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하우스 설계 & 시공 디테일 - 건축물리를 적용한 친환경 건축을 제안하다
홍도영 지음 / 주택문화사 / 2012년 8월
절판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특히 할 말이 많다. 유명 건축가 누구를 많이 알수록 유식하며 시대의 건축을 이해한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현대사회에서 건축사조를 형성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건축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 일부만을 건축 공부에 표본으로 삼기에는 '우리 이웃에 대한 건축가로서의 책임의식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품어야 할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 건축, 내 언어보다는 건축주의 요구를 전문가로서 바른 건축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더 올바른 접근이다.-6쪽

..공기난방 하나로 난방을 해결하는 경우에 비추어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다. 바닥난방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설비를 위한 투자가 늘어나므로 본연의 전형적인 패시브하우스 장점이 다소 퇴색될 수 있다. -25쪽

지난 2010년 강원도 횡성군 둔내에 지어진 패시브하우스를 보면 겨울철 햇빛의 성능과 실내온도의 연관관계를 잘 이해할 수 있다. 흔히 햇빛을 통한 간접난방의 성능을 간과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에너지 성능이 좋은 건물일수록 이 효과는 더욱 증가한다. 건축가는 사용되는 창호 유리의 단열성능과 가시광선 차폐율 외에 전체 에너지 투과율이라고 부르는 g값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g값은 퍼센트 또는 단위 없이 사용되기도 하는데 0.55라 함은 외부의 에너지가 55% 실내로 유입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49쪽

우리나라에서는 목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장시간의 운송과 저장과정, 다양한 설계방식의 부족으로 인한 화학재를 사용한 방부 처리로 목조의 장점인 친환경 재료라는 측면에는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59쪽

우리나라의 고온다습한 여름 기후를 고려해 패시브하우스를 건축한다면, 작은 규모의 건물에서 보다 바람직한 구조는 무엇인가?
실내는 중량의 철근콘크리트를 통해 층간슬래브와 코어를 시공하고,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벽돌 같은 중량 재질과 같이 조금이라도 여름철 실내온도 안정에 도움을 주는 축열성능이 높은 재료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반면 실용면적이 줄어드는 것을 감안해 외부 벽은 목조로 해결하는 혼합형이 바랍직한 접근이라고 생각한다.-69쪽

단열재 사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관리다. 양생과 저장과정에서 필요한 기간을 준수하지 않고 바로 현장으로 단열재를 반입하면 결국은 대부분 하자(특히 외단열 미장마감의 경우)로 이어진다. -79쪽

외단열(outside insulation)은 건축물리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시공성과 경제성 면에서는 내단열보다 떨어지지만 열교의 최소화 측면에서는 내단열에 비해 월등히 효과적이다. 외단열의 가장 큰 장점은 구조적인 면에서 철근콘크리트나 조적처럼 외벽이 중량인 경우 외부의 온도차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철근이 부식된다든가 볼륨의 변화 혹은 길이의 변화나 균열의 문제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므로 구조체의 내구성을 보장해준다. 또한 내부의 열을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저장하므로 난방 에너지 절약에 효과적이다. 특히 여름철 외기의 변화에 대응하여 기존의 건물방식에 비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므로 실내온도의 상승을 억제한다. 이 효과를 더 증가시키기 위해서 축열이 높고 밀도가 큰 단열재가 사용되기도 한다.-83쪽

우리 주거건축에도 건축물의 단열 부족이나 열교로 인한 곰팡이 발생이 빈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 중에서 우리 온돌(바닥난방)에 그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온돌은 다른 난방시스템에 비해서 복사열의 양이 많다. 태양과 지구 사이 우주공간에 공기가 없어도 지구는 태양으로 인해 데워지는 것처럼 복사열은 공기를 먼저 데우는 것이 아니라 사물을 먼저 데운다. 이를 집에 적용하면 실내공기보다 외벽을 먼저 데우기 때문에 결로 현상이나 곰팡이 발생의 확률이 줄어드는 것이다.-92쪽

외단열의 기능을 제대로 확보하려면 무엇보다도 구조체 안은 물론이고 단열재에 결로수가 없어야 한다. 있더라도 빠른 시간 내에 원활한 투습을 통해 증발해야 한다. 이점을 감안하지 못하고 설계와 시공이 이뤄지면 입면에 곰팡이가 생기거나 혹은 단열재를 지탱하는 고정재(화스너)의 접시모양(점형열고)이 시간이 지나면서 비춰지게 된다. -93쪽

축열능력이 부족하면 적은 양의 비가 오더라도 빠른 시간 안에 증발되기가 어렵다. 그래서 외단열 시공에는 깊은 처마가 차후 문제를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이다. -94쪽

최종 마감으로 쓰이는 페인트의 투습율도 검토되어야 한다.-95쪽

건물 표면에 생긴 미생물의 군집은 북쪽면에 햇빛이 잘 들지 않아 마감층이나 단열재 내부의 수분이 빨리 증발하지 못해서 생기는 결과로, 독일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 공기 중에 이런 미생물이 많다는 것은 환경이 그만큼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골로 갈수록 더 심해지며, 외단열의 맹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모순되게도 대기 중의 오염이 이러한 현상을 억제해주기도 한다. 이제는 도심의 길이나 지붕 등에서 이끼라든가 비슷한 종류의 곰팡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산성비가 곰팡이 균을 죽이기 때문인데, 외부에 균의 개체수가 적어 실내에서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수분의 증발시간이 지연될수록 오랫동안 수분이 입면에 있게 되면 주변의 먼지를 정전기처럼 모으게 되고 결국 균조류 같은 곰팡이가 발생될 위험이 높아진다. -98쪽

문제는 우리나라 공동주택의 단열이 대부분 내단열로 시공된다는 점이다. -103쪽

내단열은 단순하게 시공하는 것은 위험하고 처음 계획 단계부터 정확한 시스템을 선택하고 디테일을 발전시켜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수증기 형태의 습기와 대류를 통한 습기의 이동, 외부로부터의 유입(강수나 비가 바닥에 튀어서 건물로 유입되는 경우), 나아가 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습기에 대해서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특히 위험한 경우는 건물의 용도 변경에 있다. 전에는 습기를 많이 발산하지 않는 사무실이난 창고 등으로 쓰다가 거주용으로 될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곰팡이의 발생과 소금으로 인한 표면의 백화현상, 결빙, 부식 그리고 철재의 부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19쪽

내단열 시공에 있어서 아울러 명심할 사항은 구조체와 단열재가 만나는 부분에 요철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 틈 사이로 공기층의 흐름이 생기기 때문이다. 밀착되지 못한 단열재는 더 많은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표면의 상태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 요철이 상대적으로 많다면 경질의 단열재 보다 미네랄 울 혹은 목섬유나 셀룰로제 사용이 더 용이하고 유리하다.-120쪽

단열과 기밀은 항상 같은 맥락에서 접근해야 하며, 무엇보다 열교를 줄이기 위한 디테일의 개발이 우선되어야 한다. -127쪽

고단열 고기밀의 패시브하우스는 상대적으로 넓은 창문을 통한 패시브 난방을 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난방장치가 실내 환경에 따라 바로 바로 반응하는 것이 좋다. 이런 이유로 바닥난방은 빨리 반응하는 시스템이 아닌 만큼 난방관 아래에 단열재를 추갖거으로 설치해서 필요 이상으로 매트 구조체를 데우는 일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못하면 겨울철 '오버히팅(Over heating)' 현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는 바닥난방 뿐 아니라 외기에 의해 작동되는 벽난로도 마찬가지다. 벽난로를 통해 실내로 전해지는 복사열의 양과 실내 난방장치와의 조율이 없으면 역시나 문제가 생긴다. 일반적인 벽난로의 경우 패시브하우스에서는 열효율과 조절면에서는 마이너스 요소이다. -135쪽

패시브하우스를 떠나 모든 평지붕의 단열은 외단열이 가장 적합한 방식이다. 무엇보다 열교의 문제가 훨씬 줄어들고 내구성이 높다. 또한 지붕반자가 없다면 콘크리트 슬래브의 축열능력이 높아진다. -157쪽

우리가 일반적으로 '기밀층'이라고 하면 보통은 비닐 정도를 연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기밀층의 역할은 부분적으로 내부 습기의 전달을 차단하는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기의 유입(방풍)을 막는 것이다. 그 역할은 보통의 모르타르 마감으로도 충분히 할 수가 있다. -173쪽

'숨쉬는 벽, 살아 있는 건축'을 마치 친환경 건축으로 포장하여 홍보하는 경우를 접하곤 한다. 이는 근거 없는 것으로 결로나 곰팡이, 소위 '웃풍'을 유발하는데 불과하다. 환기는 사용자의 욕구에 맞춰 일정한 양으로 조절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살아 숨쉬는 벽이나 창틈으로 들어오는 조절할 수 없는 바람은 문제를 야기할 뿐이다. 특히 외부의 바람이나 높이에 따른 온도차를 이용해 이 틈새 바람을 이용하기도 한다지만, 우리의 현실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바람이 필요할 때는 없고, 필요 없을 때는 있는 것이 자연이고 현실이다.-174쪽

'살아 숨쉬는 벽', 왠지 건강한 건물처럼 들리고 선조들의 지혜를 이어받은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숨 쉬는 건물은 우리를 병들게 한다. 건물은 절대 숨을 쉬어서는 안된다. '살아 숨 쉬는 건물'의 징정한 의미는 실내 습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습기가 많을 때는 흡수하고, 부족할 때는 다시 돌려주는 순환체계로 생각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일반적인 시멘트 미장과 도배지는 마감은 다시 습기를 돌려주는 시간이 흡수할 때보다 훨씬 길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도배지는 비닐계열이기에 습조절에 더욱 한계가 있다. 공동주택의 실내가 건조한 이유 중 하나다. 또한 겨울철 높은 실내온도가 낮은 상대습도를 갖게 하므로 공동주택에서의 건조한 실내공기는 당연하다. 여기에 틈새로 외부의 습기를 덜 함유한 건조한 공기가 늘어나 바람이 셀수록 압력의 차가 증가하므로 문제는 더욱 가중된다. 건조함을 없애기 위해 결과적으로 가습기를 돌리고 그로 인해 생기는 곰팡이 같은 미생물을 줄이기 위해 공기 청정기를 돌리게 된다. 계속된 악순환이다. 그 살아 숨쉰다는 틈으로는 에너지가 계절을 불문하고 밤낮으로 통제 없이 손실된다. -232쪽

통제되고 계획된 환기는 필요하지만 거주자의 필요와는 상관없이 이뤄지는 틈새바람은 열손실과 결로를 유발할 뿐이다. -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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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하우스 설계 & 시공 디테일 - 건축물리를 적용한 친환경 건축을 제안하다
홍도영 지음 / 주택문화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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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저자가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책을 쓰는 내내 ‘우리나라 기후에 맞는’ 설계와 시공 방식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해답을 제시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유익하다. 패시브하우스 열공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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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에게 세상을 묻다 - 모르면 당하는 정치적인 모든 것
조지 버나드 쇼 지음, 김일기 외 옮김 / TENDEDERO(뗀데데로)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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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을 좋아한다. 특히 쇼가 남긴 명언은 수집해서 액자로 걸어두고 싶을 정도라서 인터넷 검색도 많이 했다. 명성에 비해 국내에 소개된 책이 적어서 아쉽던 차에 이런 책을 만났으니 어찌 안 사고 배기겠나!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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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5-20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다시, 그림이다 - 데이비드 호크니와의 대화 현대미술가 시리즈
마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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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어디를 펼쳐서 읽어도 곧장 빨려든다. 그리지도 못하면서 나는 왜 그렇게 그림을 그리고 싶은 것인지, 그린다는 게 뭔지, 왜 그리는지, 어떻게 그리는지, 즉각 이해되는 놀라운 경험! 정말 좋다. 다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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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해부도감 - 집짓기의 철학을 담고 생각의 각도를 바꾸어주는 따뜻한 건축책 해부도감 시리즈
마스다 스스무 지음, 김준균 옮김 / 더숲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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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집짓기에 대해 이토록 쉽고 재미있게 풀어준 책이 있다뉘.. 대에박! 진짜 반갑고 진심 고맙다. ‘일본 아마존 건축분야 최장기 베스트셀러’인 이유 완전 이해됨. 집짓겠다는 분들께 울트라쵸쵸쵸오~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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