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몰락과 신화폐전쟁 - 오바마는 어떤 카드를 꺼내들 것인가?
서정명 지음 / 무한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러의 몰락과 신화폐전쟁 (서정명 지음)




기축화폐인 달러는 종국에 몰락하는 것일까? 독점적 지위를 놓고 과점적 형태로 변모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향후 달러와 함께 기축화폐의 지위를 누릴 화폐는 무엇이 될까? 유로일까? 아니면 위안화나 엔화가 될까?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여파로 버블 경제의 거품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과거 역사에서 3개의 거대 거품 사건이 있었다고 이 책은 소개한다. 첫째는 네덜란드의 튤립 거품이었고 둘째는 영국의 보물선 찾기 거품, 셋째는 프랑스의 식민지 개척과 관련한 미시시피 펀드 거품이 있었다고 한다.




각각의 사건들은 책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과만 보았을 때 이 모든 거품들은 인간의 탐욕에서 시작되어 아주 허무하게 끝이 나버렸다. 수치나 통계로 볼 때 명확한 가능성이 보이지도 않는 일들에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몰렸던 것이다. 그렇게 몰렸던 많은 액수의 돈은 과연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다시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해서 좀더 이야기 해 볼까 한다. 거의 1세기 전쯤 금본위제가 실행되었던 시절에는 화폐의 가치는 국가의 금보유량과 비례했다. 즉, 화폐의 가치를 금의 가치로 나타내어 금 몇 그람이 미화 1달러와 동일하다는 식의 기준을 세웠다. 과거 1차 세계대전을 지나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유럽각국은 많은 량을 금을 전쟁비용으로 소모했다. 이에 미국의 원조와 자금 지원을 받게 되었다. 이로서 미국의 금보유량은 차츰 많아지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달러는 국제 기축통화의 지위를 갖게 되었다. 현재 미국은 최근 일련의 금융사태로 인해 금보유량이 현격히 줄었으며 부도난 몇몇 금융기관의 원조를 위해 많은 국채를 발행하였다. 또한 저가의 중국산 소비재 수입에 대한 대금으로 이러한 국채와 신규 화폐 제조로 위기를 모면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렇게 다른 나라로 흘러나간 달러의 양은 실로 엄청나다. 이런 상황이니 어찌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중동의 오일 가격 또한 기축통화인 달러로 처리하고 있는 실정인데 떨어지는 달러 가치로 오일의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 참고로 중동 산유국은 이런 실정에 반발하고 있다.




미국발 거품이후 미국의 신용도 또한 최고등급인 AAA에서 조정국면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A 등급을 받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지금의 미국 신용등급은 평가절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전세계의 큰 형님이었던 미국은 앞으로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일까? 레이건 대통령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어온 경제 성장에 가려있던 거품은 수치화가 곤란한 신용과 미래 가능성에 기반하고 있다. 주식의 가격이 액면가에 비해 높은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담보가 약하거나 신용이 약한 사람들에게 주택 구입을 위한 대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고 이러한 부실 금융의 위기를 연대보증에 해당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꾸역꾸역 버텨온 것이다. 수치상 주택금융시장에 투입된 자금은 천문학적인 수치이지만 현재 미국 금융시장에 존재하는 재화는 장부의 액수와는 비교도 안되게 적은 금액으로 존재한다. 이런 금융시스템을 선진시스템이라고 믿은 몇몇 작은 나라들은 앞다투어 투기형 금융회사를 만들었다. 그론 호 시절에는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최고의 경제 마인드를 가진 세계의 경제 대통령이었다. 그가 금리를 낮추어 경기를 활성화시키려하면 그것이 답이었다. 남들이 집을 사면 나도 사야 되었다. 그냥 서류에 싸인 한번 해주면 내집이 된다. 이자율이 높아도 집값만 올라주면 모두 해결된다고 생각했다. 지금 현재 거품의 붕괴로 모든 것은 달라졌다. 앨런 그린스펀은 이제 공공의 적이 되었고 20년 가까이 아는 것 없이 허세만 떤 인물이 되었다. 거품의 막장에 집을 산 몇몇 사람들은 허겁지겁 집을 팔고 있다. 이제야 자신의 주제를 파악하게 되었다. 거품과 함께 꿈과 욕심은 사라져 버렸고 미국의 경제를 유지시켰던 (과)소비도 사져 버렸다. 남은 것은 고액의 이자와 원금 상환액 밖에 없다.




이 책에는 결론처럼 이런 주장이 나온다. “앞으로 재화의 절대 가치가 유지되는 광물펀드를 들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미국을 대신할 신흥 경제 대국들에게 눈을 돌려야 한다. 중국이 아마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미국은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며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발행한 채권들의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미국 또한 기다리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될까? 미국과 통화 스왑을 체결한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될까? 미국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유럽의 유로화와 일본 엔화의 가치가 올라갈 때 왜 우리의 원화는 오르지도 못하고 떨어지는 것일까? 왜 우리는 이렇게 미국에 의존적인 것일까? 나스닥 지수가 떨어지면 왜 국내 주가지수가 떨어지는 것일까? 아시아의 작은 국가들은 자립할 수 없는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도 EU처럼 아시아에 경제블록을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이제 세계의 유수한 기업들은 더 이상 특정 국가에 속해 있지 않다. 본사는 인도에 있고 주요 사업은 독일과 네덜란드에 있는 그런 기업도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물안 개구리였던 나의 경제관에 숨통이 트인 것 같아 기쁘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미국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미국의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책도 정답은 아니다. 가네코 마사루의 <세계금융위기>나 진 스마일리의 <세계대공황>을 함께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많이 알고 이해할 수록 완전한 유기체가 되버린 국제 경제의 흐름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