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떡방 이야기 - 행복을 나눕니다 기아대책
정정섭 지음 / 두란노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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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떡방이야기 (정정섭 지음)

부제 : 행복을 나눕니다. 기아대책




복떡방. 서점에서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복덕방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쁘게 생긴 흑인 꼬마의 얼굴을 보면서 아프리카에도 부동산 붐이 이나 하고 생각하고는 아차 뭔가 잘못본 것이구나 하며 이마를 치고 말았다. 즉, 아래와 같은 뜻이 결코 아니란 것이다.




복덕-방 

[―떡빵][福德房] ① 집·토지 같은 것의 팔고 사는 일 또는 개인끼리의 돈을 빌고 빌리는 일 따위를 중개하는 곳. ② 인심이 좋아 편의를 잘 보아 주는 주인집.  [출처. 야후 사전]




그래서 다시 제목을 읽어보니 먹는 떡을 의미하는 복떡방이었다. 복이 담긴 떡을 주는 집? 아프리카에 그런 곳이 있단 말인가? 기아대책이란 부제목도 그런 의미가 있는 것 같고...? 뭐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책의 서문을 읽기 시작했다. 두란노 출판사 이름을 보면서 이 책이 기독교 신앙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것이란 추측은 쉽게 할 수 있었다.




자, 이 책을 다 읽어버린 지금에서 다시금 제목을 생각해본다. 복떡방의 복은 단순히 幸福의 그 복자가 아니었다. VOC이란 Vision Of a Community의 줄임말로 공동체의 목표⋅사명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공동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인 정정섭 선생님이 회장직을 맡고 있는 국제 NGO, ‘기아대책’을 의미하는 것이다. 간단히 ‘기아대책’에 대해 소개해 본다.




1989년 창립된 기아대책은 20년 만에 1천억원 넘게 모급하는 국제미션NGO로 전 세계 60여 개국 사역현장에 한국인 650명 이상을 보내 현지인들과도 다양한 모습으로 ‘떡’과 함께 ‘복음’을 적하는 사역을 펼치고 있다.




다시 이 책의 제목으로 돌아와 본다. 복떡방. VOC+떡을 나누는 방. 또 다르게 표현하여 복음과 떡을 나누는 공동체. 다시금 다른 표현을 만들어 복음의 비전과 기아대책을 함께하는 국제 NGO.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선진국 미국과 일본에서 국제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금을 하고 식량을 지원하는 등의 모습들을 목격하게 되었다. 잘사는 나라니 그 정도야 할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감동이 없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20세기 초중반 그런 선진국의 원조없이는 살아갈 길이 막막했던 최빈국의 상황에서 현재의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으니 참으로 놀랍고 감격스런 상황이다. 이제 그동안 국제원조에 대해서 보은할 일이 남았으니 바로 정정섭 선생님과 같이 국제기아 문제를 위해 힘쓰는 일이 될 것 같다. 그런데 정정섭 선생님의 이 ‘기아대책’은 기존의 선진국이 하던 사업과는 확연히 달랐다. 먹거리인 떡만 주는 것이 아니라 비전을 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효과적으로 비전을 주기위해서 사역자들을 교육하여 직접 어렵고 힘든 민족들에게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배우게 되었고, 현재의 고난 속에서 새로운 꿈과 비전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과 헌신을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한다. 처음 책의 서두를 읽었을 때 이렇게 그간 있었던 이야기를 두서 없이 이야기 해서는 곧 바닥이 날텐데 싶었는데 끝없이 기적같은 사역의 모습들이 가슴속에 파고 든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두 가슴에서 소용돌이 친다. 감동이 넘친다. 정 선생님과 그의 동료 사역자들, 선교사님 모두 에너지의 바닥을 알수 없는 놀라운 분들이다. 그 에너지의 해답 또한 이 책 속에 설명이 나온다.




즉, 헌신의 원동력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다. 나를 버리고 주님의 뜻대로 동행하는 것이 그 힘의 원동력이었다. 고민할 겨를도 없고 그저 맡은 사명을 준행하다가 주말을 보내고 보면 어느새 큰 일을 하나 해버린 직후라고 수도 없이 이야기한다. 정말 놀라운 경험들이다. 때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길을 열어주시고 물질의 축복도 더해 주셔서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합심해서 큰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고 이야기한다.




현재가 불만스럽거나 뭔가 잊고 산다는 느낌이 든다면 꼭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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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사이먼튼의 마음 의술
칼 사이먼튼 외 지음, 이영래 옮김 / 살림Life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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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사이먼튼의 마음의술(醫術)

원제 : Getting Well Again

부제 : 긍정적 기대는 어떻게 암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가?




당신이 암이나 그외 다른 질병에 걸렸다면 지금 당장 어떻게 하겠는가? 내가 만약 이 질문을 다른 사람에게서 듣고 생각하게 되었다면 아마도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일단 상황을 정확히 인지한다. 내가 지금 당장 처리해야 할 것과 정리해야 할 것들을 해결한다. 그 후에 가족들과 상의한다. 살아남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운다. 어쩌면 이런 과장 중에 지치고 낙담하여 나를 방치해 둘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의 답변은 무엇일까? 나도 매우 궁금하다.




사람들은 의사에게서 “상황이 안좋습니다”나 “지금 당장 입원해야 합니다” 등의 말을 듣기 전에는 평소와 같이 별 걱정 없이 살기를 원하고 그렇게 살고 있다. 운이 좋아 질병이 초기에 발견되어 외과적인 수술이나 약물로 쉽게 치료되면 매우 행복해 한다. “운이 좋다” 나 “이렇게 초기에 발견되다니” 등의 말이 매우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하여 정말 아무것도 아닌 병처럼 치료되어 다시 전과같이 생활 속으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어떨까? 매우 열심히 생활하고 늘 심각하진 않지만 뭔가 괴롭히는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고민들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사람에게 의사의 말은 어떻게 다가올까? “병이 너무 많이 진전되었네요”나 “다른 병원에 가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제 의학적 소견으로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등 말이다. 이런 식으로 말의 재주와는 담을 쌓은 의사들의 표현에 마음이 갈기갈기 찧어지는 환자는 과연 자신의 질병보다는 의사의 혀로 된 칼로 더 큰 고통을 느끼지 않을까? 심지어 병을 더욱 크게 만드는 꼴은 아닐까? 이런 수준의 의사들이니 이들 또한 질병의 고통 앞에서는 중이 제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제격인 샘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자신의 질병 앞에서도 ‘제 의학적 소견은...’ 하면서 마음 속에서 얼마나 독이 되어 굴러다니겠느냔 말이다.




이 책은 이런 고질적인 상황들에서 좀더 환자들이 행복한 자기 시간들을 가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행동지침들을 제공하고 있다. 통증이라는 자기 내부 속의 비명을 무시하거나 잊을 수 있는 방법들도 제공된다. 앞에서 내가 했듯이 질병선고에 대한 나의 처신은 다른 사람들도 비교적 유사하다는 사실 또한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후 병의 진행은 각자의 마음먹기에 따라 완전히 달랐다. 말기암 환자 중에도 10년 이상 건강히 살고 있는 사람도 있다. 적어도 이 책이 이야기하는 긍정의 힘을 끊임없이 사용한다면 지금보다 10년은 즐겁고 활기차게 자신의 뜻대로 살 수 있다. 앞으로 10년을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알차게 살 수 있다면 10년은 숫자일뿐 그 의미는 100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현재 시점에서는 환자가 아닌 환자의 보호자이다. 내 어머니는 대장암 4기라는 판정을 몇 년전에 받았다. 거의 1개월간 계속되는 변비로 인해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어머니는 너무도 당혹스런 의사의 소견을 듣게 되었다. 레지던트 1년차의 그 친구는 자신이 판독하던 CT 촬영 결과물과 환자의 상태 사이에서 뭔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고민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 젊은 친구의 머리 속에는 이렇게 큰 암세포가 있는데 환자의 말처럼 “똥 못싸서 배가 아파죽겠다” 외에는 별다른 점이 없을까 고민하면서 혹시 뇌는 문제가 없나 식의 엉뚱하고 보호자를 미친개 수준으로 만들 그런 말들만 하고 있었다. 숙소에서 졸고 있던 고참 레지던트와 두꺼운 의학서적을 갖고 와서 자신의 판독이 틀리냐 옳으냐로 고민하는 2명의 얼간이들을 보면서 얼른 어머니를 다른 병원으로 모셔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무조건 큰 병원으로 모셨지만 병실은 없었다. 의사에게 문진하고 병실을 잡고 수술 일정을 잡는데 한 달은 훨씬 지나갈 것 같았다. 그 사이 환자는 이런저런 대화를 곁에서 옅듣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이 정도의 크기이면 7년전쯤 시작되었겠네요” 나 “암의 진행정도로 봤을때 4기네요” 등의 의사가 내뱉은 나름대로 객관적인 말들이 해당된다. 이런 말들에 어머니는 심하게 낙담하셔서 “언제 죽는다고 하냐?” 물으셨다. 글쎄다. 당시 그 상황에서 나또한 어머니의 상상을 무너뜨릴 적절한 말을 못했었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매우 긍정적인 상황이다. 벌써 몇 년의 시간이 지났고 그 사이 간헐적인 항암치료를 시행하는 중이다. 머리가 빠지셨고 고민이 많아지셨으며 잠을 잘못 주무시는 면들이 있다. 무엇보다 어머니 내부의 마음이 그전과는 많이 달라지셨다. 그 사이 어머니는 죽음에 대해서, 가족들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셨다. 스스로 살아남아야 될 명확한 이유를 찾으시는 중이다. 이전과는 달리 싫고 좋은 것에 대한 의사표현이 분명해 지셨다. 아버지와 내게 화도 내신다. 이점은 과거보다 좋아진 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환자들은 다음과 같은 치료방법 등을 이용한다.




1. 자신의 병과 백혈구, 치료제들을 그림으로 표현해 본다.

2. 병이 생긴 후에 좋아진 점과 나빠진 점을 나열하고 비교해 본다.

3. 병이 확인되기 전인 1~2년 간 받았던 스트레스를 되짚어 본다.

4. 하고 싶은 일과 앞으로 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 본다.

5. 내면의 또다른 자신과 대화를 나눈다.

6.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남아 있을 가족들을 생각해 본다.

7. 땀이 흠뻑나는 운동을 하고 늘 즐겁게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나의 어머니는 아직 위의 치료방법들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으시다. 이 책과는 다른 책들을 통해 이와 유사한 내용들을 이미 알고 있을실 수는 있다. 내 생각이지만 구지 환자가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공부나 연구를 좋아하는 성격의 환자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누구나 책을 읽고 받아들이는 것은 각양각색이다. 내 어머니가 느끼는 자신의 현 상황은 나가 생각하는 것과 정확히 같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급한 마음에 이 책의 내용을 알려드리고 책 내용대로 뭔가 해 보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앞의 치료방법들을 옆에서 안내하고 함께 이야기하면서 환자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고 좀더 긍정적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간 어머니가 오랫동안 원했던 일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있는 중이다. 좀더 이기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어머니가 되실 수 있도록 말이다. 환자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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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해적들의 상상력이 돈을 만든다 - 재미와 장난으로 시장을 혁신한 사람들
매트 메이슨 지음, 최지아 옮김 / 살림Biz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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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해적들의 상상력이 돈을 만든다 (매트 메이슨 지음)

원제 : The Pirate's Dilemma

부제 : 재미와 장난으로 시장을 혁신한 사람들




해적이란 말에 제일 먼저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어떤 느낌이 드는가? 곧바로 바이킹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일본만화의 주인공 몽키 드 루피를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누군가가 해적이란 단어를 이야기하면 꾀자 정도로 이해할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몽키 드 루피는 꾀자이고 저돌적인 성격이기 때문이다.




최근 IT 관련 세미나를 참석했는데 거기서 Pirate 2.0이라는 표현을 처음 듣게 되었다. 도대체 무엇인가 했더니 규율과 관습을 무시하는 Pirate 문화의 최신판이란 의미로 사용된 것 이었다. 독창적인 신기술⋅신제품의 이름에 해적2.0이란 타이틀을 단 것이다. 지금 바로 구글에서 이 단어를 검색해 보면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사설 라디오 방송이나 공짜 컴퓨터 게임등에 이런 이름이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독특한 제목에 저자의 이력 또한 너무도 특이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인 매트 메이슨은 해적 라디오 DJ와 클럽 DJ로 활동했으며 현재 잡지의 편집장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러면서 책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의도인지 저자의 소개글은 이런 느낌을 준다. 돈을 잘 버는 나름 유명한 사람. 이 책은 모두 7장의 소주제 글들이 있는데 서두에는 저자와 같은 자유로운 영혼들의 해적행위와 그런 독창성으로 부와 명예를 쥐게 된 인물들이 소개된다. 펑크 음악과 리믹스, 그리고 디스코의 창시자들이 그런 인물들이다. 그들이 얼마나 엉뚱하고 얼마나 기성세대들에게 반발감을 표출했는지를 매우 자세하게 설명한다. 도대체 이런 인물들은 어디서 알아냈고 어떻게 이리도 자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아마도 저자가 만드는 잡지가 이런 특수 인물들이 소재가 된 이야기로 가득하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책에는 다양한 해적행위들이 미래 추세와 부합된다고 이야기한다. 개인주의, 독창성, 창의와 재미 등으로 새로운 문화와 시장을 개척한다고 이야기한다. 펑크음악과 리믹스, 디스코, 그래피티(벽에 쓴 낙서나 사인, 그림들)를 생각해 보아도 얼마나 독창적인지 금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현대 문명에서 돈은 빼 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었다. 이런 자유로운 영혼인 해적들조차 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저자와 같이 이러한 책을 출간하기도 하는 것 같다.




차츰 세상은 모든 것들이 개개인의 바램과 희망을 따라 서로 연결되고 개척되고 서로 뒤섞이는 것 같다. 이제 문화가 다르고 생김이 다른 사람들도 국제적인 미의 기준과 문화, 사고 방식들이 생겨나는 것 같다. 즐겁고 남다르게 살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런 바램과 욕구로 인해 독점이나 특허, 소유, 사유 등의 개념은 차츰 퇴색되고 공유, 나눔, 협력등이 새바람이 되는 것 같다. NGO 같은 단체들도 그런 면에서 유사함이 있고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해적들도 기본적으로 그런 성향을 보여준다.




IT 분야의 오픈소스 운동과 문화도 이와 같은 맥락을 갖고 있다. 빌 게이츠가 지금의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들지 않았다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S/W들은 세련되고 편리한 면은 부족해도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터넷이란 열린 공간으로 인해 정보보호에 대한 요구 사항은 날로 높아지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스스로를 표현하고 오픈하고 함께 하려한다. 그것이 사람의 본능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의 근본 욕구에 부합하는 즐거운 태도와 모습들을 보여준다. 또한 그런 선각자들을 소개한다. 꼭 일독을 해볼 것을 권한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잘 알지도 못하는 매우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거론된다는 점과 그럼 사람의 젊은시절 유치했던 모습과 사소한 사건들까지 너무도 상세히 소개해 주어 읽는 속도가 잘 나지 않는다는 약점이 있다. 그러다보니 종종 읽다가 포기하고픈 마음도 생긴다. 하지만, 좀 다르게 살고 싶은 욕구가 있는 독자라면 읽는 동안 즐거운 상상에 행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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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몰락과 신화폐전쟁 - 오바마는 어떤 카드를 꺼내들 것인가?
서정명 지음 / 무한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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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몰락과 신화폐전쟁 (서정명 지음)




기축화폐인 달러는 종국에 몰락하는 것일까? 독점적 지위를 놓고 과점적 형태로 변모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향후 달러와 함께 기축화폐의 지위를 누릴 화폐는 무엇이 될까? 유로일까? 아니면 위안화나 엔화가 될까?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여파로 버블 경제의 거품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과거 역사에서 3개의 거대 거품 사건이 있었다고 이 책은 소개한다. 첫째는 네덜란드의 튤립 거품이었고 둘째는 영국의 보물선 찾기 거품, 셋째는 프랑스의 식민지 개척과 관련한 미시시피 펀드 거품이 있었다고 한다.




각각의 사건들은 책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과만 보았을 때 이 모든 거품들은 인간의 탐욕에서 시작되어 아주 허무하게 끝이 나버렸다. 수치나 통계로 볼 때 명확한 가능성이 보이지도 않는 일들에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몰렸던 것이다. 그렇게 몰렸던 많은 액수의 돈은 과연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다시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해서 좀더 이야기 해 볼까 한다. 거의 1세기 전쯤 금본위제가 실행되었던 시절에는 화폐의 가치는 국가의 금보유량과 비례했다. 즉, 화폐의 가치를 금의 가치로 나타내어 금 몇 그람이 미화 1달러와 동일하다는 식의 기준을 세웠다. 과거 1차 세계대전을 지나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유럽각국은 많은 량을 금을 전쟁비용으로 소모했다. 이에 미국의 원조와 자금 지원을 받게 되었다. 이로서 미국의 금보유량은 차츰 많아지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달러는 국제 기축통화의 지위를 갖게 되었다. 현재 미국은 최근 일련의 금융사태로 인해 금보유량이 현격히 줄었으며 부도난 몇몇 금융기관의 원조를 위해 많은 국채를 발행하였다. 또한 저가의 중국산 소비재 수입에 대한 대금으로 이러한 국채와 신규 화폐 제조로 위기를 모면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렇게 다른 나라로 흘러나간 달러의 양은 실로 엄청나다. 이런 상황이니 어찌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중동의 오일 가격 또한 기축통화인 달러로 처리하고 있는 실정인데 떨어지는 달러 가치로 오일의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 참고로 중동 산유국은 이런 실정에 반발하고 있다.




미국발 거품이후 미국의 신용도 또한 최고등급인 AAA에서 조정국면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A 등급을 받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지금의 미국 신용등급은 평가절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전세계의 큰 형님이었던 미국은 앞으로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일까? 레이건 대통령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어온 경제 성장에 가려있던 거품은 수치화가 곤란한 신용과 미래 가능성에 기반하고 있다. 주식의 가격이 액면가에 비해 높은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담보가 약하거나 신용이 약한 사람들에게 주택 구입을 위한 대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고 이러한 부실 금융의 위기를 연대보증에 해당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꾸역꾸역 버텨온 것이다. 수치상 주택금융시장에 투입된 자금은 천문학적인 수치이지만 현재 미국 금융시장에 존재하는 재화는 장부의 액수와는 비교도 안되게 적은 금액으로 존재한다. 이런 금융시스템을 선진시스템이라고 믿은 몇몇 작은 나라들은 앞다투어 투기형 금융회사를 만들었다. 그론 호 시절에는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최고의 경제 마인드를 가진 세계의 경제 대통령이었다. 그가 금리를 낮추어 경기를 활성화시키려하면 그것이 답이었다. 남들이 집을 사면 나도 사야 되었다. 그냥 서류에 싸인 한번 해주면 내집이 된다. 이자율이 높아도 집값만 올라주면 모두 해결된다고 생각했다. 지금 현재 거품의 붕괴로 모든 것은 달라졌다. 앨런 그린스펀은 이제 공공의 적이 되었고 20년 가까이 아는 것 없이 허세만 떤 인물이 되었다. 거품의 막장에 집을 산 몇몇 사람들은 허겁지겁 집을 팔고 있다. 이제야 자신의 주제를 파악하게 되었다. 거품과 함께 꿈과 욕심은 사라져 버렸고 미국의 경제를 유지시켰던 (과)소비도 사져 버렸다. 남은 것은 고액의 이자와 원금 상환액 밖에 없다.




이 책에는 결론처럼 이런 주장이 나온다. “앞으로 재화의 절대 가치가 유지되는 광물펀드를 들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미국을 대신할 신흥 경제 대국들에게 눈을 돌려야 한다. 중국이 아마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미국은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며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발행한 채권들의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미국 또한 기다리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될까? 미국과 통화 스왑을 체결한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될까? 미국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유럽의 유로화와 일본 엔화의 가치가 올라갈 때 왜 우리의 원화는 오르지도 못하고 떨어지는 것일까? 왜 우리는 이렇게 미국에 의존적인 것일까? 나스닥 지수가 떨어지면 왜 국내 주가지수가 떨어지는 것일까? 아시아의 작은 국가들은 자립할 수 없는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도 EU처럼 아시아에 경제블록을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이제 세계의 유수한 기업들은 더 이상 특정 국가에 속해 있지 않다. 본사는 인도에 있고 주요 사업은 독일과 네덜란드에 있는 그런 기업도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물안 개구리였던 나의 경제관에 숨통이 트인 것 같아 기쁘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미국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미국의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책도 정답은 아니다. 가네코 마사루의 <세계금융위기>나 진 스마일리의 <세계대공황>을 함께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많이 알고 이해할 수록 완전한 유기체가 되버린 국제 경제의 흐름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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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속도를 10km 늦출 때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
조셉 베일리 지음, 강현주 옮김 / 시아출판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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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속도를 10km 늦출 때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 (조셉 베일리 지음)

부제 : 시간을 초월한 진정한 사랑 찾기

원제 : Slowing Down to the Speed of Love




시아란 출판사의 책이다. 상아제약이랑 CI가 유사하다. 이름도 유사한데 말이다. 어쨌거나 책은 참 잘 만드는 것 같다. 작은데도 묵직한 것이 비싼 용지를 사용한 것 같다. ‘사랑’이란 키워드만으로도 서점에서 딱 눈에 띠는데 표지마저 예쁘다. 글씨 크기도 적당하고 속독하기도 좋게 글 한줄 한줄이 눈에 잘 들어오도록 되어 있다.




제목은 쓸모 없는 10km라는 표현으로 괜한 긴박감을 준다. 시속 10km만 줄였다면 교통 카메라에 찍히지 않았을텐데 식의 넋두리 같은 제목이다. 뭐 이런 불만을 갖는다고 해도 이 책의 원작은 매우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번역된 이 책 또한 옮긴이의 정성이 충분해서 적극 추천하고 싶다.




원작은 2003년에 최초 출간되었다. 요 몇 년간 유행인 [비밀] 시리즈보다 앞선 책이란 점 또한 최근 출판계의 옥석가리기와 맥을 같이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비밀]이란 책은 마케팅의 성공작이란 생각이 든다. 그 보다 앞선 훨씬 더 가치있는 책들이 있음에도 그런 좋은 책들의 요약본 수준인 [비밀]이 대박을 쳤으니 말이다.




자, 쓸때없는 잡소리는 이제 그만두고 책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제목의 초두에 등장하는 ‘사랑’이란 단어는 모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그런 말이다. 모두들 이 말에 이성간의 감정교류를 가장 먼저 떠올렸을 것이다. 나또한 아내와의 사랑과 관계개선을 위해 이 책을 참으로 진득하게 보게 되었다. 불만인 10km 표현 또한 내가 책을 읽도록 만든 요소이기도 하다. 10km만 속도를 늦춰 아내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호응하고 의도를 파악하는 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연인이나 부부간의 ‘사랑’을 이야기만 하지는 않는다. 바쁜 세상살이에 사람들은 어느 때부터인가 자기식의 사고와 관습에 젖어 살고 있다. ‘사랑’이란 말이 형제간 우애나 친구간 우정, 가족간의 정 등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랑만큼이나 그 범위가 넓은 그런 사랑을 이야기한다.




책 속에서 저자가 강하게 주장하는 내용은 이렇다. “현재의 모든 관계에 충실하고 자신의 내면에 있는 본래부터 존재하던 그 사랑을 키워라”. 내면에 본래부터 존재하던 그 사랑은 어떤 것일까? 앞에서 이야기했던 자기식의 사고와 관습으로 가려지거나 왜곡된 사랑이 아닌 무조건적이고 영원하며 무제한에 지칠 줄 모르는 그런 것이다. 우리는 빨리빨리 세상에 살고 있다. 그래서 사랑 또한 인스턴트적이고 조건적이며 제한된다. 그래서 쉽게 지친다. 의심하고 불안해 한다. 때로는 자신의 조건에 맞는 그런 사랑을 기다리다 좌절하고 만다.




과연 내안에 본래부터 있던 그 사랑은 그렇게 빨리빨리를 외치면서 인색하고 짜쯩이 가득한 그런 것일까? 왜 우리는 사랑하는 아버지와 어머니께 카네이션은 드려도 공감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려운 것일까? 퇴근후 아이를 안아주기보다 손부터 씻어야 하는 것은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처음 상대를 만나던 그때의 초심은 왜 자꾸 변해버리는 것일까? 첫 데이트 때와 산부인과에서 첫 울음을 터뜨렸던 그 꼬마와의 조우때 감동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이 어쩌면 이 책에 있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독자 개인의 수용자세에 달려 있다고 생각된다. 자, 10km 속도를 높여 서점으로 일단 달려가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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