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8월로 접어들었지만, 저번 달 7월에 구한 책들 중에서 간단히 몇 권 추려보았다.

 

 

 

 

 

<시각예술과 언어철학>은 -후기 해체주의와 예술의 인터텍스트-라는 부제가 붙었는데, 논문 형식의 연구서로 이와 연관된 폭넓은 것들을 다루긴 하지만, 특정 주제에 대한 끈덕진 사고의 탐구 성향의 책은 아닌 걸로 보인다.         <라캉과 정치>는 지금 읽고 있는데, 일단 라캉과 정치를 잇는 실마리를 찾는 드문 경우에 속하므로 라캉에 대한 편식을 완화해 줄거라 기대를 해본다.      스피노자와 뇌과학의 만남은 가능성이 있는 주제다. 제 5장 '몸과 뇌, 마음'이 아마 이 책, <스피노자의 뇌>에서 중핵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가지 염려는 옮긴이나 감수자의 약력을 보건대, 인문학쪽 특히 스피노자와 연관된 분야의 흔적이 보이질 않는 다는 것이다. 과연 어떠한지는 직접 읽고 확인해 볼 일이다.       <우주뱀=DNA>는 얼마 전에 읽은 책인데, 오랜만에 만난 물건이다. 아무래도 서평을 써야 할 것 같다.      <욕망하는 식물>은 저자의 주장을 너무 기대하지 않고 본다면, 4가지 식물, 사과, 튤립, 대마초, 감자와 인간이 얽힌 약간 은밀하고 비스듬한 차원의 이야기들을 훔쳐보는 재미는 얻을 수 있다.          엘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 원래 이런 책을 사서 보는 편은 아니다. 누가 준 거나 마찬가지인 셈으로 얻은 책인데, 일단 꽤 두껍다. 세계와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예감들이 담겨 있는데, 우리나라를 다룬 부분이 있길래 거기부터 찾아 보았다.   

 

 

 

 

 

<일상의 미학>은 쉬운 미학책이다. 이런 쪽이 낯설고 긴 호흡을 가진 글이 부담이 된다면, 편하게 볼 만한 책으로 보인다. 그러나 곁들인 그림 같은 것도 없고, 너무 단편적이라 나한테는 별 재미가 없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에 새겨진- <한국신화의 비밀>은 며칠 전에 구한 책이다. 책표지도 눈에 띄고, 편집도 양호해 보인다. 요새 '신화'에 대해 전과는 다른 관심이 증폭되는 시점이라 고른 책인데, 특히 히브리어, 가림토, 훈민정음에 대한 부분이 호기심을 당긴다. 책표지에 늘씬하게 뻗은 동물이 개나 사자인가 했더니, 네발 달린 용이란다. 이 겉표지를 벗기니, 왠 퍼런 도깨비가 입을 어정쩡하게 벌리고 있다. 후덜덜~ 이렇게 무서운척 해줘야 하나..   

 

  

 

 

 

                                    <무아 윤회 문제의 연구>

<원효연구>는 조금씩 원효에 대한 자료를 모으려던 참에 구한 책인데, 내 예상과는 달리 문헌학적 성격이 있는 연구서다. 본문에 불친절하게도 한문에 한글토가 달려 있지 않은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중론'에 대한 책이 그래도 여러 권 나와 있는데, <중론 연구> 이 책은 한역, 산스끄리뜨본, 티베트본 등 여러 판본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꽤 충실한 연구서다. 친절한 설명은 눈에 띄지 않지만, 중관철학에 대해 중급이상이라면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최근에 구한 불교 경전은 <아함경>, <유마경>, <열반경>이 있다. 시공사에서 나온 <유마경>은 케이스까지 달린 고급스런 양장 형식을 갖추었다. 종이질도 우수하고 번역이나 편집도 읽는 사람의 입장을 살핀 감각이 엿보인다. <능가경>도 읽어보려고 구하는데, 품절, 절판이라 어려울 듯 하다.      <불교가 좋다> 이 책도 정말 괜찮은 물건이다. 아주 우수한 자극들이 담겨 있는데, 며칠 안으로 서평을 쓸 예정이다.

 

=========본문과 관련된 책들=====================================

 시각예술과 관련된 책들

 

 

 

 

또 다른 뇌.. 과학

 

 

 

 

이쪽도 정말 탐나는 책들이 즐비하다. 특히 <꿈꾸는 기계의 진화>와 처칠랜드의 <뇌과학과 철학>은 입맛이 당긴다. 전에 처칠랜드의 <물질과 의식>을 봤었는데, 괜찮게 본 기억이 난다. 달라이 라마가 여러 과학자들과 토론식으로 진행한 과정들이 여러 권 책으로 나왔는데, 이 책도 그 중에 한 권이다. 엄격한 학계에서는 다루어지지 않는 범위도 접근하기 때문에, 규격화된 양식에 답답증이 있는 사람들에겐 괜찮을듯 싶다. 하지만 참가하는 학자들이 열린 사고를 가진 것이지, 실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아니기에 지나친 비약은 없다.

 

 

 

 

학습과 관련된, 그리고 좀 더 가벼운 뇌과학 관련 책들이다. <만족>은 책 제목이 너무 평범해서 그냥 지나치기 쉬울 뻔 했다. 소제목에  '전기 아방궁 - 정신분석학과 뇌생물학의 결합, 심부 뇌자극술'이 자극적으로 눈을 사로 잡는다. <신은 왜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가>는 전에 조금 보다가 말았다. 광고 카피가 주는 자극에 비해서 앞부분이 좀 지루했던 거 같다. 여유가 생기면 다시 들춰볼 생각이다.

 

고대 문명, 신화, 역사에 관한 책들

 

 

 

 

우리나라 고대 역사를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와 연관지어 짚어 보는 시도들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그것이 어쩌다가 중국쪽으로 간 유대종족하고 우리민족을 잇는 글까지 나올 정도가 되었다. 이 분야가 결정적인 증거보다는 그럴듯한 가설들이 많아서 호기심을 들뜨게 할 요소들은 많은 것 같다. <바빌론 성 풍속사>는 이색적인 성 문명사로 보이는데, 한번 구해서 읽어볼 참이다. 

 

 

 

 

 

 

 

 

 

유마경, 아함경, 열반경에 관한 책을 조금 추려 보았다. <유마경>은 재가신자의 입장에서 소승을 폄하하고 대승사상을 높이 여기는 내용인데, 최근에는 소승('소승불교'는 대승불교에서 조금 얕잡아 부르는 것)도 부정적인 것 보다는 오히려 불교의 탈색되지 않은 사상을 찾는 연구들도 많다. <아함경>은 워낙 양이 방대한 경전인데, 어쩔 수 없이 '가려 뽑은'식으로 핵심을 골라 엮은 책을 볼 수 밖에 없다. 그런 책 중에서 시공사에서 나온 <정선 아함경>이 괜찮아 보이는데, 현재는 절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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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학과 영화는 자주 만난다. 그런데 정작 독자들은 그러한 책의 단단한 이음새들을 즐겁게 맞이하기엔 시간이 녹녹치가 않다. 시간이 남아 돈다고 또 누가 그런 쉽지 않은 눈의 노동을 택하겠냐만은. 그래도 필요하고 어쩔 수 없는 만남들은 꾸준히 이어지는 법이다. 그리고 그러한 만남을 주선하는 작가들에게도 더운 여름 짧은 경의를 표한다.

 

 

 

 

<영화분석과 기호학>

<영화분석과 기호학>은 어떻게 보면, 기호학과 영화의 FM적인 만남과 가능한 내용을 담고 있는 거 같다. 메츠의 영화기호학과 히쓰의 마르크시즘적 영화기호학인데, 스티븐 히쓰에 대해선 메츠에 대한 익숙함(단지 이름이라도)에 비해선 생소하다.       영화는 물론 영화포스터를 기호학적으로 분석했다는 책이 있다. <영화, 그 기호학적 해석의 즐거움>인데, 저자(백선기)는 미디어와 기호학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썼다. 이론은 외국 이론이지만, 주로 다루는 영화들은 우리나라 영화들이다. 특히 2장은 기호학과 라캉의 정신분석을 가지고 분석을 시도하는데, 구미가 당기는 부분이다.

 

기호학보다는 그래도 사람의 정신, 심리와 관련된 건 덜 딱딱한 느낌을 준다. 그러한 정신분석의 은밀한 시선이 영화를 훑는다면 영화는 어떤 신음을 낼까?

라캉의 눈이 되어 영화를 본다는 건 이젠 너무 자주 상영되는 책의 광경이긴 하다. 그러나 누가 어떻게 라캉의 눈을 새로운 카메라 기법처럼 활용하느냐도 중요할 것이다. 그것도 우리나라 사람이 쓴 글이라면 좀 더 응원을 해주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정신분석의 은밀한 시선>은 임상 경험이 있는 정신과 의사의 책인데, 차례를 꼼꼼히 보니까, 정신분석 그리고 라캉과 궁합이 잘 맞는 영화들이 눈에 들어온다. 저자가 균형 감각이 있어서일까? 외국영화와 동양 그리고 우리나라 영화들이 적절하게, 거기다 흔히 말하는 예술 영화쪽과 대중 영화쪽의 비율도 잘 맞춰져 있다. 


데이빗 린치의 '멀홀랜드 드라이브', 피터 그리너웨이의 낯설고 도발적인 화면 구성이 인상적인 '필로우 북(왼쪽 영화 포스터)', 크로넨버그의 '스파이더', '플라이'와 '데드 링거', 가스파 노에의 '돌이킬 수 없는' 그리고 알마도바르의 '귀향'과 '나쁜 교육'이 무게감 있게 자리잡고 있다. 정신분석과 어울릴 영화인데, 그 씀씀이가 적었던 빠르고 도발적인 츠카모토 신야의 영화들, '6월의 뱀'과 '악몽탐정'도 눈에 띈다(츠카모도 신야 영화에 나오는 여배우들은 다들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우리나라 영화로는 '장화 홍련', 김기덕의 '시간'과 '활', 홍상수의 '해변의 여인'과 '극장전' 그리고 괴물 같은 흥행작 '괴물'이 있다. 그리고 줄리엣 비노쉬가 나오는 미하일 하네케 감독의 영화 '히든'도 보인다.

 

 

***잠깐 딴 길

미하일 하네케 감독이 나온 김에 이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미지의 코드(Code Unknown)'도 (몽타쥬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볼 필요가 있는 영화다(여기에도 히든처럼 줄리엣 비노쉬가 나온다). 영화 편집이 우리 입맛(눈맛)과 다르게 움직일 때, 우리가 재구성해야 할 그 황량함은 매우 낯설고도 기이해진다. 그 '편집의 날것'이라는 영화의 거친 살결을 이 영화를 통해 구경할 수 있다. 그리고 앞서 잠깐 언급한 피터 그리너웨이의 '필로우 북'은 일본 문학 작품의 이름이기도 한데, 탐미적인 기호들이 규칙적인 운율을 띠고 입체적으로 살아난다. 특히 프레임 안으로 새로운 프레임들이 생성하는 그 낯선 침입은 처음에 감당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피터 그리너웨이 영화의 또 다른 절정이 담긴 매력적인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2000년 이후에 만들어진 '털시 루퍼 가방(The Tulse Luper Suitcases)'에서도 이러한 화면 분할 구성을 노골적으로 숨기지 않는다.

잠깐 딴 길 끝***

 

부제가 '라깡의 카우치에서 영화를 보다'인데, 그러한 생생함과 은밀함이 느껴질만한 친밀감이 날지 또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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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 연관된 영화, 감독의 영화들을 몇 개 골라 옮겨본다.

[책과 직접 연관된 영화들 중에서..]

 

 

 

 

 

 

 

 

 

[책에 나온 감독들의 영화 말고 다른 것들..]

 

 

 

 

데이비드 린치(David Lynch)의 영화들도 여기 알라딘에 꽤 살아있다. 데이비드 린치를 처음 접한다면, 스트레이트 스토리는 피하는게 좋을 것이다. 너무도 이례적인 린치 영화이므로(갑자기 전원일기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나?).. 역시 (좀 어둑컴컴하고 지독한 영화이긴 하지만) 이레이저 헤드를 먼저 보는게 순서가 아닐까. 블루벨벳, 로스트 하이웨이는 다 문제작들이고 정신분석학적으로 감상하기 더 없이 좋은 영화다. 트윈 픽스는 TV 시리즈물에 비해 영화로 만들어진 것은 아무 사전 지식이 없다면, 감을 잡기 어렵다[그외 광란의 사랑(여기에 진짜 니콜라스 케이지가 담겨 있다), 엘리펀트 맨. 듄(사구)도 린치다운 영화들이다. 그러고 보니 린치의 페르조나 카일 맥라클란은 영화 '쇼걸'이후 무기력해진 것 같다].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The Cook The Thief His Wife & Her Lover)'라는 영화는 그래도 많이 알려진 편이다. '영국식 정원 살인 사건', '건축가의 배', '차례로 익사시키기', '8과 1/2 우먼' 등 피터 그리너웨이의 영화들은 감독 이름값을 충분히 해내는 것 같다. 아버지는 건축가고 자신은 미술학도 출신 인데, 영화에도 그러한 것들이 반영되는 듯 하다. 

 

  

 

 

 

 

어떤 영화 평론가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점점 브뉴엘을 닮아 간다고 한 소리를 들었다. 근데 나로서는 도저히 수긍이 안간다. 물론 성이라는 걸 숨기지 않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들춰내긴 하지만, 홍상수 감독이 일상에서 개인과 개인의 틈을 탐색한다면, 브뉴엘은 개인과 사회라는 틈을 비집고 들어가지만 그것이 급한 전복을 꾀하기보다 귀족적이고 대가다운 여유가 있다. 즉 브뉴엘은 세속적인 것들을 건드려도 그 방식에서 미학의 궤도를 밑으로 떨구진 않는 것으로 보인다[무엇을 꼭 바싹 다가가서 건드릴 필요는 없다. 강박적으로 좁히는 거리감은 그냥 말 그대로 '일상'이 되고 만다. 그걸 굳이 카메라에 담는 게 무의미해진다. 즉 예술도 '양자(역학)적 긴장'이 유효할 때가 있는 것이다. 어떤 것을 완전히 까발리려는 욕망은 다른 편의 무언가를 여지 없이 놓칠 수  있다].

오! 수정을 뒤늦게 봤는데, 여배우 이은주에 대해 아련한 감정이 들었다. 이 영화와 주홍글씨라는 영화가 번갈아 가며 이은주의 이미지를 맥박치듯 연결짓는데, 영화 배우 이은주가 아닌 여자 이은주가 그녀에게 더 크질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여자로서도 배우로서도 참 아까운 사람이다.

 *덧붙임* 브뉴엘(루이 브뉴엘, 루이스 부뉴엘.. 정확한 발음을 알고 싶다!)의 <안달루시아의 개>를 시중에서 구할 수 있다니 놀랍고도 다행스럽다. 살바도르 달리와 같이 작업한 이 영화는 첫 장면에서 직접 출연한 브뉴엘을 만나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눈알을 베는 전설이 되어 버린 장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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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6-30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찜해둡니다. 좋은정보 고맙습니다.

TexTan 2007-06-30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하이힐이군요. 야외 나가서 포크가 없을 때 요긴하게 쓰이겠어요^^
더운데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TexTan 2007-07-03 0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하일 하네케 감독의 영화 '히든'하고 '미지의 코드(Code Unknown)'하고 헤깔렸네요. 다시 고치고 내용을 조금 손봤습니다.
 

선풍기를 슬슬 돌리기 시작할 즈음..

나는 요새 돈 주앙에 관한 책을 하나 집어 들고 막 재미를 붙이려는 참이다.

<돈 주앙의 읽어버린 일기>..460페이지가 넘는 두께라서 처음엔 망설였는데, 잠깐 구경 삼아 보다가 벌써 약 3분의 1은 본 거 같다. 특히 '은밀한 방문'이란 제목을 가진 장은 꽤 재미가 있다. 책 맨 앞부분에서 저자 더글러스 에이브람스는 누군가에게 '돈 주앙의 일기'를 건네 받았다고 하는데, 이것이 정말인지 아니면 소설의 사실성을 높이려는 하나의 장치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하여튼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욕망'이라고 보는 돈 주앙의 삶의 태도는 그러나 극단으로 흐르지 않는 운율이 보인다. 이것이 바로 수많은 여자들을 누리면서도 남다른 품위를 지켜나갈 수 있던 힘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그건 그렇고, 이 책의 저자 더글러스 에이브람스(Douglas Abrams)의 좀 특이한 이력이 눈에 띈다. 그는 대주교, 요가 수행자 그리고 태국의 기공 수련가로 유명한 만탁 치아 등과 같이 집필 작업을 한 것으로 나온다.  아래와 같은 약간 민망하지만 눈에 쏙 들어오는 제목의 책들이다.

멀티가 이런데도 쓰이는구나...

 

 

 

좀 의아한 맛도 있긴 한데, 어떻게 생각해 보면 돈 주앙의 이미지에 필요한 동양적 비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돈 주앙이 누구인가. 바로 여자의 욕망을 깨워서 기쁨을 되찾아 주는 남자가 아니었던가. 그가 스스로 터득한 여자에 대한 철학과 기술도 충분했겠지만, 돈 주앙과 성도인술의 매치는 동양과 서양의 이질적인 경계 말고는 꽤 잘 어울리는 짝이다. 그걸 돈 주앙은 전혀 전수받을 도리가 없었겠지만, 현재 그를 소설로 만든 저자가 대신 성도인술과 접속했다는 건 재미있는 일이다. 어쨌든 과거의 돈 주앙과 현재의 더글러스 에이브람스와 만탁 치아라는 삼각구조를 통해 성도인술을 익힌 (귀족적) 호색한이 잠깐 생성하는 모양을 상상할 수 있게 됐다. 

 

 

 

 

                        <소주천 수련에 의한 자가치유건강법>

 만탁 치아의 책은 국내에 꽤 많이 나온 편이다. 그러나 같은 책이 중복된 경우가 있다. 아마 <성도인술>이란 책이 <멀티 오르가즘 맨>과 같을 것이다. 아마 그 이전에 <제목이 필요 없는 책>으로도 나왔을 것이다(그 당시만 해도 출판사와 역자가 그래도 수줍음이 있었나 보다). 대개 이런 쪽이 처음에 이목을 끌다가 사이비로 몰려서 금방 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만탁 치아의 경우는 꽤 오래 가는걸로 봐서 뭔가가 있는 거 같기도 하다.

<기공마사지>

 

하여튼, 만탁 치아의 책은 아주 단순하게 말해서 정력을 증진시키는 기공법쯤 될 거 같다. 돈 주앙의 잃어 버린 일기에서 성도인술로 이끌린 이 욕망의 블로그는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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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말에서 6월 들어 구한 책들이다.

 

 

 

 

                                     <괴델 불완전성 정리>

발터 벤야민의 책을 이제서야 보게 됐다. 그런데 이 책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초판이 1983년인데, 내가 산 책은 2006년(23쇄)이니까 거의 20년 동안 개정(판)이 없었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그런지 본문에 글씨 크기도 요새 책들과 달리 작은 편이다. 작은 바램이 있다면, 가독성을 살린 개정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롤랑 바르트의 기호학>은 벌써 인터넷 서점 대부분 품절이다. 저자는 파리에서 일반언어학과 기호학을 전공했는데, 책의 구성은 논문 형식으로 문화와 사회, 그리고 구조주의에 걸쳐 기호학의 밀접한 힘을 다룬 것으로 보인다.     <괴델 불완전성 정리>는 다른 괴델의 책에 비해 두껍지 않고, (중학생도 이해할 만큼) 쉬운 설명을 시도했다는 머리말에 이끌려 고른 책이다. 얼핏 넘겨 봤는데, 그렇게 쉬워 보이진 않는다. 혹은 요새 중학생들 수준이 내가 가늠하기도 어려울 만큼 수준이 높던가.. 끙!

인지과학에 대해 왠지 어설프게 아는 것도 같고 모르는 것도 같아서, 일단 점검 차원에서 작은 책을 구했다. 무슨 전자제품 메뉴얼 크기와 두께 만한 책인데, 이 짧은 소책자에 인지과학의 개념을 어떻게 넣었을지 궁금해진다.      데이비드 보드웰의 <영화 스타일의 역사>는 제목과 달리 그리 만만한 책으로 보이진 않는다. 한국어판 저자 서문에 보면, 이 책은 제목처럼 단지 영화 스타일의 역사를 다룬 것이 아님을 밝힌다. 이어서 덧붙이기를 "하나의 연구 전통 안에서 서로 다른 학자들이 어떻게 하나의 공통된 질문에 대답하려 해왔는가에 관한 연구이다." 그 밑에 "즉 이 책은 학자들이 영화사를 기술해온 원칙들과 실천들을 연구한다. ... 나는 편집, 촬영, 기술, 연출 등 영화 테크닉 안에서의 변화와 연속성에 관해 학자들이 어떻게 이해해왔는가에 주목한다."라고 이 책의 성격을 표현한다. 잠깐 훑어 본 느낌은, 약간 전문적인 냄새(가령 쇼트 분석)가 나는 책으로 보인다. 책 표지도 그렇고, 판형도 약간 큰게 손맛도 부드럽고 괜찮다. 읽기도 전에 좋은 책일거란 예감이 온다.   

 

 

 

 

 

금강경은 여지껏 몇 권을 봤는데 역자의 시각이 가미된 해설서에 가까운 것들이었다. 그리고 한역을 기본으로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국이라는 문명에 한번 걸려진 것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에 구한 <금강경 역해>는 산스끄리뜨(범어) 원전을 번역한 것이다. 책의 구성은 먼저 산스끄리뜨 원문을 제시하고, 이어서 두 가지 한역인 구마라집과 현장역을 달고나서 우리말 번역을 실었다. 그리고 산스끄리뜨어 원문에 바로 우리말을 붙여 놓은 [대역]은 완전한 문장의 맛은 떨어지지만, 직관적인 이해를 제공한다. 끝으로 아마 이 번역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주해]가 있다. 각 단어에 대한 어원 해석과 더불어 이와 관련된 다양한 배경들을 알려준다.      붓다의 말씀이 담긴 가장 오래된 경전 중 하나인 <숫타니파타(小部阿含)>를 전재성 역주로 된 것으로 구했다. 이 책 역시도 한역이 아닌 빠알리어 원전 번역서다. 이 책은 어찌보면 읽기 수월한 감이 있는데, 바로 우리말 번역부터 나온다. 그리고 본문 아래 역주를 통해서 단어라든가 참고할 만한 것들을 꼼꼼하게 챙긴다(역주가 총 2582개가 된다). 따라서 처음엔 가볍게 역주를 무시하고 우리말로 번역된 것들만 읽어도 될 듯 싶다.

<능엄경>도 번역서가 여럿 있는데, 우선 이 책을 골랐다. 한역(반랄밀제 역)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라 그냥 한문에 구애 없이 읽을 수 있다. 역주는 최소화해서 책 말미에 붙여 놓았다.      <좌선삼매경>은 초기 선경을 대표하는 경전으로 구마라집이 402년에 번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좌선입문서'로 괜찮은 책일듯 싶다. 이 책은 모사이트에서 사은품으로 염주까지 같이 받았는데, 염주 욕심에 고른 책이긴 하지만, 좋은 선택이었던 거 같다.      <인도사 108 장면>은 인도역사를 108 주제를 통해서 고루하지 않게 볼 수 있게 만든 책으로 보인다. 책 표지도 그렇고 편집도 현대적이고 시원스러운 맛은 있는데, 본문에 들어간 사진들의 양이 적고, 크기도 작은 편이다. 그래도 주제들을 흥미롭게 잡은 것들이 눈에 띄어서 훑어 보기엔 좋아 보인다.

 

 

 

 

 

                     <사단칠정론> <동양의학의 기원> <불교 임상심리학>

<동양의 합리사상>은 동양의 합리성을 논리(학)적인 측면에서 다룬 책이다.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었는데, 1부는 인도사상, 2부는 중국불교와 중국 고대사상에서의 논리를 다룬다. 저자 쓰에끼 다께히로는 비트겐슈타인, 기호논리학 등에 관한 책을 썼고, 비교사상에도 큰 관심이 있는 학자로 보인다. 잘 눈에 띄지 않은 책이지만, 동양의 논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한테는 좋은 참고가 될 것 같다.     <사단칠정론>은 예전부터 사려던 책인데, 이제서야 구했다. 글자 크기가 작고 좀 두툼한데, 당장은 아니라도 나중에 천천히 볼 생각이다.      <동양의학의 기원>은 동양의학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이 모아져 있다. 저자(박희준)는 동양의학의 전문가는 아니고, 동양학 전반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이 책은 동양의학의 역사를 5,000년 이상으로 보고 있으며, <도덕경>, <논어>, <장자> 속에서 의학을 살피기도 한다. 또한 주역, 황제내경 그리고 현대 물리학, 카오스, 시스템 이론 등도 짦막하게 다뤄진다.     <불교 임상심리학>은 불교 '유식학'을 저자의 시각을 통해 현대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는 있지만, 시선을 크게 끌 만한 것들이 별로 없어 보인다.   <의학의 진실>은 지금 현대 의학의 치부를 건드리는 건 아니고, 과거 거의 미신 행위에 가까운 (주로 유럽의) 의학을 드러내려는 책 같다. 나중에 천천히 읽어 볼 생각이다.

그리고 <HOW TO READ 시리즈>로 

이렇게 세 권을 구해서 읽었다. <라캉>이 제일 마음에 들었고, <니체>는 기대보다는 좀 밋밋했다. <비트겐슈타인>은 짧은 책 한권으로 그의 전기, 후기 사상을 정리해주는 것 만으로도 일단 만족한다.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자꾸 미루게 된다. 천성이 게으른가?  

 

 

이렇게 6월 들어 구한 책들 중에서 몇 개를 골라 올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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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과 관련이 있는 책들-

 

 [괴델 / 데이비드 보드웰]

 

 

 

 

융과 괴델이라.. 선뜻 이해하기 힘든 궁합이다. 거기다 갑자기 묘한 복잡함이 고개를 든다. 라캉은 괴델의 '불완전성 원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라캉을 앞세운 활객 지젝은 융에 대해 비판적이다. 데이비드 보드웰(David Bordwell)에 대해선 이미 <영화예술>이란 책을 통해, 그의 영화에 대한 식견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아카데믹하다고 해야 하나? 뭔가 체계적인 정리와 더불어 왠지 믿음직스러운 주장을 펼친다. 특히 작가주의 영화는 물론 대중영화, 그리고 영화사와 영화 이론 전반에 걸친 지식이 돋보이는 학자로 보인다. 동양권 영화에도 큰 관심이 있어 보이는데, 오즈 야스지로나 홍콩 영화에 대한 책도 집필한 경험이 있다(<Ozu and the Poetics of Cinema'1988>와 <Planet Hong Kong'2000>). 거기에 부드러움과 위트를 바라는건 큰 욕심이겠지.. <세계영화사>, 이 책도 탐이 나는 책들 중 하나다. 곧 구할 예정인데, 특히 제 2권에 평소 관심 있던 영화작가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어 우선 선택할 것 같다.

 

[인지과학 / 불교심리]

 

 

 

 

우선 <이미지와 마음>이 가장 눈에 띈다. -영화, 철학, 그리고 인지과학-이란 부제를 가졌는데, <영화인지기호학>과 같이 두뇌에 바로 지적인 자극을 안겨다 줄 책으로 보인다. 저자 그레고리 커리의 이력은 좀 특이한데, 경제학과 철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특히 철학 분야는 저술 제목을 보니까 '분석철학'쪽이었던거 같다. 그러다가 그 후에 예술철학(미학)과 심리철학으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아마 이런 경향으로 볼 때, 쉽게 비약하지 않는 분석적인 기류에 미학적인 감각으로 영화라는 예술-대상을 인지적인 측면에서 다루지 않았을까 상상을 해본다. 읽기도 전에 지나친 추리를 남발한 것은 아닐까?        최근에 불교를 현대심리학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시도들이 자주 보인다. 아마 앞으로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 좀 더 전문적인 연구들이 생겨날 거 같기도 하다. <불교와 심리>는 단행본은 아니고 2006년 창간호라 되어 있는데, 그렇게 눈에 띄는 주제들은 보이질 않는다.  알라딘에는 없지만, 가와이 하야오가 지은 <불교와 심리치료>는 불교와 심리를 주제로 한 책으로는 그래도 영양가가 있어 보인다.

 

[숫타니파나 / 능엄경]

 

 

 

 

 

 

[금강경]

 

 

 

 

 

 

 

 

<성명쌍수로 풀이하는 금강경 진해>

 

 

 

 

                                                                                             <금강경>  <금강경 파공론>

'금강경'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그리고 이렇게 많은 금강경 중에서 좋은 금강경의 거울(번역, 해설서)을 고른다는 것도 참 어려울 것 같다. 여기에 독특한 제목을 가진 <천문학자가 풀어낸 금강경의 비밀>이 보인다. 대개 제목이 이렇게 뭔가 새로운 비밀을 알려줄 거 같은 책들이 실제로 싱겁게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어떨지.. 모르겠다.

이 많은 금강경 책 중에 잠깐 한 권을 짚어 보고, 끝내야 할 것 같다. 바로 지욱대사(智旭大師)가 지은 <금강경 파공론>이다. '파공론(破空論)'이란 글자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듯, '공을 깨부순다'는 것이다. 즉 지금도 그러하지만, 그 시기(명나라)에도 '금강경'의 '공(空)'에 집착하는 많은 무리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러한  악취공자(惡取空者)의 어리석음을 바로잡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이 책을 서술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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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그리고 나가르주나

나가르주나(Nāgārjuna)를 통해 불교를 바라보려고 할 때는 이성의 끝을 체험하겠다는 단단한 마음 가짐이 필요하다. 그것은 이성의 이로움을 최대한 얻으려는 지적 욕심도 아니며, 이성의 해로움을 피하려는 몸짓과도 다르다. 둘 중에서 하나를 택하는 것이 아니라, 둘도 아니고, 둘도 아닌 것도 아닌 것.. 이런 개념이라는 쉬운 장소로 들어가지 못하는 처지, 이 부정의 논리는 그 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것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아닐 것이다.  

힘든 여행을 끝내고 머무르려는 성질, 잠시 어디라도 달라붙으려는 최후 승자의 의지도 결국 일격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그 아집을 무력화시켜야 공성(空性,  Śūnyatā)은 성취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개 기존의 모든 (비합리적) 구조를 깨뜨리고(해체), 그러한 파편화된 세계(空)에 도취된 수행자(performer) 자신은 악취공자((惡取空者: 空 자체를 실재로 착각하고 집착하는 사람)로 더 위험한 버전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망치로 몹쓸 물건을 부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그 물건이 가루가되자 마자 망치도 흔적없이 사라져야 한다니..

그래서 이건 철학적인 문제로만 해결될 차원이 아니라, 어떤 전환이 결국 성공적으로 뒤따라야 하는 가장 극단의 모험이 될 것이다. 개념에 사로잡힌 가상의 분열들을 부정의 논리를 통해 뒤흔들어 전도(顚倒)시키는 일. 여기에는 아직 최고조의 이성의 힘이 작용할 것이다. 그리고 전도는 계속 전염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힘이 결국 출발점(자신)에게로 향해서 자신마저 전환(각성)시켜야 제대로 게임은 끝나는 것이다.     

 

 

 

 

                                                                                      <중론>                          



나가르주나(용수, 龍樹)는 2세기경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남인도에서 태어났다고 하는데, 실존 인물인지 신화적 인물인지 정확한 자료로 그려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특히 티벳에서는 다른 용수라는 인물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중론(中論, Mādhyamika-Śāstra) 혹은 (근본)중송(中頌, Mūlamadhyamaka-kārikā)은 그가 극성화된 이론의 충돌이 혼란한 당대의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시도를 담은 책이다[아비달마(阿毘達磨, Abhidharma)사상 체계처럼 존재-원자(요소)들의 실재성에 집착하거나, 대승의 일부 공사상가들이 뜬금없이 그러한 모든 것들을 부정하면서, 그 부정이라는 파괴적인 힘으로써 공에 집착하는 상황].

 

 

 

 

 

 

 

 

 

                                                                                             <중론송 연구>

 

 

 

 

 

 

 

 

  

 

 

 

   

  찬드라키르티(짠드라끼르띠)의 <쁘라산나빠다>는 예전에 민음사(박인성 역)에서 나온 적이 있지만, 지금은 절판이라 구경도 하기 어렵다. 

 

과연 이런 책을 누가 볼 것인가? 하지만 지적-수행적 차원의 공부까지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의 눈에는 이런 책들은 빛을 발할 것이다. 

찬드라키르티는 불교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데, 그가 남긴 중론의 주석서인 <쁘라산나빠다> 역시 중론 텍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책이다.  이번에 4권으로 완역이 되었다고 하는데, 우연히 책을 검색하다가 알게 되었다(2011년 6월). 그래서 이 페이퍼에 이 부분을 추가로 넣는다.  

  

 

 

 

  

 <열반의 개념> <불교 논리학 1> <불교 논리학 2>

무르띠의 <불교의 중심 철학>은 중관을 서양 철학의 시각, 칸트와 특히 (헤겔의) 변증법의 입장에서 접근한 선구적인 책에 속한다. 즉 중관의 현대적 해석을 시도한 대표적인 경우인데, 학계에 큰 영향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불교 본연의 입장에서 비판적인 시각에서 검토하기도 한다.       <열반의 개념(The Conception of Buddhist Nirvana)>은 불교학에서 결정적인 큰 역할을 한 대학자 체르바츠키(Stcherbatsky)의 책이다. 그전까지 서양학자들이 보여 준 불교에 대한 태도는 허무주의(Nihilism)로 몰고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한 흐름을 학문적으로 전환시키는 데 이 책의 역할이 컸다. <불교 논리학> 이 책도 체르바츠키가 쓴 것인데, 불교 자체내에 간직하고 있는 다양한 논리적 구사들을 한데 모은 매우 선구적인 연구서이다.   <용수의 공사상 연구>는 종교학의 입장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다른 책들과는 좀 다른 맛을 가졌다. 엘리아데의 지도로 만들어진 박사학위 논문이기도 한데, 종교적인 관점에서 공을 주로 다루고 있다.        위의 책들 중에서 <불교의 중심 철학>과 <용수의 공사상 연구>는 평소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큰 어려움 없이 볼 수 있는 책인데 반해, 체르바츠키의 책 <열반의 개념>과 <불교 논리학>은 전문적인 성격이 있기에, 불교학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해 보인다.     -  

 

 

 

 

 

 

 

 

 

-요즘에 나온 중관사상 책들을 덧붙여 열거해 본다. 우선 <중관사상의 이해>는 가장 최근에 나온 책으로 중관의 기본 역사와 주요한 이론을 시대순으로 다룬 것인데, 번잡하지 않게 주요한 줄기를 따라가는 것 같다. 일본의 대표적인 학자 카지야마 유이치의 <중관사상>도 이 분야에서는 중요한 책 중 하나다. 다소 현대적인 감각은 떨어질지 몰라도, 꼼꼼하게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나카무라 하지메는 카지야마 유이치보다 더 유명한 불교학자인데, 불교 전반에 걸쳐 다양한 책을 쓰기도 했다. 그가 지은 <용수의 중관사상>은 평이하지만, 그래도 중관의 핵심을 잘 짚고 있다.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중관의 후기 사상도 전기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제설을 중심으로 중관사상을 정리한 <샨타라크쉬타의 중관사상>도 눈여겨 볼만하다. <적호의 중관장엄론>은 용수의 정통 중관사상과는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 책이다. 중관사상이 나온 이후로 주변의 사상들도 발전을 했을 터, 이러한 것들을 수용해서 중관사상의 새로운 모색을 시도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것이 자칫 중관의 본질을 벗어날 수도 있다고 누군가는 비판할 수도 있겠다.  <심오한 중도의 새로운 문을 여는 지혜의 등불>이라는 긴 제목을 가진 책은 중관이 자체 논리에 치중한 결과 생긴 자립논증파와 귀류논증파의 문제의식이 담긴 책이다. 이 책은 주로 귀류논증학파의 입장에서 상대 진영의 입장도 다루는데, 후기 중관사상의 모습이 담긴 영양가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중관과 유식을 함께 다룬 책 

 

 

 

 

   

 

 

 

*그 외 입문서 성격의 책들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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