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는 비둘기 똥구멍을 그리라굽쇼? - 디자인, 디자이닝, 디자이너의 보이지 않는 세계
홍동원 지음 / 동녘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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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비둘기 똥구멍을 그리라굽쇼?
크하하하하, 웃다가
맞아, 맞아, 박수치다가
이런 이런, 분통터뜨리다가
어쩜 그래, 어머어머, 놀라다가, 침 삼키다가, 사래걸려서 켁켁거리기까지...
오만 포즈로 책을 읽음.

디자이너가 이렇게 입담 좋아도 돼?
하긴 10년 이상 꾸준히 썼다하니, 그것도 자기 분야에 관해서!
재미없다면 그렇게 오래 할 수 있었겠나!
쓰는 사람도 재미있고 읽는 사람도 그랬어야 계속 할 수 있었을 것 아닌가.
그러니까 재미있는 게 당연하지.
난 이번에 정말 탁월한 선택을 한 거야!!
만족, 만족^^ 

 

-밑줄 메모-

■인상적인 등장인물1. 스승 권명광 교수

9쪽 노느니 글을 쓰자
우뇌를 사용하는 디자이너가 글을 쓴다는 것은 좌뇌를 쓰는 먹물들의 영역을 침범한 대역죄다. 내가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스승이신 권명광 교수께서 '꼭 글을 쓸 줄 아는 디자이너가 되라'는 당부의 말씀을 하셔서다.

디자이너는 우뇌 쓰고 먹물들은 좌뇌를 쓴다고? 왼손잡이 오른손잡이는 들어봤는데, 그럼 디자이너는 우뇌잡이 먹물들은 좌뇌잡이란 말? 왼 손은 왼 손, 오른 손은 오른 손 따로 노는데 뇌도 정말 왼쪽 오른쪽 따로라고? 흠... 그건 그렇고, 디자이너가 글 쓴다고 무슨 대역죄씩이나!ㅋ
아무튼 참 훌륭한 스승을 만나셨군. '꼭 글을 쓸 줄 아는 디자이너가 되라'는 당부는 아무나 할 수 있는 당부가 아니리라. (스승께서 언제고 한 번 글 못써서 엄청 억울한 일이라도 당하셨던 게지..ㅋ) 좋구나. 그런 당부를 해주시는 스승을 만난 것도 그렇고, 그걸 잊지 않고 간직한 제자도 그렇고!)  

■인상적인 등장인물2. 디자이너가 된 촌놈, 안광욱 직원

(39쪽) 촌놈, 디자이너 만들기
"아래께 먹었던 자루찌개가정말로 맛있던데요..."
사무실 막내인 그를 몸보신 시키려고 뭘 먹고 싶냐 물었더니 알 수 없는 대답을 한다.
"뭐, 자루찌개?"
곰곰이 생각해 보니 며칠 전 부대찌개를 맛있게 먹던 그 친구 얼굴이 떠올랐다.
"자루가 아니라 부대찌개."
(43쪽)...... 그는 요즈음 출판디자인계에서 잘나가는 안광욱이다.

크크크.. 자루찌개!

 

■인상적인 등장인물3. '내탓이오'를 디자인한 신명우 선배>

(49쪽)내 '안내자'였던 신명우 선배
이런 글을 쓰리라 생각을 가다듬고 있을 즈음 명동성당에 신부로 계시는 친구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신명우 씨 별세."
"아, 명우 형이!"

'내탓이오'를 남기고 간 남자..


■인상적인 등장인물4. '니들이 김치를 알아!' 프로젝트 박수호주간

(258쪽)'니들이 김치를 알아!' 프로젝트
...갑자기 박수호 주간이 그리워졌다.
"야, 좀 와 봐라."
그 양반 디자인하우스 단행본 편집주간하실 때 나를 늘 그렇게 불러댔다. 뭐 서로 사귀는 사이가 아니니 일이 있어 부르겠지만, 서둘러 가지 않으면 혼난다. 자기는 디자인이 좋아 다니던 의대를 때려치우고 디자인 책을 만들고 있는데..... 그러니까 디자이너들에게 봉사중이고 희생하고 계시단다. 전화하면 즉각 뛰어가야 한다. 고집은 정말 고래힘줄이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 좀 나서 줘야 하겠다."
이 양반 조국과 민족을 팔면 그 다음 레퍼토리는 뻔하다. 깎자는 말이다. 왜냐하면 그런 책은 팔리지 않을 것이 뻔한데, 주제가 조국과 민족이니 허접하게 만들었다간 만들지 않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 똥 묻은 개한테 욕만 먹는다. 그런 사실을 뻔히 아니 돈 생기지 않는 일에 부담만 백 배이다. 늘 그렇듯 그 양반이 근무하는 출판사 근처 생맥주집으로 간다.
전화해서 어디 있냐고 물어봐야 전화비만 아깝고, 돈 깎자고 하면서 생맥주 한잔으로 때운다. 그래도 맨입으로 깎자고 하는 것보다는 훨씬 인간적이다. 내가 너무 박하다고 엄살을 떨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신다.
"내가 이 나이에 디자인이 좋아서..... 이 넓은 서울 바닥에 바늘 꽂을 땅 한 평 없이 사는데.... 내가 돈 있으면서 그러냐? 이 자식, 이름 좀 나더니...."
더 들어 봐야 좋을 것 하나 없으니 그냥 무조건 한다고 해야 한다. 그게 정답이다. 나는 그날 한마디도 안 개겼다.
"일본 놈들이 말이야, 웹스터 사전에 '김치'를 제치고 '기무치'라는 이름을 넣으려고 해요."
이 말씀으로 시작한 그 양반은 생맥주 500cc를 '원샷' 하시더니 여느 날과는 달리 한 잔을 더 주문하셨다. 술에 약한 그 양반, 30분 후 고래고래 소리를 치며 외치셨다.
"지들이 김치를 알아?" 


'지들이 김치를 알아?' 한마디로 끝났다면 별 볼 일 없는 인생. 그러나, 이 사람 저 사람, 능력있고 머리도 있고 가슴도 있는 사람들을 불러서 이렇게 떡허니 책 한권을 만들어냈으니 와우!..? 아니, 아니.. 요새 감탄사가 새로 생겼지, 오~올레! 멋쪄부러^^~~

 

 
■인상적인 등장인물5. '너 혼자 잘나서 큰 줄 아냐.' ... '가서 하나라도 더 팔거라.' ... 어머니, 아, 어머니!(저자 홍동원의 어머니, 책에 실명 언급 없음.)

(209쪽)
"공짜로만 달라고 해 그냥 돌아왔다."
내게 전화를 하면서 공짜 심보에 속이 상해 하셨다.
"어머니, 친구 분들에게 그냥 나누어 주셔도 돼요."
나는 그래봐야 몇 개나 되겠나 하는 생각에 어머니께 여유를 가지시라고 말씀을 드렸다. 어머니께 그 말씀을 드리고 혼이 났다.
"야 이놈아, 내가 너 대학 보내고 그것도 모자라 대학원 보내고 유학도 보냈는데 그 돈은 뭐 하늘에서 공짜로 떨어진 것인 줄 아냐, 니 애미 허리가 휘었다."
그 말에 눈물이 찔끔 나왔다. 외제라고 특별소비세가 붙어 엄청 비싼 물감을 사느라고 나는 라면도 굶었고, 어머니는 버스 서너 정류장 거리는 걸어다니셨다. 아니 내가 한 절약은 어머니에 비하면 절약도 아니었다. 그 아까워 못쓰고 꼬깃꼬깃 모아 둔 돈을 놀음판에 미친 서방이 들고 튀듯 아들이 날름 들고 나가니 서러워 눈물로 곡도 못하고 마른 침만 꼴깍꼴깍 삼키신 양반이다.
"너 혼자 잘나서 큰 줄 아냐."
이 말이 내 가슴에 꽂힌 어머니의 결정타였다.
한번은 어머니가 노안으로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숫자가 아주 큰 달력을 만들어 드렸다. 어머니는 달력을 받아 들고 아주 흐믓해 하시더니 내게 다시 주셨다.
"가서 하나라도 더 팔거라."
그 말씀이 너무 단호해 나는 달력을 그냥 가지고 돌아와야 했다. 

안다.
나도 안다, 그거. 
달력을 만든이의 심정, 달력 만드는 이를 키운이의 심정..
너무도 잘 알겠다.
"엄마!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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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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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마커스 주삭의 『책도둑1,2』를 읽고 열광했다.
마커스 주삭의 책을 더 읽고 싶었지만 더이상 번역서가 없다.
1년 이상 기다림.

2009년 5월 드디어 『메신저』출간.
소식을 듣고 바로 구매?..하여 읽고싶었으나 여의치 않음.
상황이 상황인지라.. 구성도서관 희망도서 신청.
한달 뒤 띵동~ 문자메시지 수신.
【[구성도서관]희망도서가 도착하였습니다.
[메신저]우선예약기간 2009년 7월 15~17일】
이런! 하필 지방 출장기간에 걸렸네ㅜㅜ

18, 19, 20... 26일!
도서관에 책이 도착하고 열이틀이 지난 26일에야
내가 도서관에 갈 수 있었다.
벌써 누가 빌려갔겠지 뭐..
헛수고하는셈치고 한 번 검색해봤는데, 와우!
'대출가능' 이라네^^
당장 찾아서 빌려가지고 읽기 시~작!

참 고맙지 뭐야. 이렇게 재미있는데,
그동안 아무도 못알아본 덕분에 내가 처음 대출자가 됐쟎아?
게다가 마커스 주삭!
기다린 보람이 있어!

『책도둑』을 읽고 '말'로 그림 그리는 마커스 주삭에게 열광했다면,
『메신저』를 읽고는 '이야기'로 슬며시 주인공들 하나하나가
내 생활 속에 스며들어오는것 같아 으스스할 정도다.
(여기서 '으스스하다'는 표현은 사실 좀 그렇네.
실은 좋은 의미로 따뜻함이 쫙 번져오는 느낌인데 말이지)

아무튼 마커스 주삭은 참 괜챦은 인간이야.
이렇게 재미있고도 괜챦은 이야기를 나에게 두 번씩이나 들려주다니!

작년에 책도둑을 읽고 그의 팬이 되었다면,
올해는 메신저를 읽고 그의 친구가 되었다.
물론 이렇게 일방적으로 친구가 되는 법은 흔치 않지만 말이다.

팬으로서, 친구로서 앞으로도 그의 책이 번역된다면 빼놓지 않고
읽게되겠지. 흐믓~

()


'옮긴이의 말'을 읽고, 옮긴이 정영목이 옮긴 책들을 찾아본다.
그정도로 옮긴이가 마음에 든다. 
그래서 여기에 '옮긴이의 말'을 옮겨본다.

나는 나이가 들수록 너그러워지고 지혜로워진다는 말을 잘 안 믿는 쪽이다. 다른 곳을 둘러볼 필요도 없이 바로 나 자신을 볼 때면, 정말이지 그 말이 중년이나 노년이 무너지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억지로 지어낸 환상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간혹 그 데데함과 비루함에 질릴 때면,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연골이 닳아 없어지듯 사람다운 좋은 면도 닳아 없어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똑같은 이유에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정말로 너그럽고 지혜로워지는 희귀한 예를 만날 때면 존경하는 마음도 훨씬 더 강해진다).

물론 젊은 사람들의 너그러움과 지혜로움은 시험을 거쳐 얻은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고, 책임질 일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존재의 불안정의 뒤집힌 표현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가 그걸 모르나? 시험을 거쳐 남은 것이라고는 속좁음과 어리석음 뿐이고, 책임을 진다는 것이 모든 걸 자기 중심적으로 하겠다는 말의 위장으로 느껴지고, 안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덧없고 아슬아슬한 것인지 깨달을 때면, 외려 젊은이들의 모습이 사람의 연약한 본질을 가장 어른스럽게 감당해내는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얘기다.

내가 만난 그런 좋은 젊은이들 가운데도 마커스 주삭은 특히 연골 같은 부드러움과 따뜻함으로 식어가는 마음을 덥혀준다는 점에서 각별하게 사랑스럽다고 말할 수 있겠다. 책으로 딱 두 번밖에 만난 적이 없지만, 주삭은 지난번 『책도둑』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상황에서 리젤이라는 독일 소녀를 소개해주더니, 이번 『메신저』에서는 21세기 오스트레일리아의 대도시 변두리 지역에 사는 에드라는 이름의 스무 살이 채 안 된 택시기사를 소개해주었다. 시대적 배경, 나이, 성별, 각자가 처한 상황 모두 다르지만, 이 두 인물의 공통점은 방금 말했듯이 따뜻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따뜻함은 자신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매몰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향해 손과 마음을 뻗는 데서 나온다. 특히 『메신저』에서는 이런 인간적 연대가 단지 이타적인 행동일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기도 하다는 점이 더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것 같다. 이 점은 곱지 않게 늙어가는 개인만이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애늙은이가 될 것을 강요하는 사회도 잊고 있는 중요한 사실이 아닐까.

사실 『메신저』는 『책도둑』보다 앞서 2002년에 나온 작품으로 흔히 마커스 주삭의 출세작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 읽고 나면, 특히 결말부를 읽은 뒤에는, 이 작품을 그의 작가로서의 출사표(出師表)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 이 작품에서는 『책도둑』에서 활짝 피어났던 주삭 특유의 글쓰기 방식도 꽃봉오리 상태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책도둑』에서 그의 문체에 매혹되었던 독자들은 『메신저』를 앞에 두고 입맛을 다실 것이고, 반대로 너무 낯설다고 느꼈던 독자들은 『메신저』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새로운 맛의 강도를 높여가며 적응해나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작가와 젊음의 유대를 형성하여 마음 가득 물결처럼 온기가 퍼져나가는 느낌에 젖어보는 것이야말로 노소를 막론하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2009년 5월
정영목


 

 

오 이런! 내 눈을 믿을 수 없다. 책 속에 내가 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백퍼센트, 아니 이백퍼센트 일치하는 나 자신과, 내 엄마가...


(325쪽) 

"엄마?"
"왜?"
"왜 날 그렇게 미워하세요?"
그러자 나를 본다. 이 여자가. 나는 눈이 내 속을 드러내지 않도록 조심한다.
단조롭게, 간단하게, 엄마는 대답을 한다.
"왜냐하면, 에드.... 널 보면 그 사람이 생각나거든."
그 사람?
의미가 파악된다.
그 사람, 아버지.
엄마는 안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는다.

한 사내를 커시드럴에 데려가 죽이려고까지 한 적도 있다. 청부 살인자들이 내 부엌에 들어와 파이를 먹으며 나를 두들겨 팬 적도 있다. 십대 깡패 집단한테 몰매를 맞은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이 나에게는 가장 어두운 시간으로 느껴진다.
우두커니 서 있다.
상처를 받으며.
나의 어머니의 현관에.

하늘이 열린다. 부서져 열린다.
손과 발로 문에 망치질을 하고 싶다.
그러나 그러지 않는다.
푹 주저앉으며 무릎을 꿇고 만다. 혼을 빼버릴 듯 엄청난 타격을 준 말 옆에 쓰러진다. 그 말을 좋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나는 아버지를 사랑했으니까. 알코올중독 부분만 빼면, 아버지와 같다는 게 전적으로 부끄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가한다.
그런데 기분이 왜 이렇게 끔찍한가?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얻을 만한 답을 얻기 전에는 이 엿 같은 문간을 떠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필요하다면 여기서 잘 거고, 내일 하루 종일 땡볕에서 기다릴 거다. 다시 일어서서 소리친다.
"나 안 가요, 엄마!" 다시. "내 말 들려요? 나 안 간다니까."
십오 분 뒤 문이 다시 열리지만 엄마를 보지 않는다. 고개를 돌려 길을 향해 말한다. "엄마는 다른 사람들한테는 모두 잘해줘요. 리, 케이스, 토미 모두. 마치..." 여기서 약해질 수는 없다.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하지만 나한테는 정말 멸시하듯 말을 해요. 하지만 여기 있는 사람은 나예요." 이제 고개를 돌려 엄마를 본다. "뭔가 필요할 때 여기 있는 사람은 나라고요. 매번 내가 다 해요, 안 그래요?"
엄마도 동의한다. "그래, 에드." 하지만 엄마도 달려든다. 엄마 나름의 진실로 나를 공격한다. 그 말들이 귀를 너무 날카롭게 파고드는 바람에 귀에서 피가 흐를 것만 같다. "그래, 넌 여기 있어. 바로 그게 문제야!" 엄마는 두 팔을 펼친다. "이 쓰레기장 같은 곳을 봐. 집, 이 지역, 죄다." 목소리가 어둡다. "그리고 네 애비... 그 사람은 언젠가 이곳을 떠나겠다고 나한테 약속했어. 그냥 짐을 싸서 떠날 거라고 말했어. 그런데 우리가 어디 있는지 좀 봐, 에드. 우린 아직도 여기 있어. 난 여기 있어. 너도 여기 있고. 너는 꼭 네 애비 같아. 늘 약속만 해, 에드. 하지만 결과는 없어. 너...." 엄마는 독을 바른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킨다. "너는 걔들 누구 못지않게 잘될 수 있었어. 심지어 토미만큼 잘될 수도 있었어.... 하지만 넌 아직도 여기 있고, 오십 년이 지나도 계속 여기 있을 거야." 아주 차가운 목소리다. "그때도 넌 뭐 하나 이룬 게 없을 거야."
소리가 희미해지며 정적이 찾아온다.

"난 네가..." 엄마가 정적을 꺠다. ".... 뭘 좀 해봤으면 좋겠어." 엄마는 천천히 현관 계단으로 다가오며 말한다. "네가 분명히 알아둬야 할 게 있어. 에드."
"뭔데요?"
이제 조심스럽게 말이 흘러나온다. "네가 믿든 안 믿든.... 사랑이 아주 커야만 너를 이렇게 미워할 수 있다는 거야."
이해해보려고 노력한다.

엄마는 현관에 그대로 서 있다. 나는 잔디밭으로 내려가 다시 엄마르 ㄹ돌아본다.
맙소사, 이제 깜깜하다.
스페이드 에이스만큼이나 깜깜하다.(328쪽)


(375쪽)
집을 나와 잔디에 들어서는데 뒤에서 두 사람이 부른다. 처음에는 토미가, 그 다음에는 엄마가.
토미가 나와서 말한다. "잘 지내는 거지, 형?"
다시 돌아간다. "잘 지내, 토미. 정신없는 한 해였지만 그래도 잘 지내고 있어, 넌?"
우리는 현관 계단에 앉아 있다. 반은 그늘에 가려 있고, 반은 해를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나는 어둠 속에 앉아 있고, 토미는 빛 속에 앉아 있다. 정말이지 상징적이다.
오늘 들어 처음으로 마음이 편안하다. 동생과 이야기를 나눈다. 서로 짧은 질문에 대답한다.
"대학은 괜찮고?"
"응, 점수가 잘 나왔어. 기대 이상이야."
"잉그리드는?"
더 견딜 수 없을 때까지 정적이 흐른다. 이윽고 우리 사이의 정적이 깨지며 둘 다 웃음을 터뜨린다. 아주 유치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나는 토미를 축하하고 토미도 자축을 한다.
"나쁘지 않아." 동생이 말한다. 진심으로 동생한테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잉그리드 때문이 아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에 비하면 잉그리드는 아무 것도 아니다.
"잘됐어, 토미." 토미의 등을 한 대 치고 일어선다. "행운을 빈다."
계단을 내려가는데 토미가 말한다.
"언제 전화 한번 할게. 한번 봐."
하지만 이번에도 장단을 맞추줄 수가 없다. 몸을 돌리고, 나도 놀랄 정도록 차분하게 말한다. "네가 전화하는 일은 없을 것 같은데." 기분이 좋다. 거짓말로부터 벗어나니 상쾌하다.
토미도 동의한다.
"형 말이 맞아."
우리는 아직도 형제다. 누가 알랴? 어쩌면 언젠가는, 언젠가는 정말로 한번 만나게 될 거라는 확신이 들지. 여러 가지를 함께 기억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속을 털어놓을지. 대학이나 잉그리드보다 더 큰 것들에 관해.
빨리는 안 되겠지만.
잔디를 건너며 말한다. "잘 가, 토미. 나와줘서 고마워." 한 가지에는 만족한다.
사실 해가 우리 둘 다 밝에 비출 때까지 현관에 그대로 앉아 있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그냥 일어서서 계단을 내려왔다. 해가 오기를 기다리느니 차라리 해를 쫓아가련다.

토미가 안으로 들어가고 다시 거리로 나서려는데 이번에는 엄마가 나온다.
"에드!"
엄마를 마주 본다.
엄마가 가까이 다가오더니 말한다. "메리 크리스마스다."
"엄마도요." 그러고 나서 덧붙인다. "그런데 엄마, 장속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예요. 여기를 떠나 다른 어디로 갔다 해도 엄마는 똑같았을 거예요." 사실이다. 이제는 멈출 수가 없다. "만일 내가 이곳을 떠난다 해도...." 침을 삼킨다. "먼저 여기서 더 나은 사람이 된 다음에 떠날 거예요."
"알았다, 에드." 엄마는 멍한 표정이다. 나는 이 평범한 지역의 가난한 거리 현관에 우두커니 서 있는 여자에게 안쓰러움을 느낀다. "맞는 말 같구나."
"나중에 봐요, 엄마."
떠난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었다.(377쪽)



"...사랑이 아주 커야만 너를 이렇게 미워할 수 있다는 거야." 라고?.. 틀렸다. 단어 선택이 잘못되었다. '사랑' 대신 '기대'라는 말을 쓴다면 정답이다. "기대가 아주 커야만 (그리고 기대한 만큼 이뤄지지 않아서 실망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면) 너를 이렇게 미워할 수 있다" 라고 했다면, 내가 이렇게 끝까지 말꼬리 잡고 늘어질 필요도 없는데... 옥에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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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쏴라 -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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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삭힌걸 잡숴보셨는지? 저는 20대 후반에 그 음식을 처음 먹어보았습니다. 별 장식도 없이 그저 허름한 음식점이었는데 사람들로 꽉 차서 복잡하던 분위기가 생각납니다. 처음에 홍어 한 점을 입에 넣었을 때, 무슨 맛을 보기도 전에 강하게 번지는 암모니아 냄새 때문에 오만상을 찌푸리며 '으으윽' 신음을 했죠. 그런 저를 보고 무슨 큰 구경이나 난듯 즐거워하던 동료의 얼굴도 떠오르구요, 또 한 명, 홍어 삭힌 걸 처음 먹어본 한 사람(남자)은 다음 날 그 소감을 밝혔는데, "어이구, 내가 어제는 술에 취해서 맛두 잘 모르구 그저 먹었잖아. 밤에 자는데 속이 거북하더라구. 술을 너무 마신 탓도 있지만, 내가 참.. 밤새 속에서 올라오는 그 냄새 있잖아, 그 냄새가 꼭 재래식 화장실에서 나는 냄새란 말이지. 마누라가 그러데? 어디 똥통에 빠졌다 왔냐구. 어으~ 내가 그 음식을 다시 먹으면 내가 참 사람이 아니라니까!" 크흐흐. 물론 지금은 둘 다, 누가 "홍탁 먹으러 가자" 하면 열 일 제쳐두고 따라 나서게 되었지만, 처음 경험은 그토록 지독한 것이었죠. 그러고 보니 비도 계속 내리고, 꾸리꾸리한 일상에 톡 쏘는 홍어 한 접시가 생각나네요^^.

마침 <내 심장을 쏴라> 리뷰를 쓰려던 참이라 그런지 이 책이 꼭 제 인생에 홍어가 될 것 같은 은 느낌입니다
.

얼마 전에 『밥줘!』라는 드라마를 보니까 주인공 남자의 딸이 그러더군요
.

"
나는 아빠가 무서워요
."
"
아니 뭐야? 아빠가 무섭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
"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은 무섭거든요
."

그렇죠.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은 무섭습니다. 같은 이유로 저는 저와 다른 정신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을 무서워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주인공이라는 것과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다는 것이 사실 좀 거북했습니다. 처음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 그런 거북함은 곧바로 사라졌지만요.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주인공이 '나와 다른 정신세계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정신병원에 가 있어야 할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구요
^^;)

이수명, 류승민. 소설의 중심 인물입니다. 두 사람 가운데 단연 류승민이 매력적(?)이지만, 저는 내내 이수명에게 감정이입하고 있었습니다
.

'
미쳐서 갇힌 자와 갇혀서 미쳐가는 자'(213
)
'
가둔다, 감시한다, 통제한다'는 의미로 볼 때, 책에서 말하는 정신병원은 감옥과 다를 것이 없네요. 그래서 저는 웃기는 다짐을 하나 합니다. 미쳐서 갇히는 일이 없도록 정신 똑바로 차릴 것! 갇혀서 미쳐가는 일이 없도록 감옥 갈 일 하지 말 것
!

이쯤에서, <내 심장을 쏴라>가 삭힌 홍어라면, 이 음식을 만들어준 작가 정유정은 누군지 궁금해지네요.  '전남 함평 출생. 광주기독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간호사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심사직으로 근무했다. 2001년 봄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해 2007년 삼 년에 걸친 구상과 집필 끝에 탄생한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을 수상,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고 하구요. '등단 이후 쏟아지는 원고 청탁을 거절하고, 치밀한 자료조사와 취재를 바탕으로 <내 인생을 쏴라> 집필에만 몰두해 다시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고 합니다. 한때나마 '소설가'를 꿈꾸던 학창시절로 돌아가 '아하, 그래서 이 책이 재미있구나. 역시.. 치밀해야 해. 그리고 자기가 잘 알 수 있는 분야를 써야해.' 라는 생각을 합니다.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를 읽어보고싶다는 생각도 들구요
.

아무튼 참 재미있는 소설이니 읽어보시든지 마시든지 그건 당신이 알아서 하실 일이구요
,
저는 마지막으로, 접었던 꿈을 펼쳐보게 해주고 결정적 힌트와 용기를 함께 준 정유정 작가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 리뷰를 마치렵니다
.

참고로
,
<
내 심장을 쏴라>를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으로 뽑은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리뷰가 아닐까 생각하며 기록해두는 의미로 여기 옮겨두겠습니다.





   
 

당선작으로 뽑힌 <내 심장을 쏴라>는 정신병원에 갇힌 두 남자의 탈출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이다. 거듭 탈출을 꿈꾸고 또 시도하지만 늘 그 자리에 머무는 일상에 대한 은유처럼 소설은 진지한 의문을 가슴에 품게 만든다. 폭넓은 취재를 바탕으로 열심히 쓴 작품이라는 점에 심사위원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치밀한 얼개, 한 호흡에 읽히는 문장, 간간이 배치된 블랙 유머 등도 인상적이었다. 문체가 내면화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으나 오히려 역동적인 행동을 묘사함으로써 그 움직임 속에 심리를 담아내는 미덕으로 읽는 의견도 있었다. 도입부가 잘 읽히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발자크 소설처럼, 처음 60쪽가량의 지루함만 참아낸다면, 그리하여 소설적 상황과 등장인물들과 친해지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몰입하여 읽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소설은 마치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리듯 주인공과 독자를 밀어붙이지만 일단 꼭대기에 다다르기만 하면 나머지 길은 흥미진진하고 가속도가 붙는 활강장이 된다. 소설의 막바지, 주인공의 내면 깊은 곳에 닿아 그곳에 눌러두었던 무서운 진실과 만나는 대목은 가슴 서늘한, 뜨거운 감동을 준다.

김화영, 황석영, 박범신, 구효서, 은희경, 김형경, 하응백, 서영채, 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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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딛고 세상을 향해 뛰어올라라 - 아버지의 인생 수업
송길원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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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말을 너무 좋아한다네.‘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다.’ 짐 콜린스가 한 말이지. 나를 좋아하는 것에만 머물지 말고 이젠 나를 버리게. 그래야 자네들은 위대해질 수 있어.(270쪽, 에필로그 마지막 말)

이 책은.. 음식으로 치자면.. 밥과 같다.
나는 밥 중독이다. 하루라도 굶으면 큰일나는 줄 알고 열심히 밥을 먹는다. 하지만 맨밥을 먹는 일은 거의 없다. 풍족한 시대에 태어나 끼니마다 반찬과 함께 밥을 먹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이 책은 밥과 같다. 그래서 반찬이랑 같이 먹어야겠다. 상상력 풍부한 독자는 자기 경험과 생각을 반찬으로 읽으면 되겠고, 아버지의 자상한 말이나 마음을 담은 편지에 굶주린 사람은 그 배고픔을 반찬 삼아 읽으면 된다.

‘나를 딛고 세상을 향해 뛰어 올라라’ 라는 제목이나, ‘부자간 소통의 책!’이라는 홍보문 때문에 자칫, 자녀들에게 권할만한 책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자녀들이 읽으면 그냥 반찬 없이 먹는 맨밥이 되기 십상이다. 이 책은 아버지들이 봐야한다. 아버지들이 보면서 같은 아버지로서 그동안 제대로 표현해보지 못한 자기 속내를 확인하고 공감하면서, 마음에 쌓아두기만 했던 감정들을 해소시키는 기회를 맞으면 제일 좋겠다.

이런 리뷰를 쓰는 것은, 최근에 읽은 《마주이야기, 아이는 들어주는 만큼 자란다》의 영향이다. 앞으로 내 인생, 인간관계, 행복 찾기에 결정적 디딤돌이 되어줄 ‘마주이야기’를 생각하다보니, 《나를 딛고 세상을 향해 뛰어올라라》를 읽어야 할 사람들은 바로 아버지들이라는 것을 알겠다. 이 책을 읽고, ‘돈 버는 기계’로서가 아닌, 가슴 따뜻한 인간으로서, 또한 아버지로서, ‘살아있는 말’을 자녀에게 건네주게 된다면, ... 그렇게 아버지의 말이, 자녀의 말이 살아나고, 행복을 찾는 가정이 하나라도 생긴다면, 책은 대성공 아닌가!

앤드류 매튜스의 책 『마음가는대로 해라2』, 또는『관계의 달인』(원서 같음, 『Making friends』)에 보면, '행동이 말을 대체할 수 없고, 말 또한 행동을 대체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사랑을 표현하려면 밥을 같이 먹기도 해야하고 "사랑해"하고 말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완전 동감이다. 대한민국의 '과묵한 아버지'들께 부탁드립니다. 제발 '말' 좀 아끼지 말아주세요!!!)




* 오늘 리뷰에서, 『나를 딛고 세상을 향해 뛰어 올라라』는 따끈따끈 막 지은 솥밥이구요, 『마주이야기』와 『마음가는대로 해라 2』는 오이지, 깻잎장아찌 같은 밑반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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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스타벅스
마이클 게이츠 길 지음, 이수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땡큐! 스타벅스’가 아니라,‘땡큐! 크리스털’이 맞는 거 아닌가?

뭐 하긴, 만약 그랬다면 책이 우리나라에서 출판될 일도 없었겠지.

이 이야기는 미국 대기업에서 중역으로 있다가 쫓겨난 한 ‘늙은’ 백인 남자가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젊은 흑인 여성을 우연히 만나 인생의 소중한 진리를 깨닫게 되는 놀라운 실화다.(9쪽)

첫 문장, 실화를 표방하고 시작하기에 오히려 더 '스타벅스 마케팅팀에서 만들어낸 이야기 아닌가?' 갸웃하게 하는... 지금이야 책을 읽은 직후니까 주인공 이름도 생각나고 몇 개의 인상적인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한 달 뒤, 일 년 뒤에도 그럴까? 그 때 내가 이 책에 대해서 기억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하나는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스타벅스' 일테고, 또 다른 하나는 아마도.. '미국' 일듯.. 

처음부터 삐딱선을 탔다. 조금은 뻔~하게 진행되는 이야기도 심심하고... 남들 다 감동했다는 책을 왜 이렇게 색안경을 끼고 보는 건지 원..

마이클 게이츠 길 아저씨! 너무 억울해하지 마세요. 어쨌든 아저씨는 저한테까지 이름을 알리셨잖아요!

확실히 지금은 이야기를 소비하는 시대!
뜬금없이 중학생때 쉬는 시간, 점심 시간, 짬짬이 열심히 읽었던 하이틴 로맨스가 생각난다. 그토록 뜨겁던 하이틴로맨스 열기가 어느새 스스륵 사그러들었던 것은 책보다 더 흥미진진한 나 자신의 사랑 이야기가 시작되어 더이상 책에 빠져들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 책이 심심하게 느껴지는 것은, 구비구비 지나왔고, 지나고 있고, 지나야 하는 나의 삶 때문이리라. 다른 누구의 길도 탐내지 않고 나의 길을 가리라! 마이 웨이! 화이팅!

▶ 책의 장점 : 새로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 책의 한계 : 미국 사람 얘기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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