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도끼, 은도끼 이야기가 이솝 우화에 근거한다는 이야기도 듣긴 들었는데, 우리네 전래동화에서는 산신령이 나온다. 도끼 잃어버린 착한 나무꾼에게 금도끼, 은도끼, 쇠도끼(원래 잃어버렸던 도끼)를 선사해 주셨던 산신령은 욕심쟁이 나무꾼이 금도끼를 자기 도끼라고 우기자 혼내 주었다는 게 동화의 전부다. 솔직한 착한 나무꾼과 욕심쟁이인 데다가 거짓말을 일삼는 나무꾼. 이 모든 것은 자기 것이 아닌 금도끼, 은도끼에 대한 탐심 때문에 일어났다. 욕심쟁이 나무꾼, 원래 자기 것이었던 쇠도끼도 빼앗기리라.



















친구가 자기 블로그 화면을 캡쳐해서 보내주었다. 진짜 실화냐, 하고 놀라는 것도 잠시. 선생님과 친구와의 대화가 한참이나 이어졌다. 나도 어제, 오늘 <유시민의 문과공>(팟빵)을 들었단 말이다. 나도 그에 관한 글을 쓸 수 있었단 말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내가 글을 썼다 해도, 친구 글의 세 배 길이의 글을 쓴다 해도, 내 글은 선생님을 위로하지 못했을 것이다.


굳이, 굳이 세어보았다. 2015 6월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선생님의 책과 선생님의 말씀을 인용한 글을 90개 썼다. 물론 책만 링크한 페이퍼도 꽤 되고, 겹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무튼 나는 선생님을 텍스트로 삼아 글을 썼다고, 써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면 무엇하리. 선생님은 내가 이 우주에 존재하는지조차 모르시며, 나의 외로운 짝사랑은 친구의 성덕신고로 인해 더욱더 외로워지고



이리 똑똑.


은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듣고 싶은) 칭찬이다. 친구 아들이 명문대에 입학했대도, 친구가 명품백을 샀대도 이렇게까지 부럽지는 않을 것 같다. 아니, 그 느낌이 어떤 건지 짐작할 수 있으니 그리 부럽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선생님으로부터 이리 똑똑이라는 말을 듣는다는 건 어떤 일인 걸까. 감히 짐작할 수도 없는…. 그런…. 욕심쟁이 나무꾼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는…. 그런 어떤…. 어마 무시한 사건인 것이다. 그 친구가 내 친구라서, 진작에 그 친구를 똑똑이 친구로 명명한 사람이 바로 나여서 마음 한편 뿌듯하고 자랑스럽지만, 지금의 내 심정은, 그러니까 내 심정은 이러하다.





한없이 부럽다.

부럽다 한없이.

부럽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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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07-14 12:11   좋아요 1 | URL
괭님 보고 싶었어요. 잘 지냈어요? 그 때 자른 오른손이 돋아났어요. 제가 오른 손이 없으면 노동을 못하더라고요? ㅋㅋㅋ 노동을 안하면 책을 못사고... 책을 못사면 살기가 시러서 ㅋㅋㅋㅋㅋ 괭님이 추천해주신 나혜석 책과 조이스캐럴 오츠 책을 한쪽에 쌓아놓고 째려만보는 나날들예요. 종종 놀러와서 괭님 글도 읽겠습니다.

돌봄이라는 사랑의 노동과 페미니즘과 지적인 사유의 폭발은 이바닥(?)에서 괭님과 단발머리님만한 분이 있을까요. 두분이 최고 이시죠. 본받아 분노를 정확하게 잘 다루는 이모가 되기위해.... 저도 자신에 대한 사랑의 노동부터 차곡차곡. 연습하는 나날들입니다. 헤헷.

단발머리 2023-07-15 16:17   좋아요 2 | URL
그니까요. 자랑만 하고 댓글 막아두어서 ㅋㅋㅋㅋ 제가 ‘선생님 영접 페이퍼‘를 대신 올렸다는 거 아닙니까. 그 설움 이 방에서 다 푸시구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그 글을 여러번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참.... 잘 썼다!! 싶었습니다. 쟝님은 이제 대가의 반열에 올라 제가 호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리똑똑 쟝선생!˝ 이라고요 ㅋㅋㅋㅋㅋ 괜찮죠?

독서괭님의 따뜻한 위로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저는 ㅋㅋㅋ 지난 주에 ‘나는 아닌가 봐요‘라는 신곡을 발표하였으며 ㅋㅋㅋㅋ 쟝님의 ‘데뷔‘를 마음껏 기뻐하는 한 명의 극성팬이 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감사해요, 독서괭님!!!

icaru 2023-07-29 1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말씀 공감요! 이 분야 최고심다!!
그나저나 투브라질이면 브라질하고 무슨 인연이실까 작가님은

단발머리 2023-07-29 20:48   좋아요 0 | URL
너무 뜨겁고 놀랍고 신나는 시간이었어요. 쟝님의 데뷔 사건입니다.
브라질 가고 싶다는 말씀 아닐까 싶어요. 아무튼 한 번 들으면 잊어버릴 수가 없는 이메일 주소에요, 그죠?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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