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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그러다 보니 - 그저 살다보니 해직된 MBC기자, 어쩌다 보니 스피커 장인이 된 쿠르베 이야기
박성제 지음 / 푸른숲 / 2014년 9월
평점 :
어쩌다 보니, 그러다
보니
제목이 특이하다.
표지에는 건장한 체구의 한 남자가 멋진 스피커를 만지는 사진이 실렸다. 아마도 주인공인
저자이고, 그가 만든 작품인 것 같다. 스피커의 이름은 “쿠르베 엘르”이다. 세계
최초의 외관을 가진 멋진 스피커이다. 이런 디자인은 처음이라고 한다.
소리 또한 하이엔드 급에서 다크호스로 등장한 제품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박성제씨는 MBC 기자 출신이다. MB정부때
노조위원장이란 이유로 해직되어 현재 복직 예정인 사람이다. 나이는
40대 중후반, 현재 MBC 입사한지 20년이 경과된 시점이다.
이 책은 “어쩌다
보니, 그러다 보니”란 말처럼 어쩌다 보니, 스피커 디자이너와 제작자, 1인 기업가가 되었다는 이야기이고, 그러다 보니, 함께 해직된 동료들과 MBC 후배들이 복직할지를 궁금해 한다는 풀이가 가능할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박성제 사장은 사장 타이틀보다 기자 타이틀이 좋다고 딱 잘라 말했다. 책의 종반부에 확실히
그것을 밝혔다. 다만, 그가 만든 쿠르베 스피커는 전문 경영인과
함께 했던 사람들을 통해서 생명력이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중인 상황이다.
내가 이 책을 보게 된 것은 어떠한 시련에도 자존감을
버려서도 안되고, 자신의 가치를 새로운 형태로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란 생각이 들어서다. 다만, 종반부가 예상과 달라서 조금 아쉽지만, 이 책을 처음부터 내리 읽어가면서 느꼈던 것은 한결같이 공영방송인의 원칙과 소신을 준수하는 저자의 태도였다. 책을 읽으면서 MBC 이야기가 절반을 넘을 때, 내가 기다리던 스피커 이야기는 언제쯤 시작될까 궁금했었고, 정작
스피커 이야기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책의 종반부가 나타나 당황하였다. 그만큼 저자는 자신의 인생을
기자로 시작해서 기자로 끝내길 소망하고 있었다.
시련의 기간에 자신의 취미를 업으로 잠시 승화시켰던
것이 너무도 속전속결이라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아내의 요청으로 식탁을 만들기 시작해서, 소품 목공예로 이어지고, 그것이 스피커 외형 제작, 동호회를 통해 만난 스피커 전자장비 전문가, 그리고 광고와 특허신청, 사업자 등록, 광고, 청음실
제작 등 뭔가 고민과 해결법들이 나올 것이라 기대했는데, 너무도 순조롭게 그냥 해결되어 버려 내가 기대한
것은 없었다. 그저 기자 박성제님만 있었다. 그리고, 그를 믿어준 아내와 후배, 친구,
선배들.
사업의 기본은 항상 함께 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결론을 내려 본다. 나와 그런 사람들을 소중히 하면 어떤 상황, 어떤
시련도 모두 해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