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잘재잘 제발 입 다물어!
피에르 델리 글, 마갈리 르 위슈 그림 / 미운오리새끼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재잘재잘 제발 입다물어

표지가 참 인상적이다. <재잘재잘 제발 입다물어!>란 제목이 빨간 글씨로 삐뚤삐뚤 쓰여있다. 그 밑에 노란 아기 병아리가 두 팔을 겨드랑이까지 들어올리고는 위를 쳐다본다.

이 책을 우리집 아이들 10살과 5살에게 읽혀 주었더니 반응이 많이 다르다. 관심이 있을 줄 알았던 5살은 뭔가 집에 있던 책과 달라서 그런지 좀 반응이 시큰둥이다. 오히려 10살 녀석이 더 관심을 갖는다. 실제로 집에서 말이 많기는 10살이다. 5살은 고집은 쌔지만 말은 그날 기분에 따라서 많을 때도 적을 때도 있어 조용하라고 엄포를 놓지는 않는다.

여기 태어나는 날부터 범상치 않은 꼬마 병아리가 있다. 모든 것이 궁금하고 고지식한 남자 아이들의 전형을 보여주듯 직설적으로 궁금증을 토로한다. 하지만, 매일 어느 누구도 답을 해주지 않는다. 그저 시끄러워 조용히 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 아이는 천성 그대로 결코 멈추지 않는다. 그럴수록 저항의 기운이 드세진다. 결국 아빠도 엄마도 주위 농장 식구들도 자신에게 반응하지 않자 길을 떠난다. 가출. 모두들 조용해지자 평안을 느끼지만, 엄마 닭은 그제서야 뭔가 잘못 되었음을 느낀다. 밤이 꽤 지난 시간 엄마 닭은 아기를 찾아 전속력으로 달린다. 얼마나 많이 가버린 것인지 뛰어도 뛰어도 보이질 않는다. 드디어 아이를 찾는다. 그리고, 아이에게 고백한다. 얼마나 사랑하는데 라면서그런데, 여기서 그냥 끝이 아니다.

엄마 닭은 돌아오는 길에 입다물어”(주인공의 별명)에게 말한다. 앞으로 너의 이야기를 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주라고 그것이 대화라면서아이는 그제서야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는지를 배우게 된다.

아이들은 타고나면서 고유의 사명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각자 다른 재능과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부모는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간단히 말해 게으른 것인지 그저 경험이나 들은 것, 읽은 것 등에 준해서 판단하게 된다. 큰 아이는 이러지 않았는데, 얘는 왜 이렇게 힘들까? 얘는 왜 상식을 벗어날까? 얘는 왜 통제가 안될까? , 내 아이지만 귀찮다. 그냥 무시하고 싶다. 무시해도 될까? 등등등.

사회가 다변화되면서 부모와 자식간에도 절대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이라는 것이 흐릿해져 가는 것 같다. 이 책도 그 사랑만큼은 절대적이라고 이야기하는데, 현대인은 사랑도 조건이 붙는다. 쯧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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