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한 나머지 일본 수상과 정부와 재계의 지나친 횡포와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나 봅니다. 헌법과 법의 지배의 무시, 배외주의, 모든 차별의 허용, 격차, 원전사고, 과거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태도…. 그러자 손아랫사람인 한국 작가가
저의 팔꿈치를 꽉 잡으면서 말했습니다.
“사사키 씨, 우리나라도 마찬가집니다. 대통령도,
정부도 똑같아요”라고. 그때 따뜻하고 차가운
감정을 보았습니다. 차디찬 분노였습니다.
똑같지는 않았습니다, 결코. 작년 10월 말부터 한국의 광장으로 반복해서 끈질기게 몰려오는 무수한
‘촛불 시민’의 불굴의 의지와 긍지를 우리는 보았습니다. 경탄할 만한 넓이와 깊이의 분노의 바다를. 이토록 많은 사람의 강력한
지성과 의지와 행동을 이 열도에서는 본 적이 없습니다. 아니, 전혀
없다면 거짓말이고, 더러는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지금 누구나 압니다. 똑같지는
않았습니다. 우리가 하지 못한 일을 여러분은 행동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러분을 선망하고 동경합니다. (7쪽)
사사키 아타루의 저작 『제자리걸음을, 멈추고』 속, <한국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일부다. 그의 말대로 일본과 한국은 똑같지 않았다. 일본이 하지 못한 일을 한국은 해냈다. 우리는 행동으로 보여줬다.
그리고, 2016년 가을 촛불 혁명은, 평범한
시민들의 자랑스러운 성취는, 한국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는, 1980년 5월 18일, 광주의 희생에
빚진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월 광주의 시민들이 나눈 ‘주먹밥과 헌혈’이야말로 우리의 자존의 역사입니다. 민주주의 참 모습입니다. 목숨이 오가는 극한 상황에서도 절제력을 잃지 않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정신은 그대로 촛불광장에서 부활했습니다. 촛불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 위에서 국민주권시대를 열었습니다. 국민이 대한민국의 주인임을 선언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뜻을 받드는 정부가 될 것임을 광주 영령들 앞에 천명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5·18 기념사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