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재밌어서 밤새읽는 수학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사쿠라이 스스무 지음, 김정환 옮김, 계영희 감수 / 더숲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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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재밌어서 밤새읽는 수학이야기

 

수학, 알고 싶고 그 재미에 푹 빠지면 흰 종이와 연필 하나만으로 많은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학문. 나는 이렇게 수학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 깊이가 깊어 질수록 부담되는 학문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때까지 수학을 곧잘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공식을 잘 외워 빠른 시간 안에 복잡해 보이는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것이 매력이었던 것 같다. 대학에 들어가 증명이란 것들을 마주하면서 그 많은 공식들이 어떻게 유도되었는지 알게 되었는데, 기쁨보다는 부담이었다. 점점 수학이 싫어졌다. 어느새 공학도로 취업의 길에 접어 들었다. 성격이 워낙 소탈(?)해서 업무를 하거나 주식거래를 할 때도 반올림이나 버림에 익숙했다. 대략적인 산수계산은 빨랐지만 깊이 있는 분석은 귀찮았다. 하지만 차츰 나이가 들면서 모든 산수 계산조차 대충이란 것은 곤란했다. 대출이자부터 세금계산까지 차츰 정확한 계산이 요구되었다.

 

여전히 우리의 일상생활은 수학과 관련되어 있지만 산수계산 수준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렇게만 수학을 보기에는 산수계산에도 빠른 방법과 해법이 있지 않을까? 여전히 잘하지는 못해도 관심이 늘 생기는 것이 수학이란 학문인 것 같다.

 

역시 이런 나의 마음은 구지 자주 볼 것 같진 않지만 한번은 밤을 새워서라도 보고 싶은 이 책에 손을 뻗었다. 200페이지가 좀 못 되는 이 책에서 내가 발견한 몇 부분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28 곱하기 47을 하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종이가 필요하다. 또한 종이에 연필을 이용하여 계산을 할 때도 올림 수를 표시하여 그 값들을 다시 더하게 된다. 이런 식의 해법을 암산을 하게 되면 꽤 복잡하다. 아마도 종이 위에 연필을 이용하는 방법을 머리로 그려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주산에 능통한 사람은 대신 주판을 상상할 것이다. 그런데, 이 계산을 잘 풀어서 보면 생각보다 쉬운 공식이 나타난다. 15세기에 출현한 대각선 계산법이 그것인데, (2x4)x100+(2x7+8x4)x10+8x7이 된다. 28 아래에 47을 적어 두고 맨 앞의 숫자를 서로 곱한 다음 100을 곱하고 대각선으로 각각 곱한 수를 더해 10을 곱하고 마지막 뒷자리 숫자를 곱해서 더하는 방법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하는 방법을 그대로 정리한 공식이 되겠다. 그런데, 이런 공식이 15세기에 등장했다. 일단 나로서는 꽤나 놀랍다. 나의 지식 수준은 여전히 15세기 때의 수학자들보다 못한 수준이 아닐까 싶다. 어느 때부터 전자계산기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계산으로 나의 머리는 발달을 포기하는 느낌마저 든다.

 

이 책에는 이러한 계산 수준의 역사 이야기를 넘어 복권의 확률, 미인의 얼굴 비율 등을 재미나게 이야기한다. 공간과 벡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수학 역사속의 다양한 수학자들의 이름이 출현한다. 몇몇 이름은 들어 보았지만, 나머지 이름들은 생소하기도 하다.

 

한번보고 말아버린다면 조금은 아쉬운 책이 아닐까 싶다. 볼 때마다 새로울 수 있는 내용이지만 볼 때마다 차츰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일부러 난이도 있는 내용으로 두뇌에 기름칠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읽기에 부담되는 책은 결코 아니다. 다만 좀더 깊은 이해를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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