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있는 글쓰기 - 옥스퍼드 대학이 출간한 글쓰기 바이블
피터 엘보 지음, 김우열 옮김 / 토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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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있는 글쓰기(Writing with Power)

 

이 책의 표지에는 옥스퍼드 대학이 출판하고 33년간 읽혀온 글쓰기 바이블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그런데, 저자는 미국의 대학교수이다. 보수적인 영국 대학에서 왠 미국교수의 책을 33년간이나 교재로 사용하였을까 궁금증이 생겼다.

 

구글링의 결과, 저자가 한때 옥스포드 대학에서 학위과정 중 과제물(Essay, 리포트) 작성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게 되면서 지금과 같이 글쓰기 교육과 글쓰기 안내서를 많이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옥스퍼드 대학 입장에서는 저자의 글쓰기 극복 과정을 너무도 생생하게 목격하였기에 현재의 그의 교육관점과 결과물에 만족한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었다.

 

저자의 글쓰기 교육은 한마디로 표현에 자유롭게 쓰기(freewriting)’이다. 너무 생각이 많아 한 줄도 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일단 어떻게든 마음대로 써 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글을 쓰는 것을 어렵게 느끼지 않는다. 오늘날의 SNS 댓글이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목적을 갖고, , 누군가에게 보여줄 글을 쓰는 데는 엄청난 힘이 든다. 상대를 의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쓰지 못해서야 곤란하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많은 노하우가 저자의 글쓰기 강의와 책 속에는 담겨 있다.

 

작가들도 많은 유형이 있다. 어떤 작가는 독자들과 함께 하길 즐긴다. 어차피 그들과 대면하여야 하기에 일찍부터 자신의 글을 공개하고 피드백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늘날의 방송작가나 카페, 블로그, 대중매체를 통해 등장하는 연재물 작가들이 이런 성격을 갖는 것 같다. 그에 비해 다소 전문적인 일과 관련한 작가들은 자신만의 관점과 논리에 푸욱 잠겨 있다. 그들은 누군가에게 피드백 받거나 글의 수정을 요구하는 것을 매우 불편해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색깔이 확실히 있어 일부 매니아 층을 형성하기에 어려움(?) 속에서도 늘 생존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그런 성향을 잘 파악하여 그 특성을 잘 활용하라고 말한다. 구지 잘나가는 듯해 보이는 그런 대중적인 사람들을 따라갈 필요가 없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오늘날과 같이 피드백 받기가 훨씬 편리하고 다양한 채널이 가능한 시기가 없지 않는가? 그러니 저자의 피드백 받는 구체적인 방법들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저자도 피드백 받는 것을 어려워 했지만 그 효과를 확실히 체험하였기에 이런 내용을 담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책의 제목처럼 어떻게 하면 힘있는 글쓰기가 가능할까? 다양한 목적의 글을 쓰기에 앞서 스스로 어떤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해야 할지에 대해 저자는 많은 예를 제공한다.

 

마중물 붓기라는 제목이 등장하는데, 바로 머릿 속에서 정리되지 않은 생각과 글들이 어떤 제시나 질문을 통해 글쓰기의 봇물이 터지는 기법이 되겠다. 그런 질문과 제안들을 통해 소재와 글감들이 좀더 보강되고 자신의 글이 방향성을 갖게 될 것이다.

 

책의 중후반부터 퇴고와 피드백 받기에 대한 내용이 시작된다. 저자는 글쓰고자 하는 독자들의 에너지를 전제로 시작한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두꺼운 책을 볼 독자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 글쓰기의 시작에 대해서 구차하고 장황하게 이야기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생각된다. 어쨌거나 어떻게든 자유롭게 쓴 글을 퇴고하고 피드백을 통해 수차례 퇴고와 보충을 반복하게 되면 꽤 멋진 결과물이 되지 않을까가 이 책의 주요내용과 저자의 의도라 생각된다. 물론 초반의 글쓰기 시작과 관련한 내용도 결코 부족하지는 않다. 450 페이지의 책의 전반이 그런 내용을 담고 있으니 말이다.

 

말을 글로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말과 글은 분명 다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쉽게 던지는 말보다는 글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하고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일단 쓰기 시작하면 분명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나 또한 일기나 수필을 써보고 싶은 생각을 오랫동안 하였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10 페이지 정도의 글을 써 보게 되었다. 정리되지 않은 내용들이지만 내가 무얼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싶은지는 방향이 잡혀 있었다. 글의 양을 채우는 것이 어려워 쓴 글을 퇴고하지 않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퇴고를 통해 글의 순서를 조정하거나 글을 방향성을 명확히 한다면 분명 독자가 생기게 될 것이다. 그렇게 작지만 에너지를 싣는 나만의 글의 창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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