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에 관한 책은 의외로 상당히 많다.

 

거기에 숨(호흡), 요가 등에 관한 책을 포함하면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그 수가 늘어난다.

 

그러나 명상이라는 말이 갖는 약간의 애매모호함이, 세세한 분류를 어렵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비슷비슷한 책들이 많고, 지나치게 과거지향적이기도 하다.

 

그런 와중에도, 현대에 맞게 세련된 언어, 과학적인 언어나 믿을만한 트레이닝 결과를 통해 효과적으로 다가오는 책들도 눈에 띈다.

 

 

 

 

 

 

 

 

 

 

 

 

 

 

<디바인 매트릭스>는 제목이 주는 비밀스러우면서도 현대적인 느낌 못지않게 이 쪽 분야에서는 유명한 책이기도 하다. 전에 절판되었다가 최근에 새로운 표지를 붙이고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 책이다. <헤드 스페이스>는 승려 생활을 경험하기도 했던 저자의 여러 방면의 노하우가 담긴 책으로 보인다. 명상을 현대인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체계화시킨 프로그램을 제시하는데, 그러면 자칫 명상이 좀 가벼워지고 형식적으로 떨어질 위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명상이 이 책으로만 끝날게 아니라면, 하나의 시작으로서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 외 눈에 띄는 책들..

 

 

 

 

 

 

 

 

 

 

 

 

 

 

 

 

-디바인 매트릭스의 저자 그렉 브레이든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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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은 80년대 (번들거리는) 화장기로 버티다가 이미 죽어버렸다는 말이 있다. 그보다 오래 전에 재즈는 전기가 가득 넘실거리는 기타를 앞세운 록 앞에서 큰 위기감을 맛봐야 했다. 그래서 마일즈 데이비스의 [비치스 브루]라는 기괴한 앨범을 낸 것이 아닌가?

어쨌든 음악도 돌고 도는 법! 재즈도 죽었다고 했고, 록도 죽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재즈와 록은 시디에 몸을 실어 연명을 계속한다. 혹은 새로운 돌연변이들을 계속 만드는데, 재즈록이라는 (인간적인) 미학에 크게 거슬리지 않는 그럴듯한 결합도 있고, 프리라는 극단으로 치달아 소음으로 얼룩진 불협화음의 집합들도 있다.

그러나 이 시대에 만들어진 음악만을 꼭 들으라는 법은 없다. 요새 첨단 음악이 어떤 해괴한 모양으로 나오는지 상관없이, 과거의 음반을 건드리는 일은 어렵지 않다. 누구는 아직도 지글거리는 엘피판으로 운치나게 음악감상을 하지 않던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치와 엘피 혹은 시디만 있다면, 2010년에도 1970년대의 음악은 현재가 된다. 그리고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건, 록의 창조력이 고갈이 되어 더 이상 나올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여태 세계 곳곳에서 나온 음반들, 들을 만한 곡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이다. 아직도 희귀앨범들이 발굴되어 소수 매니아들에게 배달되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 

그러니 실감나지 않는 록의 죽음 앞에서 록의 잔치는 계속 되는 것이다
 

 

 

 

 

 

 

 

이 분야에선 사이먼 프리스의 이름은 낯설지 않다. <사운드의 힘>은 -록 음악의 사회학-이라는 부제처럼 록에 대한 진지한 이데올로기적 접근을 제공한다. 국내에서 이런 류의 책은 매우 드문 편인데, 오래 전 책이만, 필독할 만 하다. 최근에 나온 페터 비케의 <록 음악>도 사이먼 프리스와 비슷한 무게와 흐름을 갖는 책인데, 전자에 비해 덜 지루하고 흥미로운 주제들도 눈에 띈다.  

위의 책들처럼 록의 이데올로기니 문화적인 측면보다는, 록의 (역사적) 진행 과정에 더 초점을 맞춘 책이 있다. 물론 이런 책들도 고르기가 민망할 정도로 숫자가 적다. 먼저 <이상의 시대 반항의 음악>이란 책이 있다. 1960년대 플라워 무브먼트부터 우드스탁의 열기 등이 꼼꼼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비틀즈 뒤집기>는 제목과는 달리 비틀즈에 대한 책은 아니다. 이 책도 록의 잡다한 풍경과 진행과정을 잘 담고 있는데, 번역이 약간 매끄럽지는 못하다. 그래도 록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펼칠만한 책이다. 


 

 

 

 

 

 

 

 

 

 

록이라는 주제로 이데올로기나 연대기순의 나열을 벗어난, 독자적으로 짜여진 텍스트를 만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록 음악의 미학>은 매우 차별적인 색감을 드러내는 책이다. 철학교수이기도 한 저자의 지적이면서도 창조적인 접근이 돋보이는데, 재즈나 클래식과 다른 록 음악에서의 레코딩의 위상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즉 록에서의 레코딩은 라이브의 거울 같은 재현과는 전혀 다른 지점을 갖는데, 음의 기술적 조작을 통해 새로운 음악에 도달하는 또 하나의 공간이기도 한 셈이다. 이 점을 저자는 부정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케임브리지 대중 음악의 이해>는 록 음악은 물론이고 대중음악 전반을 다룬 매우 질 높은 글들을 수록하고 있다. 여기서도 사이먼 프리스라는 이름을 볼 수있다.   최근 이안 감독이 만든 <테이킹 우드스탁>이란 영화가 있다. 우드스탁에 대해 기대했던 록의 향연과 관중들의 함성이 녹아내린 장관은 없었다. 하지만 그런 쉬운 기대를 비켜가서 감독은 더욱 진실한 우드스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우드스탁은 록에 떨어진 핵폭탄이 아니였을까? 그 열기와 남은 흔적들이 아직도 계속 우리 곁으로 밀려온다. 지미 헨드릭스의 접신들린 연주 모습과 함께..  

 

 

 

 

 

 

 

잠깐 록음악과 직접 관련이 없지만, 음악(학)에 접근하려 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책을 몇 권 들춰보자. 빅토르 주커칸들은 (나의 경우에) <소리와 상징>이란 책으로 처음 알았다. 음악의 핵심이라 할 만한 주제를 수준있게 다룬다는 인상을 받았다.  <음악이란 무엇인가> 역시도 음악의 기본 요소들을 그의 음악내공으로 독자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은 '인지고고학'이라는 생소한 학문이 인간의 음악을 바라보는 톡특한 시선이 담긴 책으로 보인다. 음악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꽤 흥미롭게 다가 올 거 같은, 그리고 새로운 종류의 교양을 얹어 줄 책으로 보인다. 

 

 

 

 

 

 

 

 

 

만화로 친근하게 엮은  <Paint it Rock>은 왠지 탐이 나는 책이다. 비슷한 내용도 만화로 나오면 왠지 보고싶게 만든다.  다시 록을 차근차근 훑어 볼 책을 골라 보자. <시대별 ROCK을 찾아서>는 흔히 말하는 록의 명반을 시대순으로 엮은 것이다. 간단한 앨범 설명까지 곁들여서 그야말로 록의 굵직한 아이콘들을 건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조금 아쉬운 점은 책에 나온 아티스트 이름이나 앨범명 철자(알파벳)가 틀린 곳들이 눈에 띈다.   

 

 

 

 

 

 

 

  

 

 

 

 

한 뮤지션, 밴드를 인물 중심으로 다룬 책이 많다고는 볼 수 없지만, 역시 비틀즈가 압도적이다. 최근 반가운 소식은 드디어 레드 제플린이 음악이 아닌 책으로도 나왔다는 것이다. <레드 제플린>이란 제목을 달고 나왔는데, 다양한 사진자료와 그들의 빛과 어둠이 담겨 있다. 책 가격이 비싸지만 나 역시도 이 책을 사고야 말 것 같다.  에릭 클랩튼 역시도 빼 놓을 수 없는 양반인데, 록의 예술적 경지를 드 높인 그의 젊은 시절의 공은 아마 록 매니아들은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지만, 록, 포크사 그리고 미국의 문화적인 측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밥 딜런에 대한 책도 몇 권 눈에 띈다. 이 책을 옮기면서 이 페이퍼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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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타니 고진의 <언어와 비극>을 읽다가 프로이트와 모세의 기묘한 만남을 구경했다. 프로이트가 말년에 쓴 <모세와 일신교>를 고진이 흥미롭게 읽어내려가는 부분에서다. 프로이트는 모세가 유대인이 아니라 어쩌면 이집트인이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프로이트는 왜 그러한 해석을 시도했을까? 단지 역사적인 사실해명과는 큰 상관이 없었을 것이다.   

 

 

 

 

 

 

 

고진이 이렇듯 프로이트의 의도를 다시금 원격조정하듯이 강화하는 이유 또한 우리는 다시 궁리해 봐야 한다. 고진이 자신의 책에서 '세계종교"를 말하면서 여기에 가장 근접한 종교를 슬며시 가리키는데, 그건 바로 기독교다. 물론 흔히 우리는 말하는 종교하고는 큰 관련이 없다. '세계종교'도 결국 스피노자가 말하는 (인격신이 아닌) '세계'를 말함이다. 그것은 우리를 제한된 시스템 내의 다신들이 꿈틀거리는 공동체가 아닌, 타자와 만남이 가능한 열린 장소로 (강제로) 나아가게 한다. 고진은 또한 이곳에서 교통이 이루어진다고 본다.   

 

 

 

 

 ->'모세와 일신교'는 <종교의 기원>에 들어가 있다.

 

 

자기 차이와 자기지시성의 반복이 결국 몰아론에 갇힐 때, 타자의 도입이 주는 균열은 얼마나 놀라운가! 이것을 고진은 강조하는 것이고, 그러한 종교는 지젝이 말하는 기독교와도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독교를 현재 우리 주변 기독교인들의 모습과 일치시킬 필요는 없다. 그것은 기독교가 아닌 다른 종교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문제고, 종교를 부정하는 자들에게서조차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고진은 이러한 모세의 종교에 가까운 인물로 스피노자, 마르크스, 프로이트 등을 든다).  

이렇게 모세의 신과 공동체의 신, 즉 유대인들이 믿는 야훼의 신을 구분하고, 지금 이스라엘이 보여주는 모습에서 후자가 살아있음을 씁쓸하게 지적하는 것이다.  

고진이 프로이트의 의도를 자기식으로 오해를 했는지는 지금으로선 잘 모르겠다. 하지만 고진의 생각도 너무 일방적인 감이 있다. 일단 프로이트와 모세에 관한 책은 많지는 않지만, 번역본이지만 몇 권 구할 수 있다.  예루살미가 지은 <프로이트와 모세>라는 책과 얀 아스만의 <이집트인 모세>가 그것이다. 두 권을 아직 접하지 않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간단히 정보를 보니까, 예루살미의 책에서 고진과 비슷한 부분을 조금 볼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얀 아스만의 책은 고진과는 상당히 다른 해석을 보여주는 것 같다. 오히려 일신교적인 성격 때문에 그 외 다른 종교나 타자들에 대한 공격성이 드러나는 폭력성을 주목한다.  

-><종교의 기원>과 이 두권, <프로이트와 모세> <이집트인 모세>를  읽으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새벽.. 나머지는 날이 밝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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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메시스가 서구 사유에 작용하는 그 끈덕진 힘은 얼마나 큰가? 그것이 곧 문학이나 예술에서도 어쩔 수 없는 원초적인 뿌리 작용을 하고,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다. 물론 이제는 의심의 시선에 그 힘이 풀이 죽은 것 같고, 거기에 변형으로 생겨난 더 실천적인 힘과 속도를 가진 시뮬라크르가 더 주목을 받는다.   

 

그런데 이러한 미메시스를 정면으로 다룬 책을 의외로 찾기 어렵다. <미메시스에서 시뮬라시옹까지>라는 책은, 미메시스만이 아니라 최근의 더 파괴적인 힘을 과시하는 시뮬라시옹(대개 시뮬라크르는 들뢰즈에, 시뮬라시옹은 보드리야르에 달라붙는 개념이고, 엄밀하게 그 쓰임새가 다르다) 까지 다룬다. 그러니 책 한 권으로 그 긴 흐름을 훑기엔 꽤 적당해 보인다.   

(덧붙임-하지만 최근에 이 책은 구해서 본 결과, 책의 제목이 주는 인상과는 약간 다르다. 즉 책의 진행이, 미메시스와 시뮬라시옹의 어떤 대비와 긴장 속에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의 미학사를 살펴보는 방식이다. 즉 제목은 그냥 단순히 시작점에 미메시스가 끝점에 시뮬라시옹이 위치해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시뮬라크르는 닮기, 혹은 진짜인 척하는 것 이상이다. 진짜와 가짜라는 그 구분마저 흐지부지하게 만들곤 한다. 출처를 묻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작용하는 (이미지라는) 힘의 위력이 중요해진다.  

다시 미메시스로 와서, 여기에 해당하는 책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아우어바흐의 <미메시스>를 꼽을 수 밖에 없다. 부제가 '서구 문학에 나타난 현실 묘사'인데, 결국 리얼리티의 변화과정을 추적하는 장대한 기획이 담긴 책이다. 지금은 이에 대한 비판이 있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 책의 영향과 반작용을 통해서 이와 유사한 주제를 가진 (더 발전한) 책들이 나온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아우어바흐가 결국 리얼리티에 주목하는 바람에 놓친 것들이 있기 마련인데, 그가 눈을 감은 이 부분-환상을 강조한 책이 있다. 바로 캐스린 흄의 <환상과 미메시스>인데, 아우어바흐의 책의 반작용-보완으로 읽는다면 효과적일 듯 싶다. 

 

 

  

 

 

 

 

  

아우어바흐의 <미메시스>는 아쉽게도 현재 나오진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책도 예전에 나온 것이라서 활자도 매우 작고 가독성이 떨어진다. 전면적인 번역 손질과 편집에 신경을 쓴 개정판을 기대해 본다. 

 

  

 

 

 

 

 

    

이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은 읽어야 하겠고, 그 외 미메시스와 시뮬라크르를 다룬 책들도 참고해야 할 것이다. <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도 벤야민의 선구적인 사유를 현대까지 (약간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이끌면서, 미메시스와 시뮬라크르라는 큰 주제를 부각하고 있다. 물론 부제는 '숭고와 시뮬라크르의 이중주'가 붙어 있지만, 숭고라는 자리에 미메시스가 들어가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루카치 미학>이란 책에도 미메시스가 자주 나온다. 폴 뢰쾨르의 <시간과 이야기> 1권에 나오는 '삼중의 미메시스'라는 소제목이 눈에 띈다. 그 밖에 미메시스가 묻어 있는 여러 책들을 찾아서 보는 것도 꽤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미메시스의 여행, 그리고 결국 시뮬라크르라는 괴물과 만나게 될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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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두 책을 보았다, 책의 주제와 방향은 다르지만, '상호인과'가 중요한 개념으르 쓰이고 있었다. 한자경 교수의 <불교의 무아론>과 조애너 메이시의 <불교와 일반시스템 이론>이  그 책들이다.

 

 

 

 

                                                                                                            <무아.윤회문제의 연구>

그러나 불교에서의 상호인과(성)에 대해 한자경 교수는 좀 더 세밀한 탐색을 한다. 그냥 막연하게 서양의 '시스템 이론'과 겉에서 잘 맞는거 같고, '쌍방향'이라는 낭만적인 흐름에 아무 비판없이 내맡기다 보면, 뭔가 중요한 핵을 그냥 지나치기 쉽다. 이것이 서구 이론에 밝은 불교학자들이나, 불교에서 어떤 돌파구를 찾으려는 서양학자들에게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조애너 메이시에게도 만약 세밀한 부분에서 오류가 있다면, 불교와 서양 과학의 만남에서 닮은꼴 찾기게 급급한, 비판적으로 다시 살피는 여유가 부족했던 연구 시기와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일단 한자경 교수는 같은 상호인과성이라도 가령, 불교의 12지 연기에서 그것이 동시적인 쌍방향의 상호 의존성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르는 즉 이시적(異時的) 혹은 계시적(繼時的)  상호인과성임을 강조한다. 그래야 어떤 단순한 반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꼴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발전, 생성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조애너 메이시 같은 학자의 경우는, 어떤 일방적인 안과율에서 불교나 동양 사상에서 상호인과율의 아이디어를 얻은 것 까지는 좋았지만, 그 미세한 것 까지는 간과한 것이다(물론 이렇게 간단하게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한 단계는 아니지만, 잠시 한쪽을 우위에 두고 진행하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한자경 교수의 '자아' 문제에 대한 집착은 독일 유학에서부터 다시 불교로 이어지는 '자아를 찾는 오디세이'를 방불케 하는 책들에서 엿볼 수 있다. 이것이 최근 불교 유식학과 관련된 좋은 결과들로 이어지는 거 같다.  <일심의 철학>, <유식무경>, <불교의 무아론> 등 원래 불교학 전공자였던 국내 학자들에 비해 분명하고 새로운 것들을 만드는 모습이다.

 

 

 

 

 

                      <유식의 구조>  <불교의 심층심리>

<환상의 정신분석>은 세미나를 녹취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여기에 눈에 띄는 장이 있는 데, '유식 불교와 정신분석'이라는 제목이다. 물론 저자(임진수)는 유식학과 정신분석학을 비교한다는 것이 대단히 난해한 일임을 강조하면서, 둘을 조심스레 비교하고 있다. 그러나 유식학의 개론적인 수준에서만 논의되고 있는 것이 좀 아쉬운 부분이고(그래도 이런 글을 본다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 아닌가!), <유식의 구조>라는 책에서 그러한 시도가 불완전하게 있었다면서, 그책을 인용하는 것도 좀 심심했다. 그 책을 인용하는거야 비판적인 서술을 위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유식학에 관한 더 좋은 연구들이 있을 터인데, 아직 거기까진 접근이 못미친건지 그 이상의 것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1500년전의 연구가 이정도까지 왔다는 거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지만, 결국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더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식으로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여기서 메다드 보스의 <정신분석과 현존재분석>라는 책이 언급되는데, 이죽내 교수의 번역으로 책방에 나와 있다.  하이데거의 '현존재(Dasein)'를 정신분석에 응용한 '현존재 분석'에 관한 책이라는데, 이것이 유식에서 강조하는 현재성, '사건'을 다른 차원에서 접근하는데 저자 임진수씨의 말대로 어떤 좋은 참고가 될 거 같기도 하다.

최근에는 불교와 심리학의 만남이 심심찮게 목격되는데, <선수행과 심리치료>도 여기에 가세했다. 목차를 보니까, 그냥 우발적인 아이디어에서 파생한 책으로 보이지 않고, 무게와 체계적인 흐름이 느껴진다. 곧 구해서 볼 생각이다. <불교의 심층심리>와 아까 이죽내 교수의 <융심리학과 동양사상>은 융심리학과 불교의 만남이 모색되는 책이다.

 

처음에 <불교와 일반시스템>이란 책을 말했는데, 이 책은 또한 (시스템) 생태학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불교(선 포함)와 생태학에 관한 책이 생각보다 많이 보인다. <불교와 생태학>은 그냥 불교가 아닌 남방불교, 대승불교, 선불교 그리고 특이하게도 미국불교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는데, 설명에 보면, 불교생태학 연구에서 가장 권위가 있는 책으로 소개되고 있다. 하워드 오덤의 <시스템 생태학>은 나온 지 좀 지난 책인 데, 생태학이 들어가서 그것을 주제로 좀 수월한 책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렇진 않다. 시스템에 대한 깊이 있는 이론과 컴퓨터와 관련해서 매우 분석적인 부분도 다루어지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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