 자신의 아내에게 그런 본 모습을 최대한 자제하며 보여주는 것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하루 종일 수학만 이야기하고 그런 식으로 생각해도 결코 지칠 것 같지 않다. 극장과 공연장의 자리배치와 스피커 위치를 보면서 적절한지 조정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수학으로 분석하는 모습에서 정말 놀랍다는 생각만 하게 된다. 지하철에서 앞차의 고장으로 인해 정차하는 시간을 추산해 보고 기다릴지 내릴지, 약속시간에 늦을지 괜찮을지를 계산하는 것 조차 나로서는 신기할 뿐이다.

그런데, 나 또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때때로 하루 종일 한 가지만 생각할 때가 많다. 이건 어떻게 고치면 좀더 빨라지고 안정적일까 어떻게 만들면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좋아할까 다음을 위해서 좀더 손을 볼 곳은 없을까 등등을 생각한다. 마치 저자와 무지 비슷한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다.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쓰면서 좀더 세심하게 잘 쓰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정말이지 7번을 읽어 완전히 이해하게 되더라도 누군가에게 책을 권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수학과 컴퓨터에 정통하니 나도 한번 해 보자는 생각으로는 과연 이 책을 끝까지 볼 수 있을까 궁금하다. 느긋하게 누군가의 사고방식을 그저 느껴본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접근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또한, 다른 사람의 방식을 통해 내가 해결하지 못했던 것들의 새로운 접근법으로 활용해 보는 기회는 어떨까 싶다. 조금씩 내게 맞춰 모방한다면 어설프거나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는 그런 우스꽝스런 시도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천천히 끝까지 읽어보길 추천한다. 차근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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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잘재잘 제발 입 다물어!
피에르 델리 글, 마갈리 르 위슈 그림 / 미운오리새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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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잘재잘 제발 입다물어

표지가 참 인상적이다. <재잘재잘 제발 입다물어!>란 제목이 빨간 글씨로 삐뚤삐뚤 쓰여있다. 그 밑에 노란 아기 병아리가 두 팔을 겨드랑이까지 들어올리고는 위를 쳐다본다.

이 책을 우리집 아이들 10살과 5살에게 읽혀 주었더니 반응이 많이 다르다. 관심이 있을 줄 알았던 5살은 뭔가 집에 있던 책과 달라서 그런지 좀 반응이 시큰둥이다. 오히려 10살 녀석이 더 관심을 갖는다. 실제로 집에서 말이 많기는 10살이다. 5살은 고집은 쌔지만 말은 그날 기분에 따라서 많을 때도 적을 때도 있어 조용하라고 엄포를 놓지는 않는다.

여기 태어나는 날부터 범상치 않은 꼬마 병아리가 있다. 모든 것이 궁금하고 고지식한 남자 아이들의 전형을 보여주듯 직설적으로 궁금증을 토로한다. 하지만, 매일 어느 누구도 답을 해주지 않는다. 그저 시끄러워 조용히 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 아이는 천성 그대로 결코 멈추지 않는다. 그럴수록 저항의 기운이 드세진다. 결국 아빠도 엄마도 주위 농장 식구들도 자신에게 반응하지 않자 길을 떠난다. 가출. 모두들 조용해지자 평안을 느끼지만, 엄마 닭은 그제서야 뭔가 잘못 되었음을 느낀다. 밤이 꽤 지난 시간 엄마 닭은 아기를 찾아 전속력으로 달린다. 얼마나 많이 가버린 것인지 뛰어도 뛰어도 보이질 않는다. 드디어 아이를 찾는다. 그리고, 아이에게 고백한다. 얼마나 사랑하는데 라면서그런데, 여기서 그냥 끝이 아니다.

엄마 닭은 돌아오는 길에 입다물어”(주인공의 별명)에게 말한다. 앞으로 너의 이야기를 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주라고 그것이 대화라면서아이는 그제서야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는지를 배우게 된다.

아이들은 타고나면서 고유의 사명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각자 다른 재능과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부모는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간단히 말해 게으른 것인지 그저 경험이나 들은 것, 읽은 것 등에 준해서 판단하게 된다. 큰 아이는 이러지 않았는데, 얘는 왜 이렇게 힘들까? 얘는 왜 상식을 벗어날까? 얘는 왜 통제가 안될까? , 내 아이지만 귀찮다. 그냥 무시하고 싶다. 무시해도 될까? 등등등.

사회가 다변화되면서 부모와 자식간에도 절대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이라는 것이 흐릿해져 가는 것 같다. 이 책도 그 사랑만큼은 절대적이라고 이야기하는데, 현대인은 사랑도 조건이 붙는다. 쯧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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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고, 버리고, 시작하라 - 부자가 되는 37가지 행동법칙
나카지마 가오루 지음, 한고운 옮김 / 전나무숲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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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고, 버리고, 시작하라

이 책의 원 제목은 운에게 사랑받는 37가지 방법이다. 부 제목이 바꾸고, 버리고, 시작하라인데, 국내 번역시 소 제목이 메인 타이틀이 되었고, 부 제목은 부자가 되는 37가지 행동법칙이 되었다.

나 또한 이 책의 부제목에 끌려 책을 읽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까? 37가지 방법이 궁금하다란 것이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나의 속 마음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달 전에 읽었던 지중해 부자란 책이 연상이 되었다. 국내에서 70년대에 집장사로 큰 돈을 벌었다가 유치권 문제로 번 돈을 모두 잃어 버리고 판자집을 전전, 다시 90년대 주식으로 부자가 되신 분의 충고가 주 내용이다. 현재 지중해에서 거주 중이라 제목이 그랬다. 물론 지중해에 호화 보트를 보유하고 있다고 들었다. 실존 인물의 이야기인지 허구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책에서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 체력을 기르고 그릇을 키우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재 60대 중반의 네트워크 마케팅 세계1위인 나카지마 가오루씨이다. 네트워크 마케팅 연매출 900억엔을 기록하였다고 한다. 인상적인 것은 어릴 때에 소아마비 증세가 있었지만 부모님의 너무도 공평한 양육으로 인해 자신의 신체적 결함을 의식하거나 소위 루저라는 부정적 생각에 빠져든 적이 없다고 한다. 직업도 다양하여 암웨이, 작곡가, 작가, 사회사업가, 강연가 등 다양하다. 특히 전세계의 많은 유명인을 친구로 두고 초대하거나 초대 받는 등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인생을 살고 있다.

그런데, 저자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37가지는 보통 좀 성공했다는 사람들이 뻔하게 말하는 것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준다. 성공학이니 자기계발서 등에서 대체로 7가지니 10가지니 정도를 이야기하는데, 이 사람은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 37가지나 꺼내 놓았다. 37가지를 다시 3가지로 분류하여 바꾸고, 버리고, 시작하라로 정리하였다.

일단 3가지 카테고리의 37가지를 나열해 보겠다. 바꾸다. 집중하다. 닦는다. 고친다. 사과하다. 인정한다. 용서한다. 의심하다. 표현하다. 받아들이다. 놀다. 깨닫다. 따라하다. 좋아지다. 계속 하다. 여기까지 15가지이다. 결정하다. 선택하다. 버리다. 리셋하다. 위임하다. 틀을 깨다. YesNo를 분명히 한다. 비교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는다. 두려워하지 않는다. 여기까지 10가지이다. 시작하다. 준비한다. 역할을 해내다. 가치를 보다. 습관을 들인다. 사람을 만나다. 자아상을 높인다. 상상한다. 믿는다. 감사하다. 발견하다. 남에게 도움이 되다. 여기까지 12가지해서 모두 37가지이다.

책을 읽고 일 주일이 되어 서평을 쓰려니 감흥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책을 읽는 동안 37가지 모든 내용이 무릎을 칠만큼 공감이 되었고, 저자의 논조가 매우 부드러운 느낌을 주었다. 이렇게 선한 사람이 있을까 싶은 문체와 전개 방향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번역도 잘 되어 더욱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자신이 대단한 배경이나 나은 조건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란 점을 이야기하는 것과 자신을 잘 이해하고 남을 잘 이해하며 함께 하는 즐거움을 통해 더욱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에서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나는 대체로 혼자 일을 한다. 또한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통해 자기만족에 무게를 둔다. 그런데, 저자는 항상 누군가와 함께하고 나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도 만난다. 암웨이에서 오랜 노하우를 터득한 고수라 그런 것인지 이런 태도와 행동이 거의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 매우 조화로운 삶을 살며 밸런스가 좋은 느낌을 준다. 정말 저자의 말처럼 운이 사랑하는 행동을 지속하고 있는 것 같다. 나의 행동과 비교하면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그 차이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이전에 카피캣 마케팅이란 책을 읽었는데, 매우 작은 책이지만 이와 비슷한 감동을 받았다. 그런데, 후반에 네트워크 마케팅 이야기가 시작되어 졸지에 다단계 교육자료 같은 느낌을 주었다. 아마도 그런 맥락에서 그 책이 지금도 팔리는 책은 아닐 것 같다. 그런데, 이 책도 사실은 다단계 교육자료로 활용되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이 책은 흔히 우리가 느끼는 그런 거북함이 전혀 없다. 새롭게 만나는 사람이 나에게 새로운 기회고 나의 운을 강화시키는 재료라는 관점은 비단 다단계를 업으로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반드시 필요한 사고방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금 당장 운이 필요하다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들에게 친절해라. 이것이 내가 배운 이 책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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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회사에 다니나 - 영화로 읽는 직장생활 바이블
오시이 마모루 지음, 박상곤 옮김 / 현암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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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회사에 다니나

제목이 인상적이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하면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경험에 따라 각양의 판단을 내릴 것이다. 회사생활에 관한 책이겠지? 표지에 나오는 그림을 보면 영화 이야기 같은데등등.

이 책은 영화와 회사생활 두 가지 모두 이야기한다. 작가는 영화 <공각기동대>의 감독인 오시이 마모루이다. 올해 60대 중반에 돌입한 일본인 애니메이션 감독이라고 간단히 소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냥 중년의 좀 유명한 일본인 만화 영화 감독 같은 시시한 타이틀이 어울리지 않는 정말 멋진 분이란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책에는 작가가 십대 시절부터 즐겨본 영화부터 최근 영화까지 총 9가지가 소개된다. 각각의 영화는 감독이 느낀 다른 감독의 승부론이 담겨 있다. 오시이 마모루 감독은 승부가 좋다고 한다. 스펙타클한 영상미의 작품이나 남녀의 사랑을 애틋하게 담은 작품 등 잠시 감동을 주지만 오랫동안 가치가 유지되지 못하는 영화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 9가지 작품은 오랫동안 두고두고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들이 되겠다.

우선, 9가지 작품을 소개해 보겠다. 로버트 올드리치 감독의 피닉스”, 브래드 피트 주연의 머니볼”, 그레고리 펙 주연의 정오의 출격”, 오이시 마모루 감독의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 2”, 게리 올드먼 주연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톰 행크스 주연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일본 영화 전원에 죽다”, 2012년 개봉작인 007 영화 스카이폴”, 끝으로 올드리치 감독의 터치다운”.

내가 이 영화들의 제목을 보았을 때 다행히도 6편의 영화를 보거나 알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완독하고 나서 아쉬웠던 것은 이 6편 중 정말 깊이 본 영화가 3편 뿐이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나마 전체의 30%를 저자만큼 고민하면서 보았다는 것이 대견스럽기도 하였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시각이 나 또한 남들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계기가 되었다.

3편의 영화는 피닉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스카이폴이다. 피닉스는 학창 시절에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막에 추락한 비행기의 생존자들이 비행기 잔해를 이용하여 좀더 작은 비행기를 제작하여 탈출한다는 내용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내용 중 엄청난 반전 요소는 비행기 설계자가 장난감 비행기 설계자로 밝혀지면서 생존자간의 묘한 갈등이 본격화된 것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 영화에 대한 결론을 이렇게 정의한다. “묻지 않은 말에는 답하지 마라”. 바로 비행기 설계자가 보여준 처세술이다. 자신이 생각한 가장 높은 생존비책이 비행기를 재제작하여 날아가는 것인데, 그가 장난감 비행기 설계자라고 밝힌다면 그의 비전은 곧바로 소멸될 것이다. 그러니 침묵하고 나아갈 수 밖에 없다. 직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경우가 참 많다 싶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각자의 경험 여부와 정도에 따라서 일의 방향이 결정된다. 하지만, 명확히 개별 인원의 스펙이나 경험이 정확히 판별되지는 않는다. 때에 따라서는 사기꾼이 등장하기도 하고, 이 영화의 장난감 설계자 같은 돈키호테가 등장하기도 한다. 결과는 인물의 양심과 노력, 운에 따라 달라져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란 영화를 보면서 매우 절제된 하지만 뭔가 답답한 공무원 집단을 이야기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은 이 영화를 이렇게 정의한다. “이인자일수록 마음이 편하다하고 싶은 일은 질리지 않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주인공으로 연기한 게리 올드먼의 역할은 조직내에서 항상 이인자로 두각 없이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었다. 일인자의 해임시 동반 하차하나, 성실하다는 이미지로 해임 후 복귀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인자는 항상 일인자의 곁에서 두루두루 많은 것들을 본다. 해야 될 것과 하지 말아야 될 것을 정확히 구분한다. 공무원 조직에서 이인자는 정년을 채울 수 있는 고액연봉자로 볼 수 있다. 일인자는 고액연봉자이지만 정년을 채우기는 쉽지 않다. 정말 말수 없이 묘한 느낌의 이인자를 이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 나름의 생존기술.

스카이폴에 대해서는 어머니에게 사랑받고 싶은 아들들로 주제를 설명한다. 사회생활에 견주었을 때 상사를 평생 따르겠다는 생각은 버림받는 첫걸음이 된다고 보충 설명한다. 전형적인 오락영화인 007이 이렇게 다른 느낌을 보여준 것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 이후에 007 영화가 계속 될 수 있을까 염려했는데, 덕분에 새로운 007 영화가 시작된 것 같다. 사람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의외로 안정감을 높이려 한다. 공무원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이런 부류라 생각한다. 007 또한 자신을 버린 M을 다시 찾아가 본래의 직업을 계속하려 한다. 선택은 자유.

저자 오시이 마모루 감독은 후반부에 자신의 인생관과 승부론에 대해서 직설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책의 제목처럼 무슨 목표와 목적을 갖고 회사에서 뭉그적 거리느냐라고 묻는다.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입사 후의 목표는 어떻게 새로 세울 것인가? 목표를 완수했으니 그냥 정년까지 쭈욱 채우고 이후에는 어쩔 것인가? 등등의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진다. 영화판에서 최고의 감독이란 사람들을 만난 저자는 그들이 결코 행복하지 않아 보였다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인생목표가 뭔지도 묻는다. 저자는 행복이라고 밝힌다. 그 행복을 위해 가능한 자신의 방법, 자신만이 자신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남다른 영화 제작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만의 가치를 찾는 것이 이 책이 독자에게 주는 선물이자 숙제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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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북 TEST BOOK - 나도 몰랐던 진짜 나를 찾아가는 심리 지도
미카엘 크로게루스 외 지음, 김세나 옮김 / 시공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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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북

이 책은 자신과 파트너(아내 또는 여친, 절친, 동료 등등), 가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64가지의 설문지와 점검목록들이 포함되어 있다. 64가지는 다시 5가지로 분류된다. 기질과 성격, 신체와 건강, 스킬과 커리어, 라이프스타일과 사회, 끝으로 지식과 믿음이 된다. 많이 알고 있는 우울증 테스트, 유연성 테스트, 시력 테스트, 읽기 테스트, 스트레스 테스트, IQ 테스트, 섹스 테스트 등이 포함되어 있다. 내가 많이 알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극단적으로 시력 테스트와 IQ 테스트 외에는 처음인데 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펼쳐보면 이 정도 설문이었어 하면 실망스런 내용이 있을 수도 있다.

저자들은 이 책의 목표를 전작인 <아이 엠(I am)>에서 보여주듯 자기 알기인듯하나 다순히 성격이나 기질 등의 내적인 점검 뿐 아니라 신체라는 외적인 것까지 모두 아우르는 시도를 한 것이 차이점으로 보인다.

책은 간단하다. 64가지 테스트의 기원과 사회적 호응도를 설명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테스트의 정확성과 가치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일부는 목적 달성이 곤란하다고 최근 밝혀졌으나 여전히 이런 테스트가 이용된다고 밝혀 독자의 선택을 기다리기도 한다. 독자의 판단과 객관성이 매우 중요하다.

내 경우에는 대부분의 설문에 매우 그렇다와 매우 아니다 사이인 그저 그렇다에 답을 하게 되어 검사의 객관성과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과거에 나를 오히려 테스트하여 내가 남을 테스트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철 없고 순진했던 나를 점검하니 오히려 기본 기질 파악은 더 정확할 수 있었다. 물론 파트너와 함께 이 책의 많은 설문들을 함께 하면 더 나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오히려 서로 괜히 감정을 건드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신체와 건강에 대한 테스트들은 과거 체력장에서 경험하였던 것들도 등장한다. 유연성 테스트가 그런 경우인데, 오랜만에 자신의 유연성을 점검하면서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다. IQ 테스트처럼 모든 점검 내용을 담을 수 없는 경우에는 전형적인 몇 가지를 보여주고 나머지는 전문 사이트를 안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350 페이지의 책에 64가지 설문을 담다보니 실제 설문내용은 충분할 수는 없다. 또한 저자들의 의도도 그런 테스트에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 대해서 좀더 객과적으로 관찰하고 파악하자는 것이다. 결과에 대한 반응도 각자가 다를테지만 좋다 나쁘다가 목적이 아니다.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할지를 선택할 수도 있고, 결과를 수용하고 각자의 삶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결코 성적표 같은 결론을 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아마도 이 책을 보다가 던져 버리는 일부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파트너와 점검하는 것도 그런 관점에서 싸움의 빌미가 될 수 있겠다. 그냥 놀이라고 생각한다면 재미난 시간이 되어줄 재료가 될 책이다.

나는 모든 책을 읽을 때 앞에서 뒤로 천천히 읽는다. 이 책을 보면서 표지부터 저자들의 양력까지 하나하나 보았다. 사실 본문 중 일부는 그냥 건너 뛰기도 하였다. 알코올의존자 테스트 같은 경우가 그런 예가 된다. 거의 술을 먹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저자들이 졸업한 학교와 근무한 회사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덴마크 카오스파일럿학교와 스위스 브레인 스토어아이디어 공장이라고 되어 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도대체 이런 학교와 회사도 있나 싶어 신기했다. 이 서평을 읽는 사람들이 있다면 한번 검색해 보길 기대한다.

우리는 테스트에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테스트가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대도 그냥 그 자체를 싫어한다. 또한 어떤 테스트는 아이디어를 줄 수도 있다. 나도 모르던 나의 독특한 기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어른들이 매우 많다. 심지어 알러지 체질인데, 무엇을 먹으면 되지 않는지도 잘 모른다. 그냥 남들처럼 하여야 불안하지 않고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다고 배운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이 뭐 이런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였지만, 읽는 사람마다 다른 결론을 줄 것이라 생각해 본다. 그냥 즐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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