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카 북 - 빌더를 위한 자동차 필수 아이템 레고 크리에이션즈 시리즈
요아힘 클랑 지음, 류동수 옮김 / 바이킹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레고카북

 

아이들은 어른이 지칠 때까지 마음에 드는 무엇인가에 오랫동안 집중한다. 우리 아이들은 공룡과 기차, 레고 등에 푹 빠져 나와 늘 놀때면 끊임없이 새롭거나 반복적인 것들을 요구한다. 공룡 책 한권을 거의 백번은 봐야 다른 책을 보기 시작한다. 그런데 새롭게 보기 시작한 공룡책도 이전 책과 그리 다르지는 않다.

 

레고도 사정은 비슷하다. 트럭 레고를 수십 번 새로 만들다 보면 어느새 나도 거의 외우게 되어 척척 만들게 된다. 가끔 변화를 주면 큰 아이는 너무도 좋아했고 작은 아이는 거부권을 행사한다. 오리지널이 좋은가 보다.

 

이렇게 비슷비슷한 놀이를 계속하다 보면 부모도 지치거나 흥미를 잃게 된다. 그런데, 레고는 흥미가 유지되는 꽤 좋은 놀이인 것 같다. 그래서 내 친구들 중에는 아이들보다 더 좋아해서 크고 새롭고 어려운 레고를 찾기도 한다. 그래서 해외 출장 때면 국내에 아직 출시되지 않은 고액의 레고 시리즈를 과감히 구매하기도 한다.

 

어느새 우리집에 있는 레고들도 5년 이상이나 세월을 먹었다. 일부 부품은 장롱 밑이나 서랍장 아래, 쇼파 틈새 등에 끼여 아이들과 이별 중이기도 하고, 어떤 것은 멋진 장식 피규어의 일부가 되어 책장 한 칸을 차지 하기도 했다. 그 외의 부품들은 라면 상자 한 박스 이상을 채우면서 짐인지 아이들의 역사와 발전을 대변하는 기념물인지가 되어 아이들 방을 차지하고 있다.

 

몇 해 전에는 아내가 그것들을 그냥 두기 뭣해서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벽장식용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시도도 했지만 역시 새로운 조립 매뉴얼이 없는 한 그냥 방치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도 매해 크리스마스나 어린이 날이면 새로운 레고 세트가 여기에 가세하게 된다. 나 또한 그냥 두기 뭣하고 아이들과 함께 놀기 위해서 레고 매뉴얼을 찾아 인터넷을 서핑하곤 한다.

 

요하임 클랑이란 레고 빌더가 있다. 레고로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을 빌더라고 부른다. 인터넷에 검색을 하면 이 사람 뿐 아니라 수십명의 유명 빌더들을 만날 수가 있다. 대부분은 작품 사진과 조립 일부를 소개하고 있지만 새로운 레고 제품을 사서 완전히 만들 수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래도 아쉬운 대로 이들 작가들의 작품을 모방하는 재미에 홈페이지를 출력해서 보기도 했다. 또한 이들 일부는 바이킹 출판사의 책으로 출간된 것도 있어 벌써 집에 4권의 책이 모셔져 있다. 아이들은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이 책에서 찾는지 항상 만족스런 표정으로 이 책들을 마주한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요함임 클랑 선생님이 수년간 고민해서 완성시킨 5종의 차들에 대한 조립 설명이 소개되었다. 그리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책 속의 차들은 흔하게 만드는 그런 차들과는 조립 방식이 많이 다르다. 아이들과 나는 흉내내기를 하면서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어떻게 이런 조립을 생각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마치 매일매일을 레고만 생각하고 레고만 하지 않는 한 이런 작품이 나올까 싶다.

 

책 속에는 페라리 F1 레이싱 카도 등장하고 녹쓴 낡은 픽업트럭, 롤스로이스형 리무진, 트랙터, 크래식 카의 대명사인 링컨 컨티넨탈이 출현한다. 링컨은 멋을 강조해서 바퀴가 돌지 않는다. 바퀴가 돌지 않는 이유는 서스펜션이 높은 차라서 그 디자인을 그대로 표현하려다 보니 일자형 회전축을 갖는 바퀴로 표현이 불가능해서 이다. 억지로 차를 굴리면 바퀴는 굴림과 동시에 축에서 분리되게 된다. 우리가 흉내내서 성공한 차는 막내의 운전으로 인해 타이어 분리 후 심하게 파손되었다. ^^;;;

 

집에서 상자를 가득채워 방치된 부품들을 갖고 멎진 차들을 만들 수 있는 매뉴얼이 이 책이다. 책 속에는 작가의 고민과 아이디어가 담겨 있다. 왜 이렇게 만들고 어떻게 하면 변화를 줄 수 있는지도 설명한다. 심지어 카센터의 차량 정비용 장비들도 소품으로 만들 수 있다. 어떤 소품들이 등장하는지 찾아 보는 것도 이 책의 재미일 것 같다.

 

글은 번역서라 문제는 딱딱하지만 정확하게 번역되어 있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면서 뭔가 로봇이 들려주는 동화 같은 느낌을 받는 것 같다. ~할 것이다. ~이다. ~준다. 등의 문체가 그런 느낌을 강하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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