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천재의 비밀노트 - 숫자기억하기 세계기록 보유자
오드비에른 뷔 지음, 정윤미 옮김 / 지상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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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천재의 비밀노트 (오드비에른 뷔, 노르웨이)




이 책은 기억법 책이다. 이런 제목의 책을 보면 자동으로 손이 나간다.




나는 중학교 시절부터 기억법에 관심이 많았다. 이유는 지금 생각해도 참 발칙하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적은 시간에 빨리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시험 전에 벼락치기 식으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고 그것을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였다.




그런 내 관심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업무랑 관련된 많은 책과 서류들하며 정리를 워낙에 싫어하는 기질들에서 좀더 편하고 싶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관심을 갖어와서 기회가 되면 유사책들을 참 많이도 보았다. 기억법의 선두 어르신인 와타나베 다카아끼 선생님의 「천재적인 기억법」이나 국내의 이강백 선생님의 「이강백 기억법」등이 내가 공부한 것들이다.




『기억력천재의 비밀노트』도 앞에서 이야기한 두 책과 내용은 통한다. 《연상》을 통한 기억력 증진법들이기 때문이다. 외울 내용을 기존에 머리 속에 장기적으로 기억된 내용과 결합시키는 방법을 뜻한다. 아프리카 커피 생산지 두 나라의 이름을 외운다고 하자. 일단 두 나라의 이름은 에티오피아와 케냐이다. 외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미 잘 알고 있는 나라들이다. 그런데 한달 후에 기억해 낼 수 있을까? 일년 후에는 어떨까?




어릴 때는 무조건 반복적으로 읽으면 기억이 되었다. 그래서 수차례 “에티오피아, 케냐”를 중얼거리면 외워지게 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런 기억방법은 그리 효과가 좋지 않게 된다. 에티오피아란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 내 경우에는 맨발의 아베베란 마라토너가 떠오른다. 올림픽에서 연속 3회인가 4회를 연속해서 금메달을 수상한 사람이다. 내 아내의 경우에는 아프리카 유일의 왕족 국가로 기억한다. 그렇다면 요즘 십대들은 어떨까? 잘 모르거나 얼른 떠오르는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럴 때 유사한 것과 연결을 하는 것이다. 에티오피아의 가운데 3글자인 티오피를 갖고 온다. 커피 상표중 하나이다. 이렇게 기억하는 것도 방법이 된다. 아니면 탑(TOP)란 가수를 떠 올릴 수도 있다. 이 가수가 커피 캔을 들고 있는 모습만으로 기억은 꽤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 케냐도 마찬가지다. 케냐의 국립공원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 본적이 있다면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내 경우에는 오바마가 연상된다. 그의 아버지가 케냐 출신이다. 케냐의 부정부패를 척결하려 노력했던 인물인데 그리 유명하진 않았다.




그렇다면 『기억력천재의 비밀노트』는 뭐가 특별히 다를까? 그저 비슷하다면 서점가에 등장할 일도 없을 것이다. 가격이 저렴해서? 뭐 그것도 가능성은 높다. 책이 읽기 좋게 번역되고 편집이 잘되어서? 뭐 그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분명하고 탁월한 차이점이 있다.




그것은 어떻게 하면 아베베와 오바마를 기억할 수 있게 하느냐는 것이다. 아베베와 오바마를 에티오피아와 케냐와 결합은 시켰다. 이 두 인물을 생각하면 각각의 나라가 생각이 나도록 연상작용은 가능해 진다. 하지만 이 두 인물의 이름을 잊어버린다면 영원히 아프리카의 커피 주 생산지는 기억할 수 없게 된다. 기억이 된다고 해도 0.1초만에 기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저자는 기억의 고리를 하나 제시한다. 이런 식이다. 내 집 현관 문을 열면 문칸방이 있고, 문칸방 창문 너머로 세탁실이 있다. 그 옆에는 부엌이 있고, 다시 아이의 놀이방이 있다. 또 그 옆에는 화장실이 있고 화장실을 지나 침실이... 이런 식의 기억 저장소를 하나 설정해 둔다. 늘 기억할 것들을 이 움직임에 맞춰 순서대로 나열한다. 즉, 아베베는 내 집 현관에서 운동화를 벗고 오바마는 문칸방 의자에 앉아 손을 흔든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감없이 타인과 공유하는 것은 참으로 유쾌한 일이다. 그런 면에서 과거 기억법 책들은 언제나 뭔가를 숨기고 겉만 핥게 만들었는데 이 책은 과감히 그런 것들도 공개해주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숫자기억법에 영어 철자를 사용하여 한국인에게는 효율성이 좀 떨어진다는 점이다. 각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수정해야 할 부분이다.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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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 김정일 이후, 북한은 어디로 가는가
장성민 지음 / 김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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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Peace and War, 장성민)

부제 : 김정일 이후, 북한은 어디로 가는가

       김정일 이후 북한의 생존전략과 한반도의 미래!




톨스토이의 소설 《전쟁과 평화》와 제목이 같다. 그런데, 표지에는 김정일의 모습이 보인다. 제목이 좀 내용과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전쟁이란 무거운 용어에서 오는 광고효과를 노림이 느껴진다. 오히려 <북한의 현명함> 이런 제목은 어땠을까?




나는 동방예의지국에서 태어난 30대 후반 청년이다. ^^; 그런데 60대 후반인 한 나라의 국가원수인 분에게 감히 수식어도 없이 거명한다. 내 나이 또래 뿐만 아니라 방공이란 용어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조차 아마도 김정일이란 이름을 수식어 없이 거명할 것이다. 만약 김정일이란 이름을 갖고 있는 동명이인 또한 이름 때문에 어릴 때부터 놀림을 받거나 자신의 이름에 불만을 갖고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런 부정적인 마음이 많이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책속에는 현명한 약소국의 국가원수 김정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의 가족사와 자녀들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 그의 건강상태가 후계자를 거명해야 할 정도까지 온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실제 그의 건강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국내에 없다고 생각된다. 초강대국 미국조차 알지 못한다. 하늘 위에 수많은 인공위성을 띄운 그 강대국 조차 알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북한은 참 대단하다. 자신들의 체제 유지에 조금이라도 손해가 될 정보는 결코 흘리지 않는다. 김정일은 어딘가에 숨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술을 마시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저 건강악화에 대한 추측성 기사가 난무하도록 분위기만 조장하고서는 그렇게 사태를 관망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80년대에는 방공에 대해서 매우 강조했다. 사실 내가 태어난 70년대가 더 많이 그러했겠지만 난 잘 기억하지 못한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는 때가되면 방공 글짓기, 방공 포스터 경진대회를 했다. 매번 웅변학원에서도 그와 유사한 행사를 했고, 이곳에서 배운 것을 저곳에 옮기면 상을 받았다. 즉, 웅변학원에서 외운 내용을 학교 백일장에 쓰면 대상을 타는 식이다. 그림은 언제나 국군의 날 행사때 본 탱크를 그리면 장려상은 받았다. 공산주의나 공산당이란 말을 들으면 으레 이승복을 생각했다.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는 도덕시간에 주입된 것들로 잘 알고 있다. 공산당은 빨갱이고 빨갱이는 어린 이승복을 죽인 무식한 살인마였다. 그렇게 이념과 체제란 것에 대해서 주입식 교육을 받았다. 도덕 교과서의 상당 부분이 북한관련 내용이란 사실이 돌이켜 보면 상식적이지 않다. 도덕과 이념은 통한다는 관점이 아니라면 도덕 책에 왜 전쟁과 안보가 나와야 되는지 당시의 정치가들만 장황한 설명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대학을 들어간 90년 초반에는 주입식 교육에서의 해방 때문인지 막스와 레닌의 글들을 단편적으로 읽기도 했다. 뭔가 지식인적인 냄새가 물씬 풍겼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모르실 내용을 머릿속에 넣는 것이 좋았다고 할까? 그런 나 조차도 김정일은 바보 멍충이로 생각하고 살았다. 내 아버지 뻘 국가원수를 철이 덜든 막내 삼촌 정도로 생각하면서 무시했다. 정작 김정일은 날 알지도 못할 것이고 자신이 그런 평가를 받는다는 것을 알턱이 없다. 하지만 이 책을 보니 김정일은 잘 알고 있다. 남한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이다. 심지어 황장엽 씨가 들려준 이야기에도 김정일은 권력욕과 권력유지에 대한 센스를 제외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처럼 묘사된다.




하지만, 김일성 사후 그렇게도 붕괴될 것 같던 북한은 여전히 건재하다. 물론 소말리아 난민 수준의 생활고에 찌들어 있는 절대다수의 북한 난민들이 있지만 말이다. 규모와 상황면에서 약소국이지만 핵을 이용하여 항상 주도권을 거머쥐는 김정일을 보면 그가 얼마나 영리한 사람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책 속에는 현재 북한이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는지 큰 줄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소 추측이 난무하지만 합리적이고 근거있는 설명들로 책은 사실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국제정세 속에서, 동아시아 정세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좋은 시간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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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라이크 미 - 흑인이 된 백인 이야기
존 하워드 그리핀 지음, 하윤숙 옮김 / 살림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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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라이크 미 (존 하워드 그리핀, 1920~1980)

부제 : 흑인이 된 백인 이야기 (전세계 수천 학교에서 필독서로 선정한 우리 시대의 위대한 고전)




며칠간 꽤 심란한 마음에 이 책을 읽었다.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개운함이란 있을 수 없고 답답함만이 가득하다.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차별할 수 있을까란 생각만 머리 속에서 맴돈다.




교회 목사님께서 해 주신 말씀이 이 책의 내용과 결합되어 더 강렬하게 기억된다.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었습니다. 그리고는 추방되었지요. 동산 한 가운데는 2그루의 나무가 있었습니다. 한 그루는 선악과 나무고 다른 그루는 생명 나무입니다. 영원히 살 수 있는 생명 나무는 내버려두고 뱀의 간교함에 금지된 선악과를 먹은 겁니다. 선악과는 죄와 허물을 밝히 보는 기능을 합니다. 그래서 아담과 하와는 자신들의 벗은 모습에 수치심을 느껴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게 됩니다. 에덴 동산에서는 전혀 필요없는 수치심이 그들 마음에 생긴 것입니다. 이후 수치심은 남의 죄를 판단하는 마음으로 변합니다. 이것이 오늘날의 죄악입니다.”




남의 죄를 판단하려 한다. 남을 판단하려 한다. 기독교에서 금지하는 행위이다. 왜냐면 우리 인간에게는 그럴 권한이 없는 것이다. 월권행위이다. 신만이 갖은 권리를 사람이 동등한 사람에게 행사하는 것이니 죄가 되는 것이다. 남을 평가하려는 기질은 인간의 속성인 것 같다.




책을 보면서 성경 속의 인종의 기원이 생각났다. 노아에게는 셈, 함, 야벳이란 자식들이 있었다. 셈은 백인들의 조상이 되었고, 함은 흑인들의 조상이 되었다. 끝으로 야벳은 황인의 조상이 되었다. 역사적으로 유태인들은 세 가지 피부색을 갖고 있는 다인종이란 이야기를 이전에 들었다. 현재는 셈의 후손들만 살아 남았지만 2차대전까지만 해도 함과 야벳의 후손들이 살았다고 한다. 전쟁 중에 소수민족들의 박해로 모두 사라졌다고 들었다.




유럽의 역사는 백인들의 역사다. 그 유럽의 역사가 근대의 역사이다. 우리가 배운 세계사 내용에는 거의가 그런 백인들의 이야기이다. 흑인과 황인은 백인들의 역사에서 노예로 등장한다. 수고롭고 무거운 짐을 지는 일은 대체로 흑인들이 했다. 역사속의 많은 유물들중 흑인의 노동력으로 이루어진 것들이 많을 것이다. 노동에 대한 적절한 댓가가 없어 그들은 이름도 남기지 못했고 번성하지도 못했다.




20세기 역사에서 항상 중심에 섰던 미국. 그들에게는 언제나 <아메리칸 드림>이란 말이 동행한다. 기회의 나라인 그 땅에는 모두가 평등하고 모두가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말로 표현된다. 그 땅에 토착민이던 황인들을 몰아내고 노동을 대신할 아프리카 흑인들을 영입했던 백인들. 그들 또한 유럽 역사속의 잔인한 백인들과 같았다. 노동의 댓가를 지불하지 않았다. 현재의 미국도 아무 이득없이 수고한 흑인과 황인들의 결과이다.




그러나, 상하 구조의 관계에서 모든 노동의 결과물은 지배자였던 백인의 몫이 된다. 그런 백인들이 두려워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피지배자들이 자신들의 몫을 요구하고 권리를 장전하는 일이 된다. 결국 자기 밥그릇을 지키려는 사람의 노력이 패를 만들고 적을 만들고 종을 만든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기회의 땅 미국에서 20세기에도 아직까지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쓴 저자 그리핀씨는 1959년에 책 표지에서와 같이 피부를 검게 변화시켜 흑인으로 7주간 미국 남부지역을 순회한다. 피부색을 검게 하는 멜라닌 약을 먹고, 변화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 자외선 등을 쏘이고, 흰 피부가 드러나는 부분에는 염색약을 칠하면서 흑인으로 변한다. 고운 머리털이 문제가 될까 싶어 머리를 밀어 버렸다. 손등의 밝은 털도 면도기로 밀어 버렸다. 심지어 마음도 흑인이 되어 백인들의 눈치를 본다. 때로는 죽음의 두려움도 느낀다. 물을 마시고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도 만만치 않다. 흑인 카페를 찾아야 겨우 물을 마실 수 있고 배고픔을 달랠 수 있다. 돈이 있어도 호텔에서 잘 수 없다. 헛간에서 자기도 하고 모르는 흑인의 거실 바닥에서 자기도 한다. 그나마 감사할 일이라고 이야기 한다. 화장실도 마음대로 쓸 수 없다. 거의가 백인들 전용이기 때문이다. 버스 정류소의 휴게실도 흑인용이 따로 있다. 그곳이 아니면 백인들의 따가운 시선과 독설에 몸둘 곳을 찾지 못한다. 미국에서 흔하게 하는 히치하이크도 그에게는 매우 불편한 일이다. 그 당시 미국 남부 지방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들은 대부분 백인들의 것이다. 그러니 히치하이크를 하기도 쉽지 않고 할 경우에도 차 주인의 눈치를 보며 차 주인의 횡포에 이내 내리는 일이 다반사이다.




그가 그렇게 고생해서 경험한 이야기들. 흑인이 되어 맘속에 담아두었던 일들을 이 책속에 담았다. 책이 출간되고 어땠을까? 그리핀 씨는 그후 KKK단 같은 인종차별 주의자들로부터 위협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내가 그 시절 그 곳에 살던 백인이었다면 어떠했을까?




그냥, 답답한 생각이 든다. ‘시간이 답해 줄 것이다’ 식의 기운 빠지는 생각만 잠시 해본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그리핀 아저씨가 돌아가신 지도 30년이 지났다. 그리핀이 죽기 전 어떤 생각을 했을까? 현재 미국 대통령이 흑인이란 사실을 알면 어떤 생각을 할까? 잠시 생각해 본다. 코스비 가족이란 시트콤에서 왜 백인이 거의 등장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던 그때와 지금은 또 어떻게 달라진 걸까? 할 베리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미국의 백인들, KKK단의 우두머리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지금의 오바마 대통령은 몇몇 예언자들 말처럼 신변에 위험을 계속 받고 있는 걸까?




끌으로 그리핀 선생님의 노고에 존경을 표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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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D - 기계치도 사랑한 디지털 노트
김정철 지음 / 북폴리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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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D (김정철)

부제 : 기계치도 사랑한 디지털 노트




난 IT 관련 직업에 종사한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다. 달리 말해 Software 개발자다. 혹자는 SE(Software Engineer)라고도 한다.




불과 10년 사이에 우리의 일상 용어 속에 영어의 이니셜을 축약한 단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IT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Information Technology의 약어인데, 어느덧 국내에서는 모든 정보산업을 통칭하는 용어가 되었다. 그래서 TV 조차 IT 제품이라고도 부른다. 불과 10년 전이라면 이러한 지칭을 오칭이라고 할 만하지만 현재는 TV도 IT 제품이라고 할 만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예전에 지상파 방송만 보여주던 아날로그 TV는 결코 IT 제품이 아니다. 정보 기술이라고 부르기에는 정보의 흐름이 단방향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TV는 IPTV라는 신기술과 결합되어 양방향으로 정보의 흐름이 가능해졌다. TV 속 홈쇼핑을 보고 물건을 곧바로 주문할 수도 있다. 아직 완전히 일반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곧 모든 가정에서 이러한 일은 좀더 일반화 될 것이라 생각된다.




휴대전화 또한 마찬가지다. 이전에 PCS나 셀룰러 폰이라는 말이 흔하게 사용되던 90년대 말에는 휴대전화를 IT 제품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민망한 감이 있다. 그저 전화가 주목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SMS를 보낼 수 있다는 면에서는 IT 제품에 발가락 하나 정도는 들어 놓기는 했다.




이렇듯 현재의 우리 생활 속에 들어온 많은 유무형의 IT 제품들에 대해서 저자는 참으로 신통한 언어구사력을 발휘한다. 첫째, 기계치로 표현되는 아날로그 세대들에게도 일말의 이해력을 심어준다. 둘째, 실랄한 비판과 세태 풍자가 곧곧에 숨어 있다. 오랜 기간 강사와 칼럼리스트로 활동한 저력이 발현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셋째, 정보산업의 발전과정에서 있었던 업체와 인물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또한 매우 재미있다.




나의 경우에도 이 책을 출퇴근 시간에 즐겨 읽었다. 읽다보니 즐거웠다는 말이 맞겠다. 사실은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어 리허설을 했을 때 나의 표현이나 자료가 너무 전문적이어서 딱딱함과 부담감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좀더 표현을 다듬을 요량이었다. 그런 내 의도는 매우 적절했고 이 책을 읽고 많은 효과도 보았다.




IT에 일하는 사람으로서 저자의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 기계치로 표현되는 분들에게는 그나마 친절한 안내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여기서 몇가지 염려 스러운 것이 있다. ‘그나마 친절한 안내서’라는 내 표현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이 책은 독자의 대상을 명확하게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 나와 같은 다소 전문가가 보기에는 참 쉽고 편안한 책이다. 하지만 정말 기계치라면 이 책의 내용 또한 다소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저자의 박식에 대해서는 참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허나, 책 속의 내용들에 대해서 진위여부를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SSD(Solid Disk Drive)에 대한 설명이 매우 부적절하다. SSD는 메모리 디스크이다. 그래서 전원이 나갈 경우 모든 내용들이 소거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기 전력을 공급하는 추가 배터리가 필요하다. 이런 중요한 내용에 대해 설명이 누락되었고,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다는 잘못된 설명을 늘어놓았다.




둘째, 리눅스를 개발한 사람은 리누즈 토발드라는 사람이다. 그의 이름을 리눅스라고 표현한 것 또한 큰 실례이다. 세상에는 굉장히 다양한 운영체제(OS)들이 있다. 구지 그것을 나열할 필요는 없지만 윈도우와 리눅스만 있는 듯한 설명은 문제가 있다. 심지어 리눅스 또한 미닉스라는 OS를 참고하여 만든 것이다.




셋째, OS X는 리눅스와 유사한 FreeBSD라는 운영체제에 과거 매킨토시의 인터페이스를 결합한 구조이다. 따라서 뭔가 쉬운게 좋다는 식의 설명을 한 느낌이 든다.




넷째, 윈도우 95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첫 윈도우 환경이 아니다. 이전에 다년간 DOS용 윈도우 제품들을 출시하기도 했다.




다섯째, 시만텍 웹에 대한 부분에서 큰 실수를 범했다. 시만텍이 아니다. 시만텍은 회사 이름이다. 시맨틱 웹이다. 한글식 표현 문제라고 치부한다면 시만틱 웹 정도는 가능하다.




이렇게 좋은 책이 충분한 감수없이 나온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든다. 깔끔한 디자인과 편집은 매우 좋았다. 또한, 오탈자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내용의 출처가 인터넷이란 점이 약점이 되겠다. 인터넷은 크기를 알 수 없는 정보의 창고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잘못된 정보도 많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를 2차적으로 가공하여 지면을 통해 책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은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책값에 대한 보상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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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와 나 - 한 초보 부부 그리고 강아지 한 마리의 가족 만들기
존 그로건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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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와 나 (존 그로건)




부제 : 우리가 만나 가족이 되었습니다.




강아지. 멍멍이. Dog. Puppy. Snoopy. 누렁이. 똥개. 해피. 재롱. 진돌. 제니. 애니, 엔조. 그리고 말리.




내가 여지껏 들어본 개 들의 이름이다. 앞에 나온 이름은 일반적으로 개를 지칭하는 말이다. 특히 우리 아이가 길을 가다가 자주 내뱉는 말이다. “아빠, 저기 멍멍이.” 때로는 거실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다가 갑자기 무릎을 꿇고는 나를 처다보면서 이러기도 한다. “멍멍, 난 지금부터 멍멍이야” ^^; 그 밖의 이름들은 내가 키웠던 개들이거나 친구들, 읽은 책속에 등장하는 개들의 이름이다.




책 속의 말썽꾸러기 말리를 보면서 예전에 키운던 개들이 생각났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골목골목에 개들이 참 많았다. 주인 없는 개도 많았고 아빠가 누군지도 모르고 강아지들을 정기적으로 낳아대는 엄마 개들도 참 많았다. 그런 개들의 주인들은 강아지 중에서 미모가 탁월하지 않는한 그냥 이웃들에게 분양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다 보니 몇 년이 지나면 동네 개들은 서로 친척들이었고 그 숫자는 정말 엄청났다. 간혹 엄마랑 아들이 서로 연애를 하기도 했다. 여기서 개들에 대한 좋지 않은 발언은 그만 두겠다.




하지만, 우리 집은 사정이 좀 달랐다. 아버지께서 워낙에 깔끔하신 성격이라 주로 마당에서 순종 진돗개를 키웠다. 개들은 자주 목욕을 당했다. 귀에 물이 들어가면 얼마나 짖어 댔던지...... 아버지는 정기적으로 꼭 구충제를 먹이셨다. 개는 항상 줄을 메어 길렀고, 아무리 힘이 좋은 개라도 이리저리 뛰어 다닐 수 없게 무쇠 강철로 만든 개집에 묶어 두었다. 또 아버지는 이웃 개들이 놀러오는 것을 싫어하셔서 개들이 출입할 만한 곳은 모두 막으셨다. 털갈이가 시작되는 늦은 봄이면 머리빗을 들고 연신 털들을 쓸어 미리미리 제거하셨다. 개들은 그런 아버지를 무서워 했다. 아버지는 개를 키우면서도 늘 개들에게 불평하셨다. 그런데 왜 개를 키우셨을까? 늘 하시는 말씀처럼 개를 키우던 때에는 도둑이 든 적도 없었고, 쥐를 잡을 필요도 없으셨다고 한다. 엄격한 분위기에 자란 우리 개들은 스트레스를 이렇게 풀었다. 쥐를 잡아서 철저히 응징하거나 낯선 사람에게 우렁찬 목소리를 선물하는 것으로 말이다. 그래도 개들은 충성심이 좋았다. 늘 학교에 가거나 돌아올 때면 꼬리를 흔들었고 그 눈빛은 언제나 사랑을 갈구했다. 아버지가 출근하실 때 반기는 개들도 있었다. 그런 개들은 지능이 좀 떨어지는 놈들이었다. 머리 좋은 놈들은 결코 아버지에게 꼬리를 흔들지 않았다. 아니다. 먹을 것을 주실 때는 꼬리를 흔들었다.




마지막으로 개를 키운지 벌써 3년이 지났다. 개 사료 값이 아까워 아버지께서 더 이상 개를 키우시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내 조카와 내 아이가 바지를 벗고 그 큰 진돗개 앞에서 고추를 흔들어도 단 한번도 머리를 들거나 이빨을 보이지 않았던 우리 개의 마지막 모습이 그립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보고 싶다. 과거에 키우던 5마리의 진돗개들. 말리처럼 늙어서 안락사 시킨 개는 단 한 마리도 없었다. 매번 아버지께서 귀찮다는 이유로 파셨다. 그런데도 매번 새로운 강아지를 데려 올 때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도심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책 속의 존과 제니처럼 큰 개를 집에서 키울 수가 없다. 요즘 길에서 개 보기가 쉽지 않다. 애완견은 많이 볼 수 있다. 나처럼 큰 개를 키워본 사람들은 지금의 현실이 아쉽고 답답하다. 좀더 아이가 크고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마당있는 집으로 이사하고 싶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말리를 통해 사랑을 키워간다. 존이 말하는 것처럼 화분 죽이는데 탁월한 제니가 말리를 키우는 모습은 기적과 같은 일이었고 그 결과는 너무도 훌륭했다. 개중에서도 수준이 한참 떨어지는 말리를 그렇게 데리고 살았으니 말이다. 말리를 입양하고 키우고 죽을 때까지 그들의 가족은 계속해서 늘었다. 아들이 태어났고, 또 둘째 아들을 보았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 딸을 낳았다. 그들의 황금시기에 말리가 있었고 말 리가 떠난 빈자리를 그들은 럭키로 다시 채웠다. 그들이 말리를 떠나보낼 때의 기분을 난 충분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매번 개장수에게 우리개가 팔려 갈 때 느꼈던 슬픔이 심했기에 그 보다 더한 슬픔이 어떨지 대충 짐작은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슬슬 마당있는 집으로 이사갈 계획을 세워 실행해야 겠다. 10년도의 장기 계획으로 말이다.




아참, 책에 대해서 좀 아쉬운 이야기를 하나 하겠다. 이 책의 원서는 290 페이지 분량이다. 그런데 번역서는 390 페이지 분량이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거품이 생긴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내 성미에 분석들어 갔다. 일단, 글씨가 크다. 줄 간격은 그에 비해 좁은 편이다. 책 값은 1만원이면 원서 가격과 비교해 차이가 없다. 오히려 로열티를 줘야 되니 출판사에 남는 것은 적을 것 같다. 그렇다면 과연 이 책이 두꺼워진 이유는 무엇일까? 출판사와 제지사의 공생 때문이지 않을까 억지 상상을 해 본다. 즐거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쾌속 속독은 통하지 않았다. 분명 큰 글씨와 좁은 줄간격으로 뇌에 제동을 건 것이다. ‘아, 이 재미있는 책이 이렇게 지루할 줄이야......’ 그리고,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문체는 다분히 다큐멘터리  스러웠다. 옮긴이가 발혔듯이 주 전공이 과학 관련이라고 한다. 에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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