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 그릴스의 서바이벌 스토리
베어 그릴스 지음, 하윤나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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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그릴스의 서바이벌 스토리

 

어느 날 후배가 베어 그릴스란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서바이벌 전문가인데, 영국 SAS 특수부대 출신이래요. 흐르는 모래도 뛰어다니고, 무인도에서 곤충도 잡아먹고 이 사람이 나오는 TV쇼를 보고 있으면, 정말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예요 라면서

 

이 짧은 이야기만으로 나는 베어 그릴스란 사람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베어 그릴스가 추천하는 서바이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25명의 짧은 전기가 되겠다.

 

영국 SAS 출신이라 그런지 등장하는 십여명의 사람들이 1,2차 세계대전에서 살아남은 군인들이다. 독일군과 일본군의 가혹한 고문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포로생활 속에서 생존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책의 초반에는 비행기 추락사고, 선박 침몰사고에서 살아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중반에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군인들의 생존기이고, 후반에는 에베레스트산과 히말라야 산을 등정한 사람들, 종반에는 북극과 남극을 정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25명의 생존전문가들의 이야기 속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남은 것에 비해 등산 전문가들은 상당수가 등정은 성공했지만 하산 중에 유명을 달리하여 또 다른 교훈을 주고 있다. 등반 성공 후에 정신력과 체력이 고갈되어 유종의 미를 놓쳤다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마지막까지 살고자 하는 의지가 1세기가 지난 현재까지도 전해지는 사례들을 특별히 선정한 경우가 많다. 그저 운이 좋아 좋은 날씨에 대자연과의 사투에서 승리하여 감동이 없는 그런 경우는 찾을 수가 없다. 어쩌면 운이 그렇게 없을까 싶은 상황들이 연속되지만 끝끝내 이겨내는 이야기에서 하루하루를 쉽게 살아가는 나를 반성하게 만든다.

 

1장의 난도 파라도는 얼라이브라는 영화를 통해서 만날 수 있는 주인공이고 14장의 조지 말로리는 산이 거기 있어 오른다란 말로 유명한 사람이다. 로얄 아문센과 어니스트 새클턴은 남극 정복으로 유명한 사람들이다. 아문센은 초등학생들에게도 유명하듯 성공한 경우인데 반해 새클턴은 만 2년 가까이 전대원 모두가 남극에서 갖혀 있다 탈출한 성공보다 멋진 실패의 경우로 유명하다.

 

각각의 이야기 속에 자연의 무서움과 인간의 도전, 겸손, 지혜 등이 가득 담겨 있어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또한, 매 순간 생존을 위해 기도하는 가녀린 인간들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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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있는 글쓰기 - 옥스퍼드 대학이 출간한 글쓰기 바이블
피터 엘보 지음, 김우열 옮김 / 토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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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있는 글쓰기(Writing with Power)

 

이 책의 표지에는 옥스퍼드 대학이 출판하고 33년간 읽혀온 글쓰기 바이블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그런데, 저자는 미국의 대학교수이다. 보수적인 영국 대학에서 왠 미국교수의 책을 33년간이나 교재로 사용하였을까 궁금증이 생겼다.

 

구글링의 결과, 저자가 한때 옥스포드 대학에서 학위과정 중 과제물(Essay, 리포트) 작성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게 되면서 지금과 같이 글쓰기 교육과 글쓰기 안내서를 많이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옥스퍼드 대학 입장에서는 저자의 글쓰기 극복 과정을 너무도 생생하게 목격하였기에 현재의 그의 교육관점과 결과물에 만족한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었다.

 

저자의 글쓰기 교육은 한마디로 표현에 자유롭게 쓰기(freewriting)’이다. 너무 생각이 많아 한 줄도 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일단 어떻게든 마음대로 써 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글을 쓰는 것을 어렵게 느끼지 않는다. 오늘날의 SNS 댓글이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목적을 갖고, , 누군가에게 보여줄 글을 쓰는 데는 엄청난 힘이 든다. 상대를 의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쓰지 못해서야 곤란하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많은 노하우가 저자의 글쓰기 강의와 책 속에는 담겨 있다.

 

작가들도 많은 유형이 있다. 어떤 작가는 독자들과 함께 하길 즐긴다. 어차피 그들과 대면하여야 하기에 일찍부터 자신의 글을 공개하고 피드백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늘날의 방송작가나 카페, 블로그, 대중매체를 통해 등장하는 연재물 작가들이 이런 성격을 갖는 것 같다. 그에 비해 다소 전문적인 일과 관련한 작가들은 자신만의 관점과 논리에 푸욱 잠겨 있다. 그들은 누군가에게 피드백 받거나 글의 수정을 요구하는 것을 매우 불편해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색깔이 확실히 있어 일부 매니아 층을 형성하기에 어려움(?) 속에서도 늘 생존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그런 성향을 잘 파악하여 그 특성을 잘 활용하라고 말한다. 구지 잘나가는 듯해 보이는 그런 대중적인 사람들을 따라갈 필요가 없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오늘날과 같이 피드백 받기가 훨씬 편리하고 다양한 채널이 가능한 시기가 없지 않는가? 그러니 저자의 피드백 받는 구체적인 방법들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저자도 피드백 받는 것을 어려워 했지만 그 효과를 확실히 체험하였기에 이런 내용을 담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책의 제목처럼 어떻게 하면 힘있는 글쓰기가 가능할까? 다양한 목적의 글을 쓰기에 앞서 스스로 어떤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해야 할지에 대해 저자는 많은 예를 제공한다.

 

마중물 붓기라는 제목이 등장하는데, 바로 머릿 속에서 정리되지 않은 생각과 글들이 어떤 제시나 질문을 통해 글쓰기의 봇물이 터지는 기법이 되겠다. 그런 질문과 제안들을 통해 소재와 글감들이 좀더 보강되고 자신의 글이 방향성을 갖게 될 것이다.

 

책의 중후반부터 퇴고와 피드백 받기에 대한 내용이 시작된다. 저자는 글쓰고자 하는 독자들의 에너지를 전제로 시작한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두꺼운 책을 볼 독자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 글쓰기의 시작에 대해서 구차하고 장황하게 이야기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생각된다. 어쨌거나 어떻게든 자유롭게 쓴 글을 퇴고하고 피드백을 통해 수차례 퇴고와 보충을 반복하게 되면 꽤 멋진 결과물이 되지 않을까가 이 책의 주요내용과 저자의 의도라 생각된다. 물론 초반의 글쓰기 시작과 관련한 내용도 결코 부족하지는 않다. 450 페이지의 책의 전반이 그런 내용을 담고 있으니 말이다.

 

말을 글로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말과 글은 분명 다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쉽게 던지는 말보다는 글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하고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일단 쓰기 시작하면 분명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나 또한 일기나 수필을 써보고 싶은 생각을 오랫동안 하였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10 페이지 정도의 글을 써 보게 되었다. 정리되지 않은 내용들이지만 내가 무얼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싶은지는 방향이 잡혀 있었다. 글의 양을 채우는 것이 어려워 쓴 글을 퇴고하지 않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퇴고를 통해 글의 순서를 조정하거나 글을 방향성을 명확히 한다면 분명 독자가 생기게 될 것이다. 그렇게 작지만 에너지를 싣는 나만의 글의 창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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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20분 기적의 뇌 건강 운동법 - 치매 예방과 젊은 뇌를 위한
한국뇌과학연구원, 브레인트레이너협회 지음 / 비타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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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뇌건강 운동법

 

뇌건강, 왜 필요할까? 책 표지에 이렇게 설명한다. 치매 예방과 젊은 뇌를 위한

 

이 운동법은 매일매일 20분 꾸준히 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운동은 매우 간단하다. 한번 쯤은 해 보거나 쉽게 일상에서 하게 되는 그런 체조나 스트레칭 동작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운동들은 공통된 특징이 있다. 뇌 건강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모든 동작들이 잠시지만 집중해서 생각해야 될 것들이다. 뇌에 영향을 주기위해 진동을 주거나 좌우 엇갈리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은 이것이 전부이다. 집에서 굴러 다니는 요가책이나 맨손체조, 호흡 및 명상책 속에 소개되는 어떠한 동작도 가능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거의 모든 동작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또한 핵심은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이나 생활 속에서 긴장과 스트레스로 뭉쳐있는 곳들을 천천히 이완시켜주고 자극을 주는 것이다. 이러한 동작들은 결국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고 그런 여유로운 자세에서 자신에게 보상과 행복감을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런 운동법에 대해서 3분의 2를 할애하고 있고, 각각의 자세나 운동의 효과 등에 대해서도 매우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다. 물론 대부분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서문부터 시작해서 왜 뇌운동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꽤 진지하고 깊게 설명되어 이해력을 높여 준다.

 

뇌란 매우 놀랍고 특이한 기관이라고 한다. 치매가 걸리거나 유전적으로 치매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도 생활방식과 성격, 각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 병이 전혀 발현되지 않고 지능과 활동력이 높게 생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한 사례도 많이 등장한다.

 

그러한 사례로 외국의 수녀원과 노인 요양원에서 장수한 분들의 뇌를 사후에 확인했을 때 알츠하이머나 기타 유전적 질병들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생존시 기억력과 활동력이 높았던 분들이 의외로 많았음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분들의 공통점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늘 새로운 일에 두려움 없이 임했고, 늘 독서와 공부를 즐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운동도 항상 적당히 하셨다고 한다.

 

이러한 사례와 과학적 근거로 뇌 운동이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다. 뇌 운동에 가장 깊은 정수는 명상이 되겠다. 요가나 단학, 단전호흡에서 특정 종교를 언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매우 간단한 설명을 한다. 자신이 믿는 종교의 경전이나 잠언, 좋아하는 문구를 나지막이 읊조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서 말이다.

 

자신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서 하루 20분만 꾸준히 한결같이 수련(?)한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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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카 북 - 빌더를 위한 자동차 필수 아이템 레고 크리에이션즈 시리즈
요아힘 클랑 지음, 류동수 옮김 / 바이킹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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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카북

 

아이들은 어른이 지칠 때까지 마음에 드는 무엇인가에 오랫동안 집중한다. 우리 아이들은 공룡과 기차, 레고 등에 푹 빠져 나와 늘 놀때면 끊임없이 새롭거나 반복적인 것들을 요구한다. 공룡 책 한권을 거의 백번은 봐야 다른 책을 보기 시작한다. 그런데 새롭게 보기 시작한 공룡책도 이전 책과 그리 다르지는 않다.

 

레고도 사정은 비슷하다. 트럭 레고를 수십 번 새로 만들다 보면 어느새 나도 거의 외우게 되어 척척 만들게 된다. 가끔 변화를 주면 큰 아이는 너무도 좋아했고 작은 아이는 거부권을 행사한다. 오리지널이 좋은가 보다.

 

이렇게 비슷비슷한 놀이를 계속하다 보면 부모도 지치거나 흥미를 잃게 된다. 그런데, 레고는 흥미가 유지되는 꽤 좋은 놀이인 것 같다. 그래서 내 친구들 중에는 아이들보다 더 좋아해서 크고 새롭고 어려운 레고를 찾기도 한다. 그래서 해외 출장 때면 국내에 아직 출시되지 않은 고액의 레고 시리즈를 과감히 구매하기도 한다.

 

어느새 우리집에 있는 레고들도 5년 이상이나 세월을 먹었다. 일부 부품은 장롱 밑이나 서랍장 아래, 쇼파 틈새 등에 끼여 아이들과 이별 중이기도 하고, 어떤 것은 멋진 장식 피규어의 일부가 되어 책장 한 칸을 차지 하기도 했다. 그 외의 부품들은 라면 상자 한 박스 이상을 채우면서 짐인지 아이들의 역사와 발전을 대변하는 기념물인지가 되어 아이들 방을 차지하고 있다.

 

몇 해 전에는 아내가 그것들을 그냥 두기 뭣해서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벽장식용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시도도 했지만 역시 새로운 조립 매뉴얼이 없는 한 그냥 방치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도 매해 크리스마스나 어린이 날이면 새로운 레고 세트가 여기에 가세하게 된다. 나 또한 그냥 두기 뭣하고 아이들과 함께 놀기 위해서 레고 매뉴얼을 찾아 인터넷을 서핑하곤 한다.

 

요하임 클랑이란 레고 빌더가 있다. 레고로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을 빌더라고 부른다. 인터넷에 검색을 하면 이 사람 뿐 아니라 수십명의 유명 빌더들을 만날 수가 있다. 대부분은 작품 사진과 조립 일부를 소개하고 있지만 새로운 레고 제품을 사서 완전히 만들 수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래도 아쉬운 대로 이들 작가들의 작품을 모방하는 재미에 홈페이지를 출력해서 보기도 했다. 또한 이들 일부는 바이킹 출판사의 책으로 출간된 것도 있어 벌써 집에 4권의 책이 모셔져 있다. 아이들은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이 책에서 찾는지 항상 만족스런 표정으로 이 책들을 마주한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요함임 클랑 선생님이 수년간 고민해서 완성시킨 5종의 차들에 대한 조립 설명이 소개되었다. 그리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책 속의 차들은 흔하게 만드는 그런 차들과는 조립 방식이 많이 다르다. 아이들과 나는 흉내내기를 하면서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어떻게 이런 조립을 생각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마치 매일매일을 레고만 생각하고 레고만 하지 않는 한 이런 작품이 나올까 싶다.

 

책 속에는 페라리 F1 레이싱 카도 등장하고 녹쓴 낡은 픽업트럭, 롤스로이스형 리무진, 트랙터, 크래식 카의 대명사인 링컨 컨티넨탈이 출현한다. 링컨은 멋을 강조해서 바퀴가 돌지 않는다. 바퀴가 돌지 않는 이유는 서스펜션이 높은 차라서 그 디자인을 그대로 표현하려다 보니 일자형 회전축을 갖는 바퀴로 표현이 불가능해서 이다. 억지로 차를 굴리면 바퀴는 굴림과 동시에 축에서 분리되게 된다. 우리가 흉내내서 성공한 차는 막내의 운전으로 인해 타이어 분리 후 심하게 파손되었다. ^^;;;

 

집에서 상자를 가득채워 방치된 부품들을 갖고 멎진 차들을 만들 수 있는 매뉴얼이 이 책이다. 책 속에는 작가의 고민과 아이디어가 담겨 있다. 왜 이렇게 만들고 어떻게 하면 변화를 줄 수 있는지도 설명한다. 심지어 카센터의 차량 정비용 장비들도 소품으로 만들 수 있다. 어떤 소품들이 등장하는지 찾아 보는 것도 이 책의 재미일 것 같다.

 

글은 번역서라 문제는 딱딱하지만 정확하게 번역되어 있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면서 뭔가 로봇이 들려주는 동화 같은 느낌을 받는 것 같다. ~할 것이다. ~이다. ~준다. 등의 문체가 그런 느낌을 강하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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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재밌어서 밤새읽는 수학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사쿠라이 스스무 지음, 김정환 옮김, 계영희 감수 / 더숲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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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재밌어서 밤새읽는 수학이야기

 

수학, 알고 싶고 그 재미에 푹 빠지면 흰 종이와 연필 하나만으로 많은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학문. 나는 이렇게 수학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 깊이가 깊어 질수록 부담되는 학문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때까지 수학을 곧잘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공식을 잘 외워 빠른 시간 안에 복잡해 보이는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것이 매력이었던 것 같다. 대학에 들어가 증명이란 것들을 마주하면서 그 많은 공식들이 어떻게 유도되었는지 알게 되었는데, 기쁨보다는 부담이었다. 점점 수학이 싫어졌다. 어느새 공학도로 취업의 길에 접어 들었다. 성격이 워낙 소탈(?)해서 업무를 하거나 주식거래를 할 때도 반올림이나 버림에 익숙했다. 대략적인 산수계산은 빨랐지만 깊이 있는 분석은 귀찮았다. 하지만 차츰 나이가 들면서 모든 산수 계산조차 대충이란 것은 곤란했다. 대출이자부터 세금계산까지 차츰 정확한 계산이 요구되었다.

 

여전히 우리의 일상생활은 수학과 관련되어 있지만 산수계산 수준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렇게만 수학을 보기에는 산수계산에도 빠른 방법과 해법이 있지 않을까? 여전히 잘하지는 못해도 관심이 늘 생기는 것이 수학이란 학문인 것 같다.

 

역시 이런 나의 마음은 구지 자주 볼 것 같진 않지만 한번은 밤을 새워서라도 보고 싶은 이 책에 손을 뻗었다. 200페이지가 좀 못 되는 이 책에서 내가 발견한 몇 부분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28 곱하기 47을 하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종이가 필요하다. 또한 종이에 연필을 이용하여 계산을 할 때도 올림 수를 표시하여 그 값들을 다시 더하게 된다. 이런 식의 해법을 암산을 하게 되면 꽤 복잡하다. 아마도 종이 위에 연필을 이용하는 방법을 머리로 그려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주산에 능통한 사람은 대신 주판을 상상할 것이다. 그런데, 이 계산을 잘 풀어서 보면 생각보다 쉬운 공식이 나타난다. 15세기에 출현한 대각선 계산법이 그것인데, (2x4)x100+(2x7+8x4)x10+8x7이 된다. 28 아래에 47을 적어 두고 맨 앞의 숫자를 서로 곱한 다음 100을 곱하고 대각선으로 각각 곱한 수를 더해 10을 곱하고 마지막 뒷자리 숫자를 곱해서 더하는 방법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하는 방법을 그대로 정리한 공식이 되겠다. 그런데, 이런 공식이 15세기에 등장했다. 일단 나로서는 꽤나 놀랍다. 나의 지식 수준은 여전히 15세기 때의 수학자들보다 못한 수준이 아닐까 싶다. 어느 때부터 전자계산기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계산으로 나의 머리는 발달을 포기하는 느낌마저 든다.

 

이 책에는 이러한 계산 수준의 역사 이야기를 넘어 복권의 확률, 미인의 얼굴 비율 등을 재미나게 이야기한다. 공간과 벡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수학 역사속의 다양한 수학자들의 이름이 출현한다. 몇몇 이름은 들어 보았지만, 나머지 이름들은 생소하기도 하다.

 

한번보고 말아버린다면 조금은 아쉬운 책이 아닐까 싶다. 볼 때마다 새로울 수 있는 내용이지만 볼 때마다 차츰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일부러 난이도 있는 내용으로 두뇌에 기름칠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읽기에 부담되는 책은 결코 아니다. 다만 좀더 깊은 이해를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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