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제플린(LED ZEPPELIN) 페이퍼를 새로 만들었다.

꽤 오랫동안 좋아했던 밴드라서, 꾸준하게 쓸 얘기들도 있을 것이다.

음악이나 동영상도 링크를 걸든, 올리고는 싶은데, 저작권 문제에 신경 쓰기 싫어서 아예 시도를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런 페이퍼에서도 이미지 사진들도 거의 올리지 않는다. 더 나아가 다른 글 퍼오기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 고달프다..

저작권이 과도하게 행사되는 건 조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유투브가 큰 관심을 끄는데, 여기에도 최근에 공연한 레드제플린 영상이 많이 보인다. 그런데, 유투브 동영상 링크를 연결시키는 것도 문제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 2007년 연말, 그러니까 작년이지만 최근, 영국 아레나에서의 공연은 반가우면서도 뭔가 알 수 없는 기포가 심장에 붙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전설은 아쉽더라도 그냥 전설로 남아야 되지 않을까? 어쩌다가 불사의 영약이라도 먹고 회춘해서 그 최전성기의 모습 그대로 나타날 게 아니라면 말이다.

백발 노인들의 몸짓을 보면서 좀 안쓰럽단 생각을 해봤다. 그들의 70년대 공연 장면이 눈에 익은 터라 더욱 그러했다. 탱탱한 육체와 "우린 잘났다"라고 말하는 듯한 나르시즘의 눈빛은 과거 동영상에만 존재하고, 지금 그들은 주름진 살결과 무리하면 삑사리라도 날 것 같은 목청과 손짓을 가지고 있으니.. 극단적으로 말하면, 노인들이 용쓰는 장면이지 않은가..

주책이다. 제플린 페이퍼에 대고 기운 빠지게 이런 소리나 하고 있으니..

다음에는 제플린의 멋진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써야겠다.

제플린 형님들 미안.. 욕한 거 아닙니다. 그냥 반갑고 안쓰러워서..

뭐? 그래서 올해 미국은 가도 한국은 안 온다고요? 설마..

정 못하면, 일본에라도 오세요. 옆집 잔치 구경이라도 하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런! 블레이드 러너의 모든 것이 DVD로 멋지게 스며들어 나왔다. 이런 건 '블레이드 러너'에 대한 경외감이 있다면, 구입할 물건이긴 한데, 생각보다 비싼게 흠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마음만 먹는다면, 심오한 영화들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CF 감독부터 시작한 태생적인 한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선에서 제작 환경에 타협을 하는 현실적인 사람이 아닐까 과도한 추측을 해본다. <블레이드 러너>는 <에이리언>과 마찬가지로 이런 영화류에서 선구적인 작품이다. 그 후에 수많은 비슷한 것들- 고뇌하는 안드로이드, 기계인간과 끔찍한 미학으로 무장한 괴물들이 스크린에 출몰하지 않았던가.. 

블레이드 러너의 극장 개봉판은 외계인 E.T의 못생긴 주름 앞에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리고 제작자의 압력에 해피엔딩으로 끝을 마무리했는데, 주연 배우인 헤리슨 포드의 나레이션이 매우 성의가 없었다는 후문이 들린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감독의 의지대로 복원한 감독판이 나왔지만, 이 역시도 큰 재미는 못봤다. 이런 영화는 많은 관객들과 섞여 보기보다는, 새벽에 혼자서 고독을 팝콘 삼아 봐야 제 맛이지 않을까? 어쩔 수 없이 매니아용 영화, <블레이드 러너>. 그러나 따지고 보면, 본 사람이 꽤 많을 것 같은 영화..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사랑>은 아직 못 본 영화다. <마지막 황제> 이후 영화로 본 건, <스틸링 뷰티>와 <몽상가들> 정도인 것 같다. 젊은 시절에 만든 영화들과 달리 후기로 갈수록 왠지 평범해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찰리 채플린 베스트와 세가지 색(레드, 화이트, 블루)을 하나의 박스에 담은 디브디도 보인다. 이 두개는 소장용으로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원스>는 입소문이 좋아서 본 영화인데, 어느 정도 예상한 느낌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소박한 영화였다. 음악 영화라서 그런지 정말 음악은 자주 나온다(얼마 전에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이소라와 성시경이 이 영화에 나왔던 노래를 듀엣으로 같이 부르기도 했다).  인상적인 장면은 남자 주인공이 녹음 작업을 위해 사람들을 물색하다가 길거리에서 만난 연주자들과의 대화다. 자기네들은 필 리뇻의 음악 아니면 하질 않겠다고 버티는 장면. 필 리뇻이 누구인가? 바로 아일랜드의 전설적인 락커이자 게리 무어와 함께 '씬 리지'를 결성해 뭔가를 보여줬던 인물이 아닌가. 이런 짧은 장면이 어떤 사람에겐 오히려 큰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레지던트 이블도 꾸준히 판을 거듭하고 있다. 여자 배우가 매력적이라서 새로 나오면 보긴 하지만, 썩 그다지 1편의 파급력을 가지진 못하는 듯. 뭐 그런 영화가 어디 한둘이겠냐만은...

 

 

 

 

 

<라따뚜이>가 처음엔 주인공으로 나오는 쥐 이름인줄 알았다. 어쨌든, 약간의 억지가 있긴 하지만, 애들 보는 영화에 굳이 토를 달고 싶진 않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상당히 발전했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그 섬세함과 부드러움이라니.  그런데, 애들보다는 오히려 어른들이 보기에 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여전히 계속되는 공각기동대의 여진.. 극장판 말고도 TV판에다가 또 정확한 출처를 알 수 없는 공각기동대들도 있다. 최근에 본 건, '개별의 11명'이란 좀 어색한 한글 제목을 가진 거였는데, 꽤 괜찮았다. 물론 네트워크로 영혼을 이주한다는 발상은 그 전의 극장판에서도 나왔던 거지만, 전혀 색다른 상황을 통해 그 아이디어를 잠깐 썼기 때문에 전체적으론 완성도가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새 김영사에서 나온 '하룻밤의 지식여행"을 조금씩 모으고 있다.

Introducing..이 붙는 '알기 쉽게' 전하려는 노력이 눈물 겨운 책.

특히 다른 책들에 비해 그림과 내용이 잘 맞아 떨어지기도 한다.

 

 

 

 

이 중에서 <양자론>과 <진화심리학>은 있다. <촘스키>는 '시공 로고스 총서'로 갖고 있으니, 굳이 또 비슷한 책을 살 필요는 없을 거 같다. <양자론> 이 책은, 그냥 우습게 볼 책은 아니다. 아주 간략하게 양자역학은 대충 이런 것이다로 끝날 책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꼼꼼한 책이다. 수식에 대한 설명도 나오고, 하여튼 양자론을 다시금 알차게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거 같다.

 

 

 

 

 

여기선 <이슬람>과 <기호학>이 가장 메리트가 있어 보인다. <낭만주의>와 <포스트페미니즘>도 관심이 있다면, 괜찮을 듯..  화이트헤드가 서양철학사는 플라톤의 재해석, 혹은 각주에 불과하다라는 비슷한 뉘앙스의 말을 했다고 하는데, 난 여태 플라톤을 진지하게 다룬 단일한 책 한권을 읽어보지 못했다. 뭐 자랑이라고..

 

 

 

 

 

이 줄은 막강 리스트다. 생뚱맞게 <스티븐 호킹>이 끼어 있지만.. <프로이트>와 <라캉>은 있고, <정신분석>은 앞으로 구할 생각이다. <융>하고 <데리다>는 역시 '시공 로고스 총서'로 있으니, 굳이 필요는 없을 거 같다. 이 줄이 다 만만치가 않은데, 그 중에서도 <라캉>, 이 책이 참 잘 되어 있다. 라캉에 대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정리가 안되는 현상이 간혹 생기곤 한다(누가?). 마치 라캉의 매듭이 주는 마법의 주문인지 뭔가 꼬이는 감이 든다. 그럴 때, 여기에 있는 <라캉>을 읽으면 좀 단순하게 정리가 된다. 특히 다른 책들도 그런 경향이 있지만, 그림하고 설명하고 잘 일치가 되는 책이다. 원서도 교보같은데서 만원 조금 넘는 가격으로 구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년 마지막 두 달에 걸쳐 구한 책들 중에서 좀 추려서 정리를 해 보았다. 읽은 책도 있고, 후일을 기약하며 그냥 꽂아두기만 한 책들도 있다. 이 '책의 손맛' 페이퍼는 책의 내용에 대한 소개도 있지만, 페이퍼 제목처럼 책의 외관이나 디자인 등 물리적인 특징들도 다룬다.

 

<- 평범한 제목을 가진 옥타브 마노니의 <프로이트>는 변별력이 약한 책 제목으로 눈에 띄기 어려운 책이다.

 

 

드디어 브루스 핑크의 <에크리 읽기>를 손에 쥐었다. 겉장의 표지는 마치 고다르 영화 <주말>의 중간 중간에 삽입된 자막같은 느낌이다. 양장본인데, 같은 출판사인 '도서출판b'에서 전에 나온 <신체 없는 기관>과 책의 외관(표지 디자인 말고)이 좀 흡사한 느낌이다. 본문에 쓰인 종이질은 <신체 없는 기관>에 비해서는 좋은 편이다. 오래 두고 볼 책은 종이질도 꼼꼼히 챙기는 것이 좋다. 나중에 책이 누렇게 바래진 걸 넘기려면 약간 곤혹스러우니까.

번역은 김서영 씨가 맡았는데, 전에 <라캉 읽기>도 큰 문제는 없었던 터라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본문의 편집은 무난하긴 하지만, 작은제목 등에 쓰인 글자폰트 등 좀 더 세련되고 간단명료했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물론 이런 책의 외양보다 책의 내용이 중요하긴 하지만..

'Routledge Critical THINKERS'시리즈가 우리나라에서도 선을 보였다. 이 시리즈 말고도 'Routledge Philosophy Guidebook'도 좋은 책들이 많은데, 어쨌든 이 출판사는 불교 관련 책에서부터 현대 철학 사상까지 영양가 있는 책들을 많이 내놓는다.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라캉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약간 경미한 진동으로 건강한 거리감을 줄 거 같은 여자 '크리스테바'에 관한 간단한 입문서다. 크리스테바의 책들이 의외로 우리말 번역으로 많이 나와 있는데, 쉽지 않은 내용이고 번역도 약간 겁이 나는 상황에서, 일단 이 책으로 한숨은 돌릴 수 있을 거 같다.

그런데, 크리스테바를 건드리면 '라캉과 지젝 or 핑크'쪽에서 생산하는 지식의 색깔과 또 다른 빛깔과 방향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에 지적인 체력에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우선 '바흐친'과 기호학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아방가르드 작가들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라캉보다는 문학의 힘을 더 직접적으로 끌어 오는 것 같다. 둘 다 조이스를 특별하게 인용하는데, 이 점도 흥미롭다. 젊은 시절 '누보 로망'에 관한 논문도 썼다고 하는데, 영화적으로 보자면, 알렝 레네와 어떻게든 이어지는 선을 찾을 수 있다(마르그리트 뒤라스를 통해서도).  뭐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다면 그것도 추가다.

옥타브 마노니의 <프로이트>는 부제가 '라깡학파의 프로이트 읽기'로 되어 있다. 어떤 책을 보다가 이 책이 자주 인용되길래 찾아봤더니 다행히 우리말 번역본이 있었다. 책 표지에 이런 말이 있다. "이 책은 프로이트에 대한 '중립적인' 입문서가 아니다. 라깡의 과학주의적 그리고 반 적응주의적 입장의 입문서이다."라고.  슬슬 좀 입맛이 땡기는 사람도 있을 터.. 

 

 

 

 

융의 <연금술에서 본 구원의 관념>은 일단 연금술과 관련된 풍부한 그림들이 눈길을 끈다. 비록 선명하지 못한 흑백의 그림일지라도, 융의 해설과 함께 연금술에 관한 깊이 있는 지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이 책은 <꿈에 나타난 개성화 과정의 상징>과 연속성이 있는 책이기도 하다. '시공디스커버리총서'에서 나온 <연금술>은 적은 분량의 책이지만, 역시 좋은 그림들이 많이 실려 있다. 어쩌면 내용보다 컬러로 된 신비한 그림들 때문에 손이 가는 책이다. 

<연금술 이야기>는 현재 절판된 책이라서 어렵게 구한 책이다. 여기엔 그다지 연금술 관련 그림들이 많지는 않지만, 내용으로만 보자면, 연금술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데 가장 적당한 책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에 관한 부분('중국인들의 엘릭시르 탐닉'이란 제목)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이런 책들이 왜 재출간되지 않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카메라 폴리티카>

 

 

 

여기 있는 대부분의 책들은 품절이라 지금 새책으로 구하기는 좀 어렵다. <여신들로 본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간이라 괜찮고, <카메라 폴리티카> 하권은 가능할 것 같다. 류상욱의 <호모 시네마쿠스>는 <영화의 철학과 미학>으로 약간 증보가 되어 다시 나왔다. 이 책은 프랑스 '카이에 뒤 시네마'를 중심으로 벌어진 영화 이론과 작가들을 진지하게 살펴보는 책인데, '시네아스트'의 시선이 녹아 있는 영화책이다. 특히 프랑스 '68 학생 운동'과 관련된 이야기가 흥미롭다.

 

<노자와 도교>

 

 

 

<거북의 비밀>은 중국 고대사회의 신화와 점, 예술 그리고 우주관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서술도 어렵지 않고, 흥미로운 내용들이 두루 있어서 맛깔스런 책이기도 하다. 김성철 씨의 <중관사상>은 중론, 중관철학에 대한 입문서로 적당해 보인다.      불교 대승 경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숫타니파타>도 여태 미루기만 했는데, 이번 기회에 읽으려고 산 책이다. 불교 경전은 너무 방대해서 짧은 시간에 뭔가를 얻기엔 막막해 보인다.

이렇게 간단하게 작년 2007년 마지막 두 달에 걸쳐 손에 쥔 책들을 추려서 정리해 보았다. 이런 작업은 내 스스로, '책과의 만남'에 대한 기록으로 시작한 일인데, 어쨌거나, 2008년에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한 두달에 한번은 쓸 생각이다.

 

-------------------------------------

위 본문과 관련된 책들

-앨피에서 나온 Critical THINKERS 시리즈 중

 

 

 

 

일단 프레드릭 제임슨과 주디스 버틀러와 관련된 책을 볼 생각이다. <누가 슬라보예 지젝을 두려워하는가>는 전에 봤는데, 누군가 빌려가서 아무 소식이 없는 책이다. 프레드릭 제임슨이 쓴 <언어의 감옥>이란 책을 갖고 있는데, 이 책도 날 잡아서 제대로 읽어봐야겠다.

이젠 슬슬 데리다는 좀 거시기 하고, 바르트는 달콤한 거품 같아서 가끔 톡 터지는 신선한 자극은 있는데, 연속적으로 남는 혹은 쌓이는 맛은 덜한 편이다. 그게 매력이기도 하지만...

 

-악마에 대한 글쓰기-제프리 버튼 러셀의 책들

 

 

 

 

이런 책들 은근히 땡긴다. 사악한 글쓰기가 아니라 '사악함' '악마성'에 대한 글쓰기..

 

-숫타니파타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전재성 씨가 팔리어(빠알리어)에서 우리말로 옮긴 <숫타니파타>도 갖고 있는데, 숫타니파타라는 텍스트의 가장 원형의 소리를 전하려는 노력이 깃든 책이지만, 처음에 보기에는 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우리말 해석과 밑으로 각주로 원문이 빼곡하게 있기 때문인데, 가독성에 좋은 구성일리 없다. 하지만, 나중에라도 왜곡되지 않은 원래의 의미를 알려면, 이 책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초기 불교의 香! 석가제존의 직접적인 소리가 담겼다는 책이니만큼, 일독의 가치가 있는 경전이다.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책들

 

 

 

 

 

 

 

 

아.. 줄리아 크리스테바.. 이 여자의 책들도 탐닉하려면, 긴 여정이 필요할 듯.. 탁월한 이론에서부터 소설까지 강렬하게 뻗는 글의 힘이 예사롭지가 않다.  마치 오랜만에 만나보는 무시무시한 내공을 지닌 여인무사가 아닌가? <영웅문>의 '매초풍'이 주는 섬뜩함이 중국무림이 아닌, 지적 시공간에서 이 여자를 통해서 뚜렷한 물결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 여자의 소설 중에 <사무라이>도 있지 않던가. 근데 요새 통 보이질 않는다.

솔출판사에서 <무사들>이란 제목으로 다시 나왔는데, 이마저도 품절이다. 그 외 <언어 그 미지의 것>, <사랑의 역사>, <사랑의 정신분석>, <포세시옹> 등도 이젠 새책으로 찾기 힘들다.

우선 초기 대표작으로 그녀의 기호분석이 등장하는 <세미오티케><시적 언어의 혁명>이 필수로 보인다. 최근에 (원대한) 기획성이 농후한 천재적인 여성 3명-한나 아렌트, 멜라니 클라인,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를 다룬 책이 있는데, 그 중에서 멜라니 클라인에 관련된 책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다. <정신병 모친살해 그리고 창조성>이란 제목을 가진 책인데, 알라딘에서는 아직 보이질 않는다. 멜라니 클라인은 라캉하고 '번역 문제'로 나중에 심기가 안 좋았다고 하는데, 크리스테바한테는 존경의 대상으로 모셔지고 있다.

멜라니 클라인에 대한 책은 그 밖에 <멜라니 클라인>이 있고, <위대한 7인의 정신분석가>에서도 그로덱, 위니코트 등과 함께 짧게 다뤄지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월, 당신의 추천 영화는?

그대

빛나는 것이라고 무조건 넋을 빼고 바라보지 마라

그 보잘것 없는 부스러기는 당신의 을 기다렸다

그 유혹에, 무심코 그것을 클릭하는 순간

운명의 프로그램은 어김없이 작동한다

대개 뭇사람을 유혹하는, 사람의 내재된 욕망을 은밀하게 꾀는 시스템은

그에 맞는 쾌감을 선사하는데, 그것은 보통의 즐거움보다 몇 갑절 큰 것으로

당신이 원하지 않지만 원하는 타나토스(의 영상)를 선사할지도 모른다

시스템적으로 말하자면, 파국(Catastrophe)이다

...

시스템에서 질서가 더는 감당 못하는 지나친 쾌감은

못된 작은 구멍의 급류에 휩쓸려 빠져 나갈 것이다. 

 

매력적인 여배우 키이라 나이틀리가 세실리아 역으로 나오는 영화 <어톤먼트(atonement)>는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는 너무도 단순한 말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시각'은 각 개인에게는 너무도 사실적이라 하더라도, 우리 모두에게 다 그러한 것은 아니다. 각 유기체의 독특함 만큼이나 마음의 작용도 미묘한 차이들이 있다. 그래서 사람 사는 세상에는 온갖 오해들이 소울 메이트가 꿈꾸는 투명한 소통의 다발들을 부지런히 오염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어린 소녀가 있다. 브리오니라는 이 소녀는 을 통해 저 아래에서 언니와 젊은 일꾼의 묘한 행동을 우연히 보게 된다. 짧은 무성 영화같기도 한 장면인데, 두 인물의 모습은 극단의 감정이 실렸는지 동작이 크고 거세다. 그리고 물에 옷이 흠뻑 젖은 여자의 모습에서 성적 코드는 무리없이 자리잡는다. 어떻게 보면, 두 연인의 감정싸움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감정이 복받쳐 씩씩 거리는 이 여자가 바로 세실리아고, 젊은 일꾼은 그래도 명문 의대를 다니는 장래가 유망한 로비라는 청년이다(뭐 우리나라 드라마로 치자면, 사장집에 얹혀 사는 공부를 잘하는 운전기사의 아들 정도..).  

영화는 친절하게도 소녀의 시선에 잡혔던 광경을 다시 한번 '실제는 이러했다'는 식으로 보여준다. 사실?은 아직 두 남녀는 서로 시큰둥한 사이였고, 세실리아가 오빠가 집에 오는 걸 환영하기 위해 연못에서 꽃병을 씻어 꽃을 넣으려고 하는데, 로비가 옆에서 도와준다고 설치다가 작은 사고가 난 것이다. 꽃병에서 살짝 작은 조각이 떨어지면서 연못에 풍덩 빠져버린다. 그 꽃병을 건지려고 세실리아는 물 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이고(그래서 물에 흠뻑..), 그리고 격분해서 로비를 신경질적으로 밀치고 집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러니까 브리오니가 창을 통해 불확실하지만 대충 받아들인 인상하고는 많이 어긋난 이야기다. 즉 방의 창문은 이 어린 소녀에게는 하나의 필터 역할을 한 것인데, 그것은 그녀의 마음 속에서도 동시적으로 하나의 결론을 도출하는 오해의 필터를 제공한다. 하지만 어쨌든, 그녀는 스스로 미진하지만 하나의 이해에 도달한 것이다.

하필 왜 그런 인상을 받았을까? 순전히 제한된 정보로 인한 우연이라고만 볼 수 없는게, 영화를 계속 보면 알겠지만, 과거에 이미 브리오니의 마음에는 그런쪽으로 흘러갈 만한 싹(로비에 대한 감정)이 뿌려져 있었다.

 

벌써 두시가 넘었다. 나머지는 내일 써야지.

자기 전에, 이 영화의 원작이 바로 이언 매큐언(Ian McEwan)의 속죄(Atonement)라는 소설이다. 아직 소설은 보지 못했지만, 영화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느낀 건, 어떤 우연의 짧은 순간에 잠복해 있는 운명의 갈래질에 대한 묘사가 꽤 섬세하고 순발력이 있는 거 같다. 그래서 아주 커다란 사건이 아니더라도, 그 마디 마디를 잇는 운명의 힘이 소리 없이 보는 사람의 가슴에 두터운 흔적을 남긴다. 그래서 결말이, 아니면 늙은 할머니가 된 소녀의 고백이 설득력을 갖는지도 모르겠다.

 

 

 

 

  이언 맥큐언(이안 맥이완?)의 소설들.

  많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