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D - 기계치도 사랑한 디지털 노트
김정철 지음 / 북폴리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안녕, D (김정철)

부제 : 기계치도 사랑한 디지털 노트




난 IT 관련 직업에 종사한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다. 달리 말해 Software 개발자다. 혹자는 SE(Software Engineer)라고도 한다.




불과 10년 사이에 우리의 일상 용어 속에 영어의 이니셜을 축약한 단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IT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Information Technology의 약어인데, 어느덧 국내에서는 모든 정보산업을 통칭하는 용어가 되었다. 그래서 TV 조차 IT 제품이라고도 부른다. 불과 10년 전이라면 이러한 지칭을 오칭이라고 할 만하지만 현재는 TV도 IT 제품이라고 할 만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예전에 지상파 방송만 보여주던 아날로그 TV는 결코 IT 제품이 아니다. 정보 기술이라고 부르기에는 정보의 흐름이 단방향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TV는 IPTV라는 신기술과 결합되어 양방향으로 정보의 흐름이 가능해졌다. TV 속 홈쇼핑을 보고 물건을 곧바로 주문할 수도 있다. 아직 완전히 일반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곧 모든 가정에서 이러한 일은 좀더 일반화 될 것이라 생각된다.




휴대전화 또한 마찬가지다. 이전에 PCS나 셀룰러 폰이라는 말이 흔하게 사용되던 90년대 말에는 휴대전화를 IT 제품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민망한 감이 있다. 그저 전화가 주목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SMS를 보낼 수 있다는 면에서는 IT 제품에 발가락 하나 정도는 들어 놓기는 했다.




이렇듯 현재의 우리 생활 속에 들어온 많은 유무형의 IT 제품들에 대해서 저자는 참으로 신통한 언어구사력을 발휘한다. 첫째, 기계치로 표현되는 아날로그 세대들에게도 일말의 이해력을 심어준다. 둘째, 실랄한 비판과 세태 풍자가 곧곧에 숨어 있다. 오랜 기간 강사와 칼럼리스트로 활동한 저력이 발현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셋째, 정보산업의 발전과정에서 있었던 업체와 인물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또한 매우 재미있다.




나의 경우에도 이 책을 출퇴근 시간에 즐겨 읽었다. 읽다보니 즐거웠다는 말이 맞겠다. 사실은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어 리허설을 했을 때 나의 표현이나 자료가 너무 전문적이어서 딱딱함과 부담감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좀더 표현을 다듬을 요량이었다. 그런 내 의도는 매우 적절했고 이 책을 읽고 많은 효과도 보았다.




IT에 일하는 사람으로서 저자의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 기계치로 표현되는 분들에게는 그나마 친절한 안내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여기서 몇가지 염려 스러운 것이 있다. ‘그나마 친절한 안내서’라는 내 표현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이 책은 독자의 대상을 명확하게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 나와 같은 다소 전문가가 보기에는 참 쉽고 편안한 책이다. 하지만 정말 기계치라면 이 책의 내용 또한 다소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저자의 박식에 대해서는 참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허나, 책 속의 내용들에 대해서 진위여부를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SSD(Solid Disk Drive)에 대한 설명이 매우 부적절하다. SSD는 메모리 디스크이다. 그래서 전원이 나갈 경우 모든 내용들이 소거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기 전력을 공급하는 추가 배터리가 필요하다. 이런 중요한 내용에 대해 설명이 누락되었고,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다는 잘못된 설명을 늘어놓았다.




둘째, 리눅스를 개발한 사람은 리누즈 토발드라는 사람이다. 그의 이름을 리눅스라고 표현한 것 또한 큰 실례이다. 세상에는 굉장히 다양한 운영체제(OS)들이 있다. 구지 그것을 나열할 필요는 없지만 윈도우와 리눅스만 있는 듯한 설명은 문제가 있다. 심지어 리눅스 또한 미닉스라는 OS를 참고하여 만든 것이다.




셋째, OS X는 리눅스와 유사한 FreeBSD라는 운영체제에 과거 매킨토시의 인터페이스를 결합한 구조이다. 따라서 뭔가 쉬운게 좋다는 식의 설명을 한 느낌이 든다.




넷째, 윈도우 95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첫 윈도우 환경이 아니다. 이전에 다년간 DOS용 윈도우 제품들을 출시하기도 했다.




다섯째, 시만텍 웹에 대한 부분에서 큰 실수를 범했다. 시만텍이 아니다. 시만텍은 회사 이름이다. 시맨틱 웹이다. 한글식 표현 문제라고 치부한다면 시만틱 웹 정도는 가능하다.




이렇게 좋은 책이 충분한 감수없이 나온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든다. 깔끔한 디자인과 편집은 매우 좋았다. 또한, 오탈자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내용의 출처가 인터넷이란 점이 약점이 되겠다. 인터넷은 크기를 알 수 없는 정보의 창고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잘못된 정보도 많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를 2차적으로 가공하여 지면을 통해 책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은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책값에 대한 보상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